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오픈 시간이 지나, 숙제하러 가려고, 카페 자리를 정리했다.
노트북을 닫고, 남은 커피를 비우고, 테이블 위에 있는 짐을 모두 가방에 넣었다.
카페 실내는 벽에 짙은 회색 페인트 칠을 하고, 천장 골조가 다 드러내도록 한
한때 유행했던 인테리어를 했다.
그리고, 벽에 걸린 석 점의 사진이 특이하다.
모두 흑백이고, 흑백 액자 속엔, 앙상한 겨울 나무 한 그루,
바다 위에 떠 있는 나무 다리, 바다 사진이 두 장이다.
컵을 반납하며 물었다.
'사진은 직접 찍으신 거에요?'
그렇단다.
'포토그라퍼세요?' 물었다.
취미로 찍은 사진이란다. 20년 전에 필름 카메라로.
'배경은 전부 일본이구요.'
사장은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게 안엔 개업을 축하하는 리본 달린 화분이 여러 개 있다.
그 모퉁이는 조금 애매한 자리다 싶었는데,
이야기 거리가 많으니 오래 그 자리에 있겠 다, 생각하며 카페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