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이 상당히 좋았기에 기대를 갖고 본 <듄> 파트 2.
그러나. . .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스토리의 힘이 약해진 듯하다
중간 중간 스토리의 도약이 있어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은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조금 어려웠을 수 있고, 읽은 관객은 상상하던 장면의 구현이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들이 있기에 아쉬웠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는 딱히 감독 탓만을 하기는 어렵다. 원작 자체가 2권부터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작은 워낙에 장대한 우주 공간과 긴 시간에 걸친 변화를 다루려고 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중간 중간 시간을 훌쩍 뛰어넘고는 한다. 그 때마다 이야가 툭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특히 인물간의 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졌을 때 그런 단절이 생기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을 <반지의 제왕>에 비견할 만한 걸작이라고 하는 칭송은 다분히 과장된 평이다.
그나마 영화의 장점이라면 원작에서는 글로 설명한 했던 장면들을 상당히 그럴 듯하게 구현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비주얼은 대단히 훌륭하다. 특히 사막에서의 전투 장면은 압권이다. 실사와 CG의 구분은 이제 더 이상 불가능한 지경에 왔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 하나는 여주인공 차니의 캐릭터 설정이다. 폴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차니는 원작에서보다 영화에서 훨씬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긴 원작소설을 영화로 압축하려면 몇 가지 요소를 선택하여 집중해야 하는데 감독의 선택은 차니라는 캐릭터 설정이었던 것 같다.
아들 아이는 내 말을 듣고 요즘 헐리우드를 휩쓸고 있는 PC주의의 영향일 거라며 약간 비판적으로 보았다.
정말 PC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차니를 맡은 배우의 연기 자체는 훌륭하다. 주인공 폴이 때때로 구태의연한 클리셰에 가까운 표정 연기를 보이는 데 비해 차니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약간의 근육의 움직임 만으로도 내면을 표현하는 생생한 연기를 보여준다.
2편의 엔딩을 보니 3편이 나올 것이 확실한데 완벽주의적 성향의 감독은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하니 언제 나올 지는 알 수 없다. 3편은 2편보다는 밀도 있는 작품이 되기를.
첫댓글 듄은 아직 안봐서 모르겠고.. 반지의 제왕이 왜 걸작인지도 써 주심 좋겠어요.. 어느 포인트에 매료되어야하는지 잘 모르겠는 작품 중 하나 ㅎㅎ
좋은 작품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반지의 제왕>이 훌륭한 작품인 이유 중 하나는 알레고리이면서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건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죠.
주말에 스크린X 로 예약해 놨어요.아맥은 앞열밖에 안남아서;; 1편 기억이 안나서 집에서 2번 복습하고 갑니다. 솔직히 1편은 졸립더라구요. ㅠㅠ 등장인물과 배경 설명이 너무 길어서... 보고 재미있으면 아맥으로 다시 볼겁니다^^
저는 여러 상징적인 장치와 미래에 대한 단편적인 예고가 기대감을 갖게 하는 면에서 1편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원작 자체가 후반부로 갈수록 좀 지루해져서... 저는 3권까지 읽고 접었다가 몇 달 후 다시 시도했는데 역시 3권까지 읽고 중단했습니다. 좋다는 사람도 있으니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호중유천 1편이 원작 1권의 절반도 못 담았다고 하던데 이러다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ㅎ 원작 완결편이 몇편까지인가요?
@살쫙쫙↘돈쑥쑥↗ 6권입니다. 작가 사후에 아들이 프리퀄을 쓰다가 혹평을 받고 중단하기도 했네요.^^
@호중유천 그럼 거의 듄10 까지 나오고 티모시 샬라메가 본인 공작 아버지 나이 될때까지도 시리즈 이어지겠네요;;
@살쫙쫙↘돈쑥쑥↗ 스타워즈 시리즈에 버금가는 시리즈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티비용 시리즈는 나올 모양이더군요.
저도 스토리의 도약이 느껴지긴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영화 끝나고 나서도 자막이 다 올라갈 때 까지
객석에 앉아 있다가 나왔어요.
마지막에 흐르는 음악이 좋더군요. 저도 끝까지는 아니지만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꽤 앉아 있다 나왔습니다.
제가 느낀거랑 비슷하시네요. 1편은 특별한 스토리가 없었음에도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다면 2편은 본격적인 스토리가 있음에도 시시하게 끝나버린 느낌이였네요.
원작을 어디까지 변형할 권리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감독이 좀 더 스토리를 휘어잡고 끌고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