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위로 형님이 세분 계시다. 장형은 3년전 79세로 돌아 가셨고 올해 79세 되시는 둘째형이 흡사 할미꽃 같은 모습으로 청산(연천군청산면)에 살고 계신다. 나는 어려서 부터 어머니로 부터 둘째형은 할미꽃의 환생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말씀을 입증 이라도 하듯이 형님은 맗고 발그레한 예쁜 얼굴에 나이 삼십때 벌써 검은 머리 한올 없이 빛나는 백발의 할미꽃을 닮아 갔다. 오십년이 지나는 지금의 모습은 등까지 굽어 영락 없는 백두옹의 모습이다. 둘째형님이 할미꽃이라 불리게 된데는 어머니의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팔십년전 우리 큰형 두돌 무렵에 여동생이 태어났는데 빼어나게 예뻤단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가 안고있던 딸에게 아들이 놋숱가락을 집어던져 딸이 머리의 급소를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자 곧 바로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주변의 무당 점쟁이들이 그 아이는 죽은 딸의 혼령으로 복수를 하러 타어나는 것이니 절대 낳으면 안되는 아이라 하여 극성 맞던 할머니가 별의별 방법을 다 써서 낙태를 시키도록 종용하였다. 힘든일 시키기, 장독대에서 떠밀어 떨어트리기등등. 급기야 독초인 할미꽃 뿌리를 달여 먹으면 태아가 죽는다고 할미꽃뿌리를 잔뜩 캐어다 놓고 다려 먹였다. 할미꽃뿌리는 독초로 뒷간에 구더기가 많을때 삶은 물을 뿌려 잡거나, 한방에서 법제후 지사제등으로 사용 할 수 있는 독초 인데 이걸 오래 먹고도 형님은 살아서 섣달 그믐에 태어나셨다. 어려서 부터 형님은 할미꽃 처럼 예뻤다고 어머니는 형님을 할미꽃의 환생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태어난 둘째형님과 큰형님에게는 귀신이 씌였다는등 주변 무당과 점쟁이에게 현혹된 할머니의 곱지않은 시선과 구박에 결국 어머님은 도피처를 찿아 천주교에 입문하시고 자식들 모두 세례를 받도록 하였는데 그 할미꽃 형님의 큰아들은 천주교 부제 종신서원을 받고 지금 양주 수도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한동훈을 볼 때마다 나는 깜짝 깜짝 놀라고는 한다. 나의 조카인 다니엘-프란치스코 수사님과 쌍둥이 처럼 닮았다. 나이도 같다. 한동훈도 어려서 미사때 복사를 했다던데 그것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