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유불측풍우(天有不測風雨)하고
인유조석화복(人有朝夕禍福)이니라
하늘에는 예측 못하는 비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화복이 있다 즉 사람의 일은 예측하지 못하는 곳에서 뜻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므로 결과를 보지 않고서는 장담을 하지 마라는 뜻이다 논어에서도 사람이 한번 마시고 한번 죽는 일에도 이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반드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도 결국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돌아가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도 있을 수 있다는 말로서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세상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다
어느 스님이 밀밭에서 풍성하게 자란 밀을 바라보며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올해는 국수를 배부르게 먹겠구나! 그러자 마침 지나가던 사미승이 그 말을 듣고 스님! 그것은 잡수셔 봐야 잡수시는 겁니다 하고 참견을 한다
그 후로 가을이 되어 스님은 밀을 수확하면서 예년에 비하여 풍년이 들어 잘 익은 밀을 거두면서 이제 수확을 다해가니 곧 국수를 먹게 되어 벌써부터 배가 부르는 느낌이군 하자 또다시 사미승이 참견을 한다 스님! 그것은 잡수셔 봐야 잡수시는 겁니다
밀을 모두 수확하여 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펄펄 끓는 물에 넣으며 말했다 이제 끓기만 하면 먹겠구나 냄새도 아주 맛있게 나는군 그러자 또다시 사미승이 스님! 국수를 자셔봐야 자시는 겁니다 하며 참견하지만 스님은 그 말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국수를 장만하여 드디어 그릇에 담아 놓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아닌가 젓가락을 들고서 막 먹으려 하면서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구나 하였다
그러자 또다시 사미승이 스님! 국수를 자셔 봐야 잡수시는 겁니다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밀밭에서부터 시시콜콜하게 참견하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는데 이제 음식을 곧 먹으려하는 찰나까지 참견하니 스님은 드디어 노발대발하며 야! 이놈아! 지금 국수를 다 끓여 이렇게 그릇에 담아 젓가락으로 먹으려 하는데 자셔 봐야 잡수신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며 벌컥 화를 내며 일어서다가 그만 국수 그릇이 엎어지고 말았다
사미승이 재빨리 도망치며 외친다 그러기에 제가 무어라 하셨어요 잡수시어 봐야 잡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채근담에 보면 맑게 갠 날의 푸른 하늘이 별안간 천둥 번개로 변하고 사나운 비바람도 어느 새 밝은 달 맑은 하늘로 변한다 천지의 움직임이 어찌 일정할 수가 있으랴 라고 했다 그것은 어떠한 일에도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상 절대로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마무리가 됨으로써 비로소 일의 성취를 알 수 있다는 본보기로 한번쯤 곱씹어 봐야할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