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를 대비해 노인 대상으로 취업정보와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의 노인 고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개최된 ‘2016 노인일자리 한마당’이 6월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날 개최된 고령사회 전문가 포럼에서는 노인 일자리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는데요,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실장은 민간기업의 노인 일자리 개발 전략으로 CSV(공유가치 창출)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익구 실장의 ‘민간기업 노인일자리 개발 활성화 방안’의 내용을 요약, 소개합니다.
재정 일자리사업, 민간분야로 전환
노인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4분기 기준 전체 노인의 44%가 빈곤층으로 조사됐다. 700여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60대 진입했거나 앞두고 있다. 이에 대비해 그동안의 재정일자리 위주에서 탈피해 기업의 취업을 활성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은 공익활동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월 20만원의 급여가 지급되는 이 사업에는 82.4%가 70대 노인이 참여, 수요와의 괴리가 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 일자리 수요충족률은 26.5%였고, 노인 근로자 65.5%가 희망 근로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근로시간은 62.6%가 주당 30시간 근무, 월 소득은 40만원에서 1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공익활동 위주로 계속 노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할 경우 재정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현재 재정일자리의 예산은 3900억 원이며, 2025년에는 8400억 원으로 연평균 5%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국민 눈높이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인 일자리는 재정 일자리 위주에서 벗어나 민간분야에서 활발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기업, 공유가치창출? 사회적책임?
민간분야 일자리 개발 전략으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와 CSR(Corporate Social Respon 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도입할 수가 있다.
첫째, 기업과 공유가치창출(CSV)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밸류체인에 ‘노인일자리’가 포함되도록 설정, 기업 경영활동과 노인 일자리가 연결되게 함으로써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시급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노인자살이나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나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노인인력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기업 수요를 파악해 기업맞춤형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제안 및 시범사업을 거쳐 효과성이 있을 경우 노인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업연계형 노인일자리 개발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직무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사업기획 단계에서 시장조사 및 모델개발, 국내외 현황 조사 등을 한 후 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 그 다음, 기업 밸류체인을 분석하고, 사업제안서를 작성, 설명회를 개최하며 기업대상 업무협의 및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셋째, 선정된 기업과 사업협약을 맺고 시범사업 계획을 수립하며, 수행체계를 구축해 시범사업을 전개한 후 성과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매뉴얼을 작성하고 지속가능 전달체계를 구축해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공유가치창출 차원 노인일자리 제공
█ 시니어 클린매니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셀프 빨래방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빨래방 이용자들은 빨래가 세탁되고 건조되기까지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시니어 클린 매니저는 이용자가 빨래를 하지 않고, 빨래를 규격봉투에 담아 무인 보관함에 넣어두면 1일(24시간)안에 세탁 및 건조해서 다시 무인 보관함에 넣어두는 빨래 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한다.
█ 문서파쇄원
문서파쇄원은 문서보관함에 보관된 파쇄할 문서를 수거해서 파쇄차량에서 즉시 파쇄하고, 그 파쇄 결과를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 일은 소셜프랜차이징(Social franchising) 방식으로 폐기문서 보관함, 보관문서 정기 파쇄 및 세단기를 임대하는 무점포 창업이 가능하다.
소셜 프랜차이징은 단순한 영리추구가 아닌 프랜차이지들의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SK의 행복도시락, 포스코의 다문화 카페 ‘오아시스’(Oasis) 등이 그 예다.
█ 시니어 호스트
최근 세계적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공유경제’에서 ‘노인적합 서비스 신사업’ 영역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공유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엔비(airbnb)는 시니어가 살고 있는 집의 남는 공간(유휴자산)을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사업을 통해 대여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집에 남는 공간이 있는 시니어는 에어비엔비에 숙소등록을 한다. 에어비엔비는 게스트에게 그 숙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알선(호스팅)해 주고 대여료를 입금하면 중개수수료를 공제한 대여수익을 시니어에게 송금해 주는 방식이다.
█ 시니어 보험사기조사원
보험사기 범죄가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보험사의 인력부족으로 인해 경영부담 및 보험사기 조사의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직 경찰 등 전문퇴직인력을 활용해 병원 압수물을 분석하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보험사기 조사 보조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지원으로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직무를 분석해 맞춤형 직무설계 및 교육과정 개발이 지원돼야 한다. 또 개발된 사업에 대해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해 홍보하고, 대국민 인식향상과 판로개척 지원으로 노인고용을 유도해야 한다.
또 고령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고, 기업의 작업환경 개선 등을 지원해 재해예방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사회적책임 차원 노인일자리 제공
█ LH 시니어 사원 협력사업
LH는 전국 임대아파트에 시니어 인력을 활용해 임대주택관리, 운영업무를 수행해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 최초로 시니어 사원을 채용해 올해까지 총 6회에 걸쳐 1만1000개의 일자리를 제공, 공기업 최대 실버고용을 창출했다. 매회평균 지원 경쟁률이 7:1에 달하고, 현장 임대운영 관리 실무지원 및 임대주택 입주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해 시니어 및 입주자 모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LH시니어 사원의 주요 업무는 주택관리, 임대운영, 입주자지원 서비스 등 3개 부문이다. 주택관리 부문의 세부업무는 조경 및 화단정비, 벤치·소방시설·놀이터 등 공용시설 점검, 공가세대 점검 및 주차단속·단전 수거 등이다. 임대운영 부문 세부업무는 체납세대 납부 독려, 갱신계약 체결업무 지원, 거주자 실태조사 지원 등이다. 입주자 지원 서비스로는 독거노인 안심콜, 노약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세대 활동 보조 및 위생관리, 못 박기·형광등 교체 등 생활보수, 불편사항접수, 보관택배 배달, 하교길 안전도우미 등이 있다.
█ 강원랜드 협력사업
강원도는 강원랜드 소재 3개 읍면인 사북·고한·남면 지역에 도움 되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민서비스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고한시장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광부의 하루 벽화그리기’ 사업을 통해 하천 벽면에 광부의 일상을 담은 벽화를 조성하고, 고한시장 캐스트 사업으로 고한시장의 판매물품 홍보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물품 배송서비스와 고한시장 거리환경 지킴이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주민 일상생활 지원사업으로써 전기·수도·목공 등 간단한 수리 서비스 간단한 생활 공구를 대여하는 공구도서관 사업 등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