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현실의 반목과 갈등을 판타지가 품다
황선애의 장편동화『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김 문 홍
상상과 공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동화작가 황선애는 2014년에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뒤이어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해 작가로서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 올해에는 부산문화재단창작기금과 아르코문학상창작기금을 연거푸 받는 영예를 누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황선에의 첫 책인 『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 (고래책빵, 79쪽, 2020.9, 11,000원)은 일종의 판타지동화이다. 이렇게 ‘일종의’라고 한정적인 수사를 하는 까닭은, 이 작품이 판타지동화의 본질과 속성에 딱 들어맞기보다는 그것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물론 동화를 쓰는 작가들까지도 ‘의인동화’를 판타지동화(공상동화)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둘은 상상과 공상이라는 측면에서 근원적인 차이를 보인다.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 ‘상상’이고, 현실적이 아니거나 실현될 거망이 없는 것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이 ‘공상’이다. 또한 의인동화가 과학적인 리얼리티가 지켜지는 것이라면, 판타지동화는 그러한 리얼리티가 아예 무너진다는 것이다. 의인동화에서의 돌멩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면, 판타지동화 속의 돌멩이는 스스로 움직이거나 하늘을 날 수도 있는 반면 심지어는 새끼까지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판타지동화는 처음부터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끝까지 공상적 서사를 엮어나가는 경우도 있고, 황선애의 이 작품처럼 현실과 초현실이 부분적으로 섞이는 경우도 있다. 공간적인 배경 역시 시종일관 초현실적 공간 속에서 서사가 전개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현실적 일상과 공상적 비일상을 넘나드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황선애의 『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에 일종의 판타지동화라는 명칭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아동문학의 순기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재미와 교훈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요즈음 유행하는 기획동화가 상품성을 위해 대미를 좇는 경우가 많다면, 이 작품은 독자 스스로 재미 속에서 교훈을 깨달을 수 있게 서사를 전개시키고 있다. 그래서 가독성이 아주 높아, 끝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처럼 단숨에 독자를 이야기의 세계 속으로 유인하는 흡인력이 있다. 작품의 주제 역시 작품의 전면에 튀어나오지 않은 채 서사적 재미 속에 감추어,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발로 독자의 정신 속에 안착하게 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 왕공우와 왕공유가 서로 티격태격 갈등하고 싸우는 행동과 주고받는 대화 역시 ‘지금 이곳’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특성에 접근하고 있는 공감대가 크다. 또한 문장의 템포 역시 음악적 리듬에 힙 입어 유연하게 읽히고, 서술종결어미도 ‘〜요’체를 활용하고 있어, 독자들이 그들 두 형제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친근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재미라고 하는 가독성이 음악적 리듬이라는 형식에 실려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동산’으로, 그 세계 속의 여러 가지 방이 나름대로의 판타지적 초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콩콩월드’라는 놀이동산이 판타지적 세계의 공상을 이룩하고 있다. 독자인 아이들은 두 형제와 이러한 놀이동산의 각 방을 여행하면서 심리적 불안과 감각적 재미를 동시에 경험한다. 아울러 그 세계를 거치는 동안 자아를 깨닫고 완성해 간다. 어쩌면 이 작품은 하나의 성장동화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초현실의 문을 여는 키워드로서의 장치
이 작품은 쌍둥이 형제의 동생인 1인칭 시점으로, 쌍둥이 형제 중 동생인 ‘왕공찬’이 화자 역할을 하며 서사를 진행시키 나간다. 형인 ‘왕공유’는 여성적인 얌전한 성격으로 공부도 잘해 엄마의 총애를 받고 있지만, 동생인 ‘나’는 늘 말썽을 피우고 공부도 잘 못해 엄마의 핍박을 받고 있다. 여는 작품이면 왕공유가 주동세력 속의 ‘주인물’로 사건 전개의 추동력이 되고 있지만, 이 작품은 반동세력 속의 ‘적대자’인 왕공찬이 사건 전개의 추동력이 되고 있다. 엄마와 왕공유가 주동세력이라면 왕공찬은 반대세력인 셈이다. 동생인 왕공찬의 편을 들고 있는 아빠는 일종의 ‘중재자’이다.
판타지동화에서는 현실에서 초현실의 세계로, 혹은 초현실에서 현실로의 이동이 필연적인 당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작위적이라는 지적을 받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일상의 세계에서 초현실의 비일상적 세계로 넘어가는 장치로서의 키워드는 노래와 쪽지라는 장치를 이용하고 있는데 아주 자연스럽다.
①
도마뱀처럼 엎드려 앞으로 솨삭, 뒤로 솨삭
홍학처럼 목을 빼고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코끼리 코 세 번 돌고 왼쪽 비틀, 오른쪽 비틀
마지막으로 제자리에 서서 두 손 짝, 두 발 콩
짝짝 콩콩, 짝짝짝 콩콩... (28쪽)
②
콩콩, 여기는 콩콩월드, 오!
콩콩콩, 저기는 콩콩콩월드, 예!
콩콩, 콩콩
콩콩콩, 콩콩콩
이곳과 저곳은 글자 한 자 차이.
이곳과 저곳은 글자 한 자 차이.
오〜예! (48쪽)
③
이곳은 미로성, 미로성
나갈 곳은 없다네, 없다네.
불쑥 들어온 나쁜 마음을 잡아서, 잡아서
미로 속에 꽁꽁 가두지, 가두지.
헤매고, 헤매고
지치고, 지치고
지치고 지치고
헤매고, 헤매고.
나갈 곳은 없다네, 없다네. (52쪽)
④
도마뱀처럼 엎드려 앞으로 솨삭, 뒤로 솨삭
홍학처럼 목을 빼고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코끼리 코 세 번 돌고 왼쪽 비틀, 오른쪽 비틀
마지막으로 제자리에 서서 두 손 짝, 두 발 콩
짝짝, 콩콩, 짝짝짝 콩콩콩 뛰어라 (70쪽, 고딕체는 필자)
위 인용문 중 ①과 ④는 일상의 현실적 세계에서 판타지 세계인 비일상적 초현실의 세계로(인용문 ①), 또는 판타지적 세계에서 현실적 세계로(인용문 ④)로 들어가고 나가는 주문으로 아주 종요한 구실을 한하는 극적 장치이다. 인용문 ④ 노래의 마지막 구절에서 ‘고딕체’ 부분은 인용문 ①과는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인용문 ①이 ‘짝짝짝 콩콩’이라면 인용문 ④은 ‘콩콩콩’으로 ‘콩’ 한 글자가 더 첨가되어 있다. 이 ‘콩’은 왕공찬이 먹어 버린 콩 하나로, 이것 때문에 초현실의 판타지 세계에서 일상의 현실로 돌아오는데 장애를 겪게 된 것이다.
나머지 ②와 ③의 인용문은 판타지세계를 상징하는 놀이동선의 ‘거울미로’ 방으로 안내하는 노래이고, 인용문 ③은 역시 ‘거울 미로’의 모험에서 다른 놀이 부분으로 옮기는 것으로 고릴라가 노래처럼 부르는 주문이다. 고릴라의 이러한 노래의 주문으로 인해, 두 형제는 통과제의에서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게 된다. 이 부분이 작품의 클라이막스로 독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이러한 거울 미로 방에서 위기와 불안, 그리고 공포를 경험하면서 두 형제는 일상 속에서의 반목과 갈등의 관계성을 벗어버리고 형제로서의 연대와 공감을 확보하면서 서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의 ‘오잉, 왕사탕’과 제2장인 ‘콩콩 뛰어라’, 그리고 마지막 6장인 ‘크리스마스 선물이 콩콩’은 두 형제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일상적 공간이다. 비일상적 초현실의 판타지적 공간은 놀이동산의 바깥과 안으로 구분된다. 놀이동산의 바깥 공간에서도 판타지적 세계가 펼쳐지지만, 본격적인 판타지의 세계가 열리는 부분인 ‘거울 미로’ 은 ④의 ⑤의 두 개의 장에서만 이루어진다. ⑥장은 이들 두 형제가 어떻게 판타지의 공간으로 진입하게 되었는가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다. ④와 ⑤의 두 개의 장은 놀이동산의 ‘거울 미로’ 방에서만 이루어지는 장으로서 구성되어 있다. 앞에서 이 작품을 ‘일종의’라고 제한적 수식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이 작품은 판타지동화가 맞긴 하지만 시종일관 판타지 세계에서 서사가 펼쳐지지 않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모두 여섯 장 중에서 제1장과 제6장만 일상적 공간으로, 아마지 네 개의 장은 모두 판타지적 세계로 구성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이들 두 형제의 모험이 놀이동산의 ‘거울 미로’ 방으로만 제한하지 말고 여러 개의 방을 거치는 과정으로 서사가 구성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3, 4백매의 분량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통과제의를 통해 친화적 세계를 품다
놀이동산 바깥에서의 놀이 과정과 내부인 유리성 안의 ‘거울 미로’ 방에서의 모험이라는 통과제의를 통해서, 평소에 반복과 갈등으로 티격태격하던 두 형제는 비로소 가족으로서의 친화적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두 부분으로 분할해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하나는 현실적 일상 공간에서의 반목과 갈등, 다른 하나는 판타지적 공간의 모험을 통한 가족의 친화적 세계 회복이라는 주제의식을 녹여내고 있다. 놀이세계의 모험적 공간 안에서의 통과제의를 통해 두 형제가 스스로 자아를 성찰하고 친화적 세계를 확보하고 있다. 즉, 독자 역시 그들 두 형제의 놀이 속 모험이라는 간접 체험을 통해 스스로 주제의식을 내면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처럼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주제를 터득하게 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이다. 이러한 작가의 배려가 곧 독창적이고 기발한 서사 전략을 낳게 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①
“오호, 공찬아!”
갑자기 왕공유가 나를 불렀어요. 왕공유 몸이 저만치 올라가 있어요.
“이 그네 저절로 움직인다!”
“진짜?”
나는 발을 살짝 뻗어봤어요. 그네가 저절로 씨웅 날아올라요. 다리를 앞으로 쑤욱 내밀어 봤어요. 더 높이 올라갔어요. 와공유가 ‘야호’ 하고 소리를 내질렀어요. 나도 온 힘을 다해 야호를 외쳤어요.
그때. 저 멀리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성이 보였어요. (45쪽)
②
“아! 뭔가 알 것 같아. 착한 마음을 가지면 거울이 사라지고, 다투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거울이 생기는 거야. 나쁜 마음으로 미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거고.”
“맞아. 그거야! 한 번 해볼까? 왕공유, 아까 형제 안 한다는 말 취소!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야. 사과할게.”
거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좋았어!”
나는 얼른 소리 나는 쪽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그럼 나도. 공찬아. 미로 책 가져가서 정말 미안해.”
또다시 거울이 부서졌어요. (68쪽)
③
“미로 찾기 책 내놔. 한 번만 더 이런 짓 하면 가만 안 둬.”
왕공유는 풀죽은 얼굴로 책상 위에 세워져 있는 우꺼운 수학 문제집을 빼냈어요. 모서리를 잡고 탈탈 털자 『내일도 미로왕』 책이 툭 떨어졌어요. 문제집 속에 들어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제도 못했어요.
책을 건네면서 왕공유가 내 눈을 지그시 바라봤어요. 아아, 이 눈빛 알 거 같아요. 내 밥 다 먹고 나서, 왕공유 밥그릇을 쳐다볼 때 내 눈빛이 아마 이럴 거예요.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모른 척하기가 힘들었어요.
“좋아. 문제집 다 풀고 나서 다시 한 번씩 해 봐.”
왕공유가 헤벌레 웃더니 내게 물었어요. (76쪽)
위 인용문 ①은 놀이공원에서 두 형제가 마법의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형인 왕공유가 그네가 저절로 움직인다고 말하자, 동생인 왕공찬이 이를 확인하듯 다리를 뻗자 그네가 더 높이 올라가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두 형제가 탄 그네가 함께 높이 올라가는 것은 이들이 그동안의 반목과 갈등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서로 소통하며 마음이 맞아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대목이다. 그러다가 둘은 저 멀리 유리성이 빛나는 것을 확인한다. 이 장면은 놀이공원의 바깥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두 형제가 서로 소통이 되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는데, 유리성의 ‘미로 거울’ 방의 모험을 통해 둘의 진정한 마음을 확인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
인용문 ②는 놀이동산의 유리성 안 ‘미로 거울’ 방에서 두 형제가 고릴라의 조작에 의해 시험을 당하는 장면이다. 고릴라의 마법의 주문은 조금 특이하다. 두 형제가 지난번처럼 서로 반목과 갈등을 계속하여 나쁜 마음이 지속되면 거울이 생겨 두 사람이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서로 소통되어 지난번의 갈등의 해소되면 거울이 부서져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두 형제의 나쁜 마음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둘은 서로가 지난번의 행동을 사과하며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되자 거울은 산산히 부서져 위기를 탈출하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미로 거울’의 게임이라는 통과제의를 통해 두 형제가 서로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고 있다. 고릴라의 두 사람에 대한 철석같은 믿음이 거울처럼 산산이 부서져 내린 것이다.
인용문 ③은 두 형제가 ‘미로 거울’ 방을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온 장면이다. 비현실적인 판타지 공간에서 현실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복귀한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그들이 판타지 공간으로 들어간 것과, 다시 현실의 일상적 공간으로 복귀하게 된 비밀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러한 마법의 비밀을 작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며 작품을 끝내고 있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만의 상상적 추론을 통해 그 비밀을 밝히려 할 것이다. 어떤 이는 이 둘이 실제로 판타지 공간을 다녀온 것으로 생각할 수도, 어떤 이는 두 형제가 왕공찬의 돌려받은 『내일도 미로왕』이라는 개임 놀이를 통해 그들 스스로가 그 판타지 공간으로 빨려들어 갔을 것이라고, 또 어떤 이는 산타클로스의 마법에 걸린 것이라고 제각각 상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 두 형제가 이전의ㅏ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진정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친화성을 회복한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어린이 독자들은 직관적으로 사고하고 사물을 판단하기 때문에, 그 둘이 실제로 판타지 공간을 갔다온 것으로 판단할지 모른다. 또 어떤 어린이들은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느냐고 핀잔을 할지 모른다. 작품만 재미있고 두 형제 사이가 좋아진 해피엔딩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따질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원래 판타지라는 것이 비논리적이기 때문이다.
판타지동화에 대한 사랑을 품다
동화작가 황선애의 첫 작품인 『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은 판타지동화에 대한 사랑의 예비적 행동일지 모른다.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다음해에 출간할 작품 역시 판타지동화라고 한다. 미래세계를 무대로 한 본격적인 판타지 동화라고 한다. 그러니까 S.F 판타지 동화이다. 분량 역시 얄팍한 중편 분량이 아니라 3,4백 매의 본격적인 동화이고, 재미를 살리고는 있지만 그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작품인지 자못 그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작품은 본격적인 판타지 동화에서 조금 비켜 선 상태이지만 재미와 교훈이라는 아동문학의 기능에 충실하고 있다. 문장이 마치 구어체의 말을 듣는 듯 막힘이 없이 유연하며 음악적 리듬으로 일관되어 있다. 또한 대화 글이나 서술 역시 마치 독자에게 속삭이듯 친근감이 있다. 간혹 서술문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소리시늉말(의성어)이나 짓시늉말(의태어), 그리고 요즈음 아이들이 자주 쓰는 익살적인 표현이 문체의 리듬과 템포의 속도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판타지라는 초현실적 공간과 일상적 공간으로의 이동에서, 아주 독창적이고 기발한 극적 장치를 무리 없이 활용하여 그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아동소설이나 생활동화(사실동화)는 지금까지 모든 작가들이 써먹을 대로 써먹어 이제 소진 상태에 있다. 이제 한국 동화문학의 할로는 판타지동화(공상동화)의 개척과 창작에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소재나 주제를 설정하기가 쉽고 편하기 때문에 생활동화나 아동소설을 즐겨 창작하는 경향이 있을지 모른다. 판타지 동화는 작가의 자유분방하고 끊임없는 상상력의 연금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가들이 창작을 꺼린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동화작가 황선애의 첫 작품 『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의 출간은 자신의 창작 여정에서 판타지 동화가 중요한 위치를 점할 수 있고, 또한 그 무게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리는 예비 신호일 수도 있을 것이다.
(2020. 10. 11, 45매)
첫댓글 콩콩
콩콩콩
이 곳과 저 곳은 한 글자 차이.
우리가 사는 공간도 그럴 거예요.^^
순간의 선택이 다른 길로 인도하니까요.
김문홍 선생님의 평 잘 읽었습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서평 잘 읽었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
고개 끄덕거리며 읽었어요.
아!
음~
하는 소리도 간간히 내면서 말이죠.
선생님,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