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올릴때 ‘윽’… 어깨내 뼈·근육간 충돌로 통증 발생
‘어깨 충돌 증후군’. 조금은 생소한 질병이지만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십견이란 단어를 떠올리지만 오십견과는 다른 질병이다.
요즘 손자, 손녀를 돌보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끔씩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일이 많은데 이 질병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이진웅 교수의 도움말로 ‘어깨 충돌 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최근 병원을 찾았다.
의사에게 귀여운 손자, 손녀를 안고 놀아주다 통증을 느꼈다고 했다.
기쁨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어깨가 아파 큰일이라며 걱정했다.
진단 결과 ‘충돌 증후군’이란 소견이 나왔다.
이 교수는 “중년 이후 발생하는 어깨 통증이 충돌 증후군이라는 질병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충돌 증후군이란 견봉하 공간이리고 불리는 어깨 내 공간에서 여러 구조물간에 충돌이 일어나 통증이 발생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사람에게서도 가끔 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이 교수는 “충돌 증후군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세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팔을 어깨 높이 이상 들어서 일을 할 때 통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여자들의 경우에는 찬장에서 무엇인가를 꺼낼 때 아프거나 힘이 들지만 설거지 같이 어깨 높이보다 낮은 일을 할 때는 별로 불편하지 않다고 할 때가 많다”고 증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남자들의 경우 책상에서 일 할 때는 별 불편이 없다가도 망치질을 하거나 천장의 전구를 손볼 때 불편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며 “때에 따라서는 머리를 빗기 힘들다거나 옷 입는 것도 힘들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증세는 얼핏 오십견이라고 오해하기 쉽고, 게다가 오십견은 그냥 두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 받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원인=충돌 증후군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깨관절의 탈구, 어깨 주변 관절의 관절염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깨를 돌릴 수 있게 해주는 근육인 회전근 개 자체의 변성, 견봉이라고 하는 뼈의 아래쪽이 거칠어진 경우, 혹은 견봉의 모양이 변하여 ‘골극’이라고 부르는 뾰족한 뼈가 생겨 회전근 개를 자극하는 것도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어깨 충돌 증후군 상태에서 무리하게 팔을 쓰거나 교통사고 등과 같은 외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회전근 개 파열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수술하지 않고 증세의 호전을 기대하는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며 “먹는 약과 함께 수동적 운동을 통해 관절이 굳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내 국소 주사 요법을 통해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여서 통증을 감소시키고 이와 함께 어깨 운동이 수월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주사요법이 남용될 경우에는 오히려 어깨 회전 근육을 약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흔히 콩팥 결석 치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체외 충격파(초음파)를 충돌증후군으로 인한 통증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이러한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회전근 개 파열등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MRI등의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술적 치료로는 불필요한 뼈(골극)가 자라나와 좁아지고 거칠어진 견봉하 공간을 넓혀서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전근 개의 파열이 동반된 경우에도 파열부위의 크기가 크지 않을 때에는 수술하지 않고 위에서 말한 치료들을 통해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증세가 좋아졌다고 해서 파열된 부위가 저절로 붙은 것은 아니며, 다시 활동을 심하게 할 경우에는 통증이 재발함과 동시에 파열부위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여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예방=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의 긴장상태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김정규 기자>
출처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