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모시는 은총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12-16.22-26
12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14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15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16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2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26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빵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빵은 씹히고 분해되어 존재가 없어져야 그 가치를 지닐 수 있습니다.
밀알이 양식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한 과정입니다. 어둡고 침침한 땅속에서 싹이 트여 세상에 나오면, 또 다시 뜨거운 태양을 견뎌야 하고 통통한 밀알이 되면 꺾이고 갈고 짓이겨지는 고통을 견디며 가루가 됩니다. 가루는 다시 태양보다 뜨거운 불에 익혀져야만 비로소 먹음직스러운 빵이 됩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닙니다. 입에 들어간 빵은 씹히고 뭉개어져 형체도 없이 철저히 분해되는 그때서야 인간에게 이로운 영양분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인류를 위한 양식이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당신 스스로 당신의 모든 것을 인간의 행복을 위해, 인간의 치유를 위해 그 많은 상처를 감내하셨고, 인간의 영광을 위해 고통스러운 죽음을 당하시면 당신을 양식으로 내어 주셨습니다. 이 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이처럼 거룩하신 주님을 모시는 우리는, 나와 주님이 따로가 아니라 거룩한 하나입니다. 나의 몸 안에 함께 계시는 주님의 겸손과 고통, 인내,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 실천의 시작은 주님의 양식을 다른 이웃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들도 나와 같이 양식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성체 성혈 대 축일을 맞이하여 인류를 위해, 피 흘리신 주님의 무한한 사랑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크나 큰 사랑을 되새기며, 힘들 때나 기쁠 때, 나의 모든 순간 주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성체 성혈 대 축일을 맞이하여 저희도 주님과 같이 나 자신을 내어주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알게 하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성체를 통하여 내 몸 안에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어떻게 느끼고 있습니까?
2. 나의 몸 안에 주님을 모시고, 그 사랑을 깊이 느끼고, 주님의 사랑을 다시 이웃과 나눌 때 주님의 진정한 사랑이 꽃을 피울 것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 보십시오.
3. 성경 속에서 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사진설명>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 교구, Nam Binh교구에서 ‘성모 성월’ 행사를 준비하는 어린이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