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것도 아닌 낙타 / 최승호 바람이 낙타에게 말했다. “넌 고비 사막의 낙타구나.” 낙타가 말했다. “난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어제 이리로 왔어. 고비의 낙타는 아니지.” 바람이 낙타에게 말했다. “그럼 넌 타클라마칸 사막 낙타구나.” 낙타가 말했다. “난 누구의 낙타도 아니야. 넌 누구의 바람이니?”
- 시집 『사랑에 눈먼 판다』 (달아실, 2024) ---------------------- * 최승호 시인 1954년 강원 춘천 출생, 춘천교육대학 졸업 1977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대설주의보』 『고비』 『북극 얼굴이 녹을 때』 『아메바』 『허공을 달리는 코뿔소』 『눈사람 자살 사건』 등 1986년 김수영문학상, 2000년 대산문학상, 2001년 현대문학상, 2003년 미당문학상 등 수상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 ****************************************************************************** *** 오늘은 천기누설을 좀 해야겠습니다. 아, 그전에 OX 퀴즈! 오늘 띄우는 <누구의 것도 아닌 낙타>는 과연 시일까요? 아닐까요? 1. O 2. X 힌트 나갑니다. 어제 저녁에는 최승호 시인과 한참을 통화했습니다. 다음달에 나올 우화집 『사랑에 눈먼 판다』 원고를 두고 작가와 편집자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더랬습니다. 자, 그러면 다시 묻겠습니다. <누구의 것도 아닌 낙타>는 시입니까? 우화입니까? 1. 시 2. 우화 정답은 다음주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천기누설은 이미 했지요. 다음달에 『눈사람 자살 사건』에 이은 최승호 시인의 두 번째 우화집 『사랑에 눈먼 판다』가 나온다고요. 『눈사람 자살 사건』이 조금 무겁고 어둡다면 『사랑에 눈먼 판다』는 훨씬 가볍고 환합니다. 두 우화집의 공통점은 우화집이면서 시집이라는 사실!이지요. 우화의 형식을 빌린 시! 시의 형식을 빌린 우화!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 누구의 것도 아닌 낙타 이 짦은 시, 짧은 우화를 통해서 시인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천상천하유아독존!"을 떠올리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떠올리고 있을지도.... 아니면 "소유와 존재"를...... 어렵게 생각할 게 무에 있겠습니까? 글자 그대로 "나는 오직 나"란 얘기이겠지요. ps. 모처럼 대놓고 광고합니다. 달아실에서 펴내고 있는 <철학이 있는 우화 시리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2. 애완용 고독 / 전윤호 3. 주머니 인간 / 이현지 4. 전생을 기억하는 개 / 조항록 5. 사랑에 눈먼 판다 / 최승호
2024. 6. 17. 달아실 문장수선소 문장수선공 박제영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