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수술 후 항암으로 기운도 없는 스님 헤어스탈이 되버려서 이런저런 가발로 헤어스탈 연출도 해보고~ 제 꿈의 몸무게 48kg는 다양한 장기 적출과 항암으로 살이 빠져서야 겨우 도달해 보고~
세포독성 항암 끝난지 몇개월만에 재발판정..
교수님이 저에게서만 생긴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데 아마 그 예후가 나쁜놈때문에 이렇게 빨리 재발한 것 같다며 맞는 약을 찾아보겠다며 입원검사부터 하자셨고 남편을 따로 불러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그 날 남편은 20년 평생 보면서 제일 슬픈 눈으로 제 눈을 잘 못 마주치며 "괜찮아. 지금까지 씩씩하게 잘 해왔잖아.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먹으면 되. 채식만 하지 말고 항암 하려면 가리지 말고 다 먹어 자기야. 오늘저녁 소고기 당장 구워먹자."
그 날 고기를 한 30만원어치 사왔나봐요. 저도 최근에 식단 가린다고 고기를 거의 안 먹었더니.. 한우갈비살을 엄청나게 먹고 체하지도 않았네요^^
근데 그날밤 저랑 남편 둘 다 잠을 못 이룹니다. "자갸, 교수님이 뭐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둘이서 이야기 한거야?" 했더니 암이 생긴것도 재발한 것도 자꾸 탓하지 말라고.. 저얼대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고 항암 하려면 앞으로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그럼서 자기가 요즘 suv 정보를 찾아보며 힐링중인데 x5나 x7 레인지로버 젤 비싼 걸로 바꾸고 캠핑이나 실컷 다니고 싶다네요..
우리가 지금 타는 세단도 8년전에 새차로 뽑아 제가 동네에서만 거의 끌던거라 아직도 새차같건만. (이 차도 사실 제 꿈의 차였어요. ㅋㅋ 예전에 제가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서 일할때 유럽 완성차 엔지니어들과 프로젝트 메니지먼트 일을 하며 저희가 지금 타는 차의 부품을 만들었는데.. 20대 어렸던 제 눈에 카달로그로 접했던 이 차는 정말 갖고싶은 로망의 차였거든요. 나는 언제 성공해서 이런차를 몰아볼까~ 했는데.. 다행히도 전세금 대출로 시작한 신혼생활 지나고 시댁 써포트 해 드려가며.. 남편이 잘 풀려서 제 꿈의 차도 최고급 사양으로 구매해서 신나게 몰고 다녔었어서 아직도 저는 차를 바꿀 의향이 1도 없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우리가 작년에 재건축 앞둔 45평 집을 사서 앞으로 추가분담금 낼 수 있는데 아껴써야 된다고 했던 사람이.. 교수님과 상담하고 나서 생각이 확 바뀐듯 해요.
그리고 저보고..자기랑 결혼 안했으면 이런 아픔도 안 겪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고.. 시댁일로 스트레스 받고 짜증 내는 자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며.. 그리고 한번도 말하지 않던 단어. 이별이 두렵다네요.
글서 제가 그랬어요. 자갸 내 몸은 이렇게 아파서 나중에 언젠간 돌아가겠지만 내 영혼은 절대 안죽어~ 아프리가 유튭에선 장례식에서 관을 들고 춤을 추잖아. 고된 인생살이의 몸을 벗고 자유로워짐을 축복하는거야. 나도 그렇게 되는거라고 생각해줘. 나중에 내가 떠나게 되면 둘째애기(6살딸)가 나 보고싶다고 하면 엄마는 나비가 되서 네 말 다 듣고 있어. 언제나 엄마한테 말 걸으면 언제 어디서든 다 듣고 있고 꿈에서라도 나타나서 어떤 싸인을 줄거야. 우리 딸한테 꼭 이렇게 얘기해줘. 나중에 나도 미리 얘기해줄거야. (7년전 아버님 장례때 납골묘에 모실때 흰 나비가 계속 맴돌때 저희 5살 이던 아들램이 슬퍼하던 고모에게 했던 말이 있어요. 그걸 보고 다들 앵? 우리애한테 말하는걸 전달하시는걸까? 하고 얘기한 기억이 있어요. 고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저희애가 태연하게 과자를 먹으며 "그러니까 고모~ 있을때 잘해야지." 했다는요..시부모님의 졸혼으로 고모가 아버님이랑 연락을 안하고 살았었거든요.. 저희앤 말도 늦되고 티비도 잘 안봐서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없었는데..모두 벙졌던 기억.
어쨋든 저는 지난 주말에 입원하고 펫씨티 찍고 교수님 회진오시더니 이제 막 복막 씨딩이 여기저기 생기는 단계라 수술은 안되고 하루빨리 항암 시작하자셔서 항암을 하고 어제 퇴원했네요^^
제 담당 교수님은 연로하신 경력 교수님은 아니지만 저희 애들이 어리니 더 안타까워 하시고 제 케이스가 워낙 독특해서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리스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시네요.
2달전에 암이 재발하는 꿈을 꿨는데 글서 다른 명의가 있는 병원으로 옮길까 하다가 같은 서울에서도 길 막히면 2시간 거리라.. 길어질 항암과 응급상황 생각하면 그냥 여기가 편하겠다..싶어요..
서울 메이저 병원에 집 가까운 곳에서 이런 중병을 치료받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물론 응급실은 늘 항상 대만원인 곳이라 가면 고생. 왠만함 응급실 갈 상황 안 만드려고 음식조심 행동조심 하고 있네요^^
앞으로 최소 8~9회 항암을 더 해야 할거라셨는데 속으로 그랬어요. 항암 했다가 재발하고 또 재발하더라도 그저 가족들 곁에만 붙어있게 해 달라구요~
애들 교복 벗을때까지만 이라도.. 딸램 결혼해서 아기 낳을때까지만이라도 (얜 결혼 하고 싶지 않다네요 ㅋㅋ) 곁에 있음 좋겠어요.
치료 잘 받으셔서 꼭 완치 되길 기도합니다.
치료 잘받고 완치소식, 가족들 깨볶는소식 기다립니다 ❤️❤️❤️
꼭 완치될거예요~
힘내세요
꼭 완치되실거예요
화이팅입니다!!
우연히 인간극장 재방송을 봤어요 췌장암 3기 50대여성분이셨는데 시골로 내려와서 자연식하고 맑은공기 마
시고해서 그런지3년만에 완치판정 받은걸 봤어요
부디 아이들 생각해서 용기잃지 마세요
꼭 완치되실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꼭 완치되실꺼에요. 힘내시고 또 힘내세요
완치판정 받으시길 기도할게요. 기적이 있다고 믿어요! 꼭 좋은 소식전해주세요.
기도하며 도울께요
힘내세요 남편과 아이들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