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지맥 산줄기타기 <상>
제1구간 남해대교 남단~산성산~귀두산~금음산~대국산-(가청고개)
제2구간 (가청고개)~삼봉산~망운산~평현고개
제3구간 평현고개~괴음산~송등산~납산~(앵강고개)
한강, 금강, 섬진강과 낙동강을 구분하며 지리산을 거쳐 옥산으로 내려온 백두대간은 낙남정맥을 내보내고 하동 금오산을 지나 남해안의 중앙인 하동노량 앞 바다로 내려서고, 바다위에 놓인 남해대교 건너편 남해노량에서 산줄기는 또다시 시작된다.
산경표나 신 산경표가 바다에 의해서 맥이 끊겼다고 표에서 제외시켜버린 남해도의 북쪽 남해대교에서 남쪽 미조 빗바위에 이르는 48.7km의 산줄기를 섬의 명칭을 따라 남해지맥(南海枝脈)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망운산, 납산, 금산 등을 지나는 이 지맥은 지리산과 섬진강 하구, 그리고 여수, 고흥, 사천의 산들과 함께 남해바다를 가까이 바라보면서 가슴이 확 트이는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줄기다.
이번 산행은 부산 석봉산악회 김철우씨(63), 남해산악회 류재욱씨(61), 정덕범씨(61), 정병훈씨(61), 부산 건건산악회 김태영씨(61), 춘천 김우항씨(59)와 함께 했고, 둘째 날부터는 대전의 구름나그네 배재선씨(51)가 합류했다.
제1구간 남해대교 남단~산성산~귀두산~금음산~대국산-(가청고개)
(2006년 2월 7일 화요일 흐림)
대설주의보는 해제됐지만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다. 남해대교 옆 휴게소에서 새벽에 출발한 부산 팀과 합류해 검문소 오른편 계단을 올랐다. 예상과 달리 뚜렷한 길흔적을 따라 올라가 첫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묘를 지났다. 창원정씨 묘를 지나서 남원 양씨 묘가 있는 산성산(162m) 정상에 이르니 전망대 바위다.
여기서 직진하는 길은 뚜렷하지만 왼쪽으로 90도 꺾어서 19번 국도를 향해 내려가야 할 길은 보이지 않는다. 정상의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서 산길을 만나고 길은 점점 뚜렷해진다. 곧 19번 국도 노량마을 입구로 내려서서 편의점에 들어가 커피 한 잔씩하고 능선 바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랐다.
임도 고갯마루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밭길을 곧장 올라가서 고갯마루를 지나 돌아 올라온 임도를 다시 만나는 곳에는 전주(설천선 279L27)가 서있다. 여기서는 귀두산 왼쪽 봉우리를 향해 곧장 올라간다. 임도 고갯마루부터 귀두산 능선에 이르는 구간은 길이 없어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고 올라야했다.
왼쪽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길을 만나 구들뫼로 표기된 봉우리를 넘어간 안부에는 왼쪽에서 오는 넓은 산길이 보이고, 곧이어 삼각점(남해411)이 있은 귀두산(371.3m) 정상이다. 직진해서 철탑이 선 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서 임도를 만나고, 이어지는 묘들을 지나 두 번째 철탑이 선 곳에 이른다. 철탑 바로 직전에 보이는 산길을 따라 내려가서 용강 마을 도로에 이른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밭 사이를 지나면 중계탑이 선, 신덕리와 남양리를 잇는 2차선 도로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 임도 삼거리에 이르면 왼쪽에 ‘등산로 입구’라고 쓴 작은 표지판이 보이는데 최근에 정비된 이 등산로는 대국산까지 이어진다.
급한 경사길이지만 잘 정비된 길을 따라 5~6분 올라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오르고 또 6~7분 올라 두 번째 능선이 갈리는 곳에 이르면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잠시 지나온 산줄기를 뒤돌아보고 이내 설천면과 고현면의 경계 능선 삼거리에 오르니 등산로 정비가 된 금음산쪽과 정비가 안 되어 풀숲에 가린 녹두산쪽 길이 너무 대조적이다. 3년 전 부인과 함께 남해지맥을 종주한 정병훈씨가 몇 번이나 이 길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것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주는 현장이다.
여기서는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남치저수지를 축으로 빙 돌아가는 금음산, 약치곡산, 대국산을 바라보면서 쉴 바위를 지나서 완만하게 올라가면 2등삼각점(남해24)이 있는 금음산(481.5m)정상이다. 여기는 ‘국립공원구역 금음산6’ 팻말이 서있다. 하동의 연대봉에서부터 여기까지가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이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곧 이정표가 선 갈림길로, 왼쪽은 전망대 가는 길이고, 주능선은 대국산성으로 가는 오른쪽 길이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음 봉우리가 약치곡산(450m)인데, 왜 이 봉우리에 따로 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약치곡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지만 등산로가 정비되어 별문제가 없다.
진목리에서 올라와 대국산성으로 가는 차도를 만나 길 따라 10여분 오르면 대국산성(大局山城· 경남도기념물 제19호) 안내판이 서있다. 대국산성은 둘레 1.5㎞, 높이 5~6m, 폭 2.4m의 산정식 산성이다. 주능선은 성벽 오른쪽 아래로 난 길로 가야하지만, 성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나아가 산불감시초소 아래에서 식사를 하고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한 바퀴 돌고 성벽 아래 산길로 들었다.
남치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산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왼쪽의 희미한 길로 꺾어 내려가 밀양박씨의 묘 둘을 지나고, 잠시 후 또 묘들을 지나 묘에 이르는 넓은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마늘밭을 따라 이어지는 농로를 내려가다가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만나 10여분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휘는 곳에서 직진하는 농로로 들어 정태 마을로 내려섰다.
마을길을 따라 2차선도로를 건너 묘에서 커피 한 잔씩하며 잠시 쉬고 간다. 밭인 82.4봉에 올라 농로 따라 내려가 유정가든이 보이는 19번 국도로 내려서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유정가든 출입문 위에는 ‘天下名勝加靑嶺’(천하명승가청령)이란 현판이 붙어있고, 이 고개를 가청현으로 쓴 다른 기록이 보이지만, 지형도에는 이름이 없어 가청고개로 부르기로 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삼동면 창선교 가까이 있는 남해해수참숯가마로 이동하여 숙식을 해결한다.(찜질방이용료 1인당 4,000원, 숙박은 3,000원 추가. 메뉴는 일반식사와 돼지숯불구이).
제2구간 (가청고개)~삼봉산~망운산~평현고개
(2006년 2월 8일 수요일 맑음)
오전 8시 45분 유정가든 앞에 내려 왼쪽의 시멘트 길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 밭으로 올라 산길로 들었나 싶었는데 다시 농로로 이어진다. 삼봉산을 바라보며 가다가 농로가 좌우로 갈리는 안부를 지나 왼쪽에서 올라오는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가 안동 장씨의 묘를 지나고, 길은 계속 밭 사이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오곡리 마을을 바라보며 밭을 지나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임도는 주능선을 가로지르며 지그재그로 올라가고 있어 한 구간만 산길로 들었다가 임도를 따라 올라가 공동묘지가 있는 능선자락에 올랐다 . 바로 앞에는 망운산과 화방사, 그리고 왼쪽으로 납산, 금산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의 산길로 들어 묘들을 지나가다가 김해김씨의 묘에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섰다. 성터 같은 바위들을 지나서는 왼쪽에 철탑이 서있고, 오른쪽에는 이 철탑 쪽으로 오는 길이 보인다. 안부를 지나서 양쪽에 묘가 보이는 곳에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10여분 올라가 왼쪽에 묘가 있는 곳에서 5분쯤 더 올라가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야 하는데 길은 보이지 않는다.
왼쪽(남쪽)으로 꺾어들어 2~3미터 들어서니 왼쪽 아래로 능선이 이어지는 것 같아 돌아서서 표지기를 붙여놓고 삼봉산으로 향했다. 3~4분 가다가 왼쪽으로 길이 보이지만 이 길은 주능선 길이 아니다. 삼봉산(422.5m) 정상은 가시나무 숲속에 삼각점(남해303)이 있고, 주능선이 꺾어 내려가는 곳에서 왕복 15가량 소요된다. 꺾어 내려가는 곳으로 되돌아내려와 간식을 하며 잠깐 쉬고,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내려 가다보니 돌담이 나타난다.
돌담의 왼쪽을 따라 내려가면서 화방사길 오른쪽 능선 끝을 확인하면서 내려가 대나무 밭을 지나 마을 앞 2차선 도로로 내려섰다. 현촌마을 표지석과 버스정류장이 있고, 왼쪽 화방사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는 망운산 등산 안내판이 서있다. 기온이 낮은데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너무 추웠으나 다행히 고개에 매점이 있어 라면을 시켜서 준비해 간 찬 김밥을 먹고 커피까지 끓여 마실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정류장 왼편의 고목나무가 선 계단으로 올라갔다. 망운산은 바로 옆의 도로를 따라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있어 능선 길은 완전히 묵어서 없어졌다. 넘어진 나무들을 피해가면서 1시간 40여 분을 어렵게 올라가서 임도로 내려섰다. 왼쪽은 망운암, 오른쪽은 노구마을로 가는 길이고, 등산로 바로 옆에는 2005년 11월에 망운암 식수로 사용되는 물을 끌어 남해군산림조합이 만들어 놓은 음수대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망운산 등산로를 따라간다. 10㎝ 이상 쌓인 눈밭을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남해지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하얀 모자를 쓴 하동 금오산이 우뚝하고, 저 멀리로는 하얀 눈에 덮인 지리산 능선이 뚜렷하게 하늘 금을 긋는다.
임도에서 쉬엄쉬엄 20여분을 올라 돌탑과 이정표, 정상석이 선 봉우리에 올랐다. 지형도에는 785m로 표기되어 있는 봉우리이고, 망운산은 삼각점이 있는 785.9m에 표기되어 있다. 남해도에서 제일 높은 산이니 사방 모두 막힘이 없지만 매서운 바람 등쌀에 곧 쫓겨나고 만다.
정상에서 내려선 안부에는 망운암 이정표가 서있고, 올라선 능선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망운산 삼각점과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수리봉(709.9m)을 거쳐 남해스포츠파크가 있는 서상으로 내려갈 수 있고, 주능선은 왼쪽으로 내려간다. 관대봉(594.7m)을 지나 음수대 팻말이 선 안부를 지나면 삼림욕장 0.8km표지판이 있고, 올라서면 지적삼각점과 행선지 표지판이 서있다.
행선지표지판 앞에서 등산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꺾어들어 나뭇가지를 제치며 약간 오른쪽으로 휘면서 나아가면 희미한 길이 나타나고 곧 돌담이 이어진다. 돌담을 따라 가다가 앞에 보이는 뾰족한 353.3봉을 겨냥하고 내려가서 성주이씨 묘를 지나고 급경사지대를 내려간다. 진양유씨 묘를 지나고 곧 좌우로 뚜렷한 길이 보이는 안부를 지나서는 넓은 산길이 이어진다.
돌담을 두른 묘를 지나서는 시멘트포장길을 따르고,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곳에서 다시 산길로 들어섰다. 263.7봉 정상에서는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 밀양박씨 묘를 지나 오른쪽으로 공원묘지를 바라보면서 연죽산(240m)에 올랐다. 돌을 깔아놓은 것 같은 정상에서 눈 때문에 삼각점(남해431)은 찾지 못하고, 다음 봉우리를 지나서는 내려가는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좌우로 길이 보이는 안부를 지나서 만난 큰 바위는 오른쪽으로 돌았는데 김태영씨는 왼쪽으로 난 길을 찾아서 내려왔다. 도로로 내려서기 직전의 묘에서는 오른쪽으로 돌아내려가 평현고개 오른쪽 아래로 내려섰다. 길 건너편에 소망교회 입갑판이 서있다. 오늘도 남해해수참숯가마 로 이동하여 숙식을 해결 한다
제3구간 평현고개~괴음산~송등산~납산~(앵강고개)
(2006년 2월 9일 목요일 맑음)
오늘은 돌아갈 일정 때문에 일찍 시작한다고 한 것이 평현고개에 내리니 7시 40분이다. 돌담이 둘러있는 평평한 봉우리를 지나 문화유씨의 묘를 지나서 올라선 펑퍼짐한 봉우리에서는 오른쪽으로 갔다. 함안조씨의 묘에서 왼쪽으로 돌아 빽빽한 숲을 통과해 내려가 묘들이 많은 대나무 밭을 지나 떡고개에 내려섰다. 오른쪽 시멘트 길은 봉성마을로 가고, 왼쪽은 외금마을로 간다.
경사가 다소 급하지만 지그재그로 부드럽게 올라가는 산길을 따라 능선 갈림길에 올랐다. 오른쪽에 봉성마을로 내려가는 능선길이 보인다. 임도가 끝나는 공터에서 7~8분 올라간 넓은 마당바위에서 잠시 쉬고, 급경사 바윗길을 15분쯤 올라가니 전망대 바위다. 망운산 너머로 하얀 눈이 쌓여 뚜렷이 자태를 드러낸 지리산을 바라보고 10여분 올라가니 괴음산(604.2m) 정상이다.
괴음산에서 송등산으로 가는 길도 최근에 등산로가 새로이 정비된 것 같다. 너덜지대를 내려섰다가 다시 짧은 너덜지대를 올라 상수원보호구역 팻말을 지나고, 눈이 쌓인 바위지대를 조심스럽게 통과해 송등산(617m)에 올랐다. 이정표와 정상석이 서있다. 송등산 오르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귀비산(495.5m)을 거쳐 천황산(395m)으로 산줄기가 이어지고,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가는 산줄기는 응봉산(472.7m)이나 설흘산(482)을 거쳐 가천 다랭이마을로 내려선다.
여수지맥과 그 너머 고흥의 팔영산 등을 짚어보고 납산으로 가다가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내려선 안부에는 용문사쪽 안내표지목이 서있고 조금 올라가면 염불암 안내표지목이 서있다. 커다란 바위인 납산 정상부 아래의 갈림길은 왼쪽으로 돌아서 정상에 오른다.
산이름
호구산은 원래 납산
차를 타고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으로 가다보면 멀리 원숭이가 서있는 것 같은 뾰족한 봉우리의 납산이 보인다. 납산의 ‘납’은 원숭이의 옛말이니 원숭이산이고, 원숭이는 한자로 猿(원)이니 猿山이다. 1530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한자로 쓴 책이므로 '猿山'이라고 기록했다.
납산에 있는 용문사는 1666년에 절 이름이 지어졌고, 일주문의 '虎丘山 龍門寺'(호구산 용문사) 현판은 창암 이삼만(1770~1847)이 썼다고 한다. 이삼만 출생 이전에 쓰여 진 동문선, 점필재집, 택당집, 학봉집, 해사록 등에 ‘중국 육조 시대에 도생법사가 호구산(虎丘山)에 들어가서 돌들을 모아 놓고 문도로 삼은 다음 열반경을 강론하니 돌들이 머리를 끄덕였다’라는 고사를 인용한 구절들이 있다.
미루어보아 납산은 구전되어온 본래 이름이고, 원산은 납산의 한자표기이며, 호구산은 용문사가 일주문을 세우면서 절 이름에 맞춰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 공식명칭은 1961.4.22 고시된 납산으로, 남해사람들이 오래토록 지켜온 정감이 있는 이름인데, 남해군청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
납산(626.7m) 정상에는 새로 축조한 봉수대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원산봉수대는 동으로 금산, 남으로 소흘산 봉수에 응한다’고 기록되어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제목을 원산 봉수대가 아닌 호구산 봉수대로 써놓았다. 바로 앞에 앵강만과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로 알려진 노도, 그리고 그 뒤로 작고 뾰족한 소치도가 바라보인다.
정상에서 내려서서 앞쪽 바위를 왼쪽 석평 가는 길을 따라 돌아 오르면 진양하씨의 묘가 있고, 10여분 나아가 큰 바위봉우리를 내려가게 된다. 정상보다 앵강만이 훨씬 더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위험한 곳은 없지만 눈이 쌓인 급경사여서 조심스럽게 내려가 헬기장에 이르러 넓은 길을 5분쯤 나아가 용문사로 가는 임도를 만나 잠시 쉬어간다.
임도를 지나서도 예상과는 달리 길 상태가 좋아 쉽게 삼각점(남해 437:글자 안보임)이 있는 261.4m봉에 올랐다. 납산의 정상부 암봉과 내려오다 만난 암봉이 형제처럼 보인다. 잘 다듬은 넓은 묘지를 지나 1024지방도로 내려서기 직전에는 길이 사납다. 도로를 건너 올라가는 길은 거의 보이지 않고 봉우리 정상에는 묘가 있어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다.
19번국도 건너편은 주능선을 잘라 앵강휴게소기반조성공사를 하고 있다. 3일간의 남해지맥 산행을 여기서 마치고 남해읍으로 들어가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부산팀은 돌아가고, 김우항씨와 정병훈씨는 다음날 새벽 4시에 5일 예정으로 화원지맥을 종주하겠다고 각자 자기 차를 몰고 해남을 향해 떠나는데 편승하고 가다가 순천역에서 내렸다. 그 후 꼬박 6일이 걸렸다는 소식이 왔다.
지맥을 찾는 사람
' 남해곰' 정병훈씨와 부인 하문자여사
함께 남한의 대간과 정맥. 기맥을 모두 완주하고 지맥을 달리는 부부
정병훈(61)씨는 2000년 3월 부인과 함께 산행을 시작하여 남한의 대간과 정맥 그리고 4개 기맥을 모두 완주하고 영춘,사자,고흥,여수,거제,남해,명지,화악,운문,수도,개동,화원지맥 등을 답사했으며, 그 중 백두대간은 북쪽으로 2회, 남쪽으로 2회 종주했고, 5회째로 추풍령을 지나 올라가고 있다.
123kg의 거구가 산에 다니느라고 86kg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건장한 체구에다 사업은 아들한테 맡기다시피 하고 매년 100여일을 산에서 지내고 있어 '남해곰'이란 별명이 붙었다. 부인 하문자(62) 여사는 화원, 개동 지맥만 빼고 모두 함께 산행했다. 대가집 마님 같은 곱살한 분이 가시덤불 길도 주저 없이 뛰어들고, 며칠씩 산행을 계속해도 조금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힘이 들거나 단조로운 구간에서는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걷는다.
이렇게 그들이 지나간 산길에는 ‘아름다운강산‘ 표지기가 나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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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山 2006년 5월호
남해지맥 산줄기타기 <하> 제4구간 앵강고개-순천바위-금산-금산매표소
제5구간 금산-가마봉-망운산-빗바위
한 달 만의 남해지맥 두 번째 산행은 부산 김철우(63), 김태영씨(61), 춘천 김우항씨(59)와 남해 정병훈(61)씨가 함께했고, 정덕범(61)씨는 개인사정으로 둘째 날에 합류했다. 류재욱씨(61)는 건강문제로 이번 산행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일정이 연기되기를 바랐다면서 아쉬워하며 산행을 마치고 떠나는 우리들을 배웅해주었다.
4구간 앵강고개-순천바위-금산-금산매표소
(2006년 3월 7일 화요일 맑음)
새벽에 버스를 타고 온 부산 팀을 맞아 앵강고개에 내리니 8시 40분이다. 앵강휴게소 기반시설 공사장 뒤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니 신전마을의 공동묘지다. 묘지 왼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다소 급한 경사를 올라 10여분 나아가니 전망대바위가 있다. 바로 아래에 복곡저수지와 금산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바라보이고, 금산 정상은 구름에 덮여 있다.
잠시 쉬고 10여 분 나아가니 또 전망대바위인 404m봉이다. 여기서는 납산과 이동면소재지, 그리고 강진해가 환히 바라보인다. 길이 묵어서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하지만 멋진 바위들이 많은 길을 따라 큰 바위를 오른쪽 아래로 돌아가서 묵은 헬기장에 이르고, 20여분 나아가 왼쪽으로 휘어지는 등산로를 버리고 직진, 바위를 왼쪽 아래로 돌아 518.3봉에 올랐다.
잠시 쉬고 7~8분 나아가니 금산과 삼동면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바위고 여기서부터는 길이 좋아진다. 창선교로 이어지는 능선이 갈리는 곳에서 2~3분가니 산길 왼쪽으로 조금 벗어난 풀숲에 582.1m봉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번호(남해307)는 없고 앞면에 한자로 소삼각점 이라고 새겨져있다.
오른쪽에 개인이 조림했다는 편백나무 숲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보니 동쪽으로 가던 길이 자연스럽게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나가다가 잠시 후 길이 끊기고 앞은 바위벼랑이다. 좌우를 살피다가 왼쪽으로 바위를 바짝 끼고 돌아 내려가니 다시 산길을 만나고 잠시 후 벌목지대에 이른다.
능선이 애매한데다가 베어낸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160도 방향으로 나침반을 맞추고 내려갔다. 10여분 내려서니 벌목지대는 끝나고, 다시 뚜렷한 산길을 만나 삼동면과 이동면을 잇는 임도로 내려섰다. 임도에서 식사를 하고 차단기를 넘어 10여m쯤 올라가 오른쪽으로 난 산길로 들었다. 임도에서 올라가는 길은 뚜렷한데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는 뚜렷하지만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하는 산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니 순천바위가 가까이 보이고, 순천바위 직전에서는 왼쪽 아래로 내산저수지가 바라보인다. 순천바위를 산길 따라 오른쪽으로 오르면 ‘순천바위’ 표지판이 서있고, 이곳부터는 산길이 아주 좋다.
왼쪽으로 내산 산촌체험마을 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내려선 안부에는 묘지가 있다. 15분쯤 완만한 등산로를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왼쪽아래에 통신탑이 서있는 665.6m봉이다. 일등삼각점(남해12)이 있고 국립공원팻말이 서있다. 여기서 지맥 주능선은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금산을 빼놓고 갈 수는 없다.
오른쪽으로 내려가 보리암주차장에서 올라오는 넓은 길을 만나 봉수대가 있는 금산(701m) 정상에 올랐다. 상사바위로 갔다가 되돌아 나오면서 식당에 들러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 잔씩 하고 흔들바위도 흔들어 보면서 쉬엄쉬엄 보리암에 이르렀다.
탑에서는 위치에 따라 나침반 방향이 틀리다면서 실제로 나침반을 옮겨가며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쉬다가 쌍홍문을 거쳐 금산매표소로 내려갔다. 버스를 타고 앵강고개로 되돌아 나와 아침에 세워둔 김우항씨 승합차를 타고 남해해수참숯가마로 가서 돼지고기에 소주 한잔씩하고 수제비국으로 숙식을 해결한다.
제5구간 금산-가마봉-망운산-빗바위
(2006년 3월 8일 수요일 맑음)
오늘은 남해지맥종주를 끝내는 날이다. 일찍부터 서둘러 남해읍으로 나가 김밥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각자 김밥 두 줄씩 넣고 김우항씨 승합차에 올라 보리암 주차장에 내리니 예정시각인 일곱 시가 조금 넘었다. 15분쯤 걸어 주능선인 산불감시초소에 오르니 이른 시각이라서 감시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부터는 국립공원팻말의 화살표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간다. 조그만 돌탑이 있고 112번 국립공원팻말이 있는 능선 갈림길에서는 팻말 방향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 122번 국립공원 팻말이 서있는 능선 갈림길(국립공원경계 지점이다)에서는 오른쪽으로 가는 팻말의 방향을 무시하고 왼쪽으로 간다.
갈림길에서 10여분 내려가면 팔각정인 한려정(閑麗亭)이 서있고, 남해편백 자연휴양림이 있는 봉화리와 천하를 잇는 임도가 휘돌아가고 있다. 나무계단을 올라가서 산길은 이어지고, 다소 급한 경사를 오르니 삼각점이 있다. 지형도에 가마봉 414m로 표기된 곳으로 분기점으로서의 의미는 있으나 독립된 봉우리가 아니고 454m봉의 허리에 불과하다.
남해지맥은 단순히 산의 세력으로만 본다면 여기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대기봉, 무등산을 거쳐 물금산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비록 노량바다에 의해 맥이 끊어지기는 했지만 백두산에서 지리산과 금오산을 거쳐 남해안의 중앙인 하동노량으로 내려선 백두대간의 기를 이어받아 뻗어간 산줄기의 끝은 대양을 향하는 남쪽이 되어야한다고 보고 우리는 미조의 빗바위가 있는 봉우리로 가기로 했다.
잠간 더 오르니 미조리의 집들과 남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가마봉(454m)정상이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 안부에는 왼쪽으로 내려가는 산길이 보이고 곧이어 전망대바위인 403m봉이다. 20여분 조망을 즐기고 내려가려니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날 등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들 틈새로 나뭇가지를 자르며 20여분을 내려서니 바위지대가 끝난다.
여기서 150도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만난 바위는 오른쪽으로 돌아나갔고, 왼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산길이 보이는 안부에서 올라서서 바로 왼쪽으로 꺾어가 바위봉인 141m봉에 올랐다. 물웅덩이 같은 송상지 오른쪽을 겨냥하고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 진양정씨 묘에서 오른쪽으로 나가 진양강씨의 넓은 묘를 지나고 19번국도가 지나가는 초전고개로 내려섰다.
왼쪽 물웅덩이 옆에 주유소가 보인다. 밭 오른쪽의 농로를 따라 가다가 묘지에서 간식을 하며 잠간 쉬고, 계속 농로를 따라 오르니 왼쪽에 송정 공동묘지가 보이고, 밀양박씨 묘까지는 넓은 산길이 이어진다. 겨울철이라 공동묘지처럼 보이는 덤불지대를 지나 십자로 안부를 지나서 나뭇가지를 치면서 바위에 올라서고, 가시덤불 길을 헤치며 207m봉에 올랐다.
계속 가시덤불을 헤치며 안부에 내려서니 오른쪽 송남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망운산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등산로 따라 망운산(286.2m) 정상에 오르니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두미402 2002완전)이 있는데 복구 또는 재설이라고 한 다른 삼각점과 달리 완전이라고 쓰여 있다.
남해에서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한 정덕범씨와 류재욱씨는 지도에는 망운산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망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형도를 보면 남해군 남면의 설흘산 허리에 망산이 표기되어 있다. 망산이라고 표기된 곳은 가마봉처럼 삼각점만 있을 뿐이고 독립된 봉으로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산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의아해 했는데, 이제 답 -미조면의 망산이 남면의 설흘산으로 끌려가 골방에 갇혀있다- 이 보이는 것 같다. 남해읍의 망운산은 높아서 정상이 구름에 덮여있을 때가 많아 산을 본다는 것이 구름만 보이니 望雲(바라볼 망. 구름 운)산이라 하겠지만, 미조의 망(운)산은 구름이 놀기에는 너무 낮아 雲자가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상에서 잠간 내려서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다가 이중 철조망을 만나 왼쪽 철조망사이로 나아가 초병이 서있는 부대 정문 옆에서 철조망을 벗어나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사항마을로 내려섰다. 미조건강원, 평화노래연습장, 미조팻션, 예림식당, 미조다방, 미조방아간 등을 지나고 조선일보 미조지국 앞에서 오른쪽 골목을 따라 올라간다.
소나무들이 서있는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약간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오르니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봉우리 끝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 억새밭을 지나고 안동권씨 묘를 지나 해주오씨시조묘소 비가 서있는 2차선도로로 내려섰다.
컨테이너 박스 왼쪽 끝에서 시작하는 산길을 5분쯤 가다가 왼쪽으로 휘는 산길을 버리고 5분쯤 올라가서 오른쪽에서 오는 산길을 만나고 곧 임도로 내려서서 헬기장 표지가 있는 마지막 봉우리에 올랐다. 동경 128도 3′ 27.61″. 정북으로 백두산 천지의 한 가운데에 이르는 곳이다. 남해군은 면단위 이상인 남해도와 창선도 그리고 노도, 조도, 호도 등 3개의 유인도와 65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앵강만에 있는 노도는 납산에서 보았고, 여기서는 조도가 바로 앞에 보이고 그 뒤로 머리끝만 내민 호도가 보인다.
바로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빗바위에는 배를 타고 와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빗바위는 철망너머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긴 하지만 철망 쪽문이 잠겨있어 가보지 못하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 미조터미널에서 남해읍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 남해지맥은 산세가 수려하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은 일부구간은 맹감(청미래)덩굴과 나뭇가지 등이 진로를 막고 있어 긴 바지와 긴 웃옷을 입어야 하고, 겨울철이 아니라면 전지가위는 필히 지참해야 할 것이다.
종주에 필요한 도엽명
1:25,000 대도, 설천, 서상, 남해, 창선, 미조
1:50,000 남해, 사천, 두미 |
지맥을 찾는 사람
나이를 반으로 접고 사는 김태영씨
산행이 어려운 아내 위해 인라인스게이팅을 함께 즐겨
부산 건건산악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태영(61)씨는 2002년 8월 남한의 대간과 정맥을 모두 완주하고 땅끝. 영산, 진양기맥과 비슬, 화악, 명지, 열왕, 운문지맥 등을 종주했다. 매주의 산악회 행사와 개인 산행을 하면서 무릎에 문제가 생겨 같이 산행을 하지 못하는 부인 박송녀 여
사와 함께 자주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고, 그러다보니 지역 동호회의 회장까지 떠맡았단다.
지난 가을에 부산 유일의 국제규격 인공암벽장이 조성된 후 처음 개설한 등반교실에 나이를 반으로 접고도 동생뻘인 20대 청년들 틈에 끼어 13m 초급과정을 마치고 최근에 15m 중급과정을 수료했다. 워낙 나이 차이가 많아 어르신으로 깍듯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훈련과 실습은 그들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하면서 겸손하고 말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이것만은 자랑이 대단하다.
‘마루금 따라 그대와 함께/ 우리강산 내가 사랑-如榮’ 이런 조그만 흔적을 남기며 열심히 즐기며 지내다보니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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