'파란문'과 함께 한 한남정맥' 하우고개- 철마고개

[구름재등]

'파란문'

그는 내가 아는 

유일한 산행작가

오늘 '파란문'님은 한남정맥 9구간을 뛰는데

부평구간이므로 동행하게 되었다

[소사역 3번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소사역 3번출구,

친구분과 나타난 '파란문'님

점퍼도 헐렁하고ㅎ

아침도 안드셨다고ㅎ

구내 제과점을 들어간다

이날따라 '꽃샘추위'

내복을 입고 장갑을 꼈다 -

굴다리 아래에서 3번을 기다려 

소사고등학교쪽 '할미고개'로 이동한다

3번 종점

 [소사역 인근 안내]

근처에

가톨릭대학교 '부천 성모병원'과 '성심대학교' 가 있고

'석왕사'와 

'부천종합운동장'이 있다

 [할미고개]

화살표시를 그리려다가 실수하여

조모양조꼴이 됐넹ㅎ

조기쯤에서 우회전한다

길 맞은편 아래쪽에 '소사고등학교'가 있다

할미고개는

신천리와 부천 범박동 간 경계를 이룬다

 [지난 구간을 돌아보며 설명하는 파란문님]

 [성령충만]

할미고개에서 경사급한 배수지 뒷산을 올랐다

정상부 바위 뒷면

"어떤 사람이 욕을 무지하게 해놨더라구~~"

파란문님이 설명하며 웃는다

얘기하지 않았으면 아마

모르고 지나쳤을 붉은글씨 '성령충만'

그런데 난 욕 할 마음이 들지 않터라...

저 정도면 약과

강원도 태백산 정상부에

천제단이 있는데 거기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미친놈도 봤으니까......

 [소래산]

오늘 소래산은

앞에서 보며 걷기 시작하고

뒤통수를 보며 걷다가

부평도서관을 지나면서 이윽고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다

"299m 밖에 안돼"

그렇게 낮은가...

하지만 소래산의 뾰족함...은 부천 원미산에서 보면 유난하다

 [여우고개]

신천리에서 부천쪽으로 고개가 셋 있는데

맨 남쪽, 우리가 출발했던 곳의 '할미고개'

그리고 둘째고개가 '여우고개'

 [지나온 정맥길을 되돌아보는 '파란문'님]

 [하우고개]

이 고개가 신천리 대야동에서 부천을 넘는 고개로써

제일 윗쪽고개가 된다

방위로 보면 북쪽

파란문님은 '하우'를 경기사투리 '화해'로 해석하면서

옛 관청이 있던 '판교'와 관련지어

독특한 논리를 편다

 [하우고개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소래산]

 [하우고개에서 부천 쪽 조망]

계양산이 멀리 보이고

저 꺼먼스 쌍딩빌딩..., 앞으로 부천의 명물이 될듯

엄청 높아서ㅎ

파란문님이 저걸 어디서부터 보면서 왔다고 하며

뭐냐 묻지만

답변이 궁하넹

낸도 모르니깐ㅎ

 [하우고개의 전설]

 [전진아파트]

저-번주에 통화할 때 파란문님은

여기 '전진아파트'까지 오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급할 것 없다' 고 할미고개에서 8구간을 마쳤던 것

부대 정문, 전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부대의 철조망이 산 두개를 아울러 걸쳐있다]

햇볕이 비친곳은 녹고

음지쪽은 얼었다

봄이지만 오늘만큼은 겨울이다

귀시렵고 뺨시렵고... 바람이 무엇보다 많은 날

 [903번ㅎ]

철조망 기둥에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선답자들이 '903호에서 우회하라...' 고 했다고

파란문님은 "903호 말뚝을 찾아" 라고 한다

그의 수첩엔 빽빽하게

방향과 지형지물이 소개되어 있었다

철저한 준비......

 [거마산을 지나 외곽순환로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 그림 전에

발칸과 대포가 있는 군용진지를 지났다

위용이 대단했다

그러나 찍지 않았다

초병이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화생방 구역]

화생방 교육구간을 지나간다...

옛날, 아니 30년 전

8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화생방 교육받을 때...

"방독면 벗어!"

조교의 지시에 방독면을 벗자 으~~

콧물눈물뒤범벅ㅜ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실내에서 방독면 쓴 조교는 또

"어머님 은혜, 시이자악!"

하고 노래를 시킨다

눈물콧물을 다 쏟고 양지쪽에 나가

조교의 지시대로 팔 벌리고 바람을 쏘이던 추억...

그... 고통의 화생방 교육장을 지난다

 [외곽순환로]

이곳은 인천어린이 대공원에서

외곽순환로를 올라타는 구간이다

단 일산.계양방면 뿐

'외곽순환도로'라고 내가 쓴 글씨 밑

두사람의 머리위 도로가 일산.계양으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다

 [만수지구 넘어가는 고개에서 뒤돌아보다]

'무네미고개'를 지나 '인천대공원' 상부 쪽,

지하통로를 관통

지하통로에는 자전거 빌려주는 아저씨가 있다

정맥과 국가의 간선도로는 아무 관련이 없다

마구 자르고 도로가 난다

계양산 너머에는 '운하 아라뱃길'이

한남정맥을 완벽하게 끊어놨다

나는 그런게 아무렇지도 않지만

정맥꾼...들은 가슴이 아프리라

정맥꾼, 다시말해 신경준의 '산경표'를 따라 걷는 사람들의 기본은

'산자분수령', 즉 마루금만 밟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절대 물을 건너서는 안된다

 [산위에서 바라보는 외곽순환로]

어떤 통신부대 밑 안부에서

웨하스와 캬라멜을 나눠 먹었다

햇볕이 동그랗게 모여있어 따뜻했던 그곳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

 [부천의 컴스쌍딩 빌딩]

 [마침내 부평가족묘원을 지나가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철마산' 표지를 봤다

인천에 철마산이 세개라고 '파란문'님이 말했다

나는 산곡동 뒷산이 철마산으로 아는데

산곡동 뒷산도 철마산이 아니고 '원적산'

가정5거리 지나 산에 붙으면 거기 정상에 '철마산' 표식이 있다

'뭬야?! 이거이ㅎㅎ'

[인천가족공원]

이곳에서 '공동묘지'를 바라본다

실제이름은 '인천가족공원'

넓다

나는 아마도 이곳에 서서 묘지와 산하 조망을 원했던 것 같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

바람만 신났다

"공동묘지가 인천 한가운데 있네"

파란문이 말하자 일행인 송사장이

"그 옛날엔 이곳이 사실상 인천외곽이었지" 라고 말했다

파란문님과 함께한 송사장님은 인천 부평출신이라고 했다

[부평화장장]

"연기가 하나두 안나네요?!"

내가 말하자

"아, 요즘은 전기로 해요"

역시 송사장의 답변이다

이분은 항만의 해안방파제나

등대를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묘지 상부 조망]

['부평농장'에서 바라보는 약산]

옛날 이곳은 문둥이들이 많았다

문둥이들이(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함을 용서하시라)은 양계장으로 연명했다

그 자리에 지금은 공장들이 빼곡하다

"함양.산청에도 문둥이들이 많았어요.

오죽하면 경상도 사람들을 '문디이'라고 합니까?!"

파란문님의 설명

그의 고향은 함양 안의

[부평농원 앞 다리]

다리가 설치된지 얼마 안 되었군요

아담하고 이쁩니다

다리 위에서 선남.선녀들이

사직찍고 웃고 떠듭니다

아마도 카페동무들인듯...

[약산공원]

약산에 서면

인천의 거의 전부를 조망 가능합니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의 그 약산은 아니구요ㅎ

산길은 참으로 조붓하고 환합니다

[옥희누나네 집에서 점심을 먹구]

전화를 했다, 옥희누나한테

"누나, 3인분 밥좀 해줘"

"그래, 알았다"

나는 점심을 싸왔지만

두 분은 싸오지 않았다

필경 사먹어야했으므로

옥희누나네 집은 정맥 마루금 바로 옆에 있다

[다시 걷는다마는...]

파란문님은 아마도 소주 한병반쯤 드셨을 꺼구

나도 소성주 한병 마셨다

대간꾼이며 산행작가라고 두 분을 소개했고

파란문님은 자신이 백두대간을 완주했고

나랑은 첫 구간에서 만났다고 얘기한다

술이 조금 올랐다

그래도 갈 길이 있으므로 '부평도서관' 앞 횡단도보를 지나

마루금에 올라탄다

이 구간엔 고압철탑이 많다

[철탑 많은 산에서 바라보는 인천]

십정동

한글로 풀이하면 '열우물'

십정동에서 바다쪽으로 5.6공단이다

[군 부대 철조망 옆을 지나]

저 철탑에서 십정동을 조망했다

붉은 황톳길

서서히 다리의 기氣가 빠져감을 느낀다

6시간쯤 걸었다

[장고개를 향해]

'장고개'

옛날엔 중요한 고개였겠으나 지금은

군인부대 때문에 막힌, 폐쇄된 고개

그래도 '장고개'ㅎ

파란문님은 이 구역부터 카메라 전지가 떨어졌다

그분은 산행기... 이후의 사진은 내 사진으로 대체하리라

[장고개 설명]

이 고개가 군부대로 폐쇄되어서

철마산을 깍아 도로를 낸 것이었구나!

그 철마산이 내가 아는 '철마산'이다

[소나무 숲길]

[표지목]

[뒤돌아보다]

이제 다리에 힘이 거의 빠졌다

파란문님이 말없이 발앞만 보며 걷고 있다

[산불감시초소]

이제는 무용해져버린 산불감시초소를 지난다

가끔씩 만나는 등산객들

[절개지 앞에 서서]

원적산을 깍아서

가좌동과 산곡동을 잇는 고개를 만들었다

지금 이 앞은 내려갈 수 없는 절벽이다

장고개가 제 기능을 했다면 불필요했을 그런 고개다

파란문님이 셀폰으로 앞으로 가야할 구간을 찍고 있다

[시내를 줌인으로 당긴다]

손가락은 아마도 수리산이나

관악산을 가리키고 있으리라

바람이 불고 추워서

가시거리...

(파란문님은 '가시거리' 라는 언어를 많이 썼다ㅎ)

가 좋은 날이었다

오늘 산행이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가좌동에 이분들의 동창이 순대국집을 하신다고

[정상부 능선을 걷는 두분의 뒷모습]

[계양산을 바라보는 파란문]

산을 깍아 고개를 내었으므로

측부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붙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 내려가는 것으로 산행 종료

[원적산 방향]

앞으로 가야할 구간

오른쪽 친구분의 별명은 '걸마'ㅎ

걸음이 조금 독특하다 했더니, 고교때 별명이란다

[하산]

왼쪽 파란 천막 보이는 곳이 가좌-산곡 간 고개다

고개 이름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파노라마로 찍은 에코브릿지]

이렇게나 깊이 깍아놓았다가

산 개념이 바뀌어 이제는 '동물이동통로'를 만든다

무척 아이러니하지만

무식의 소산이었으니 어쩌랴

지금이라도 동물이동통로를 만드는 건 유익하리라

[새사미 아파트 측부로 내려서서]

다 왔다

아파트까지 가면 산행종료

왼쪽에 세일고등학교가 보인다

'서울대 10명 합격' 현수막이 자랑스럽다

그 옛날엔 전수고교였는데 이젠

명문고교가 되었다

참고로 인천대건고는

평균 3명이 서울대에 간다

[고개를 지나가는 차량들]

차량 옆으로 난 계단이 다음의 등로 시작점이다

[가좌동 진천 순대국집]

이 가게...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

이 가게... 사장에게 전화했지만

사장의 친구라고 특별히 먼저 들여보내주지 않터라ㅎ

"난 기다리는 거 딱 질색이야

곽사장 올때까지 어디 들어가 있자고

순대국이 순대국이지 별 다르겠어?!"

그리하여 바로 밑의 호프집으로 이동했다

건지공원입구

[수고하셨습니다! 건배]

난 역시 소성주

두 분은 소주와 생맥주

순대국집 사장은 한참 후에 모습을 보였다

금붕어... 를,

똑똑하고 정신사나운 금붕어를 연상했다ㅋㅋ

[주연]

인천에서 서울로 통학하던 두 친구

파란문님은 초딩때 서울로 이사왔다고...

순대국집 월 매출 이천만원 와우!

언제 한번 가서 먹어봐야징

"내가 저 친구 롤모델이었거등 학교다닐 때, 그런데

이젠 역전됐어. 파란문 실패! 곽사장 성공!"

파란문님의 자괴???

파란문은 문과이고 두 분은 이과였던 모양

곽사장. 송사장 두분과 헤어지고

24번 버스타고 부평까지 가서

역사驛舍 통닭집에서 파란문님과 또 술......

사실... 기억에 없는 게 정상인데

술 취한 상태에서 동영상을 찍어놨더라구ㅎㅎ

그래서 기억하는거지 모

난 댓 정거장 되는 인천전철에서 잠이들어

교대역을 지나쳐 박촌역까지 갔다가 다시 잡아타서

이번에도 교대역을 지나 작전역까지ㅜㅜ

택시타고 집에 왔잖아ㅜ.ㅜ

다음날 종일 속이 울렁울렁거렸다는 거......ㅎ

파란문님은 집이 동탄이라고 했는데 잘 들어가셨는지

[오늘의 산행궤적도]

소탈한 지식인

술 좋아하고 가자미를 좋아하며

여자얘기도 마다 않을 매력 만점의 '파란문'님

쉰둘에 결혼하는 진성이... 축의금만 주고 빠진 오늘,

'파란문'과의 정맥종주...에 후회는 하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