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3시 20분 경북 청송군 진보생활체육공원구장에서 ‘2019 전국 고등 축구리그’ 경북-대구리그 6차전 맞대결을 펼치는 영문고 권기원(좌측) 감독과 신라고 김병익(우측)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방패'와 '창'의 대결이다. 영문고와 신라고의 6차전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서로 상반된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다 5차전까지 서로 걸어온 여정 또한 다르지만, 분명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선두 수성과 선두 탈환을 향해 나아가려는 일념 또한 확실해 '청송 극장'의 묘미를 더해줄 전망이다.
영문고와 신라고는 오는 4일 오후 3시 20분 경북 청송군 진보생활체육공원구장에서 ‘2019 전국 고등 축구리그’ 경북-대구리그 6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은 백중세다. 두 팀 모두 견고한 팀워크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 등으로 상승 기류를 거듭하고 있어 자존심 싸움도 더더욱 불을 뿜는 모양새다.
리그현재 4승1무(승점 13)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영문고와 3승1무1패(승점 10)로 3위를 질주 중인 신라고의 이날 맞대결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이 예상된다. ‘창’의 신라고와 ‘방패’의 영문고가 펼치는 ‘청송 극장’에 모든 관심이 쏠린다.
◇견고한 '방패'의 영문고 '원 팀', “신라고 마저 잡고 선두 수성과 무패행진 이어가겠다!"
▲"아직은 햇병아리인 신라고를 제물로 6경기 무패행진을 이어 최강자임을 증명하겠다!" 영문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과거 안동고(해체) 축구부를 그대로 유입한 전통의 강호 영문고는 올 시즌 부산MBC배에서 3위를 차지한데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팀워크와 초인적인 활동량, 불굴의 투지 등의 특색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특출한 선수는 없어도 권기원 감독의 조련 아래 '원 팀'으로서 유기체를 형성하며 기존 강팀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고,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뜯는 정신력과 투지 등도 단판 승부에 가공할만한 위력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토너먼트 대회에서 다소 주춤했음에도 영문고가 중-상위권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주 특색 구현이 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첫 대회 입상이 리그경기를 통해 고스란히 지속되는 양상이다. 1차전 대구공고 전에서 3-1 승리로 산뜻한 출발을 보인 영문고는 2차전 청구고 전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주춤했다. 이후 3~4차전 경주정보고와 오상고 전 각각 3-0, 2-0 승리를 통해 탄력을 냈고, 앞선 5차전 영덕고 전 역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2-0 완승을 거뒀다. 5차전까지 상대 팀들의 거친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지와 기동력, 정신력 등의 강점을 경기 내내 잘 구현하며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5경기 동안 단 1골만 내주는 '짠물수비'는 영문고의 선두 수성의 밑천이었다. 주전 골키퍼 설현빈의 장기부상으로 인해 리그경기부터 골키퍼 장갑을 낀 이규동이 동물적인 감각과 안정된 경기운영 등을 바탕으로 후방을 튼튼하게 지키고 있고, 구재승과 김수현, 남효상 등 기존 수비라인들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투철한 희생정신과 강한 전투력 등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라인의 발놀림을 족쇄시키고 있다. 이외 '캡틴' 김민주를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왕성한 활동량 등으로 수비라인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완벽한 수비 하모니를 형성하고 있다. 1차전 대구공고 전 1실점 이외 모든 경기에서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팀의 중심인 김민주는 리그 내내 불굴의 투지를 불사르면서 남다른 '팀 SPIRIT'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중원장악을 통한 예리한 킥력은 팀 승리를 불러오는 지름길이었다. 에이스 서형우와 김준수 등은 저돌적인 움직임과 문전 침투를 통해 정유현과 김민수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며 플레이의 유연성을 더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영문고의 공격력의 무기는 전 선수들의 고른 득점력이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어느 지역, 어느 선수의 발끝에서 득점포가 터질지 예측하기 힘든다. 이는 곧 상대 수비수들이 그만큼 수비하기가 힘들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즌 첫 대회 상위 입상을 이끌어낸 영문고는 올 시즌 역시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이 충만한데다 팀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해있다. 일부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연일 투혼을 불사르며 1년 전과 같은 양상을 만들어냈고, 그동안 전국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물을 연거푸 이끌어낸 관습도 건재하다. 객관적인 전력과 팀 스쿼드 등은 특출하지 않지만, 이를 팀워크와 정신력 등으로 적절하게 극복하는 등 지난해까지 신라고 전 매치업 전적에서도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화끈한 '창'의 신라고 ‘화력', “선두 탈환과 함께 영문고 방패 기필코 뚫는다!"
▲"이제 학원축구는 역사와 전통이 필요 없다. 영문고 너희들을 꺾고 반드시 선두 탈환에 성공하겠다!" 신라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2016년 창단한 신라고는 지난 2년간 저학년들 위주로 스쿼드가 구성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올 시즌 첫 대회 춘계고등연맹전을 기점으로 악연을 청산했다. 그동안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공격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상대에 '공포'를 조성하고 있고,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과 경험 등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쌍둥이 형제’들인 박성결과 한결의 물오른 플레이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병익 감독의 스타일에 선수들이 빠르게 젖어들면서 팀 내구성과 면역력 등도 이전보다 한층 탄탄해졌다.
이러한 신라고의 변화는 리그경기 결과로 보이는 중이다. 올 시즌 문화체육부장관배 4강 입상과 권역리그 강력한 우승후보 팀인 대륜고와 1차전을 펼친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이후 2차전 현풍FC U-18 전에서 2-0 완패, 춘계연맹전의 돌풍이 거품으로 포장되는 듯 했다. 하지만 걱정은 3차전부터 완전히 잠식시켰다. 1~2차전을 통해 경기력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서 침묵한 득점력이 문제였다. 3차전 글로벌선진고 전 3-1 승리를 통해 뒤늦은 리그 첫 승을 신고한 뒤 4차전 가창FC U-18 전에서 해결사 박성결의 멀티골 활약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앞선 5차전 영천FC 전은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득점력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박성결의 4골과 함께 대량득점을 쏟아낸 결과 6-0 대승을 이끌었고, 최근 3연승은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을 더욱 고취시키는 주 요인으로 손색없었다.
아기 자기한 세밀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캐릭티 축구'라는 신조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색채를 잃지 않는 등 빠른 빌드업과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공간 창출 등의 패턴이 위력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5경기 동안 무려 13골을 쓸어 담는 가공할만한 화력쇼로 상대 수비에 큰 쓰나미를 연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쌍둥이 형제들인 에이스 박한결과 박선결, 김재민, 김경빈, 김범준이 존재한다. 박한결은 리그현재 총 7골을 쓸어 담는 폭발력과 함께 저돌적인 움직임과 문전 침투 등으로 에이스 노릇을 다해내고 있고, 박선결은 중원에서 양질의 고급패스로 일선을 조율한다. 김재민과 김범준도 빠른 스피드와 파워를 통해 팀 득점력을 배가 시키고, ‘캡틴’ 김경빈은 팀의 살림꾼을 자처하며 팀 화력을 지휘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현석도 3골을 기록할 만큼 사방에서 펑펑 터지는 신라고의 화력은 여간 부담스러운 요소가 아니다.
골키퍼 최윤호와 '캡틴' 김경빈을 축으로한 수비라인도 5경기 동안 4골만 내주는 안정된 수비로 확실한 뒷받침을 하고 있다. 골키퍼 최윤호는 단신이지만 침착한 경기운영과 방어능력 등은 물론, 매 라운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고도의 심리전과 집중력 등으로 상대 공격수들의 실축을 유도하며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캡틴' 김경빈과 정동우, 함승민 등도 안정된 수비력과 리딩력 등으로 견고한 방어벽을 형성하고 있다. 리그 1~2차전 대륜고와 현풍FC 전 어이없는 실점이 다소 옥의 티로 지적될 수 있으나 상대의 끈질긴 저항 속에서도 집중력을 잘 유지한 수비라인의 헌신과 투혼 등은 신라고의 생명줄을 늘리는데 확실한 수단임에 부정할 수 없다.
최근 속도축구로 3연승을 구가하고 있는 신라고는 영문고 전 역시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로 '캐릭티 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줄 태세다. 박한결과 박선결, 김재민 등 주 공격 옵션들에 대한 상대 수비 집중견제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한 번 몰아치면 무섭게 몰아치는 폭발력만큼은 영문고의 견고한 '방패'에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대목이다. 선수단 전체가 선두 탈환이라는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고,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 또한 나쁘지 않다. 영문고 역시 만만치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색채를 잘 유지하면서 경기 집중력을 높인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