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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문학 》2020년 신인 평론당선작
●1).당선작
시성詩聖 한하운의 시詩 《어머니》에 대한 소고
ㅡ'하얀 눈물' 로 귀결歸結하며ㅡ
김형식
본고는 시성詩聖 한하운의 시詩 <어머니>를 주제主題로 정한 다음, 詩聖한하운문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하여, 계간지 《보리피리》를 발표지면으로 삼아 접수된 회원들의 원고를 분석, 평설한 내용이다.
원고 접수는 첫째 참여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둘째 참여자 전원이 현역 시인이며, 셋째 詩聖 한하운의 <어머니>를 시제詩題로 삼아 편집 구성하였기에, 한하운 시인에 대한 경모敬慕의 감성이 여실히 표출되어 있었고,넷째 인류 구원의 상징,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모성 희구 감성이 절절히 드러나 보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참여 시인들의 시는 한결같이 자신의 경우를 연상聯想하면서 눈물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21세기 들어와 한하운 시인은 한국문단에서 공식적으로 시성詩聖 칭호를 부여받았다. 이 과정에서 선배 문인과 문도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는 하나운문학회 회원들의 헌신적인 활동과 노력이 우선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룩하기까지에는 한국문단 전체의 쾌거로 삼아야할 것이다. 아울러 시인 한하운의 문학적 성과와 더불어 한센병 환자의 입장에서 사회적 봉사활동, 구제활동 등 만인의 추앙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기에 '詩聖'으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겠다.
詩聖 한하운 시인은 일찍이 <어머니>라는 시를 남겼다. 필자의 견해로 이 시를 평한다면 한마디로 '하얀눈물'이라 평評 하겠다. 따라서 본고 또한 필자가 '하얀눈물'로 설정한 <어머니>를 주축으로 삼아 천착穿鑿해 나갈 것이다.
어머니
나를 낳으실 때
배가 아파서 울으셨다.
어머니
나를 낳으신 뒤
아들 뒀다고 기뻐하셨다.
어머니
병들어 죽으실 때
날 두고 가신 길을 슬퍼하셨다.
어머니
흙으로 돌아가신
말이 없는 어머니.
ㅡ 한하운 <어머니> 全文
위의 시는 한하운韓何雲 (1919.3.20∼1975.3.2) 시인이 1946년 여름, 어머니가 타계한 직후에 쓴 시로 추정된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인류 공통의 모성 희구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적 언어이다. 그 대상이 더욱이 '문둥이 자식'을 둔 어머니였기에,시인의 감성의 진폭이 더욱 크게 울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어머니>에서 자신의 감성을 직설적으로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표현은 극히 간결하다. 그러나 간결함 속에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그리운 감정을 응축시켜 표현 했다.
어머니에 대한 묘사는 '울으셨다', '기뻐하셨다', '슬퍼하셨다', '말이 없었다''라고 하는, 타율적 감정을 표현하는 시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분명 슬픔을, 감정을 절제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오직 어머니를 회상하며, 어머니라는 대상 자체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머니에 대한 그리운 감정을 무한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시인의 신원이 알려진 상황에서 독자는 나환자 시인과 그의 어머니가 생전에 겪었을 아픔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는데 비단 거기에서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 땅의 많은 어머니에 대한 감정으로 확장 시키게 된다. 이때 응축된 표현과 어머니 라는 시어는 시인의 애끓는 감정을 집약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매 연마다 어머니가 표현 했던 감정과 곧 이은 긴 휴지의 뒤에 연이어서 반복되어 나타나므로써 감정을 증폭시키고 극대화하는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말한다.
"나의 집은 함흥에서도 명문이다.더욱이, 나는 이 집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내가 탄생하는 날은 온 가문이 그야말로 태자 탄생에 못지 않는 기쁨에 넘쳤다고 한다. 그러나 후계자가 나병에 걸렸다.어머니가 내병을 고칠려고 인력人力을 다 하셨다. 아들의 회유回癒를 비원悲願하고자 깊은 산중에서 산기도를 올리며 신심을 다하셨다.결국 이로 인해 쇠약해져 황천길을 떠나셨다."
"어머니의 죽엄을 눈앞에 모셔놓고 그 영결식도 발인도 호곡도 못하고 맏상제인 내가 내 집을 떠나야만 시체가 북망산천을 가게되니, 이 어찌 원통한 일이 아니겠는가.나는 인간됨을 버리고 내 집에서 떠났다. 어머니의 그 큰 위상, 돌아가신 뒤에야 비로소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한번도 자식 된 도리를 못 해본
불효자의 어머니에 대한 애상이 이 시가 되고 어머니의 영혼을 붙잡고 호곡하여 나로서는 우는 것 밖에 없지 않는가" 했다.
영혼을 붙잡고 호곡하며 흐르는 눈물, 필자는 그 어떤 색깔로도 범접할 수 없다 .
"어머님은 땅속에 묻혀 말할 길도 없다. 그리고 이북 땅이라 성묘길도 막혔다.지금 어머님이 살아 계신다면 나는 어느 하늘이라도 찾아 갈 것이다. 고이고이 명복을 빈다."고 했다.
모두가 하얗다.
이 시는 《여원女苑》 (1958년 6월호)에 실린 <어머니의 무지가 너를 불구로 만들었다>에서 남기복南基福씨는 나병시인 한하운을 소개하며
"나는 이시를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아마비 아들을 가진 어머니 ~ 성한 사람의 대열에서 빠져서 그와 같은 심정의 노래를 부를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목이 막혀 버립니다."하고 쓰고 있다.
애타는 심정을 읊은 마지막 연,
"어머니/흙으로 돌아가신/말이 없는 어머니"
는 피눈물 이상의 것 하얀눈물이다.
하여.필자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하얀눈물"이라 감히 쓴다.
접수된 원고 중 이신경 시인의 시 <어머니>를 쫓아 논지를 이어가 보자
어머니
어머니는
눈물 입니다
어머니
그 이름은
그냥 눈물이 아닙니다
하얀 눈물입니다
이신경의 <어머니> 全文
이신경 시인은 '어머니'를 '눈물'이라 했다.
그리고 그 눈물은 그냥 눈물이 아닌 '하얀 눈물'이라고 했다.
시어로 활용한 '하얀눈물'이란 말의 용례用例를 살펴보면,
흔히 우리는 '하얀' 또는 '흰'을 활용할 경우,
'뜬 눈으로 지새운 하얀밤',
'텅 비어 허공과 같은 하얀 마음' 등으로는 표현하곤 했다. 그러나 눈물에 빗대어 '하얀눈물'이라고는 쓰는 경우는 여직 없었다. 그러나 이신경 시인은 '' '하얀눈물'은 눈물보다 더 순수한 눈물"이라는 의미를 뜻하는 시어를 낚아내고 있다.
'하얀'은 본래 태생적으로
태고 적부터 존재 해 온 자연의 순수함을 표현하기에, 질퍽한 오염을 반대편에 위치해서 바라보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흰 또는 하얀'의 위치는 감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신적인 자리가 된다.
소설가 한강은 소설《흰》에서 '하얀 눈물'의 의미를 어떻게 활용,인용하는지 살펴보자.
"세상의 모든 흰 것들 그 안에는 어떤 과거를 떠올리는 기억이 있다. 또 그것들과 더불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있다. 그녀의 실존은 한 존재의 죽음이 있음으로써 가능했다고 믿는다. 자기보다 먼저 태어났던 생명에게 엄마는 이렇게 부르짖는다.
"죽지마, 죽지 마라 제발!"
하얀 배내옷을 입고, 하얀 강보에 싸여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엄마 품에서 죽어간 아이, 달떡 같은 하얀 얼굴의 아이, 엄마는 죽은 아가를 가슴에 품고 모로 누워 그 몸이 점점 싸늘해지는 걸 견뎠다.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흰 것으로부터 추억되는 과거와 흰 것으로부터 생성된 현 존재가 다시 흰 것으로부터 예견되는 소멸과정을
소설가 한강은 하얗게 그려내고 있다.
"세상에 흰 것들은 많고 많지만 어머니 만큼 흰 것이 있으랴.
어떤 것은 하얀 얼룩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얼룩을 지우기도 한다.
어떤 흰 것은 탄생이기도 하고, 소멸이기도 하다. 그 소멸에 대한 애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 차례 파괴되었거나 죽었던 사람이 스스로를 복원하면 새것인 사람이 된다.
어떤 흰 것은 몸에 닿으면 상처의 심연을 건드리기도 한다.
어떤 흰 것은 끈질기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부서지는 자신의 몸을 닮았다.
어떤 흰 것은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마침내 몸이 최후의 결별만을 남겨두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어떤 흰 것은 차마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애절한 그리움을 묻어 놓고 있다.
어떤 하얀 것은 죽음이 그 뒤에서 어른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고 있는 그 흰 것 하얀 눈물."
한강의 소설, <흰>은 그런 흰 것들 하나하나를 통해서 드러나고, 상징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사유와 독백을 일상의 사물 속에서 '희다'라는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다.
소설은 말미에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라고 했다.
본고는 시성詩聖 한하운의 시 <어머니>를 주제로 하여, 작품에 나타난 '어머니'의 의미를 이신경 시인의 시 '어머니'와 소설가 한강의 소설 《흰》에서 드러내는 '하얀눈물'의 의미를 각각 찾아보고 귀결 시켰다.
그리하여 "시는 삶과 죽음의 성찰이다." , "이세상 모든 어머니는 '하얀눈물'로 귀결. 된다" 글을 맺는다.
참고자료>
-.한하운 제2시집 《보리피리》( 1955 인간사)
-.한강의 소설 《흰》 (2016.난다)
-.이신경시집 《물빛꿰매기》 (2020.한누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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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론부분 당선작 (김형식)심사평
2020《한강문학》가을호(22호) 신인등단/ 평설부문 당선작 심사평
=중관학中觀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적 논리論理, 홀오계절笏五季節의 설정=
김형식 시인은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회원인바 《그림자 하늘을 품다》《오계의 대화》《광화문 솟대》《글 그씨앗의 노래》《인두금의 소리》등을 펴낸 중견 시인이다.
1946년생이니,연치도 있고 여러곳에 글을 발표했는데, 특히 《한강문학》통권 제21호에 실린 <김형식 禪詩특집>에는 홍윤기 교수가 김형식 시를 해설한 시 해설(P146)이 함께 실려 있다. 홍윤기 교수는 시 해설집을 3권이나 펴낸 분으로 문학이론에 조예가 깊은 분으로 한일간 고대사 연구에 일가를 이룬 분이기도 하다.
김형식의 평설 원고 '< 한하운의 시 (어머니)에 대한 소고> - 하얀눈물로 귀결歸結하며'는 불교佛敎 중관학中觀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적 논리論理로 홀오계절笏五季節을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작품의 성패 여부를 떠나 어디까지나 詩文學的 실험 작업이다. 중관학中觀學,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논리학이며 話者의 새로운 서정화 작업이다.시인은 깨달음의 눈으로 작품을 전개 했는데, 크게 주목하게 된다고
했다. 2016년 《오계의 대화》2017년《광화문 솟대》2018년 등이 그것이다.
김형식 시인은 일찍히 고흥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보리피리 편집 주간을 맡고 있지만 <한하운 문학회>를 중흥시킨 주역의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와같은 문학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회원들의 작품을 평하기 위한 평론가 데뷔의 길을 뚫었는데, 이에 공감하며, 펑론가 추천한다. 한편,필자의 후견인인 《한강문학》발행인 권녕하의 권유를 받았음을 밝힌다.
심사위원장 평론가 정광수 추천 권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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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선 소감
ㅡ.벽파僻派의 세계를 넘자! 색즉시공色卽是空, 그게 그거다! .ㅡ
김형식
폭염이 여름을 굽고 있습니다.
노릿하게 구워 낸 먹거리가 오는 가을에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강문학》한강이만년 제 21호 (여름호 ,2020)에 선시禪詩 특집 <무릎을 탁 치고 나서야 빈 배인줄 알았네 > 졸고가 게재 된 이후 한강문학 권녕하 회장님으로 부터 시성 한하운의 시를 주제로 하여 평론 한편 써 평가를 받아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있었다.
망설였으나 "나는 한 번도 달걀을 낳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달걀이 상한 것인지 싱싱한 것인지는 가려낼 수 있다. ”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떠올리며 "나는 달걀(시)을 낳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 닭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지 않겠나" 하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詩聖 한하운문학회 회원들의 시를 평설 해 오고 있었으니, 이번 기회에 평론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를 받아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동안 짬짬이 써 놓았던 여러편의 평설을 수정 보완하던 중 《한강문학》에서 詩聖 한하운에 관한 평설을 콕 집어 원한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한강문학》22호(가을호)에詩聖 한하운의 詩 중에서 <어머니>를 주제로 삼은 평론을 제출하게 되었는데 , 제출한 원고는 여타 평설과 단순 비교했을 때 원고 량(매수)이 많이 부족했다. 특히 서론 부분은 《보리피리》에 기 발표된 원고와 중복을 피한다는 방편方便으로 간락한 기술을 '한강문학'이 원했고, 결론부에서도 참고도서의 문구 인용부분이 20여 면 정도 였는데, 하락하기를 원했다. 이 지면에 한강문학의 변을 옮기면 "벽파僻派의 세계를 넘자! 색즉시공色卽是空 즉 그게 그거다!" 였다.
이렇게 제출하게 된 원고를 굳게 추천 해 주신 권녕하 사백님과 졸고를 당선작으로 뽑아 심사평을 해주신 정광수 선생님께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 해서 이끌어 주신 은사님과 선배님에게는 자랑이 되고,동도님에게는 길동무가 되도록 노력 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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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프로필
1946. 5.27일생.전남고흥 도덕면 봉덕리 내봉 273번지 産 재가불자.
법명및 필명 인묵(印默) 무불선학대학원졸
불교문학 시 등단,
한강문학 문학평론 등단
詩聖 한하운문학회 주간
한강문학 편집위원
한국문인협회,국제페크럽회원
매헌윤봉길사업회 지도위원
고흥문학회 (고흥지부 전신)초대회장
한국 청소년 문학대상. 한국 창조문학상 수상
시집:[그림자, 하늘을 품다].[오계의 대화].[광화문 솟대] [글그씨앗의 노래] [인두금人頭琴의 소리]등
주소: 강원 횡성 우천면 정금 서1길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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