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후원자의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고마운 사람이라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하객을 맞이하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그 와중에도 나를 챙겼습니다.
그 마음이 또 고마웠습니다.
어디서 대접받는 게 익숙지 않습니다.
시선이 집중되는 걸 못 참겠습니다.
내가 뭐라고 박수갈채를 받습니까?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걸요.
그러나 이런 사람을 사랑해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떤 단체든 회장이 바뀌면 그동안 후원해왔던 봉사처는 끊어지는 게 당연한 순리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열심히 도와주는 후원단체나 후원기업이 있으면
속으로 “언젠간 이별하겠구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안 그러면 괴로워서 못 견딥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를 도와주는 대부분의 단체는 몇 년이 흘러도, 회장이 바뀌어도 계속 사랑을 주는 게 아닙니까?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무한한 사랑을 쏟아붓습니다.
무엇으로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한 개인 때문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감동하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우리 평생가요.
목사님, 우리 그냥 가는 데까지 가봅시다.
목사님, 이제 만나무료급식소는 우리와 한 공동체가 됐어요.”
이렇게 말해주는 단체, 교회, 기업이 존재합니다.
“목사님, 내 성격이 아무도 모르게 잠수타는 거에요. 어느 날 갑자기 저와 연락 끊어지면 그땐 찾지마세요.”
이렇게 말해 놓고선 5년째 전폭적인 후원을 하는 후원자도 있고,
“목사님, 여기는 다른 곳과 달라요. 이곳 급식소는 막 퍼주고 싶어요. 여기만 오면 힐링받고 가요. 신나고 재밌고 즐거워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에겐 이들 모두가 과분한 사람들입니다.
그저 감사뿐이고 은혜뿐입니다.
후원자,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있어 오늘도 행복했습니다.
--
사람이란 앉았다 일어난 곳이 깨끗해야함을 익히 배웠습니다.
이전하기 전 급식장소를 청소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