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1-24(월).덕향의 아침산책. [열린광장] 전업주부의 소원
[열린광장] 전업주부의 소원
나는 미국에서 별의별 일을 다 해보았다. 청소부, 접시닦이, 주 정부 안전 검사원, 그리고 연방 정부 안전 감사관으로 은퇴했다. 공무원 직에서 은퇴한 다음에는 의료 통역 일을 했다. 하루는 ‘왼발이 들먹거리고 저려 잠을 이룰 수 없다’는 환자가 찾아왔다. 나는 의사에게 “My left leg is numb, throbbing, and tingling so much that I can hardly sleep at night”라고 통역을 했다. 아프거나 저리다는 형용사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과거 남이 아픈 것을 통역했는데 요즘은 내 다리가 들먹거리며 저려서 잠을 설치는 날이 있다. 잠이 오지 않으면 누운 채 팔과 다리 근육을 긴 장과 이완, 즉 힘을 주고 빼기를 한 다음, 단전호흡하면서 ‘내 맘이 편안해’라는 말을 속으로 반복하면 다시 잠이 온다. 밤에 몇 번씩 잠이 깨는 탓에 이 최면술을 반복해야 한다. 팔과 다리를 90년 동안이나 사용했으니 이제 고장 날 때가 되었나 보다. 요즘 체중도 줄었다. 배는 나왔으나 팔과 다리는 가늘어져 주름이 보인 다. 3일에 한 번씩은 비타민을 한 주먹씩 먹지 않으면 무릎도 쑤신다. 김형석 교수의 말대로 저녁에 침대에 눕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다. 오늘도 아내와 내가 집 앞에서 걷다가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고, 내 가 만든 반찬과 밥을 잘 먹고, 무사고 운전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내가 재작년 뇌졸중을 앓고 건강이 악화하는 바람에 내가 전업주부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내게 요리 솜씨가 있는 줄 몰랐다. 특히 김치와 빵을 잘 만든다. 공무원 생활 대신 식당을 운영했으면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 있는 생활을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 글 쓰는 것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다. 나는 글을 쓸 때 파란만장한 과거의 경험을 기록할 뿐, 이에 의미나 해석을 더 하는 상상의 필치(筆致)는 모자란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소재, 즉 밑천도 점차 고갈되는 것 같다. 글은 소재가 고갈되면 쓰지 못하지만, 식재료는 시장에 가면 언제나 풍 부하다. 요즘 요리에 대한 관심은 건강식을 만드는 것이다. 음식 재료로 는 파, 양파, 마늘, 버섯, 미역, 무, 양배추, 오이, 당근, 고추, 콩나물, 두부, 계란, 고구마, 단호박, 생선을 주로 이용한다.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드는데 유튜브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전업주부의 소원은 단순하다. 아내와 내가 양로원에 가지 않고 이 집 에서 내 손으로 밥상을 차려 먹으며, 밤에는 아프거나 쑤시거나 저리지 않고 잠을 자고, 때가 오면 고종명(考終命)하는 것이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 [Los Angeles] 입력 2024.02.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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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9rimkIqbL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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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덕향입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 (베드로전서 4:11) !!!
0-0-24(월) 미국에서 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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