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도피와 압살롬의 범죄
[삼하 16장]
[내용개요]
압살롬의 반역으토 인한 다윗의 고난이 본장에서도 계속된다.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피난길에 오르는 동안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의 사환인 시바는 다윗을 속이고 므비보셋을 모략하여 그의 재산을 가로챘다(1-4절). 뿐만 아니라 사울 족속의 하나인 시므이는 다윗과 신하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조롱하며 저주하였다. 이에 대해 분격한 신하들은 그를 죽이고자 하였으나 다윗은 그것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라고 여기며 인내하였다(5-14절). 한편 다윗의 부탁으로 예루살렘에 남은 후새는 거짓으로 압살롬에게 투항하고, 아히도벨은 압살롬에게 다윗의 후궁들과 동침함으로써 권력 장악을 공식화하도록 하였다(15-23절). 이로써 다윗의 고난은 가정에서 권력으로 마침내 인간적인 배신과 모멸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강 해]
전장에 이어 본장에서도 압살롬의 반역에 따른 다윗의 유랑 생활은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다윗의 사기를 꺾는 몇 가지 사건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되었던 다윗에게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악인들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물욕에 눈이 어두운 시바와 다윗을 저주하는 시므이, 그리고 모략가인 아히도벨의 배반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1. 다윗의 실수와 모욕
1) 기회주의자인 시바의 영접
시바는 성품이 간사하고 교활하여 다윗 왕이 유랑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흉계를 꾸밉니다. 그는 각종 먹을 음식과 포도주를 대량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아마도 시바는 압살롬의 반란이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한 듯합니다. 그는 준비한 음식을 나귀에 싣고 감람산 꼭대기에 피신 중인 다윗 일행에게 호의를 베풀고자 찾아갔습니다. 시바의 이 같은 행동은 기회주의자의 전형입니다. 그는 므비보셋이 스스로 안장을 지울 수 없음을 이용하여 주인을 모략하고 그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음모를 꾸몄던 것입니다.
a. 사울의 종이었음(삼하9:2)
b. 처세에 능함(삼하19:17)
2) 다윗의 경솔한 결정
다윗은 먹을 것을 가지고 자기에게 찾아온 시바에게 므비보셋의 거처를 물었습니다. 이에 시바는 자신의 주인 므비보셋이 왕위 찬탈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위증하였습니다. 이에 다윗 왕은 시바의 거짓 증거만을 듣고 결국 므비보셋의 전 재산을 시바에게 줄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다윗의 경솔한 판단과 결정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됩니다. 그것은 아무리 인격과 신앙의 돈독함이 겸비된 자라고 해도 한낱 사환의 속임수에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a. 므비보셋을 모함하는 시바(삼하16:3)
b. 시바에게 므비보셋의 재산을 주는 다윗(삼하16:4)
3) 다윗을 모욕하는 시므이
사울의 친족 중 한 사람인 시므이는 자기 지파와 가문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오랫동안 다윗에 대하여 상당한 분노를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언젠가는 다윗이 몰락하여 비참한 신세가 되기를 원했으며, 마침내 그의 소원대로 다윗이 위기에 처하자 기뻐서 퍼난 가는 다윗에게 마구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다윗을 저주하며 돌을 던졌던 것입니다. 이렇게 시므이가 돌을 던지며 저주의 모욕을 할 때도 다윗은 잠잠히 있었습니다.
a.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왕상2:8)
b. 여호와의 기름부으신 자를 저주함(삼하19:21)
2. 다윗의 훌륭한 인품
1) 아비새의 분노
시므이가 다윗 일행에게 돌을 던지면서 저주하자 분노하고 나선 사람은 아비새였습니다. 아비새는 요압의 동생으로(참조, 삼하 2:18), 다윗의 조카치자 그의 충성스런 신하였습니다. 아비새는 시므이를 죽은 개라고 일컬으며 시므이의 처단을 다윗에게 아룁니다. '죽은 개'란 히브리인들이 가장 보기 싫고 하찮은 인간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던 욕입니다. 아비새가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은 적수였던 사울이 죽은 개처럼 모욕을 당한 사건을 생각한 것입니다(참조, 삼상31:10)
a. 죽어야 마땅한 죄(삼하19:21)
b. 아브넬이 이스보셋의 말을 분히 여김(삼하3:8)
2)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다윗
아비새가 시므이 처단을 청원하자 다윗은 '내가 너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말은 아비새의 제의를 일축해 버리는 것으로, 나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본질적으로 같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다윗은 아비새의 청원을 묵살하고 시므이의 저주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곧 시므이의 저주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저주하라고 하신 것이며,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로 알았던 것입니다. 시므이의 독설은 인간적으로 들으면 참기 어려운 말이었으나 인간의 조소까지 하나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통해 다윗의 굳은 신앙을 알 수 있습니다.
a. 죽이지 못하게 함(삼하19:22)
b. 시련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약1:2-3)
3) 선으로 갚아 주실 것을 믿음
다윗은 시므이의 저주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자신의 억울하고 서러운 심정을 하나님께서 아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이 것은 자기에게 닥쳐진 수욕을 묵묵히 감내하다 보면 자신의 죄과도 사해 주실 것이 라는 믿음입니다. 시므이는 다윗 왕이 아랑곳하지 않자 계속 쫓아와 다윗 일행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티끌을 날립니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므이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 다윗의 모습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a. 땅 끝까지 감찰하시는 하나님(욥28:24)
b.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전8:12)
3. 악인의 계교를 따르는 압살롬
1) 거짓 충성을 다짐하는 후새
후새는 다윗을 쫓아가다가 다윗의 부탁으로 왕궁으로 돌아와 압살롬의 행동을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압살롬이 자기의 의중을 파악지 못하도록 철저히 자신을 감춰야 했습니다. 압살롬은 왕궁으로 입성하면서 자기에게 축하하는 무리 중에 후새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는 다윗을 배반할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압살롬은 다윗의 친구인 후새가 자기를 환영하므로 일단 의심을 품고 그의 진의를 캐내려고 조롱 섞인 말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나를 섬기고자 하는 것은 네 친구 다윗을 배반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후새는 자신에 대한 압살롬의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압살롬의 정권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후새는 압살롬을 완전히 속이는 데 성공했던 것입니다.
a. 후새가 들어간 뒤에 입성함(삼하15:37)
b.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사랑(요15:13)
2) 사악한 모략을 내는 아히도벨
예루살렘에 입성한 압살롬은 모사 아히도벨에게 모략을 가르쳐 줄 것을 명합니다. 압살롬이 모략을 베풀라고 한 것은 탈취한 왕권을 어떻게 하면 계속하여 유지할 수 있는자 하는 것입너다. 아히도벨을 통하여 나온 모략은 압살롬이 다윗의 후궁들과 더불어 동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략은 이미 나단 선지자에 의해 예언되었습니다(참조, 삼하12:11). 이러한 모략의 목적은 다윗의 폐위를 확실히 하고 압살롬의 왕권을 굳히기 위함과, 다윗을 배반하고 압살롬을 지지하는 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a. 간사한 사람의 마음(렘17:9)
b. 승리를 얻기 위한 모략(잠24:6)
3) 후궁들을 범하는 압살롬
아히도벨의 간악한 모략대로 사람들은 왕궁 지붕에 장막을 칩니다. 은 장막을 쳐 놓은 지붕에 올라와 이스라엘 무리가 보는 앞에서 다윗 범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질러진 압살롬의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즉 어미의 하체나 계모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대적한 것입니다(참조, 레18:16-18).
a. 하나님께서 금하신 일(레18:8)
b. 음행을 멀리해야 할 성도(고전6:18)
결론
우리는 본장에서 회개와 순종의 사람인 다윗 왕이 악인들로부터 혹독한 저주와 욕을 당하는 비극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다윗 왕이 당하는 고통을 통해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고통의 징계를 내리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고통을 통해 지난날 다윗이 행한 범죄의 결과가 얼마나 혹독한 것인가를 다윗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고통이 임할 때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바로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단어해설]
2절. 곤비한 자. 힘이 하나도 나아 있지 않아서 지쳐 있는 사람.
7절. 비루한 자. 폭력적이고 사악한 사람. 특히 하나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여 하나님의 분노를 사는 사람.
8절. 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 생명으로 간주되었으므로 음식을 피째 먹거나 쓸데없이 피를 흘리면 저주를 받았음. 속죄제를 드릴 때도 피는 버리지 않고 제단 주위에 뿌렸음. 자칠. 잘하든 못하든간에 스스로 그렇게 만듦.
9절. 아비새. 요압의 동생이자 다윗의 조카, 죽은 개. 히브리인들이 가장 멸시하던 동물. 보기 싫고 하찮은 인간, 또는 이방 신전에서 매음을 하는 남창을 가리킬 때 사용.
12절. 원통함. 억울하고 서러운 일을 당하여 눈물을 흘리는 모습. 감찰. 어떤 일을 자세히 살피는 것.
13절. 티끌. 원래는 '먼지'를 뜻하나 비유적으로 무가치하고 쓸모 없는 것을 나타냄. 따라서 머리 위에 재를 쓰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임.
22절. 지붕. 팔레스타인의 가옥 구조상 가장 시원한 장소이며 보통 회의실, 휴게실 등으로 사용됨.
[신학주제]
후궁과 동침한 압살롬. 도성 예루살렘을 점령한 압살롬은 모사인 아히도벨의 권유로 다윗의 후궁들과 동침을 하였다. 이는 고대 근동의 일반적인 관습으로 정복자가 피정복자의 아내와 동침함으로 정복자로서의 권위를 나타내고 권력 장악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압살롬의 이런 행위는 이스라엘 내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후궁들은 다른 사람이 아닌 아버지의 후궁이었다. 따라서 압살롬은 근친 상간의 죄를 범한 것이다. 또한 백주에 백성들이 보는 데서 동침함으로써 성적 도덕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미 압살롬의 행위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다윗에게는 자신이 지은 범죄의 결과로 하나님이 내리신 예언이 그대로 성취된 것이다(참조, 삼하12:11). 이처럼 하나님 의 말씀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현됨을 본장은 보여 준다.
[영적교훈]
므비보셋의 사환 시바는 혼란의 와중을 틈타 주인의 재산을 가로채고, 시므이는 쫓기는 다윗을 조롱하였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남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들의 말로가 결국 멸망이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런 비열한 자들을 용서치 않으심을 교훈해 준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오히려 타인의 고난을 함께 슬퍼하고 격려하여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제서 우리의 고난에 함께 하시고 이기게 하실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