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더 장학생〉 2기 장학생 합격 수기
성 명 : 이○○
(2020년도 지방직 9급 일반행정 최종 합격)
저는 지난 2017년 2기 <한걸음더 장학생>에 선발됐습니다. 그 이전 2016년에 대학을 졸업한 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장학생에 선발된 해에도 지방직 시험과 국가직 시험 모두에 응시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필기시험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수험 생활을 하다 올해 드디어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하게 됐습니다.
비록 합격은 장학생 선발 이후로도 꽤 긴 시간이 걸려 얻었지만, 당시 장학생으로 받은 장학금으로 한동안 수험생활을 이전보다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집에서 좀 먼 공공 도서관을 이용했었는데, 장학금을 받은 덕분에 도서관보다 더 면학 분위기가 조성된 독서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장학금으로 한동안 독서실을 다니고 또 필요한 교재들도 추가로 사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만 보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나 싶은 참담한 결과였지만 그래도 제게 이런 은혜를 주신 덕분에 저는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기를 쓰는 기회를 빌려 제게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주신 이선재 선생님과 선재학술장학 재단 직원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걸로 알 수 있듯, 저의 수험생활은 꽤 길어서 그렇게 모범적인 합격사례 라고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도 이런 합격수기를 쓸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듯이 지금도 힘든 수험생활을 하고 있을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실수를 겪고 방황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감히 제 경험담을 공유해 봅니다. 저는 제가 어떤 과목에서 어떤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는지를 말씀드리는 거보다 제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또 그런 실수로 실패한 경험으로 얻은 교훈들이 무엇인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처음 공무원 시험 과목들을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해볼 만하겠다’였습니다. 공부하긴 좀 오래됐어도 국어나 한국사, 사회는 고등학생 때도 했던 거고, 수능 성적도 꽤 괜찮게 나왔었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해도 다시 그때처럼 잘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어렵게 느껴졌던 영어와 행정법에 비중을 두고 공부하고 나머지는 조금씩 해도 될 거라 생각하고 공부 계획을 짜고 했습니다. 국어 독해는 자신 있었고, 또 암기라면 자신이 있어서 사회나 한국사 같은 과목은 조금만 봐도 금방 외우고 예전에 공부했던 것들도 다시 떠오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부를 시작해보니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독해는 금방 하니 국어는 어법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공부하겠다는 계획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꼬였습니다. 매일 공부 시간계획에서 국어 공부에 할당해둔 시간을 어법 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독해 공부나 한자나 문학에 쓸 시간이 없게 됐고, 그러다 보니 실제 문제 풀 때도 공부를 덜했던 분야들에서는 어떻게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국어 20문제 중에서 문법 두세 문제를 다 맞혀도 그 외에 한자나 독해 부분에서 많이 틀려서 전체 점수로는 겨우 과락을 면하는 수준을 전전하게 됐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사회나 한국사에서도 비슷하게 났고, 그런 걸 깨닫고 다른 과목들에도 시간을 더 할애해서 공부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 비중을 두고 있던 영어나 행정법 공부에도 영향이 가게 됐고, 전체적인 공부 시간계획도 틀어지게 돼서 이도 저도 아니게 붕 뜬 적이 많았습니다. 결국, 전반적인 공부 계획을 수정하게 됐고, 그 수정된 계획에 적응하기 위해 다시 또 긴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이렇게 긴 수험생을 하게 된 데에는 처음부터 이 시험을 가볍게 여기고 자만하여, 스스로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체 추상적인 계획을 가지고 뛰어든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자만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이켜 보고, 또 다른 사람들의 실패 경험담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저렇게 되진 않아야지, 나도 저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공부했어야 했는데, 너무 자만한 게 제가 실패했었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무원 시험은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해낼 수는 없는 시험입니다. 고등학교 과정까지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고 친숙한 과목들을 다시 공부하는 거니까 쉽게 느껴질 수 있고 거부감도 덜할 수 있는데, 그게 또 방심하게 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방심하는 게 이 시험 자체를 무시하고 스스로 자만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공부한다고 생각하지만, 헛된 시간만 쓰게 되고 원하는 결과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공부하다 보면 전에 알던 게 나오고, 또 익숙한 게 나올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 늘 새로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방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이 고등학교 때 배웠던 과목들이고, 겨우 5과목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무원 시험에서는 그 과목들의 공부해야할 양이나 수준은 그 시절과 다릅니다. 공무원 시험은 그 시절보다 더 철저하게 봐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시간 관리를 기반으로 해서 매일 놓치는 과목 없이 공부하고, 또 본 것들을 다시 몇 번이고 보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해야만 승산이 있는 시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족함을 느끼고 성실하고 꾸준히 공부해야만 합니다.
2. 스스로 공부해야 합니다.
어떤 공부나 그렇겠지만, 공무원 시험공부는 스스로 해야만 합니다. 이선재 선생님은 물론이고 다른 공무원 학원 선생님들 모두 이 분야에 대해 해박하시고, 또 학생들도 잘 가르쳐 주시는 분들이지만,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습니다.
저도 공단기 프리패스를 끊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선생님들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는데, 그렇게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중에는 정말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교재에 있는 내용들이 다 이해되고 또 그것들을 완전히 외웠다는 착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중에 인터넷 강의를 어느 정도 듣는 거면 충분히 공부하는 거라 합리화하게 됐고, 결국 그 인터넷 강의를 계획한 만큼만 듣는 거에 초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인터넷 강의를 듣던 중에 졸든 다른 짓을 하든 상관없이 그냥 강의를 들었다는 걸로 공부를 했다고 합리화 했습니다. 듣던 중에 집중 안 했던 것도 모자라서 복습까지도 소홀히 하고 그냥 그날 정했던 수만큼 강의를 들었으면 남은 시간은 여유를 부리며 놀았던 적도 많았습니다. 거기에 몇몇 과목을 소홀히 하며 공부했으니, 정해뒀던 공부 계획 자체도 얼마 안 가서 무의미해졌고, 자연스럽게 그 결과도 처참했습니다.
어떤 과목에서 어떤 선생님이 잘 가르치신다, 어떤 선생님의 교재가 좋다는 평가로 강의를 듣고 교재를 산다고 해서 공부가 되는 게 아닙니다. 결국 어떤 강의를 듣고 어떤 교재로 공부를 하든지 상관없이 합격할 사람은 합격하고, 그 합격할 사람은 스스로 공부해온 사람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물론 처음 기본서 강의는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고, 그 이후에도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생긴다면 관련된 강의들도 들어야 하지만, 강의를 듣는 것과 별개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책을 보다 보면 졸리고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공부가 안 될 때도 많겠지만, 계속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서라도 자기만의 공부하는 방법을 익혀서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강의와 교재에 의존하는 것만으로 이 시험을 치러내기에는 역부족하다는 걸 저는 지난 4년의 수험생활 동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되도록 강의 보는 시간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합니다. 그런 습관이 효율적으로 전체 공부 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유용합니다. 기본 강의 전체를 두 번 정도 본 이후로는 필요한 부분만 잠깐 보고 또 다른 강의들도 그런 식으로 보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시간 관리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3. 시간 계획표를 적은 걸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했던 일들을 겪다 보니 처음에 계획했던 일정들이 제대로 안 지켜지고 허사가 된 적도 많았습니다. 반복해서 수정하다 보면 결국 의무적으로 적긴 했어도 그걸 제대로 지키는 일은 적었습니다. 계획을 적어 놨어도 그날에 따라 마음대로 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건 앞서 말했던 제 잘못들 때문인 것도 크지만, 그냥 그 시간계획을 적는다는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간계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따르지 못한 탓도 큽니다. 결국 남들 따라한답시고 시간 계획을 만든 것에 불과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공부는 철저하고 명확하게 공부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간 관리가 기반이 돼야 합니다.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 시간 계획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종이에 적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몸에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시간 계획을 짤 때도 어느 정도는 스스로 채찍질 할 수 있게끔 하되, 스스로 가능할 범위 안에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공부 시간 계획은 스스로의 역량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공부하는 전체적인 흐름이 크게 어긋나지 않게 세부적으로 과목들 간에 공부하는 시간과 그 비율을 조정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정해진 그 계획들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습관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매일 정해둔 시간표를 보면서 수시로 상기하고 지키려고 의식해야 합니다. 그것을 꾸준히 반복해서 나중에는 시간표를 보지 않더라도 그것을 습관처럼 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계획에 반드시 쉬는 시간과 공부시간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그대로 지켜야 합니다. 공부시간에 잠깐 정도는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다 보면 원래 계획했던 시간 계획이 나중에는 쓸모가 없게 됩니다. 저는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었기 때문에 최근까지는 예외적으로 불가피한 일이 아닌 이상 공부시간에는 공무만 하려고 했고 쉬는 시간도 공부하는 시간 틈틈이 10분 정도만 정해두고 쉬었습니다. 억지로 연달아 몇 시간씩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중간에 휴식시간을 10분씩 자주 두더라도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시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괜히 연달아 몇 시간씩 억지로 무리하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공부도 하지 않고 중간에 다른 짓을 하기 쉽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쉴 때는 잠시 쉬다가 시작하는 게 장기적으로 공부를 이어나가기 좋습니다.
이건 일주일 중에서 공부하는 날과 쉬는 날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공부하다 보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억지로 매일 하기보다는 하루 정도는 늦잠도 자고 좀 여유롭게 쉬다가 저녁에 잠깐이라도 공부할 수 있다면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렇게 휴일을 따로 두고 공부하는 게 제게 맞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휴일이나 휴식시간을 길게 가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잠깐이라도 그런 여유를 준다면 장기적으로 공부를 이어나가기도 용이할 것입니다.
저는 그런 방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이렇게 확실히 공부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해 두니 공부시간에는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4. 암기해야 할 것들은 수시로 암기해야 합니다.
처음 공부 계획을 짤 때, 영어 단어나 한자, 혹은 국어 맞춤법 등 단순 암기가 필요한 것들을 따로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만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필요한 내용들을 예상한 기간 내에 한 번씩 보긴 했지만, 전부 다 외우지는 못 했습니다.
단순 암기가 필요한 것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서 한두 번만 본다고 완전히 외워지기는 힘듭니다. 완전히 정독해서 봐야 할 시간을 정해두되 일상생활 중에서 수시로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공부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계속 같은 과목만 보다가 중간에 다른 과목을 잠깐 보면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시 붙잡기 좋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중간에 졸리고 잠깐 생각이 멍해질 때면 영어 단어나 한자를 보곤 했습니다. 이런 방법에서 제가 앞서 말했던 시간 계획표를 철저하게 지키라고 했던 것과 모순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런 일들을 할 때는 재량껏 원 계획에 지장이 안 가는 선에도 조절하면서 한다면 계획을 크게 어긋나게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잠시 암기해야할 것들을 보는 시간을 길게 잡아도 10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봤습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매 순간 집중해서 의식적으로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지기도 했습니다. 무의미하게 반복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순 암기가 필요한 내용들은 자주 반복해서 여러 번 보는 것도 공부하는 데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제가 머리가 나빠서 질보단 양으로 승부해보려고 한 방법이니 다른 분들에게도 똑같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자부하지는 못 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순 암기가 필요한 것들은, 여러 선생님들 말씀처럼, 자주 반복해서 여러 번 보는 게 효과 있다는 건 확실한 것 같으니 제 방법도 그런 말씀들의 연장선 정도라고 참고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5. 공부해야할 양을 늘리지 마세요.
공단기 프리패스 수강했을 처음에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할 수 있고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들을 수 있는 강의도 많고, 그 중에는 굳이 교재 없이 자체 강의 자료를 첨부한 강의도 있어서 그냥 들으려고 하면 얼마든지도 들을 수 있는 강의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것 저것 공부할 거는 많이 모아놨는데, 나중에 그것들 중 반 정도는 한 번도 끝까지 다 못 보는 일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안 좋은 점은 일단 원래 계획했던 공부 일정에도 지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안 좋은 점은, 나중에 시험이 며칠 안 남았을 때나, 시험장에서 시험 시작 전까지 볼 만한 정리된 핵심 노트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장 시험장에 들고 갈 때도 책을 보며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도 2시간이 안되는데, 그동안에 한 과목도 제대로 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개념 정리가 간략하게라도 한 권에 정리된 게 없다면 자연스럽게 들고 갈 자료도 많아지고, 그 적은 시간마저도 이걸 볼까 저걸 볼까 하며 방황하다가 허투루 날리게 됩니다.
공단기에 아주 실력 좋은 선생님들과 그분들의 강의가 많고, 또 좋은 교재들도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무원 준비생이라면 그걸 다 볼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강의하는 선생님과 그 교재를 최대한 빨리 선택하고, 그런 다음에는 그분이 해놓은 커리큘럼을 따르는 게 좋습니다. 괜히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어떤 선생님의 어떤 강의가 좋다, 어떤 교재는 꼭 있어야 한다고 해서 따라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일정을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던 부분에서도 언급했듯, 본인의 역량에 맞게 계획을 만들고 그걸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1년 동안 열심히 여러 가지 많이 보더라도 시험이 다가오면, 그때 보던 것들을 다 볼 수 없습니다. 이선재 선생님도 강의 중에 많이 언급하셨지만,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공부해야할 양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많이 공부해서 아는 걸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복습할 때 봐야 할 교재의 양도 줄이는 거도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국어 같은 경우 문법을 『수비니겨』 교재로 공부했는데, 나중에 국어 관련 개정된 내용이 나와도 되도록 『수비니겨』의 관련 부분에 적어두면서 단권화 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과목도 기본서로 공부하고 필기노트로 복습하면서 중요한 내용들은 필기노트에 집중시켰습니다. 그렇게 필기노트로 단권화 하면 시험이 가까울 때 복습하기도 수월하고 또 이것 저것 찾아볼 필요도 없어서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믿고 보듬어 주세요. 수험 생활이라는 게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하든 외롭고 힘들기 마련입니다.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수험 생활을 어떤 도움을 받든지 간에, 결국 혼자서 공부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 긴 시간동안 온전히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지고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공부를 해야 해서 하긴 하지만, 당장 그 공부의 성과를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정체돼 있고 다들 잘 나가고 잘 사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더 보듬어 주세요. 자신이 참 모자라고 못난 사람 같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힘든 시간도 나는 잘해낼 수 있다, 나는 이 시련을 딛고 더 나아갈 수 있을 거다.’ 하고 자신을 보듬어 주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주세요. 결국 그 힘든 공부를 하는 것도 자기 자신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하는 수험 공부는 성실하고 꾸준하게만 하면 누구나 웬만큼 수준은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머리가 나빠서 그 웬만큼 수준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제가 말하는 걸 몸소 증명해 냈습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한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이 공무원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도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또 스스로를 믿고 다시 시작해 보세요. 결국 힘들어서 쓰러진다고 해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은 스스로 믿는다는 게 허망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계속 스스로를 믿고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잠시 고난과 좌절을 겪는다고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이라면 생각하는 대로 살고, 믿는 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것도 자신이고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는 것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별개의 일입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가 그 평가에 사로잡혀서 정말 남들이 평가하는 대로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그저 남들의 평가를 우리가 믿고 자기 자신을 그렇게 보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위의 근거 없는 부정적인 평가, 객관적인 말인 듯하며 깎아 내리는 말들에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시간이 오더라도 스스로를 다독여 주면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계속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시작하고 있는사람으로써 많은 도움이 되네요.
강의듣는걸로 위안삼고있었던거 같아요.
반성하며 갑니다.
합격수기 감사합니다. 지금 어려운 입장인데 다시 한 번 마음을 잡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