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여기에 소개하는 이본 오언추구는 제가 몇해 전 헌책방에서 구입한 작자미상의 필사본으로 글의 내용이 시중에 나오는 책과는 색다른 맛이 있어 한문 기초를 배우는 이에게는 썩좋은 자료가 될 것 같아 미숙한 솜씨나마 한글로 번역하려하니 많이 이용해 주십시오 또한 잘못 해석된 것은 눈 밝은 이들이 가르쳐 주십시요.이 추구는 제가 구로노인 복지관에서 작년에 명심보감과 아울러 강의를 했읍니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烏偸誰家墨(오투수가묵)하며 鶯買何處金(앵매하처금)인가 까마귀는 누구 집의 먹을 훔쳤으며 ,꾀꼬리는 어느 곳에서 금을 샀는가 (까마귀의 검은 색과 꾀꼬리의 노란 색을 비유한 글귀) *鷄鳴巖下月(계명암하월)하고 犬吠洞中雲(견폐동중운)이라 닭은 바위 아래서 달을 보고 울고 ,개는 마을 가운데서 구름을 보고 짖는다 (한가한 농촌 야경을 서술한 것으로 닭은 밝은 달을 보고 아침이라 생각하여 울고 ,개는 흘러가는 구름에 속아 낯선 객으로 생각하여 짖는다) *柳岸黃金散(류안황금산)이요 梅庭白玉垂(매정백옥수)라 버들 핀 언덕에는 황금이 흩어져 있고, 매화 핀 뜨락에는 흰 구슬이 드리웠네 (어젯 밤 비에 꽃잎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듯 활짝 핀 황금 같은 개나리 잎사귀는 바람에 흩날려 쌓이고,(백옥같이 핀) 매화 꽃잎 바람에 떨어져 뜨락을 백옥으로 수놓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無足蛇能走(무족사능주)요 有口鳥未言(유구조미언)이라 발이 없어도 뱀은 능히 달리고 입이 있어도 새는 말을 못하네 *竹園風彈琴(죽원풍탄금)하고 松塢月篩金(송오월사금)이라 대나무 동산의 바람소리는 거문고를 타는 듯하고, 소나무 늘어진 둑에(늘어진 둑 소나무에)달빛 그득하여 금을 체질하네 (대나무 동산에 바람이 불면 거문고 타는 듯한 소리내어 부합하고,소나무의 뾰죽한 침사이로 금빛같은 달빛이 흘러내려 금을 걸러내는 것과 같음을 묘사함) 2, *水鳥浮還沒(수조부환몰) 하고 山雲斷復連(산운단부련)이라 물새는 물위에 떴다가 다시 잠기고, 산위의 구름은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네 (물새가 먹이를 잡기 위해 물맥질을 하는 모습과, 구름이 산허리를 빗겨 쉬었다가 지나가는 풍경을 묘사한 글귀다) *鳥有千年白(조유천년백) 이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 새는 천년의 힘이 있지만 꽃은 십일의 붉음이 없다 (꽃빛 찬란해도 지고야 마는 것 이세상 어느 뉘라 죽지 않으리 이 세상 어느 것이 刹那 生 刹那 滅이 아니련마는 ... 현상계의 모든 것이 영원성이 어디 있으랴 그러길래 諸行無常(제행무상)이 아니던가) *農人耕白水(농인경작수)하고 樵夫斫靑山(초부작청산)이라 농부는 흰 물을 밭갈고 땔나무 하는 사람은 청산을 쪼개네 (농부가 논을 밭가니 물결이 갈라지고 초부가 나무를 치니 쩡쩡 소리가 청산을 쪼개는 듯한 소리를 묘사한 것) 3, *客醉池邊酌(객취지변작)하고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이라 손님은 연못가에서 잔질하고 스님은 달아래서 문을 두드리네 (마치 靜中動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 글은 퇴고의 고사가 있는 당나라 시인 賈島(가도)의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의 시귀를 약간 변형시킨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새는 연못가의 나뭇가지에 잠이들고 스님은 달아래서 문을 두드린다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이요 鳥啼漏難看(조제루난간)이라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을 수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렵네 오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의 다섯살 때의 작품이다 *雁尺靑雲去(안척청운거)요 烏繩白雪來(오승백설래)라 기러기는 푸른 구름을 재며 가고 까마귀는 흰 눈을 묶고서 오네 시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법은 마음 속에 한 폭의 도화지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지금 이 작품은 구름 사이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연상하면 될 것이고 흰눈 내리는 벌판으로 까마귀가 날아가는 배경을 연상하면 된다 4,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요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이라 가을 달은 밝은 빛을 휘날리나니 겨울 산봉우리엔 외로운 소나무 만이 빼어났네 이 글은 도연명의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이요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이 의 생략된 글귀로써 춘하추동 사시의 계절배경을 묘사한 것이다 앞의 귀절을 해석하면 봄의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의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다(변화가 무쌍하다) 전원시인 도연명의 시심을 읽을 수 있는 싯귀이다 *草黃行覺犢(초황행각독)이요 沙白動知鷗(사백동지구)라 풀이 누르니 가는 것이 송아지인 줄 알겠고 모래가 희니 움직이는 것이 갈매기인 줄 알겠다 김삿갓 시인의 白鷗詩(백구시)를 연상케 한다 沙白鷗白兩白白(사백구백양백백) 平辨白沙與白鷗(평변백사여백구) 漁歌一聲忽飛去(어가일성홀비거) 然後沙沙復鷗鷗(연후사사부구구) 흰 모래에 흰갈매기 모두 모두 희고 희니 모래하고 갈매기를 구별하기 어려워라 어부노래 한마디에 문뜩 날아 올라가니 모래하고 갈매기를 확연하게 알겠도다 *雲囚暮江頭(운수모강두)요 烟割靑山腰(연할청산요)라 구름은 저문 강가에 가두어지고 연기는 청산의 허리를 베네 저녁 어스름의 농촌 풍경을 잘 묘사한 글귀이다 날이 저물면 강가로 구름이 모여들고 집에서 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 올라 산 언저리에 걸쳐 있는 모습이다 참으로 한가롭고 포근한 모습이다 5,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요)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이라) 들이 휑하게 넓으니 하늘이 나무쪽으로 낮아지고 강이 맑으니 달이 사람과 가깝다 (들이 까마득히 넓으니 하늘이 나무쪽으로 드리운 것 같고 강의 물이 워낙 맑으니 물빛에 하늘이 비침이라 이는 마치 蘇東坡의 적벽부 가운데 白露橫江(백로횡강)하고 水光接天(수광접천)이라고 한 싯귀와 매우 흡사하다 (흰해오라비는 강을 비껴 나르고 물 빛과 하늘 빛이 닿았더라) *蝨喜長爲客(슬희장위객이요) 馬愁不在家(마수부재가라) 이는 손님이 오래 있는 것을 기뻐하고 말은 집에 있지 않음을 근심한다 요즈음의 어린 학생들은 이라는 것을 모른다 .이놈은 마치 쌀과 같이 생겼는 데 어린 놈은 서캐라 한다 .예전엔 우리 몸 속에 여러마리 씩 데리고 다녔는 데 이놈이 우리 몸에서 피를 빨아 먹는다.그러니 손님이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 할 수밖에. 또 있다 .빈대라고 .납작하고 붉은 색을 띠는 이 놈은 무지막지하게 여러 놈을 데리고 와 밤에만 몰래 피를 빨아 먹는다.지금은 볼 수가 없다 .말이 근심하는 이유는 멀고 험한 길을 가야하니 싫어 할 수 밖에........ *冬雪千山白(동설천산백이요) 春風萬木靑(춘풍만목청이라) 겨울에 눈이오니 모든 산이 희고 봄 바람에 모든 나무가 푸르다 자연은 마술사이다.바람손은 만지는 것마다 푸른 색을 만들어 놓는다.겨울내 앙상했던 가지를 생명의 숨결로 옷을 입힌다.그럼으로 해서 한해는 훌쩍 흘러가고... *鳥啄花間蝶(조탁화간접이요) 鷄爭草裡蟲(초쟁초리충이라) 새는 꽃사이의 나비를 쫓고 닭은 풀사이의 벌레를 다툰다 하찮은 자연사 같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사도 다를 바가 무엇이랴 장자에 나오는 비유가 생각난다 나무 위에서 이슬을 탐내는 사마귀 뒤에는 참새가 사마귀를 먹으려고 엿보고 있으니 먹고 먹히는 세상이다 세상사가 서로 맞물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불가사의한 법칙이다 6, *水若群龍走(수약군용주)요 山如萬馬馳(산여만마치)라 물은 마치 여러마리 용이 달리는 것 같고 산은 마치 많은 말이 달리는 것 같다 (물 수면에 바람이 불면 물결이 밀리는 것이 마치 수 많은 용이 달리는 기세와 같고 산의 형세가 삐쭉 삐쭉 한 것이 많은 말이 달리는 기세와 같음을 비유한 말이다) *桃李千機錦(도리천기금)이요 楊柳萬條絲(양류만조사)라 복숭아와 오얏꽃은 천 베틀의 비단과 같고 버들은 만가지의 실과 같네 (봄날에 나뭇가지에 오른 하얀 꽃송이들을 생각해 보라 또한 시냇가에 하얗게 단장한 버들에 코를 대어 보라 봄의 향기가 물씬하지 않는가) *燈作房中月(등작방중월)이요 月爲天下燈(월위천하등)이라 등불은 방 가운데 달과 같고 달은 천하의 등불과 같네 (어두운 방을 밝히는 등불과 온 우주를 밝히는 달빛의 대조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本地風光(본지풍광)의 달빛은 어디갔나?) *對飯蠅先集(대반승선집)이요 如厠狗前行(여치구전행)이라 밥을 마주 대하니 파리가 먼저 모이고 뒷간(변소)에 가니 개가 먼저 가네 (어린시절 바다와 농촌의 일이 생각난다. 나의 고향은 강원도 주문진이라 오징어가 많이 나는 고향이다. 오징어를 말리기 위해 덕장에 오징어를 걸어두면 새까맣게 파리떼가 몰려 들곤 했다.또한 농촌의 밭에 거름을 주거나 일을 하다 밥을 먹으면 파리떼의 극성에 애를 먹곤 했다 .그 시절을 연상하면 그리울 따름이다. 변소에 가는데 어린아이를 따라가는 강아지는 우리의 토종 똥개임이 틀림 없으렸다. 어린아이가 똥을 누면 똥과 엉덩이를 핥아 먹던 우리의 순둥이. 복날에는 필시 개장수에게 팔려가던 충견 .지금은 어느 하늘을 떠 돌고 있을까?) 7, *荷葉水中傘(하엽수중산)이요 柳花岸頭綿(유화안두면)이라 연잎사귀는 물 가운데 우산이요 버들 꽃은 언덕 가의 솜털과 같네 연잎사귀의 넓은 면은 수면을 헤엄치는 잉어들에게는 안성마춤의 이마를 기대는 일산과 같고 버들의 곱디 고은 하얀 꽃털은 언덕가를 수놓은 솜털과 같이 화사하다 *江雪飛飛鷺(강설비비로)요 漁火點點螢(어화점점형)이라 강가에 떨어지는 눈은 훨훨나는 해오라비와 같고 고깃 배의 불빛은 점점이 날아 다니는 반딧불과 같네 바람부는 겨울 날 강가에 서보라 무수히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감상에 잠겨보라 아니면 눈송이에 내 몸을 맡겨 바람가는 데로 날아가 보라 시상이 그대로 떠오르리라 예전에 썼던 시귀절이 생각난다 *無香雪花虛空發(무향설화허공발)한데 凝雪松枝噴寒氣(응설송지분한기)라 향기없는 눈 꽃이 허공에서 피어나는 데 눈에 엉긴 솔가지 찬 기운 뿜어내네 고향 밤의 여름바다를 바라보면 많은 오징어 배들이 환한 불빛을 늘어뜨리며 점점이 늘어서서 오징어를 잡는 모습이 떠오르리라 *棹穿波底月(도천파저월)이요 船壓水中天(선압수중천)이라 노는 물결 밑의 달을 뚫고 배는 물가운데 하늘을 누르네 어린아이 때 이런 글을 지으면 필시 큰 장군이 아니면 역적(?)의 기상도 있으리라 아니면 학문을 닦아서 큰 학자가 되거나 도에 목적을 둔다면 한소식 정도는 할 기상이라 글은 그 사람의 마음이 가는 바라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細雨魚兒出(세우어아출)이요 微風燕子斜(미풍연자사)라 가는 비에 고기가 나오고 미미한 바람에 제비가 비껴나네 비 오는 날 연못가에 가보면 수초사이로 굽이치는 비단잉어들을 볼 수있으리라 물살을 헤집는 가는 비에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고 따뜻한 차한잔을 마시고 마음 통하는 벗과 우산을 쓰고 걸어보라 바람은 산들산들 불어오고 제비는 흥겨워 바람을 비껴날고 ....... *欲雨蛙鳴葉(욕우와명엽)이요 將晴鳥語枝(장청조어지)라 비가 올려 하니 개구리가 잎사귀에서 울고 비가 갤려고 하니 새가 나뭇가지에서 울어대네 어린시절 청개구리를 잡으러 풀숲을 뒤지던 일이 생각난다 앙증맞은 청개구리를 몰래 잡아 여자동창들의 어깨에 몰래 얹어 주던일 여자들은 기겁을 했지만 우린 마냥 즐겁기만 했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누구나를 막론하고 미리 앞당겨 보는 예지력을 갖고 있다 .고향의 동명사의 목운스님이 생각난다 *人有朝夕禍福(인유조석화복)이요 天有不測風雲(천유불측풍운)이라 사람에게는 아침 저녁으로 재앙과 복이 있고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구름이 있다 매사를 조심스럽고 살얼음을 밟듯 살아가라고 .. 자만하지말고 경거망동하지말라 하시면서 인간만이 최고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가르쳐 주시던 글이 다음의 문장이다 巢知風(소지풍)하고 穴知雨(혈지우)라 집을 짓고 사는 짐승은 그해 바람이 어떻게 부는 지 미리 알고 집을 짓고 구멍을 파고 사는 벌레들은 비가 올줄 알고 구멍을 미리 막는다 8, *白雲靑天去(백운청천거)요 紅蓮綠水生(홍련록수생)이라 흰구름은 푸른 하늘에 떠가고 붉은 연꽃은 푸른 물에서 피어나네 여름 날 푸른하늘에 두둥실 정처없이 떠가는 흰구름을 보노라면 행운유수의 나그네의 시원한 발걸음을 엿 볼것이요 집착없이 떠나가는 일엽편주의 탈속한 면도 엿볼것이다 붉은 연꽃이 수면에 피어올라 온 수면을 물들일 때 우리는 진흙속의 보배를 생각하게 되리라 자신만 맑으면 어떤 탁세에도 몸을 더럽히지 않고 자기 내면의 꽃을 피울 수 있음을...... *鳧耕蒼海去(부경창해거)요 鷺割暮烟歸(로할모연귀)라 오리는 푸른 바다를 밭갈며 가고 해오라비는 저문 연기를 베면서 돌아오네 동해바다에 바람이 잠기고 물결하나 일지 않는 오후. 낚시대를 드리노라면 바다 한복판에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가는 바다오리를 볼 수 있다 어디 바다 뿐이랴 논에서도 먹이를 쪼아먹던 해오라비도 저녁이되면 밥짓는 연기를 가르며 산으로 돌아가는 해오라비를 쉽게 볼 수 있다 *春來秋去燕(춘래추거연)이요 南飛北歸鴻(남비북귀홍)이라 봄에 왔다 가을에 가는 것은 제비요 남쪽에서 날아왔다 북쪽으로 돌아가는 것은 제비이다 겨울내 동장군에 시달리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우리네 집처마에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르다 가을이면 떠날준비로 하늘이 온통 까맣게 변하는 계절 .가을은 떠남의 계절이다 *水流無彼此(수류무피차)요 地勢有東西(지세유동서)라 물이 흐름에는 피차가 없지만 땅의 세력에는 동과서가 있다 물의 본성에 어찌 너와 내가 있으랴 물의 습성은 젖는 데 있는 것이다 다만 기류에 따라 높고 낮게 흐를 뿐이다 비슷한 비유로 *春風無高下(춘풍무고하)인데 花枝自長短(화지자장단)이라 봄바람은 높고 낮음이 없는데 꽃가지 스스로가 짧고 길다 *赤日出東海(적일출동해)요 素月入西山(소월입서산)이라 붉은 해는 동녘바다에서 떠오르고 흰 달은 서녘 산에 드네 동해바다의서서히 타오르는 장엄한 일출광경을 본 사람은 자연의 외경심에 감탄을 금치 못하리라 또한 서해안의 끝없이 펼쳐진 갯벌사이로 하루일과를 마무리하며 달빛을 감싸고 돌아오는 섬아낙들에게서 우리는 삶의 소중함을 더한번 크게 맛보았으리라 .. 9, *日暮鷄登架(일모계등가)요 風寒鳥入(竹+詹)(풍한조입첨)이라 날 저물자 닭은 시렁에 오르고 바람이 차자 새는 처마에 드네 어릴 때 외가에서 살때 닭장에 가 보면 횟대(시)라는 것이 있다 이 횟대는 닭들이 잘때 올라가서 자는 곳으로 이것이 설치된 이유는 쥐때문이라고 들었다. 쥐란 놈이 닭들이 잘때 똥구멍을 파먹으면 닭들은 근질 근질하고 시원해서 소리 한마디 지르지 못하고 죽는다 .자기의 죽음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해서도 시렁에 올라 갈것이요.바람이 불어 추워지면 새들도 처마에 들어 오는 것은 당연한 자기본능인 것이다. *月色明如晝(월색명여주)요 松葉細似針(송엽세사침)이라 달빛은 밝기가 마치 낮과 같고 솔잎사귀는 가늘기가 바늘과 같네 *桃李三春紅(도리삼춘홍)이요 松竹四時靑(송죽사시청)이라 복숭아와 오얏꽃은 삼춘에 붉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사시에 푸르네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다 복사꽃 오얏꽃이 비록 여여쁘다고 해도 어찌 푸르른 소나무 잣나무의 굳은 절개만 하겠는가.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고 해도 어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를 당할 수 있겠는가. 믿을 만하구나. 곱지만 일찍 시드는 것은 담담하면서 오래가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너무 일찍 빼어난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만 못하다고 했나니. 일찌기 예로부터 소나무와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를 드러내는 상징물로 선비들의 글 속에 회자되는 소재이다 복숭아와 오얏꽃이 비록 곱지만 영원성을 지니지 못하는 일시적인 세태를 반영하는꽃 인지라 군자는 한 때의 화려함보다는 만고에 변치 않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김호석 선생의 그림과 글 중에 소나무를 찬양 한 글이 있다 노송(노송) 굽은 소나무라 해서 그 절개가 굽은 것은 아니다. 바람과 눈보라가 제아무리 세찬들 소나무는 결코 옷을 바꾸지 않는다 *野草迎春綠(야초영춘록)이요 江沙帶月白(강사대월백)이라 들풀은 봄을 맞아 푸르고 강의 모래는 달을 띠어 희네 *鷺行沙有跡(로행사유적)이요 魚躍浪無痕(어약랑무흔)이라 해오라비가 지나가니 모래에 자취가 있고 고기가 뛰어도 물결에는 흔적이 없다 *弄春花下鳥(농춘화하조)요 啼血月中鵑(제혈월중견)이라 봄을 희롱하는 것은 꽃아래의 새요 피를 토해 울어대는 것은 달가운데 두견새이다 10, *鳳作飛鳥宗(봉작비조종)이요 麟爲走獸長(린위주수장)이라 봉황은 나는 새 중에 우두머리요 기린은 달리는 짐승 중에 어른이다 *葉裡桃如玉(엽리도여옥)이요 첨端雨作鈴(첨단우작령)이라(竹+詹) 잎사귀 속의 복숭아는 마치 구슬과 같고 처마 끝의 비는 방울이 되네 *菊黃金失色(국황금실색)이요 霜白月無輝(상백월무휘)라 국화가 누르니 금이 빛을 잃고 서리가 희니 달에 빛이 없다 *遠수撑天立(원수탱천립)이요 (山+田) 長江裂地流(장강렬지류)라 멀리있는 묏부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고 긴 강은 땅을 찢으며 흐르네 *草野人耕綠(초야인경록)이요 花園蝶拂紅(화원접불홍)이라 초야에는 사람이 푸르름을 밭갈고 꽃동산에는 나비가 붉음을 떨치네 *月白宵如晝(월백소여주)요 風淸夏似秋(풍청하사추)라 달이 희니 밤이 낮과 같고 바람이 서늘하니 여름이 마치 가을과 같네 *牧童橫短笛(목동횡단적)이요 漁夫弄長竿(어부롱장간)이라 목동은 짧은 피리를 비껴 불고 어부는 긴 장대를 희롱하네 *池深蓮出水(지심연출수)요 逕狹露沾衣(경협로첨의)라 연못이 깊으니 연꽃이 물에서 나오고 길이 좁으니 이슬이 옷에 젖네 *秋熟黃鋪野(추숙황포야)요 春來綠遍山(춘래록편산)이라 가을이 익으니 누름이 들에 펼쳐지고 봄이 오매 푸르름이 산에 두루하네 *月作雲間鏡(월작운간경)이요 風爲竹裏琴(풍위죽리금)이라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바람은 대수풀 사이의 거문고가 되네 11, *日暮炊烟起(일모취연기)요 夜深績火明(야심적화명)이라 날 저물자 밥짓는 연기는 피어 오르고 밤이 깊자 길쌈하는 불빛만 밝구나 *碧波鳴澗口(벽파명간구)요 紅악醉山顔(홍악취산안)이라(꽃받침 악자가 컴퓨터에 없음) 푸른 물결은 산골 입구를 울리고 붉은 꽃받침은 산의 얼굴을 취하게 하네 *白露鳴梧葉(백로명오엽)이요 淸風響竹枝(청풍향죽지)이라 흰 이슬은 오동나무 잎사귀를 울리고 맑은 바람은 대나무 가지를 울리네 *谷靜泉愈響(곡정천유향)이요 山深日易斜(산심일이사)라 골짜기가 고요하자 샘은 더욱 울려 나오고 산이 깊으니 해가 비끼가기 쉽네 *柳枝鶯舌碧(류지앵설벽)이요 花園蝶鬚紅(화원접수홍)이라 버들가지위의 꾀꼬리 혀는 푸르고 꽃동산의 나비 수염은 붉다 *樹疎奇巖出(수소기암출)이요 첨靜細烟濃(첨정세연농)이라(竹+詹) 나무가 성기니 기이한 바위가 삐져나오고 처마가 고요하니 가는 연기가 짙네 *草肥山色重(초비산색중)이요 風亂野花輕(풍란야화경)이라 풀이 살찌니 산빛이 무겁고 바람이 어지러우니 들꽃이 가볍다 *白雲山上盖(백운산상개)요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라 흰구름은 산위의 덮개요 밝은 달은 물 가운데 구슬이다 12, *雁啼秋聲早(안제추성조)요 鷄鳴曙色新(계명서색신)이라 기러기가 울어대니 가을 소리가 이르고 닭이 우니 새벽 빛이 새롭네 *葉落風無響(엽락풍무향)이요 江流月有聲(강류월유성)이라 잎사귀가 떨어져도 바람은 울림이 없고 강이 흐르니 달에는 소리가 있네 *客歸蒼岸上(객귀창안상)이요 僧臥白雲中(승와백운중)이라 손님은 푸른 언덕 위로 돌아가고 스님은 흰구름 가운데 눕네 *落花紅雨散(낙화홍우산)이요 芳草綠烟濃(방초록연농)이라 꽃이 떨어지니 붉음이 비에 흩어지고 풀이 꽃다우니 푸르름이 연기에 짙네 *細雨春山沐(세우춘산목)이요 輕風柳絮狂(경풍류서광)이라 가는 비는 봄산을 목욕 시키고 가벼운 바람은 버들개지를 미친 듯이 휘몰아 치네 *草綠知春暮(초록지춘모)요 潭澄覺月明(담징각월명)이라 풀이 푸르니 봄이 저뭄을 알겠고 연못이 맑으니 달이 밝음을 알겠네 *白雁含蘆叫(백안함노규)요 寒蟬抱樹음(한선포수음)이라 울음 자가 없음(口+金) 흰 기러기는 갈대를 머금고 울어대고 찬 매미는 나무를 안고서 우네 雪消春日暖(설소춘일란)이요 風動夕烟飛(풍동석연비)라 눈이 녹으니 봄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부니 저녁 연기가 날리네 13, *落雁平沙晩(낙안평사만)이요 歸帆遠浦遲(귀범원포지)라 떨어지는 기러기는 모래가 평평하여 늦어지고 돌아오는 돛단배는 물가가 멀기에 더디네 *谷鳥음晴日(곡조음처일)이요(울음 口+金) 江猿嘯晩風(강원소만풍)이라 골짜기 새는 맑은 날에 울어대고 강가의 원숭이는 저문 바람에 울어대네 *虎嘯風生壑(호소풍생학)이요 龍藏氣吐雲(용장기토운)이라 호랑이가 울부짖으니 바람이 골짜기에서 생겨나고 용이 감추니 기운은 구름을 토해내네 *流星直如箭(유성직여전)이요 半月曲似弓(반월곡사궁)이라 유성은 곧기가 화살과 같고 반월은 굽기가 활과 같네 *沙色先冬雪(사색선동설)이요 波聲不雨雷(파성불우뢰)라 모래빛깔은 겨울보다 먼저 눈이 내리고 파도소리는 비가오지 않는데도 우뢰소리다 *江淸群兒浴(강청군아욕)이요 松陰老僧眠(송음노승면)이라 강이 맑으니니 아이들이 목욕을 하고 소나무가 그늘지니 노승이 잠을 자네 *谷鶯時喚友(곡앵시황우)요 堂燕日飼雛(당일일사추)라 골짜기의 꾀꼬리는 때때로 벗을 부르고 집의 제비는 날마다 새끼를 먹이네 *雨脚依山看(우각의산간)이요 灘聲遇石聞(탄성우석문)이라 비의 다리는 산을 의지해야만 볼 수있고 여울 소리는 돌을 만나야 들을 수 있다 14, *竹語淸宵雨(죽어청소우)요 松濤白日風(송도백일풍)이라 대나무는 맑은 밤의 비에 울어대고 소나무는 대낮의 바람에 굽이치네 *澗波噴白玉(간파분백옥)이요 林靄織靑絲(림애직청사)라 산골에서 쏟아지는 물결은 흰 구슬을 뿜어대고 수풀사이의 안개는 푸른 실을 짜네 *洗心巖下水(세심암하수)요 淸耳月邊鐘(청이월변종)이라 바위아래로 흘러 내리는 물에 마음을 씻어내고 달이 비치는 주위의 종소리에 귀를 맑게 하네 *龍起雲猶濕(용기운유습)이요 麝過草自香(사과초자향)이라 용이 몸부림 치니 구름은 마치 젖어 있는 것 같고 사향노루가 지나가니 풀은 저절로 향기가 난다 *牛背牧童笛(우배목동적)이요 船頭釣수歌(선두조수가)라 늙은이 수가 없음 소등 위에서 목동은 피리를 불고 뱃머리에서 낚시하는 노인네는 노래를 부르네 15, *夜黑天無月(야흑천무월)이요 窓明壁有燈(창명벽유등)이라 밤이 어두운 것은 하늘에 달이 없기 때문이요 창이 밝은 것은 벽에 등불이 있기 때문이다 *국水月浮水(국수월부수)요 움켜 잡을 국자가 없음 採薇春滿筐(채미춘만광)이라 물을 움켜 잡으니 달이 물에 뜨고 고사리를 캐니 봄이 광주리에 가득하네 *雁帶三更月(안대삼경월)이요 風送萬里雲(풍송만리운)이라 기러기는 삼경의 달을 띄고 바람은 만리의 구름을 보내네 *大澤龍爲宅(대택용위택)이요 長松鶴寄巢(장송학기소)라 큰 연못을 용은 집으로 삼고 긴 소나무를 학은 집으로 의탁하네 *花底香惹筆(화저향야필)이요 山近翠生衣(산근취생의)라 꽃 밑에서 글을 쓰니 향기가 붓에 끌려오고 산과 가까이 하니 푸르름이 옷에서 나네 *虎驕門閉早(호교문폐조)요 驢蹇客行遲(려건객행지)라 호랑이가 날뛰니 문을 닫는 것이 이르고 나귀가 다리를 저니 객이 가는 것이 더디네 *萬物陰陽裏(만물음양리)요 群生雨露中(군생우로중)이라 만물은 음양 가운데서 생겨나고 모든 생명은 비와 이슬 가운데서 생겨나네 *方塘淸如藍(방당청여람)이요 高閣冷似秋(고각냉사추)라 사방진 연못은 맑기가 쪽(진한 푸른 빛의 물감 원료)과 같고 높은 누각은 차기가 가을과 같네 *有月何愁暮(유월하수모)요 無錢覓酒稀(무전멱주희)라 달이 있는 데 어찌 저문 것을 근심하며 돈이 없으니 술을 찾기가 드무네 *鷄子飛家裏(계자비가리)요 夕陽遲欄下(석양지난하)라 닭은 집 속으로 날라들고 지는 해는 난간 아래서는 더디게 지네 *竹林風憂玉(죽림풍우옥)이요 山溪石轉雷(산계석전뢰)라 대나무 수풀에서 바람은 구슬(이슬)을 근심하고(떨어질까봐) 산골 시내에서 돌은 우뢰를 굴리네(돌 떨어 지는 소리) *雨來飛烏高(우래비오고)요 日出海棹多(일출해도다)라 비가 오니 나는 까마귀가 높고 해가 뜨니 바다로 나가는 어부의 노젓는 소리 힘차네 *鳥飛村覺曙(조비촌각서)요 魚戱水知春(어희수지춘)이라 새가 나니 마을이 새벽임을 깨닫겠고 고기가 노니 물엔 봄이 온줄 알겠네 *天長去無執(천장거무집)이요 花老蝶不來(화노접불래)라 하늘은 길어서 가도 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이 시드니 나비가 오지를 않네 16, *菊秀寒沙發(국수한사발)이요 枝能半種地(지능반종지)라 국화는 차가운 모래밭에서 피어나는 것이 빼어나고 가지는 반종의 땅에서도 능하네(뻗어나네) 이 시에는 언어유희가 엿보인다 국수와 한사발 지능(지름 기름) 과 반종지 이런 시가 여러편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잘아는 김삿갓의 시 書堂乃早知(서당내조지) 房中皆尊物(방중개존물) 生徒諸未十(생도제미십) 先生來不謁(선생내불알) 서당을 내가 일찍이 알았는 데 방 가운데는 모두가 존귀한 인물이구나 배우는 자는 열명도 채 못되는 데 선생은 내가 와도 인사를 않는구나 뒤의 세자를 읽으면 모두 욕이다 또 하나를 든다면 천하의 한량 백호 임제를 들 수 있다 우리가 예전에 배우던 이런 시조 생각날거다 한우(寒雨)라는 기생을 찾아가며 부른 시조 한우라는 한자를 잘볼것(찰 한 비 우) 북창(北窓)이 맑다커늘 우장(雨裝)없이 길을 난이 산에는 눈비 오고 들에는 찬비로다 오늘은 찬비 맛잣시니 얼어 잘까 하노라 북쪽 하늘이 맑다고 하기에 도롱이 없이 길을 나섰더니 산에는 눈 내리고 들에는 차가운 비가 오누나 오늘은 찬 비를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여기에 대한 한우의 답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금 비취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여 잘까 하노라 얼어서 자신다니 거 어찌된 말씀이와요 원앙금 비취금 이 좋은 잠자리를 어쩌시고 얼어서 자신단 말씀이와요 오늘은 찬비를 맞아서 몸이 얼었으니 따뜻한 이불 속에서 몸좀 녹히시와요 이 한우가 오늘밤 진하게 모시겠나이다 황진이 글도 생각날거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의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비구비 펴리라 사랑하는 님이 오시는 날 한 바탕 진하게 즐겨야 하는 데 시간이 언제 지나간지 모르게 짧더라 그런 밤을 위하여 시간을 뭉청 짤라다가 모아서 사랑하는 님이 오는 날 한바탕 즐겨 보겠노라 여기에 화답하는 화담 서경덕 선생의 은근한 마음을 훔쳐보자 雪月(설월)이 滿庭(만정)한데 바람아 부지 마라 曳履聲(예리성)아닌 줄을 판연(判然)히 알거마는 그립고 아쉬운 적이면 행여 그인가 하노라 눈내린 후 달빛이 온 뜨락에 가득히 비추는데 바람아 고요함을 깨지마라 님의 신발 끄는 소리 아닌 줄을 확실히 알지마는 그립고 마음이 허전할때면 혹시나 황진인가 하노라 밑은 다시 내가 재번역했지만 틀리진 않았을 거다 엣날 기생들 노래 춤 한시 재치 모든 것이 만능이다 잡설이 너무 길었다 다시 임제로 돌아가자 어떤 사람이 자기 집안의 문벌을 뽐내고 자신의 도학을 자랑하였다 이에 임제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그의 허위의식을 풍자햇다 可憐門閥皆佳族(가련문벌개가족) 虛老風塵獨可悲(허노풍진독가비) 五老峰下論理坐(오노봉하논리좌) 世人皆稱道也知(세인개칭도야지) 가련쿠나 문벌은 모두가 아름다운 족속인데 풍진 세상에 헛되이 늙으며 홀로 슬퍼할 만 하구나 오로봉아래에 理學을 논한다고 앉았으니 세상사람들이 모두 도를 안다고 일컫더라 뒤의 세자를 전부 읽으면 욕이다 개가죽 노루 도깨비 돼지 *鷗沙明似雪(구사명사설)이요 漁火小如星(어화소여성)이라 갈매기 노니는 모랫길은 밝기가 마치 눈과 같고 고깃배의 불빛은 작기가 별과 같네 *秋染千林葉(추염천림엽)이요 雲藏萬壑松(운장만학송)이라 가을은 많은 수풀의 잎사귀를 물들이고 구름은 많은 골짜기의 소나무를 감추네 *夜對山月白(야대산월백)이요 朝看海日紅(조간해일홍)이라 밤에는 산에 떠있는 달빛을 마주하고 아침에는 바다에 떠오르는 해의 붉음을 보네 고요함의 극치를 이루는 야보(野父)선사의 게송이 떠오른다 *竹影掃개塵不動(죽영소개진부동) 뜨락 개자가 없다 月穿潭底水無痕(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뜰을 빗질하여도 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고 달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 하나 없네 *山堂靜夜坐無言(산당정야좌무언) 寂寂寥寥本自然(적적료료본자연) 何事西風動林野(하사서풍동림야) 一聲寒雁려長天(일성한안려장천) 울려자가 없다 산 집 고요한 밤 홀로 앉았네 온갖것 돌아가고 이누리 잠겼네 무슨 일로 저 바람은 잠든 숲을 깨워서 한 소리 찬 기러기 긴 장천을 울며 가게 하는가 *千尺絲綸直下水(천척사륜직하수) 一波재動萬波隨(일파재동만파수) 겨우재자가 없다 夜靜水寒魚不食(야정수한어불식) 滿船空載月明歸(만선공재월명귀) 천 길 낚시줄을 내린다 한 물결이 밀리자 온갖 파도가 따라 오누나 밤은 깊고 물은 차가와 고기 물지 않나니 빈배 가득 허공 싣고 달빛 속에 돌아가네 *盛夏衣輕葛(성하의경갈)이요 嚴冬着重구(엄동착중구)라 갖옷구자가 없다 더운 여름에는 가벼운 칡옷으로 옷을 해입고 추운 겨울에는 무거운 가죽옷을 입네 *鼎裡炊白飯(정리취백반)이요 盤中閒靑蔬(반중한청소)라 솥 안에는 하얀 밥을 불때고 쟁반가운데는 푸른 푸성귀가 한가롭네 *蝶舞紛紛雪(접무분분설)이요 鶯飛片片金(앵비편편금)이라 나비가 춤추는 것이 가루 가루 눈과 같고 꾀꼬리가 나는 것이 조각조각 금과 같네 *雲作千層장(운작천층장)이요 높고 가파른 산 장자가 없다 虹爲百尺橋(홍위백척교)라 구름은 천층의 산을 만들고 무지개는 백척의 다리를 만드네 17, *潭映昏猶鏡(담영혼유경)이요 樓高靜亦風(루고정역풍)이라 못이 비치니 저물어도 마치 거울과 같고 다락이 높으니 고요해도 또한 바람이 있네 *春色溪邊柳(춘색계변류)요 琴聲嶺上松(금성령상송)이라 봄 빛은 시냇가의 버들과 같고 거문고 소리는 산봉우리 위의 소나무 같네 거문고소리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는가 솔잎 솔잎 마다 소리가 들어 있음을.......... 나의 방 위쪽에는 금강산인이 쓴 송도활성(松濤活聲)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소나무의 굽이치는 파도의 살아 있는 소리 대숲에 바람부는 소리도 좋지만 솔잎사이로 부서지는 달빛과 함께 그윽한 솔내음의 향기는 얼마나 좋은가 *山花開又落(산화개우락)이요 江月滿仍虧(강월만잉휴)라 산꽃은 피었다가 다시 떨어지고 강가의 달은 찼다가도 이내 이그러지네 *遊魚병水出(유어병수출)이요 뿜을병자가 없다 宿鳥向風棲(숙조향풍서)이라 노니는 고기는 물을 뿜으며 나오고 자는 새는 바람을 향하여 깃드네 *湖樓先得月(호루선득월)이요 梧葉早知秋(오엽조지추)라 호숫가의 다락에서는 먼저 달을 보고 오동나무 잎사귀는 일찍이 가을을 알리네 예전 글에도 오동나무의 한 잎사귀 떨어짐을 보고 천하의 가을이 왔음을 안다라고 했다 *葉落山容瘦(엽락산용수)요 雨過水波肥(우과수파비)라 잎사귀가 떨어짐에 산의 모양은 수척해지고 비가 지나가니 물의 파도가 살찌네 *金鷄喚曉日(금계환효일)이요 玉妃呼夜月(옥비호야월)이라 수탉은 새벽을 부르고 왕비는 밤에 달을 부르네 밑의 귀절은 당현종과의 러브스토리가 있는 양귀비의 일화를 말하는 듯.. *柳藏嬌鶯翼(류장교앵익) 花接戱蜂鬚(화접희봉수) 버들은 교태로운 꾀꼬리의 날개를 감추고 꽃은 희롱하는 벌의 수염과 입맞춤하네 *雲盡靑山出(운진청산출) 氷消春水來(빙소춘수래) 구름이 다하니 푸른산이 나오고 얼음이 녹으니 봄물이 오네 *柳塘春水滿(류당춘수만) 花塢夕陽遲(화오석양지) 버들 핀 연못에는 봄물이 가득하고 꽃이 핀 밭두둑엔 지는해가 더디네 *不言花引蝶(불언화인접) 無戶雨關人(무호우관인) 말하지 않아도 꽃은 나비를 끌고 문이 없어도 비는 사람을 가두어 놓네 18, *鳳叫丹邱月(봉규단구월)이요 鵬飛碧海風(붕비벽해풍)이라 봉황은 단구의 달을 보고 부르짖고 붕새는 벽해의 바람에 나네 단구는 신선이 산다는 곳으로 밤낮으로 늘 밝았다는 전설이 있다 자기가 살던 곳을 잊지 못한다는 뜻이다 붕새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새이다 北冥에 有魚하니 其名爲鯤이라 鯤之大는 不知其幾千里也라 化而爲鳥하니其名爲鵬이라 鵬之背는 不知其幾千里也라 怒而飛하면 其翼은若垂天之雲이라 是鳥也 海運則將徙於南冥하니南冥者는天池也라 齊諧者는志怪者也라 諧之言曰 鵬之徙於南冥也에水擊三千里하고博扶搖而上者九萬里라 去以六月息者也라 북쪽 바다에 고기가 있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고 크기는 몇 천리가 되는지 알 수가 없더라 .변하여 새가 되는 데 그 이름을 붕이라 한다 붕의 등은 몇 천리가 되는지 알 길이 없더라 노하여 날면 그 날개는 마치 하늘의 구름을 드리운 것 같더라 이 새는 바다를 운행한즉 장차 남해로 옮기려 하는데 남해는 천지이다 제해라고 하는 것은 뜻이 괴상한 것을 모은 책이다 제해에 말하기를 붕이 남명에 옮기려 할때 (나는 힘이)물이 삼천리를 치 고 쳐서 위로 올라가는 높이는 구만리이다 가서는 육개월을 쉰다 좀처럼 날지 않지만 한 번 날았다 하면 구만리 장천을 난다 이 새가 날면서 하는 말 안지라 연작이 홍혹지대지호아 (安知라 燕雀이 鴻鵠之 大志乎아)라 하니 (어찌 알겠는가? 제비와 참새가 큰 기러기와 고니의 큰 뜻을 어찌 알겠는가) 뜻을 품은 자는 붕새가 같은 큰 뜻을 품어야한다 세상길을 가는 데도 먼 길을 갈려면 준비과정이 긴 법이다 *入山人避虎(입산인피호)요 浮海客親鷗(부해객친구)라 산에 들어가매 사람은 호랑이를 피하고 바다에 뜨니 객은 갈매기와 친하네 *伐木山雉雉(벌목산치치)요 曳杖路鷄鷄(예장로계계)라 나무를 치니 산은 꿩꿩하는 소리가 울리고 지팡이를 끄니 길은 닥닥하는 소리가 난다 나무꾼이 나무를 치니 꿩꿩하는 산울림이 들리고 지팡이를 끌고 가니 닥닥하는 끄는 소리가 길에서 나는 것을 비유한 표현 *西亭江上月(서정강상월)이요 東閣雪中梅(동각설중매)라 서쪽 정자에는 강위에 달이 떠있고 동쪽 누각에는 눈가운데 매화가 피어나네 *靜夜寒공語(정야한공어)요 귀뚜라미 공자가 없음 淸秋白雁來(청추백안래)라 고요한 밤에 차가운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고 맑은 가을에 흰 기러기가 날라오네 *大海孤舟渡(대해고주도)요 高山一杖登(고산일장등)이라 넓은 바다를 외로운 한 척의 배로 건너고 높은 산을 하나의 지팡이로 오르네 *子規啼夜月(자규제야월)이요 玄鳥語春風(현조어춘풍)이라 소쩍새는 달밤에 울고 제비는 봄바람에 화답하네 *漂娥雙足白(표아쌍족백)이요 漁수一肩高(어수일견고)라 늙은이 수자가 없다 빨래하는 예쁜 여인은 두 발이 희고 노젓는 늙은 어부는 한 어깨가 높네 *架鷹將拂翼(가응장불익)이요 山雉欲逃形(산치욕도형)이라 시렁에 앉은 매는 장차 날개를 떨치려 하고 산꿩은 도망가는 형세를 할려고 하네 *海客隨鷗泳(해객수구영)이요 仙人駕鶴飛(선인가학비)라 바다 손님은 갈매기를 따라서 헤엄치고 신선은 학을 타고 나르네 이글은 마치 열자의 기심(欺心)의 비유같다 한 아이가 있는데 바닷가에 가면 갈매기가 날라와 어깨에 앉곤하며 하루종일을 놀고 왔다. 아버지가 그 소식을 듣고 그 아이더러 갈매기가 앉거든 잡아 오라고 했다 . 다음날 바닷가에 나가자 갈매기들이 주위의 공중에서 날 뿐 내려 오지 않았다. 마음에 흑심을 가진 자는 짐승도 알아 본다는 말이다 *屋疎星照席(옥소성조석)이요 첨短雨侵床(첨단우침상)이라 처마첨자가 없음 집이 성기니 별이 자리를 비추고 처마가 짧으니 비가 침상에 침입하네 *地闊三千界(지활삼천계)요 天長九萬里(천장구만리)라 땅은 넓기가 삼천리요 하늘은 길이가 구만리라 *野花常奉露(야화상봉로)요 萬葉自吟風(만엽자음풍)이라 들 꽃은 항상 이슬을 받들고 온갖 잎사귀는 스스로 바람소리를 내네 19, *足踏千峯上(족답천봉상)이요 眼穿四海中(안천사해중)이라 발로는 천 봉우리의 위를 밟고 눈으로는 사방 바다의 가운데를 뚫는다 대장부의 기상이다 *雁含秋色去(안함추색거)요 鴉帶夕陽來(아대석양래)라 기러기는 가을 빛을 머금고 가고 갈가마귀는 석양을 띠고 오네 *客醉人扶去(객취인부거)요 花發蝶飛來(화발접비래)라 손님이 취하니 사람이 붙들고 가고 꽃이 피니 나비가 날라 오네 *夏畦成江海(하휴성강해)요 秋山作畵圖(추산작화도)라 여름의 밭두둑은 강과 바다를 이루고 가을 산은 그림을 이루네 *目皓沙上月(목호사상월)이요 心淸竹裡風(심청죽리풍)이라 눈이 흰것은 마치 모래 위의 달과 같고 마음이 맑은 것은 대나무 속의 바람과 같네 *雪覆行人跡(설복행인적)이요 雲埋處士家(운매처사가)라 눈은 지나가는 사람의 발자취를 덮고 구름은 처사의 집을 묻네 *芙蓉粧水面(부용장수면)이요 藤蘿繡山腰(등라수산요)라 연꽃은 수면을 장식하고 등나무의 겨우살이는 산허리를 수놓네 *野수荷鋤立(야수하서립)이요 늙은이 수자가 없다 舟人구舷歌(주인구현가)라 두드릴 구자가 없다 농부는 호미를 메고 서고 어부는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하네 *月皓詩多興(월호시다흥)이요 風凉酒易醒(풍량주이성)이라 달이 희니 시를 짓는데 흥이 많이 일어나고 바람이 서늘하니 술이 깨기가 쉽네 *葉落秋光散(엽락추광산)이요 天虛雁點高(천허안점고)라 잎사귀가 떨어지니 가을 빛이 흩어지고 하늘이 비니 기러기가 점점이 높네 *耕田埋春色(경전매춘색)이요 汲水斗月光(급수두월광)이라 밭을 갈매 봄빛을 묻고 물을 길으매 달빛을 말질하네 *不才明主棄(부재명주기)요 多病故人疏(다병고인소)라 재주가 없으니 임금이 버리고 병이 많으니 찾아 오는 벗이 드물다 윗귀절은 孟浩然(맹호연)의 작으로 唐元宗(당원종)이 그것을 듣고 말하기를 그대가 스스로 나를 버렸지 내가 어찌 그대를 버렸겠는가 (唐元宗聞之 曰 卿自棄朕 朕何棄卿)이라는 고사를 남긴 글귀이다 *兒童挾書冊(아동협서책)이요 師父敎文字(사부교문자)라 아이는 책을 끼고 스승은 문자를 가르친다 *君子義理上(군자의리상)이요 小人名利中(소인명리중)이라 군자의 사귐은 의리에 있고 소인의 사귐은 명리 가운데 있다 *江海爲衿帶(강해위금대)요 山嶽作屛障(산악작병장)이라 강과 바다는 옷깃의 띠가 되고 산과 뫼뿌리는 병풍의 막음이 되네 *父慈子當孝(부자자당효)요 兄友弟宜恭(형우제의공)이라 아버지가 자애로우면 아들은 마땅히 효스럽고 형이 우애스러우면 아우는 마땅히 공경하네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요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라 달은 하늘의 마음가에 이르고 바람은 수면에 불어 오네 *突破煙生席(돌파연생석)이요 廚空鳥啄盤(주공조탁반)이라 갑자기 부수니 연기가 자리에서 생겨나고 부엌이 비니 새가 쟁반을 쪼네 20, *春來四時首(춘래사시수)요 人惟萬物靈(인유만물령)이라 봄이 옴은 사시(춘하추동)의 처음이요 사람이 오직 만물의 영장이네 *日月東西懸(일월동서현)이요 乾坤上下分(건곤상하분)이라 해와 달은 동과 서에 달려 있고 하늘과 땅은 위 아래로 나누어지네 *江山長不老(강산장불노)요 風月閒無主(풍월한무주)라 강과 산은 길어서 늙지를 않고 바람과 달은 한가하여 주인이 없네 *父子仁愛主(부자인애주)요 君臣義理合(군신의리합)이라 아버지와 아들은 어짐과 사랑으로 주가 되고 임금과 신하는 의리로써 합치네 *夫婦禮分別(부부예분별)이요 長幼年次序(장유년차서)라 부부는 예의로써 분별이 되고 어른과 아이는 나이로써 차례와 질서가 되네 *朋友止於信(붕우지어신)이요 師弟傳之道(사제전지도)라 벗은 믿음에서 그치고 스승과 제자는 도로써 전하네 *行常勉不足(행상면부족)이어늘 言豈盡有餘(언기진유여)리요 행함은 항상 힘써도 부족하거늘 말은 어찌 다해도 남음이 있으랴 *仁義禮智信(인의예지신)이요 金木水火土(금목수화토)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것은 어질고 의롭고 예의있고 지혜롭고 믿음직스러운 것이요 우주만물은 쇠 나무 물 불 흙으로 이루어졌네 *貧賤不移志(빈천불이지)요 祭祀只主誠(제사지주성)이라 가난하고 미천해도 뜻을 옮기지 아니하고 제사를 지내는 데는 다만 주인의 정성이 필요하네 *相鬪同求是(상투동구시)요 忘勤遠散利(망근원산리)라 서로 다투는 것은 한가지로 옳음을 구함이요 부지런함을 잊으면 이익이 멀리 흩어지네 *魚戱新荷動(어희신하동)이요 鳥散餘花落(조산여화락)이라 고기가 노니 새로운 연잎이 움직이고 새가 흩어지니 남은 꽃이 떨어지네 *家貧思良妻(가빈사양처)요 國亂思良臣(국난사량신)이라 집안이 가난하니 어진 마누라가 생각나고 나라가 위태로우니 어진 신하가 생각나네 *無友不如己(무우불여기)요 就正有道人(취정유도인)이라 자기만 같지 않은 자를 벗하지 말며 도가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바로 잡으라 *多聞臺府居(다문대부거)요 無識馬牛거(무식마우거)라 옷가락거 의지할 거자가 없다 많이 듣는 것은 대부(관부. 마을)에 기거 함이요 아는 것이 없는 것은 말과 소에 의거함과 같네 *奢侈必敗家(사치필패가)요 恭儉是賢人(공검시현인)이라 사치를 하면 반드시 집안을 허물고 공손하고 검소하게 사는 것, 이야말로 어진사람이네 _끝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