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어머니 치매 오신 할머니 모셨드랬습니다. 생전 처음 그야 말로 벽에 똥칠한다는 게 뭔지 직접
두 눈으로 목격했고 그걸 다 치운 후에는 한 이틀 인가 밥을 못 먹었습니다. 귀저기에 변을 보셨는데 불편하셨던 모양이에요. 그걸 스스로 빼셨는데 그걸 또 치운답시고 바닥이며 이불에 흘린 변을 일일이 손으로 긁어서 화장실 바닥에 던져놓으셨는데......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지요.
하여간 락스 냄새가 진동하도록 바닥을 닦고 청소했는데도 그 냄새, 사방에 퍼진 똥 잔해가 생각나서 밥이 안 넘어갑디다.
삼시 세끼 밥 챙겨 드리고, 똥 오줌 귀저기 갈아드리고, 우리 할머니 옛날 분 치고는 정말 떡대가 좋으셔서
건장한 제가 들어올리기에도 힘들었어요. 옛날 사람인데도 키가 165가까이 됐으니 말 다 했죠. 그걸 엄마
혼자 다 하셨습니다. 아버지도 물론 도와드렸지요. 고생한다는 거 안다고요, 우리 아버지도 그랬어요. 당신 고생한다는 거 안다고.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간사하고 이기적인지 아십니까?
우리 아버지도 그랬습니다. 퇴근하시면 식사 챙겨드리고 귀저기 갈아들이고 목욕시켜 드리고 아무튼 어머니에게 할 수 있는 배려는 다 하신 분인데도 엄마가 자고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넌 잠이 오냐, 넌 밥이 넘어가냐, 네 부모가 저리 됐으면 네가 지금처럼 잠이 오고 밥이 넘어가겠냐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사람입니다.
우리 아버지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게 아니고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낼 만큼 인격이 안 되신 분도 아니지만 그게 행동으로, 얼굴빛으로 보이더군요. 제가 나중에 할머니 돌아가시고 물었습니다. 인정하시더군요. 내 마음 편하자고 모신 건데, 내 부모지 내 마누라 부모가 아니라는 걸 아는데, 그 애뜻한 마음 이해해주고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주고 있는 걸 아는데도 고맙고 미안하기보다 그런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 것이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고 이렇게 못 될 수가 없더라고 본인 입으로 그러셧어요.
그래요, 내 부모고 그리 됐으니 얼마나 애뜻하고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아픈 거,
나는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아려서 잠도 잘 안 오고 밥도 잘 안넘어가는 만큼 딱 그만큼 가족이고 내 반려인 아내가 똑같이 공감해주길 바라는데 너무 태평해 보이는 모습이 밉고, 이기적으로 보이는 거 그거 님도 겪으셧지요?
그리고요 형제들, 우리 어머니가 제일 힘들고 어이없고 서운했던 부분이 입으로는 고생을 안다안다하고 도와주려고 애쓰면서도 불만을 떨치지 못했던 아버지도 그랬지만 가장 어머니를 지치게 만든 건 바로 형제들이었습니다.
자기들이야 안 모시니 그리 되신 분, 보러오고 싶겠지요. 오면 그 대접은 누가 다 하는데요. 노인네가 그리 있으니 외식은 꿈도 못 꾸고 차마 오랜만에 온 형제들 짜장면 배달시킬 수는 없고 청소에 식사 준비에 뽕 빠지게 수발들어줬더니 한다는 말이 노인네가 지난번보다 더 말랐네, 어디가 안 좋아보이네 이런 소리뿐.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겠지요. 어머니가 노인네 학대한다고 생각해서 저리한 건 아니겠지요. 그냥 자기 마음에 속이 상하니 한 말이겠지만 듣고 있던 사람은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압니까? 아니 어쩌면 어머니가 과연 지 부모에게 하는 만큼 정성들여 했을까, 끊임없이 어머니를 의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마련이거든요.
가족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크고 그 기대를 충족 못시켜 주면 느끼는 배신감도 큰 것처럼요.
이게 최소한 염치를 알고 보통의 교양과 상식을 갖춘 우리 친척들에게서 벌어진 일입니다. 님의 집도, 그리고 부인께서 서운해 하시는 부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병자가 있는 집은 무심코 흘린 자그만 말이라도 대꼬챙이가 돼서 가슴을 찌르게 되는 법인데 가족끼리는 기대치가 크다보니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게 마련이지요. 그 마음 못 고치고 못 돌립니다. 한 번 뱉은 말 못 주어 담는 것과 똑같아요. 그걸 무심히 보아 넘긴 님은 생각이 없는 겁니다. 최소한 우리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형제들에게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큰 소리라도 쳤거든요.
그 정도 눈치로 사회생활은 어찌 하셨는지, 그리 오래 산 여자 마음 하나 짚어보지 못하면서 그게 부부라고 할 수 있는지....참 미스테리네요. 그리고 과대평가요? ㅋㅋㅋㅋㅋㅋ 그냥 님이 병.신이고 눈치도 없는 머저리라 그런 말은 절대 안 하시네요. 자기가 잘못한 건 아내를 잘못 평가한 것 뿐이죠? 자기가 ㅄ인 건 절대
모르겠고. 이래서 없는 눈치는 못 만든다더니....
아 그리고 만일 노부모 모시는 형제 집에 방문하는 다른 형제들, 제발 자청해서 밖에서 먹자고 하세요. 아니면 음식을 싸오던가. 별로 좋은 손님들 아니에요. 병자 있는 집에 오는 당신들. 왔으면 찍소리 말고 가만히나 있던가. 달랑 음료수 한병 사와서 한다는 말이 이리해라 저리해라 감내놔라 배내놔라야. 그리 마음에 안 차면 지들이 모시던가. 입으로는 누군들 효도 못하나......
참, 이글을 읽으면서 제 상황과 조금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글 씁니다.
저는 참고로 며느리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글의 아내분처럼 희생적이지 못해서 저는 2년 만에 시댁에,,,아니 신랑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부부사이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 시,,,, 한 쪽만의 일방적인 잘못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야 위 글의 며느리처럼 희생적인 행동으로 몇년을 (우리 부모님 세대 처럼 '시댁으로 들어온 이상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 같은) 산 건 아니지만, 부부사이의 대화 없이 이런 식의 생활로 요즘 세대를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며느리 입장에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대화로 서로가 어떤 상태인지를 자~~~알~~~ 알아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글올리신 분이 얼마나 아내 분의 심리를 아셨는지,,,그것부터 되짚어보셨으면 하구요.
아직도 뼈아프게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들, 시댁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말은 공정하게 하지만, 결국 '본능적으로' 나오는 시댁식구들의 언행과, 처가식구들의 언행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며느리가 시댁에 들어가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로운 일이지만, 꿋꿋하게 시부모 마음까지 얻어가면서 자기를 죽이고 희생한 글쓴 분의 며느리는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한 입장에서 너무나도 아내분의 맘이 200% 존경스럽습니다.
아내분의 맘을 못알아준 남편분만 탓할 일은 아니지만,,,그래도 행동으로 보여준 아내분의 시간과 희생을 남편분이 이딴 글로 더럽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분의 맘을 돌리고 싶으시면,,,먼저 아내분에게 본인이 잘못한 것이 뭔지를 제대로 아셨으면 합니다.
결혼하면 아내는 남편 밖에 없습니다.... 안그런 아내분들 빼구요...ㅎㅎ
가만 생각해보니...정말 아내가 능력이 대단한 분들도 주변에 있네요...물론 시댁과의 관계는 어떤지 잘 모르지만..
할머니가 유관순여사와 한 동갑이신데 97세에 돌아가셨다.
우리 엄마는 외할머니가 장남을 피해 네째아들에게 딸을 시집보냈으나,세 아들은 6.25때 어찌어찌해서 이북에 남고 울 아버지가 정작 장남의 역할을 하게되었다.
울엄마 21살에 시집와 45년을 모셨으니....시집살이 책으로 쓰려면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정도의 분량이 나올법도 하다.
더우기 할머니는 종을 두고 살던 마님이셨으니 모든걸 <입>으로만 일을 할줄만 아셨다.
종들이 다 알아서 집안일을 했기에 입으로 지시내리고 챙기고 의심하고 .....
종들이 하던 일이 며느리인 엄마의 일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97세에 할머니가 돌아가실때까지 엄마는 맘편히 외출을 한적이 없다 .심지어 할머니 돌아가실때까지 버스타는 법도 몰랏으니.....
정말 친정가면 할머니 지린내에 ..집안 곳곳에 배어있는 냄새가.......
힘들어하는 울엄마는 전생에 할머니께 빚진게 많아서 그걸 갚느라 내가 이생에서 이리 힘들다고까지 표현하셨다.
지금 현재 74세인 울엄마 , 恨많은 삶의 마지막 부분을 척추관협착증과 무릎연골이 닳아없어져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다.
여자의 일생이란.........
이제는 울 엄마 경우와 같은 비극은 없었으면 한다.
오죽했으면 우리 딸들 모토가 "절대 오래살지 말자 !!" 였을까?
원글님 정말 부인에게 사과하시고 그녀의 인생을 사랑하신다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놓아주세요.
제가 보기엔 아내분이 이혼 하자는건
남편도
시댁의 어느 형제자매를 포함한 가족들도
더이상 가족으로써 믿을 수 없고 또 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 지혼자 다 하길래 괜찮은줄 알았다"
이런 논지의 비겁한 변명을 하는거 부터가.. 남편분과 그집 분위기가 어떤지 가늠이 갑니다.
아내분은 미련하고 꾹참고 뭐 바보같고 그정도는 괜찮고 이게 아니구요.
자신이 아니면 다들 감당할 인격을 가진이가 없기 때문에 ( 혹은 하는 짓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
양심상 노친네를 내팽겨칠수 없어 모신거라고 보입니다.
그래 나마저 저렇게 이기적인 인간이 되지 말자 뭐 이런 거지요.
그런데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니
앞으로 더 살아봤자
기대고 의지하고 힘들때 나눠서 짐 지어줄 사람들(남편 포함)이 아니니 그만 살겠다는 거겠지요.
앞으로 살면서 힘들고 안좋은일은 또 일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이미 시부모님 모실때 어떤 인간들인지 봤으니까요.
애초에 부담 나눠지고 힘들때 쉬게 해주고 서로서로 돕고 나눴다면 아내분이 이혼 하자고 하겠습니까?
남편이 뭐고 가족이 뭡니까.
힘들때 기댈 수 있고
어려울때 나눠서 짐 지고
즐거운 일 나누는게 가족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남이지요.
아내분을 과대평가 하신 것이 아니라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님 또한 훌륭한 분이십니다.
또 님의 형제들 또한 결코 나쁜 분들이 아닙니다.
어제 님의 글을 보았고 님의 아내 마음에 공감하는 바가 컸습니다.
저의 남편은 3남3녀의 막내아들입니다.
결혼 15년차가 될 무렵
제 남편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정신도 육신도 다 놓아 버린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저의 가정이 아니면 어느 형제도 감당할 여력도 마음도 없다는 판단하에....
저의 가정마저 손을 놓아 버리면 어머님은 요양시설에서 놓아 버린 정신속에 갖혀 세상을 떠나실 수 밖에 없기에 어머님을 모셨습니다.
음식은 거부해서 얼굴로 뿜어 버리고, 드시지도 못한 분이 밤새 소리지르고 뛰고, 대변은 관장으로도 안되어서 손가락으로 마사지해서 파내야 했지요.
겨우겨우 힘들게 올라갔던 자리.....일도 손에서 모두 놓아야 했지요.
직장을 잃어버리고 제아이들에게 신경쓸 여력조차 남아 있지 않는 어머님간병인로만 저는 있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불쌍해서...그렇게 가시게 할 수 없어서..그러면서도 혹여 나의 공허함을 표현하면 남편이 심란할 까봐 씩씩한 척 했습니다.
내가 우울하면 내 가정이 힘들어질 것 같아서 웃으려고 화 안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대화중에 시형제분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제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기에 남편에게 약간 내색을 했던거지요.
그런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그래..내 형제들이 어쩌고 저쩌고....그래서 너는 울엄마한테 마음을 다해서 대했냐? 사실 너도 형식적인 부분있잖아. 내가 일일이 얘기해볼까. 니가 그렇게 잘났어?"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아픈 시부모님을 오래 모시다보면 시집형제께 안좋은 들을 기회가 많아집니다.
한마디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마음 상처받을 기회도 많아집니다.
그런데 시집형제들이 하는 말들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듣자고 좋은 평가 받자고 어머님을 모시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남편의 말을 저를 완전히 좌절시키더군요.
아내가 남들에게 효부소리 듣는 것에 으쓱 하니 기분 좋아 하며 그것을 즐기고
다른 형제들이 전혀 할 수 없는데 본인이 감당하니 뿌듯하고
손주들도 치매걸린 할머니에게 지극 정성이니 남들이 교육잘 시켰다...부모가 본보기다 ..칭찬 일색이고...
그랬지요...
그리고 남편은 느꼈겠지요
가끔은 어머님께 냉랭하고...가끔은 사무적이고...가끔은 돌아서서 화나서 씩씩거리는 아내의 모습을요...
그리고 결정타를 저에게 날렸지요.
'니가 항상 어머님께 최선을 다했냐고....사람들이 있을때와 없을때..두얼굴을 가지고 있다고..이중인격자라고..내가 니가 좋아서 사는 줄 아냐고'
그때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하고 살 수도 없었습니다.
그때 저를 남편곁에 붙잡았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아픈 어머님이셨습니다.
내가정이 해체되면 어머님은 마음 상처받고 잃어버린 정신세계에 갇혀 요양원으로 가시는 것 말고는 답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때 결심했던 것이 '어머님 살아 생전까지만' 살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님 살아 생전까지만...
남편과 시집형제들 맘 안상하게 지내다가 상치르고 나면 바로 이혼하겠다는 결심을 굳게 했더랬지요.
님!
아내분은 그 오랜 세월동안 제가 했던 이런 결심을 수 없이 반복했을 겁니다.
아내분이 기분을 확 드러냈을때 ..님은 받아 주셨는지요...아니면 저의 남편처럼 한큐에 다시 말할 수 없게 좌절시켰는지요?
제존재에 대한 창피함...억울함..민망함..허무함 이런 것들을 뒤로 하고 저는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이야기 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다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요?
"나는 성인이 아니라 사람이다. 항상 웃고 항상 친절할 것을 내게 요구하지 마라. 내게 중요한 것은 효부가 아니라 미치지 않고 내자식들을 지키며 어머님 살아 생전까지 함께 지내는 것이다. 잘하고 잘못하고를 내게 따지지 마라. 나는 생활로 함께 할 뿐이다. 아이들에게 당신과 내가 하는 수준의 할머니에 대한 효도를 강요하지 마라. 당신과 나는 아들과 며느리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지만 내아이들에게까지 멍에를 함께 지라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엄마 잠들었을때 엄마깨우지도 못하고 할머니 대소변까지 다 가려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할머니에게 얼마나 더 해야 당신이 만족하겠나.. 지금도 아주 잘 하고 있다. 당신은 내남편으로 살 필요없다. 어머님의 아들로 살아라.. 나는 어머님의 며느리로 살겠다. 단 당신의 하나뿐인 어머님에게 당신은 어머님의 여러 자식 중 하나인 아들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단 한명뿐인 아빠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살아라.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면 그때 이혼하겠다 . 당신도 준비해라"
그날 이후
제 남편 엄청 조심하더군요.
아내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오밤중에 술을 마시러 나가기도 하고-아마도 맘속에는 어머님이 맘에 걸리겠지만요^^-
걷기 싫은 오솔길도 걸어야 하고, 아내가 모임이라도 나가면 열일 제쳐두고 귀가해서 어머님 식사 챙기고 아이들 공부도 어떻게 하는지 관심가지고 물어 보아야 하고 딸아이 캠프까지 참석했습니다.
남편은 15년 살면서 안하던 일들을 온힘을 다해 하기 시작한 거지요.
님!
님과 아내분
저와 저의 남편
차이가 있다면 대화가 있었으냐...갈등을 해소했느냐 라는 차이일 겁니다.
여하든 저는 죽을힘을 다해 말로 풀어내었고 그래서 남편은 섣부른 말과 행동이 그 어느때보다도 강하게 가정을 해체시킬 수도 있음을 뼈저리게 인식하게 되었으니까요.
님!
아내가 말하지 않았다구요? 그래서 할 수 없었다구요? 기회도 없었다구요?
직설적이지는 않아도 다른 언어든... 표현이든... 수없이 했을 것입니다.
남편에게 시아버님의 며느리가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로 보여지고 인정받기를 갈망했을 겁니다.
님!
아내의 이혼요구를 받고 님은 어떻게 노력하셨는지요?
님께서 아내분께 가지고 있는 믿음과 사랑을 봅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난 세월 이제 와서 어쩌겠습니까!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아내에게 시간을 주세요.
아내에게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물어 주시고
경제력이 되신다면 제공해 주세요...
일주일에 한번이든 한달에 한번이든 데이트하는 시간도 가져 보시구요...
당신 왜그래?...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해 라고 감정을 표현해주세요
내가 이렇게 까지 잘못했나? 내가 이렇게 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
노력해야 하는 시간이 설마 16년보다 길겠냐...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세요.
여하든 님!
이혼은 아니지만
수많은 생채기가 오랜 시간 굳고 또 굳어 흉터가 되고
이미 가슴에 낙인으로 박혔을 세월이
쉽게 풀어내지지는 못할 겁니다.
님!
힘드시더라도 아내분을 포기하지 마시고 노력해주세요!
그리고
님께서 형제들에 대해 자포자기 식으로 이야기한 것에 대해 형제들에게 미안한 맘까지 갖지는 마세요.
수많은 댓글들 속에서 상처받고 좌절하실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님께서 형제들에 가지고 있는 애정이 그게 아님을 압니다.
그리고 님의 형제들이 님의 글을 보더라도 원망이 아니라 님의 마음을 가슴 아프게 감싸 주실 것이리라 믿습니다. 그래야 하기도 합니다. 형제니까요...
님의 형제들은 욕을 먹어야 할 나쁜 사람이 아니라 이시대의 평범한 아들딸일 뿐입니다.
님과 님의 아내가 특별하셨던 거지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