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을 미즈노 엠피64로 바꾼 뒤 첫 라운딩이었습니다.
요즘 가장 기본을 다시 알게 된 것은 임팩트시 오른팔 위치에 따른 헤드가 공에 들어가는 각도입니다.
헤드가 정확한 임팩 <공 맞은 후 디벗을 이쁘게 내려면...> 구간에서 여전히 공을 파고 들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오른팔이 일찍 풀리면<캐스팅> 스쿱핑에 의한 탑핑이나 뒷땅으로 인한, 그리고 얇게 맞더라도 방향성이 보장 안되죠.
이야기가 샜습니다만 아이언 샷이 에임대로 잘 날아가 주어 기분좋게 쳤습니다.
첫 홀부터 홀 앞에 맞더니 바로 딱 서서 버디찬스...
그럼 그렇지... 김 새게 파로 마무리...
그럭저럭 전반을 보기 한개로 틀어막아 잘쳤죠...
후반 10번 홀, 드라이버 잘 쳐놓고 거리 계산하니 117미터 나옵니다.
<저는 부쉬넬 레인지 파인더 사용합니다>
핀이 완전 그린 초 앞이었는데, 캐디언니가 135미터를 불러줍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묻습니다. <찍으면 몇 나와요?>
그래서 117 이라고 했더니 그럴리가 없답니다.
최소한 125미터는 쳐야한답니다.
보통 이럴 경우 캐디언니 말이 맞습니다.
분명 공중에 무슨 사연<맞바람, 도는바람, 엄청난 습기 등등등>이 있겠구나... 싶어서
9번 칠 것을 8번 잡았지요. <저는 아이언 런이 없어서 9번 115, 8번 125 부드럽게 칩니다>
잘 맞았습니다. 탄도도 좋고......
약간 열렸으나 온 될 줄 알았는데, 훌쩍 10미터가 지나 그린 에지 언덕으로 올라갑니다.
언니야... 나한테 7,8번 줬는데, 작은거 첬는데 저리 됐다...
미안해 죽으려고 합니다. 자기 때문이랍니다....
아니야 괜찮아... 파세이브 하면 되지...
20미터 어프로치인데 경사가 완전 장난이 아닙니다. 완전 내리막에 오른발 보다 훨씬 더 오른쪽에 공을 놓고 쳐야 했으니까요.
또로로록... 공이 내리막 타더니 핀 살짝 지나 핀 코 앞에 붙은 벙커로 쏙~~
이런, 잘해야 보기군......
무조건 보기로 틀어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힘조절 한다고 살짝 쳤다가 벙커 턱 50센티를 극복 못하고 다시 또로록~~
아 쪼팔려... 전반 내내 일행들이 고수라고 그리 띄워줬건만...
벙커 못치는 고수가 되었으니 아이고.. 미챠...
두 번째 벙커 샷은 딱 붙여서 뭔가를 보여줘야겠다....
어? 이런...
백돌이 벙커샷을 치고 말았습니다.
뒷 땅... 다시 또로록~~~~
아이고 미챠......
이미 멘탈붕괴 오고...
세번째 벙커샷,
이성을 잃고 퐉~~~~
훌쩍~~~
결국, 파했네요.... 더블 파....
사건은 여기서 일어났습니다.
캐디언니가 자기가 거리 잘못불러줘서 이렇게 됐다고 울상입니다.
자기가 벌타를 먹어야 한다고 난리입니다.
아이고 되려 제가 미안해집니다....
카트를 타고 다음 홀로 향하는데,
제 스코어카드에 더블보기를 적어놨습니다.
<언니 양파예요~~> 말하고 싶은데, 자기 탓하는 언니에게 또 책임을 묻는 것 같아
다음 홀로 넘어갑니다. 묘하게 기분이 좋더군요.
짧은 파4, 290미터짜리에서 60미터 남기고 웨지 샷으로 홀컵에 딱 붙여 첫 버디를 잡습니다. 캐디언니 완전 조아라 합니다.
양파 뒤에 버디라... 흠....
그제서야 체면이 서서 카트타고 다음 홀로 이동하면서 조심스레 말합니다.
<언니야, 근데 전 홀 양파예요...>
캐디언니가 귀엽게 화를 냅니다.
<싫어요. 이 홀은 내 맘이예요. 그냥 받아들이세요.>
동료들이 기분좋았는지, 더블로 하랍니다. 자기들도 벙커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아무도 못봤답니다. <아이고 완전 팔린다...>
분명 앙파하면서 멘붕이 와서 무너졌어야 할 상황이었는데,
묘한 캐디의 멘탈 회복 작전으로,
좋은 스코어로 라운딩을 마쳤습니다.
헛갈리는 라이에서 <언니야 왼쪽이 홀컵 하나 높지?> 그랬더니,
<아니요, 오른쪽이 한 컵 높아요...>
그래서 <아닌데... 분명 왼쪽인데...>
그랬더니, <나랑 내기해요.... 내기, 내기....>그러면서 앙탈을 부립니다.
결국, <아니다, 난 귀가 얇아.... 캐디언니 믿어야지..>
그리고 쳤더니 결과는 역시 캐디언니 굿.......
라운딩 끝나고, 캐디 백 차에 태우면서
<언니 오늘 고마웠어요...>그리고 만원짜리 한 장 쥐어 주고 왔습니다.
두 타 줄여준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어짜피 내 자신이 실제 스코어를 아니까요...
그런데, 그 언니 마음이, 무너진 멘탈을 세워주었네요.....
참 기분 좋은 라운딩이었습니다. ^^
첫댓글 ㅎㅎㅎ....뭐라 할 말이..ㅎㅎㅎㅎㅎ
저 같으면 스코어 줄여서 적은 것 때문에 더 열받았을 듯 하네요..ㅎㅎㅎ
그래도...
무너진 멘탈이 돌아오고...기분좋은 라운딩 했으면 좋은거지요..ㅎ
잘 읽었습니다..ㅎ
고런 이쁜 캐디가 다있군요. 어젯밤 남양주cc 야간 란딩 연습삼아갔는데 캐디 ㄴ?ㄴ 완전 개죽상 하고 있다는
읽으면서 흐뭇한 웃음이 나오는 그런 좋은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
맨탈이 참 중요하지요 그래서 골프장에서 한마디가 상대의 기를 살려줄수도 있고 폭삭 맨붕이 오게 할수도 있다고들합니다 가령 동반자가 해져드나 오비가 납니다 한사람은 야 오비다 다시쳐..또다른 한사람은 좀 위험한데 프로비젼 하나 쳐보고 나가자 혹시 살아있을수도 있으니까 라고 말합니다 별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당사자의 마지막 살아있을꺼란 한가닥 희망을 옆에서 확인사살 하는 친구와 혹시 살아있을꺼란 희망을주는 파트너는 분명 위기에 빠진 사람한태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골프 칠때 입조심 말조심 꼭 필요하지요..
좋은 플레이어와 좋운 캐디네요.
보기 좋습니다. 동반자들도요
고참 예쁜 캐디군요. 풀리님의 매너가 훌륭하셨나보네요 뭐던 서로 상대적이니깐요...
아이고 칭찬 감솨합니다. ^^
행복하신 라운딩이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저도 어제 정말 기분좋은 캐디와 함께해서 행복했거든요. 캐디는 제 5의 동반자라는걸 재삼 느끼고 왔습니다.
캐디님하고 부르는것도 좋습니다
저도 예전엔 언니라고 불렀으나 몇년전부터 캐디님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글을 쓸 때는 캐디님이라 써야겠습니다. ^^
즐거운 라운드하셨네요... 부럽습니다!
케디님의 센스?
즐거운 게임있어을것이라 확신합니다...
케디 없으면 어떡하실라우??? ㅎㅎㅎ언니야 왼쪽? 오른쪽? 언니 몇미터? ㅎㅎㅎ
양파하고도 싱글 스코어....겠죠? 역시 고수님은 다르십니다....그 정신에 버디를...저같으면 이후홀내내 멘붕였을텐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