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을 갈 때마다 무거운 내 바이오 노트북을 들고 다니느라 안그래도 늙고 병든 몸이 점점 더 나빠졌다.
이러다가 22세기를 보고 죽으려는 나의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가벼운 노트북을 알아보려고 오랜만에 중간계를 내려와 알아봤더니 쓸만한 것은 최소 120만원은 줘야 한다.
주변에 디지털 전문가라도 있다면 성능좋고, 가볍고, 얇고, 확장성 좋고, 디자인 죽이면서도 엄청 싼 노트북이 있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주변에는 귤을 따거나 말을 타려는 사람 뿐이다.
그래서 노트북을 찾는 뜻밖의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여정1 : 탭에 가까운 노트북. LG 탭북 H160-GV3WK
여정2 : 삼성 아티브(Ative) 스마트 PC - 진화가 아닌 퇴보
여정3 : 에이서 아이코니아 W510 - 의외의 강력한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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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오늘 우연히 본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들고 있는 노트북을 보았다.
저렇게 생긴 제품은 필히 Asus, MSI나 소니, 삼성 아티브, 또는 LG 탭북 뿐이다. 그리고 굳이 펜타곤을 해킹해서 그 노트북의 정체를 알아냈다.
LG 탭북 H160-GV3WK이다.
이 제품은 키보드가 붙어 있고,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 일종의 넷북이다.
그런데 최저가는 93만원정도.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치고는 기록적인 가격이다.
H160에서 30만원만 보태면 1kg이 살짝 넘는 코어 i5를 쓴 섹시한 13인치 울트라북을 살 수 있다. (심지어 인민에어는 H160보다 더 저렴하다.)
헌데 그런식으로 따지면 여기서 50만원만 보태면 SSD를 256GB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여기서 80만원만 보태면 코어 i7을 넘볼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LG-H160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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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키보드가 일체형인데 무게는 1.05kg
삼성 아티브 스마트PC(키보드 포함시 1.5kg이상)에 비해서 더 가볍고, 비슷한 콘셉이지만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MSI Slider S20의 1.16kg보다 좀 더 가볍다.
사실 굳이 키보드가 있어야 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주로 만드는 내게 있어서 키보드는 반드시 있어야 할 필요조건이다.
재미있는 기능으로는 버튼 한번으로 오토슬라이딩이 된다.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에비앙이나 스타벅스를 마시고 있거나, 예쁜 여자가 쳐다볼 때는 필요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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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11.6인치 사이즈에 1,366x768 해상도를 제공한다.
무게는 1.05kg에 어댑터는 120g, 두께 15.9mm 등 모든 스펙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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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가 몇 가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아톰 프로세서이다.
아톰 듀얼코어 Z2760을 사용했는데, 그나마 Z시리즈가 아톰시리즈 중에는 최고 좋은 프로세서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톰은 아톰일 뿐이다.
1.8Ghz의 클럭과 듀얼코어라는 스펙상 이점은 있지만 아톰과 비교할 때 얘기지 코어 i3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밖에는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저전력 기반의 프로세서이기 때문에 배터리 시간은 13시간까지 유지된다고 한다. 태블릿의 시간적 장점을 가져오고, 노트북의 성능적 장점은 버린 셈이다.
프로세서의 불만을 지우면 또 하나의 문제가 64GB의 저장장치이다.
이 용량은 태블릿 PC에서는 넉넉한 용량이지만 윈도우8에서는 부족하다. 128GB만 됐어도 태블릿+노트북 장르에서는 좋은 성과를 얻었을텐데.확장성도 조금 불편하다.
USB 3.0포트를 두 개 제공하는데 하나는 표준, 하나는 mini포트이다. 표준 HDMI 포트와 마이크로 SD카드 슬롯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랜포트가 없다. 확장성에 있어서도 노트북보다는 태블릿에 가깝다.
200g이 더 무겁고 간지는 안나지만 넷북을 사면 비슷한 사양에 확장성이 더 좋은 모델이 50만원 정도면 구입 가능하다.
그런점에서 넷북은 참 합리적이다. 남들에게 부끄러워서 숨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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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택의 기로는 간지냐, 합리성이냐인데...
나도 알고 있다. 원빈은 밥통을 가지고 뛰어다녀도 멋지지만, 나는 LG-H160을 가지고 다녀도 밥통처럼 보이고, 난 원빈보다는 스펀지밥에 가깝다는 것을.
오늘도 고민은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