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제대 후에 제일 먼저 부탁한 것이 안경도 렌즈도 불편하니 눈 수술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편히 공부하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해 줄 밖에요.
하지만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같이 확인하고 하자고 약속을 했죠.
집 사람이 다니던 안과에 함께 갔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가 끝난 후에 아들과 집 사람 그리고 저 해서 3인이 카운슬러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라식이 뭔지 라섹이 뭔지 렌즈 삽입술이 뭔지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저로서는 라섹이 적당하다고 판단이 되었는데 아들 녀석은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이유로 렌즈삽입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집 사람도 렌즈 삽입술을 원하고...
그런데 좀 찝찝합니다.
수술 후 빛이 산란되어 보인다든지 안구건조증이 심해진다든지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인데 이게 몇 % 정도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더군요.
확률이 1%라도 본인이 해당되면 100%이므로 설명을 다 한다고만 하는데, 마음이 흔쾌하지가 않습니다.
불편을 덜자고 자칫 눈이 망가질까 불안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부분은 의사랑 이야기 하라 해서 의사를 만납니다.
의사 선생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지?
운전을 하는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
같은 질문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바로 일정을 잡는 식으로 진행되기에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나중에 운동도 해야 하고 운전도 해야 합니다. 비용이나 기간에 대한 고려 없이 장기적으로 눈 건강에 좋은 제일 적합한 방법을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그런데 그 결정은 본인들이 하는 거랍니다.
본인들 상황에 맞게 하는 거라고...
대답이 흔쾌하지 않고 말을 달리 돌려 버립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더 진행되다가 제가 위의 질문을 다시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라섹은 각막을 깎아내는 것이니 렌즈 삽입이 더 낫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당황한 듯, 불편한 듯, 흔들리는 듯한 표정과 화난 듯 뱉은 답변을 들으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렌즈가 삽입이 되면 내 몸에 내 몸이 아닌 이물질이 들어간 것과 같은데...
혈행이나 체액의 순환에 장기적으로 좋을 턱이 없을 텐데..
아까 컨설턴트에게 들은 내용과도 좀 다른 제안..
분명히 라식은 안되고 라섹은 가능하며 렌즈삽입은 경계점이어서 가능할지는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라 했는데.. 이렇게 쉽게 렌즈삽입술을 권하네?
아무래도 맘이 흔쾌하지가 않아서 최종 결정은 좀 더 고민 후에 하겠다고 하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컨설턴트는 우리 집사람이 추천해 준 걸로 해서 할인된 수술 금액을 제시했고 일정을 진행해 버립니다. 맘 급한 아들 녀석은 그 다음날 수술을 위한 추가 검사 일정을 잡았고요.
아직 판단이 안 선다고 좀 더 확인하자고 이야기를 해도 제 엄마와 한 편이 되어 말을 잘 듣지를 않습니다.
그전에 아는 후배가 눈 수술한 것이 잘못되어 안과에 갔다가 선생님한테 왜 이런 수술을 받았냐고 혼났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후배에게 전화를 해서 안과를 소개받았습니다.
아들한테 이 병원의 선생님은 눈 수술을 반대하시는 분인데 그런 분이 왜 반대하시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고 최종 결정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다음 날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진료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왔느냐 물으시기에 후배한테 선생님이 라식 같은 수술을 좋지 않게 보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좀 받고 싶어 왔습니다 하고 아들 녀석이 수술을 원하는데 받을 만 한 건지 또 굳이 수술을 받는다면 어떤 수술이 적당한 건지 여쭤보고 싶어 왔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투박한 경상도 말투로 강하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젊은 친구가 왜 그런 수술을 받으려고 해? 안경이나 렌즈 끼면 되지. 그거 엄청나게 터프한 수술이야.." 하시면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이거 의료보험이 안되는 것은 알지?
왜 안된다고 생각해?
꼭 필요한 것 같으면 의료 보험에 다 적용이 되는데 의료 보험 안 해준다는 것은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거다.
생각해 보라
렌즈를 눈에 심으면 빛에 따라 홍채가 계속 열리고 닫히고 하는데 그러면 홍채와 렌즈 사이에 계속 마찰이 일어나지 않겠느냐?
지금은 젊어서 모르지만 네 아버지 나이쯤 되면 100% 백내장 온다.
그런 병원들 5년쯤 후에 AS 받으러 가봐라.
병원이 없어지거나 원장이 바뀌어 있다.
왜 그런지 아느냐?
부작용이 나타나면 해결해 줄 방법이 없어서 그런 거다.
눈은 한 번 건드리면 절대로 원래대로 회복을 못 시킨다.
아주 좋지 않다.
어떤 해결법도 없을 경우에 한정해서만 수술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 나이 들면 하기 싫어도 해야 될 수도 있다.
그걸 왜 미리 하냐.
그런 병원들 가면 거기 직원들이 얼마나 많더냐?
그거 유지하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냐?
다 돈으로 보는 거다. 등등..
그리고 굳이 하려거든 라섹을 하라고 이야기해 주십니다.
결코 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한다면 그게 좀 더 낫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아들 녀석은 소프트 렌즈를 하기로 하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수술을 위한 검사는 취소를 했고요.
렌즈로 버티는 데까지 최대한 버텨보고 정 안되면 그때 라섹을 하겠다기에 저도 그 부분에는 동의를 했습니다.
앞에 의사 선생이 하신 말씀을 듣고 보니 집 사람이 경험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강남의 안과를 추천받아 렌즈삽입 수술을 받았는데 나중에 눈에 백내장이 와서 그 안과를 찾아갔는데 병원 주인이 바뀌었고 차트도 없어서 자기들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40대 나이인데 이렇게 일찍 백내장이 생긴 이유가 렌즈 삽입의 영향이었던 겁니다.
결국 집 가까운 곳에서 오래되고 시설이 큰 안과를 소개받아 가서 렌즈를 제거하고 백내장 렌즈를 다시 삽입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렌즈 삽입은 쉬워도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꼭 시술한 병원으로 보낸다는데 이미 없어진 상황이라 어렵게 부탁을 해가며 수술을 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집 사람이 집 근처 안과를 무척 신뢰했었는데 그런 수술과 관련한 부분은 역시 장삿속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렌즈 삽입술은 수술비가 600만 원 정도로 라섹 수술 수술비 150만 원 보다 4배 정도 비용이 큽니다.
라섹은 각막을 깎기에 렌즈삽입이 더 낳다고 추천한 의사가 괘씸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처음 시술받았던 병원이 망해서 병원 소유자가 바뀐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의도적인 회피 수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이라도 다 맹신하면 안된다고 중요한 의사를 결정할 때는 결코 서둘지 말고 꼭 반대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제게도 아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검색도 많이 해봤지만 온통 상업적인 광고 글로 도배가 되어 있어 정작 필요한 정보는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의료마저 상업화되어 버려 이미 집 사람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마저 피해자로 만들 뻔한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기만 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되는 분들이 계시면 꼭 좋은 참고가 되시라고 경험담을 올립니다.
첫댓글 저도 렌즈삽입 추천받고 고려중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네. 정말 신중히 판단하셔야 합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세놈다 안경을 씁니다. 꼭 참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우지간 몸에 손대는 것 별로 안좋다고 믿는 제 성향과도 일치하기에요.^^
아내가 막내(셋째) 낳아준 조건으로다가 정관수술하라고 해서 막내 볼라고 몸에 손대고 지금까정 후회하고 있습니다.흑흑흑
정관 수술이야 잘 하신걸텐데요. 아니다 놔두었으면 좀 더 애국하셨을라나? ㅎㅎㅎ
여하튼 눈 수술은 절대로 신중해야 합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정보 고맙습니다. 만 25세 부터 피부나 각막의 노화가 시작 된답니다.
그래서 라식을 하더라도 만 25세 이후를 권한답니다.
아 나이도 고려 대상에 있었군요. 저도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안과의사께서는 보통 65세까지 시력의 퇴행이 진행되므로 가능한 한 그 나이까지는 안경이나 렌즈로 버티는 게 좋고 수술은 그 이후에 고려해보라 하셨습니다. 그 분은 옛날에는 환자들에게 라식 라섹 수술을 해주셨는데 요즘에는 백내장 외에는 아예 라식 라섹 수술을 해주지 않으십니다.
65세쯤이 마지노선이군요. 그분은 나중에 부작용 사례를 확인하시고 중단하신 모양이군요. 그래도 좋은 의사분이시네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안과의사가 강의한 동영상입니다. 원래는 1시간 10분짜리인데...25분짜리로 올라온게 있네요...라식이든 라섹이든 아니면 렌즈삽입이든... 피부의 한 형태인 각막에 하는 수술이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공유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BtKjP9GkfM 링크가 깨져 있으면 복사해서 주소창에...
PLAY
아주 유용한 강의네요. 감사 드립니다.^^
강의 내용을 보니 정말 분노가 치밉니다.
눈에 정말 좋지 않은 시술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네. 감사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눈에 관련된 정말 중요한 정보입니다..감사합니다..^^
네. 소소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