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서 쓰자면 시간이 너무 걸리기에 떠오르는 생각을 요점만 정리해 봅니다.
러-우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음.
마크롱, 푸틴에 경고 “우크라에 지상군 파병 배제 안 해” [핫이슈] (daum.net)
美 "韓, 우크라 더많이 지원해야…155㎜포탄 가장 필요"(종합) (daum.net)
러, 동부지역 전투력 증강…"美 한반도 군사활동에 대응" (daum.net)
러-우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완전히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음.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서방은 공산주의와 독재체제에 대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체제가 완전히 승리를 거두었다고 판단함.
미국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인간>이라는 책으로 이 승리에 도장을 찍음.
소련의 해체에 당황한 중국은 도광양회, 즉 속마음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자는 전략을 택하여,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을 초청하여 경제 수업을 듣는 등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되려는 자세를 취함.
그 사이 러시아는 극심한 혼란을 겪다가 KGB 출신의 푸틴이 등장하며 평정함.
이 혼란기를 기억하는 러시아의 노년은 혼란보다 차라리 독재가 낫다는 생각을 이 때부터 확고히 하게 됨.
이 시기 (90년대) 서방, 특히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서는 그들의 고통을 즐기며 방관하는 자세를 취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태도를 취했음.
돌이켜 보면 이것은 서방의 패착이었음.
자본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이 갑자기 무너진 러시아는 자본주의에 점진적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했고, 중국의 도광양회 전략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져야 했음.
서방의 방심과 체제 승리에서 온 오만은 2001년 클린턴의 적극적 노력으로 중국의 WTO 가입이 승인되는 것으로 정점을 찍음.
WTO 가입은 중국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게끔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었고, 이후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여 G2의 위치에 이름.
클린턴과 서방은 중국이 세계 무역체제에 편입됨으로써 서구식 민주주의 모델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은 그렇지 않았음.
수천 년동안 황제가 지배했던 나라이자 19세기까지도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중국에서 공산주의는 공산당이 황제의 지위를 대신하는 강력한 중앙집권, 권위주의 체제였음.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경계심을 갖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를 수습하느라 기회를 놓침.
중국에서 시진핑이 영구집권 체제를 확립하고, 푸틴은 원유와 가스라는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경제를 착실히 회복하여 역시 영구집권 체제를 확립함.
시진핑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패권 경쟁을 펼치려는 의도를 드러내자 미국도 경계심을 높이는 와중에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됨.
트럼프의 당선에 결정적인 원인이 된 지역은 미시간, 오하이오 등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러스트벨트였음.
이 지역은 노동자들이 많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
그런데 미국의 자동차 회사와 부품 회사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멕시코로 이전함으로써 이 지역이 쇠퇴하자, 트럼프는 중국을 때림으로써 노동자들의 표를 얻은 것.
바이든이 당선된 후에도 중국에 대한 견제는 오히려 더 강화됨.
그 와중에 러-우 전쟁이 터지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자 러시아와 중국의 사이가 긴밀해짐.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가스를 얻고 러시아는 중국에서 공산품을 얻는 윈윈 관계가 됨.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무력화되었다는 얘기.
러-우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유럽 내에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나토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던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함.
나토는 만장일치 시스템이라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승인이 안 되는데, 터키와 헝가리가 어깃장을 놓았었음.
반대급부로 원하는 것이 있다는 얘기.
최근 헝가리가 스웨덴의 가입을 승인함. 대신 스웨덴은 전투기 네 대를 헝가리에 판매하고 국방연구센터를 헝가리에 설치하기로 함.
러-우 전쟁은 북한과 남한의 대리전이기도 함.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하고 있고 남한 역시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공급하고 있음.
한국은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는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고 그 부족분을 한국이 채워넣는 형식으로 지원해왔음.
그러다가 최근 미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직접적인 언급이 나온 것인데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 관계자들은 암암리에 알고 있었던 일.
한반도는 휴전 상태이지만 한국과 북한이 간접적으로 전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
월남전 당시 북한은 베트콩에 공군을 지원했고 남한은 미국의 용병으로 병력을 지원했음.
지난 정부에서 남북과 북미간 잠시 데탕트 모드가 형성되었으나, 이제 신냉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그런 화해무드는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기대하기 힘듬.
이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여지도 상당히 줄어든다는 의미.
당장 새만금에 중국 업체와 합작하여 이차전지 전구체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도 지지부진한 상태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우회하여 한국에서 생산한 원료로 미국의 한국 이차전지 공장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하여 미국의 한국 자동차 업체와 포드, 지엠 등 미국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
설사 중국업체와 합작하여 공장을 세우더라도 미국 입장에서는 법을 바꿔 중국산 원재료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하면 그만임.
한 때 서해안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윈윈 관계를 도모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신냉전시대인 지금은 그런 전망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봐야 함.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을 무조건 압박만 하는 것은 아님.
한국은 미국의 세계전략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신냉전의 최전선에 있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임.
저 자료는 몇 년 전 자료이지만 순위는 변함 없고, 2020년 현재 일본에 53,700명, 독일에 33,900명, 한국에 26,4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음.
일반 시민들은 평소 미군 기지에 대해 신경쓸 일이 거의 없지만, 한국에는 상당히 많은 기지가 있고 군 공항도 있음.
군사기지와 공항을 옮기려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림.
그 중 공항은 전략적 요충지에 있기 때문에 미국이 동의해줄 가능성이 희박함.
이 말은 군 공항이 있는 지자체는 도시 계획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는 의미임 (수원공항, 광주공항 등).
혹여 공항 이전을 전제로 부동산 투자 계획을 하는 일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일.
2019년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일본 자위대함에 승선하여 시찰함.
2022년 12월, 일본 수상 기시다 후미오가 2028년까지 국방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바이든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힘.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지지하는 것은 아님.
미국 입장에서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의 군사력의 연장임.
한국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런 미국의 전략을 한국의 무기 개발 역량을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가 있음.
이전 정부에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고 탄두 중량을 높이도록 협상에 성공한 것이 그 좋은 사례.
게다가 지금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고, 유럽 각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릴 계획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필요한 무기를 공급해줄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음.
유럽은 오랫동안 평화 무드를 누리는 동안 무기 생산 시설이 축소되고 전문 인력이 대거 은퇴하여 과거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함.
나토 무기 체계는 미국 무기와 호환이 되어야 하며, 그런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 정도인데, 일본만 해도 독자 규격이 많아 호환에 문제가 있음.
한국 무기는 미국 무기 체계와 완벽히 호환될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대치 상태로 인해 계속 무기를 생산하고 개발해왔기 때문에 유럽과 일본에 비해 가성비 높은 무기를 빨리 공급할 수 있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데는 이유가 있음.
미국 입장에서 한국에서 꼭 필요한 산업은 반도체와 방위산업 정도임. 둘 다 신냉전 시대의 방위 전략에 핵심적인 산업. (대만 사람들은 TSMC를 '호국신산'이라 부름. 나라를 지켜주는 신령한 산이라는 뜻)
한국은 지난 정부까지만 해도 균형외교를 펼칠 여지가 약간 있었으나 이제는 그럴 상황도 아니고 그럴 역량도 없음.
국가간 이해관계를 둘러싼 현실은 냉정함.
한국은 미국의 세계전략에 편입되어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 안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유연하고 현명한 전략이 필요함.
- 점심 단상
첫댓글 22년 10월 미국 백악관 NSS보고서에서 탈냉전이 끝났다고 보고함...
탈냉전에서 다시 신냉전으로
국제정세가 재편중이라 하는데 이건 미국주도의 세계질서가 종식되는 징후라 하죠
우리나라로선 돌고래처럼 영민하고 실리적인 균형적 외교전략이 더욱 절실해진 때가 아닌가 싶고요.. 이에 대한 공부와 실전력과 고민을 가장 마니 한 정치인중 한분이 이낙연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윤석열정부의 한미일에 치중한 편파적 외교를 비판마니 했고요 (냉정구도를 가속화하니 한반도 불안만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니까요)
1기본 (남북관계)
1동맹 (한미동맹)
3우호 (중일러시아)
탈냉전이나 신냉전이나
우리로선 이런 대원칙의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 봅니다
남북이 다시 화해모드로 가면 좋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요. 김정은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고, 미국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현재 미국이 나설 만한 요인도 없고. 갑갑한 상황입니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많이 오르네요.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주식 가지고 있다고 하신 기억이 나네요.
트럼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미대선은 어떻게 될련지...
일부에서 트럼프가 된다면 지난번처럼 한반도에 평화 모드가 올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저는 오히려 한국한테는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갈걸로 봅니다.
트럼프 성향상 약한놈은 바주지 않습니다.
받아낼게 있으면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최대한 받아냅니다.
지금의 최악의 남북관계는 트럼프한테는 아주 좋은 먹이감이죠.
지난 정부에선 문통하고 김정은의 관계가 돈돈하니 트럼프가 자기 정치로 이용해야하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지금은 남북관계가 최악이니 방위비 부담금을 대폭 올릴 빌미가 될거고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반도의 불안을 노골적으로 이용하여 뜯어낼겁니다.
현정부는 그걸 방어할 능력조차도 없고요.
@각자도생!! 저도 트럼프는 안 좋다고 봐요.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먹히면 안돼요. 도와줘서 막아내든지 협상해서 종결 짓든지 해야합니다. 다음은 몰도바, 발트3국등이예요. 2차대전때 독일에게도 잘못된 시그널을 줬죠. 크림반도도
@한강자전거 그래서 마크롱이 병력지원도 할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하면 러시아와 나토가 바로 대치되니까요.
마크롱의 저 발언은 협상하기 위한 빌드업이라 봅니다.
프랑스가 참전한다면 나토와 전면전으로 번질테니 적당한선에서 협상하자..
결국 우크라이나도 한반도처럼 쪼개지겠죠..
그래야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러시아의 완충지대로 계속 남게됩니다.
@각자도생!! 미국도 유럽도 장기화 되어가는 전쟁에 지쳐가고 있고, 선거가 다가오면 국민 눈치도 봐야 하죠.
현실적으로는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지역 일부를 실질적으로 러시아가 지배하도록 하는 선에서 정전을 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호중유천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계평화를 위해선 그래야만 하고요.
우크라이나만 독박쓰는거지만 지도자를 잘 못 뽑은 대가치곤 너무 크네요;;
22년 여름에 엄청 고민했던 내용이네요~~
많은 고민후 현정부의 철학과 능력으론 균형외교는 물론 폭망외교로 예측하였고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네요;;
신냉전 초기에 중요한 의제가 셋팅되기에 다음에 정권이 바뀌어도 후임 정부가 할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겁니다.
미.중 패권전쟁으로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는 최고의 요충지로써 줄다리기 외교를 한다면 미국과 중국한데 얻을 것이 무한대에 가까운데 지금은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불안한 상황이 커질겁니다.
지금의 한국은 70.80년대의 쿠바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지리적 위치는 미국에 붙어있는데 소련과 손을 잡아서 영구적으로 미국의 압박을 받아 폭망했죠.
한국은 중국 턱밑에 있으면서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대놓고 적대시하니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중국은 지금의 수모를 참고 있을 뿐이고 때가 되면(중국이 강해지거나 한국이 약해진다면) 중국은 가장 먼저 한국에 보복할겁니다.
신냉전체제로의 변화는 이미 이루어졌으니 한국이 독자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죠.
미국과는 동맹이니 어쩔 수 없이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적어도 명시적으로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적대적인 발언을 하는 건 삼가야지요.
중국, 러시아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자기네에게 노골적인 적대 정책만 펴지 말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요. 외교는 속내는 어떻든 명분도 중요하지요.
@호중유천 미국과는 동맹이지만
아시겠지만 그 전의 냉전체제와는 지금은 양상이 다르죠.
미국과 더 밀접한 일본도 중국하고 외교로 서로 주고받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가 최우선이란 대명제를 깔고 외교를 한다면 줄다리기 외교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원만해야하고요.
미국이 중국하고도 전쟁을 일으킬거 같아 무섭네요...;;;
@移木之信 요즘 드론 기술 및 로켓 기술이 발달해서 항모도 별 쓸모가 없다네요...
@포튜나와함께 중동지역에서 항모 탈출...;;;
@포튜나와함께 이지스함이고, 항모전단이고 다 도망치기 바쁘다네요...;;;
@포튜나와함께 최근에 안 사실...
이란이 맘 먹고 미사일 쏘면, 격추 시킬 수가 없다고 합니다...;;;
@移木之信 이번에 항모들이 모이는 건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임은 분명하죠. 대만을 비롯한 남중국해에서 더 이상 세력을 확장하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는.
그리고 중국은 아직 미국에 군사적으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서로 근육만 보여주는 거지요.
다만 중국이 대만에 대해 뭔가 위협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移木之信 100%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죠.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지켜볼 수밖에요.
다만 국내 주한 미군과 시민권자들은 비상시 5일 내에 일본으로 탈출하는 훈련을 매년 하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 현실이 암담하네요. 전쟁나면 그 목숨줄 같은 아파트는 커녕 살아 남는게 미션인데요.
이 좁은 나라에서 도망갈 곳도 없죠. 북한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는 시절이라면 부산 등 남쪽이 그나마 안전하겠지만 핵을 갖고 있는 이상 안전지대는 없지요.
@호중유천 북한이 도발하기 보다는...
대만과 중국전쟁나면 한반도도 같이 엮일 수 있다고 합니다...(미국과 일본이 후방지원 하고, 우리가 총알받이...;;;)
ㅜㅜ 이무슨일인지
중국의 힘이 생각보다 세지고 있네요. 외교전술이 정말 필요한 시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