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자면 조금은 길다.
노인장이 대략 5년전 물설고 낮설은 전주라는 곳에 무엇에 홀렸는지 둥지를 틀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정착을 결심하다니,
시쳇말로 맨땅에 해딩하는 기분으로 시작을 하였다.
말은 쉬우나, 그것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일가친척 친구들 모두 뒤로 하고 홀로 객지에 둥지를 틀었으니 외로움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알량한 경매지식하나로 전북지역 공인중개사들중 노인장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초창기에는 그랬다.
어느날 그런거(granduer) 한대가 굴러오더니 이것 저것 묻는 것이었다.
손님으로 온줄 알았더니 같은 단지내 살고 있는 축산물 가공업자였다.
그 후로도 자주 놀러 오곤 하면서 빈손으로 오는 법이 없었다.
계속 됩니다.
가령 박카스를 한 박스 사들고 온다든가, 음료수를 사가지고 온다든가....
이럿듯 점점 가까워 지는 사이가 되더니, 급기야 자연스럽게 형님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다.
어느날인가. 이번에는 opirus 신형을 타고 어더니, 식품크러스터지역내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였다 하며
공사현장을 가보자고 한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타지역에서 지인하나 만들었는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따라 나섯다.
아직은 미완성이었지만, 거대한 구조물만 완성된 상태였다.
자세히 보니 금방 지은 것은 아닌듯하여 물어 보니, 경매로 낙찰을 받았단다.
구조물의 건축주가 유치권을 주장하여 유치권자에게 건축상당액을 변제하여 주었다고 한다.
(멍청한 놈,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데 변제를 하였단 말인가? )
" 정사장 잘 나가는 모양인데, 경매물건이라면 나한테 의논부터 했어야지 유치권자가 장난을 친것 같은데? "
"몇푼된다고 건축업자 죽일 순 없잖아요. "
(그놈 생각보다는 인간적인 놈이네)
그리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축산물 가공공장도 견학을 시켜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간 흘러 갔다.
2009년 구정 일주일전 그가 찾아 왔다.
"형님 구정은 어디서 지내시지요? "
" 응. 전주에서 지내, 장남은 아니지만, 형님이 이민을 가시는 통에 내가 장남이 되어 버렸어."
" 형님 그러면, 이거 가지고 가세요. "
그가 내민 것은 자기 공장에서 가공한 것이라고 하면서 사골뼈 선물셋트를 내민다.
" 뭘 이런거 까지. "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
" 장사가 너무 잘되는 것도 문제네요. "
" 뭔 소리야? "
" 지금이 고기장사들 대목이 아님니까? 물건을 미처 준비를 못해 주문 물량을 미처 대주질 못해요 "
" 이사람아 대목 장사를 하려면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지."
" 누가 그걸 몰라요? 대목때는 축산업자들이 현금 아니면 물량을 주지를 않아요. "
"자금만 넉넉하면 한 밑천 잡는 건데, 돈이 웬수지요. "
"허긴 그렇겠네. "
" 형님 여윳돈 좀 있어요? 구정이 일주일 남았으니, 일주일이면 승부가 나는데... 이 장사 돈만 있으면 할만해요. "
"응 내도 송천동 상가에 돈이 물려서 당장은 별로야. "
" 형님 그럼 있는데로 돈좀 돌려줘요. 대목좀 보고 일주일 이내로 돌려 드릴께요. "
( 이것 참 난감이로다, 사골 뼈 선물셋트도 받았겠다. 거절하기가 참 어렵다.)
이때 참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전화가 온다.
병원건물 낙찰 받아준 사람에게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수수료 1800만원 송금하였다는 전화였다.
전화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던 이 친구
"형님 돈 들어 오는가 보네. 일주일만 빌려줘 약속은 정확하게 지킬께 "
( 참 난감하다. 가까울수록 돈거래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 알았다. 계좌 번호 불러봐, 송금 해줄께 "
" 형님 고맙습니다. 수금하면 먼저 형님돈 부터 송금해 드릴께, "
그렇게 수수료 1800만원은 내 통장에 5분정도 머물다, 다른 계좌로 이체가 되었다.
그리고 일틀 후
축산물 가공업자 정사장이 다시 찾아 왔다.
" 아이 이세끼가 당좌수표로 수금을 해주네. 형님이 이거 갖고 있어 "
액면가 5000만원
발행자 마장동축산
거래은행 농협중앙회
지급일 3월 28일
외형상으로는 틀림이 없었다.
" 아이참 당좌수표로 주면 어떻게 하라고, 축산업자는 현금 아니면 받지를 않는데, 물건을 더 사야 하는데,,,,
현금 가지고 있는 사람은 형님밖에 없는 것 같아 형님 조금만 더 도와줘"
( 이 녀석이 현금을 맏겨 놓았나? 그나 저나 더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데 대목보게 도와줘야 하나,? 아냐, 남 똥누는데 내가 힘써야 할것은 아닌것 같고, 이자를 받는것도 아닌데 공연히 남의 일에 깊게 관여할 필요가 없겠지)
"글쎄 돈이 나가 있는데, 오늘 내일 하면서 안들어 오네. 좀 기다려봐 "
(일단은 미루어 놓고 보자)
"형님 나 갈께 공장일이 바뻐, 당좌 수표는 형님이 갖고 있고, 돈 들어오면 송금좀 해줘 지난번 계좌로.... "
그리고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전화가 빗발친다.
"형님 돈 들어 왔어? 물건이 딸려 주문을 못 받고 있어 "
" 아직 조금 더 기다려봐 "
서두르는 것이 조금 석연치 않아 딱 잘라 거절하기도 그렇고해서 그냥 시간만 끌었다.
그리고 명절이 지났다.
이제 대목도 끝났으니 빌려간 돈을 돌려 줄때가 지났는데, 연락이 없다.
독촉하기도 그렇고, 게다가 당좌수표도 내가 가지고 있는데.... 그러니 바뻐서 연락을 않하는것이겠지.....
서로 연락이 없다가 , 당좌수표 결재일이 몇일 않남았다.
사무실 옆 건물이 농협지점이다.
지점장 부인이 노인장에게 경매를 배웠고, 실무교육도 이수를 받은 사람이어서 지점장을 잘 안다.
마침 지점장이 사무실앞을 지나가길래 불러 세웠다.
" 지점장님, 이 당좌 수표좀 조회 해 주세요. 결재일이 몇일 않남았는데...... "
"그러시지요. 복사해서 한장 주십시요. "
잠시후
사무실에 지점장이 수표 복사본을 가지고 들어 오더니.
" 이 수표는 4년전에 거래가 중지된 수표입니다. 확인해 보십시요. "
그럴리가요? 확인해 보지요.
당장 정사장에게 전화를 하니 금방 전화를 받는다.
"웬일이세요. 형님! "
" 야 큰일났다. 마장동축산 수표 부도났다. 4년전 거래정지된 수표란다. "
"그럴리가요. 걱정마세요. 저도 받은 수표인데, 수표준사람이 상당히 재력가거든요. 확인해보고 연락드릴께요. "
(그럼 그렇겠지. 정사장이 사기칠놈은 아니지..... (아직도 꿈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노인장) )
이틀후
정사장이라는 놈이 찾아왔다.
" 형님 미안하게 됬습니다. 거래선에 확인해보니 그 사람도 받은 수표라는데,
어쩟튼 자신의 잘못이니 당좌수표를 바꾸어 주겠답니다. 형님 그 수표 돌려주세요. 바꾸어다 드릴께요. "
" 어 그래. 수표는 잘 보고 받아야지. 다행히 바꾸어 준다니 잘됬군 " (남 얘기하고 있는 노인장)
수표를 지갑에서 꺼내어 즉석에서 돌려 주었다.
"정사장, 세상사람들이 다 우리 맘같지 않아. 수표를 보니 이서도 하지 않았잖아. 다행히 바꾸어 준다니 천만다행이지만,
다음부턴 수표 받을 땐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
그리고 몇일이 흘렸다.
정사장에게는 연락이 없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아니 없는 번호라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멘트를 날렸다.
아직까지도 멍청하게 정사장을 믿고 있는 노인장.
( 이 사람이 무슨 일이 있나? 왜 전화번호를 바꾸고 연락도 하지 않지? )
열흘, 보름이 지나고 한달이 넘어도 연락이 되질 않는다.
분명 무슨 안좋은 일이 있는가 보다 생각하고,
걱정이 된 노인장 단지내 정사장의 아파트를 찾아가 보았다.
205/1203호 벨을 누르니, 웬 여인네가 문을 열어준다.
그런데, 정사장 부인이 아니다.
예전에 정사장 집을 방문했을때, 건강이 않좋아 보이던 그의 부인이 아니었다.
잘못 찾아왔나 생각을 하고, 현관문에 붙어 있는 아파트 호수를 보니 분명 1203호가 맞았다.
"여기 정사장님 댁 아닌가요? "
" 아 그 분 지난달에 이사가셨어요. 이집팔고... "
(이런 된장 . 뭔가 잘못되었군)
정사장이 이사 간다는 말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
관리사무실로 확인해 보았으나, 역시 이사간 것이 맞고, 이사한 곳은 알수가 없단다.
동 사무소 역시 개인정보라서 이사간 곳을 확인해 줄수 없단다.
그제서나, 정사장이라는 놈이 사기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참 아둔하다.)
형님 동생 하는 사이에 추호도 의심이 없었다.
은혜를 배신으로 갚는다, 이거지 !!
이제 넌 죽었쓰.
그런데, 형사고소를 할려는데, 상대방 주소지를 알아야 고소를 하지....
그렇다고, 내가 못할 줄 알아?
정당한 일이라면 지구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을 하는 것이 괘씸죄 인걸 모르나 보지?
노인장에게 경매를 배운 사람중에 Aprica경찰서 고위 간부가 있다. 전화를 걸었다.
"왠일이세요. 스승님. 전화를 다 주시고...."
" 음. 부탁이 하나 있어서."
"제가 뭘 도와 드릴일이 있남요? "
" 응 괘씸죄 적용할 놈이 하나 있는데, 이름밖에 몰라. 주소지 하고, 주민번호정도만 알아줘 "
" 아니 어떤놈이길레. 스승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답니까? 무슨일입니까? 도데체. "
" 이유는 묻지 말고, 챙피하니까. 어쩟튼 알아봐줘 "
"알겠습니다. 스승님 성격으로 봐서 절대로 나쁜일에는 사용하실 분이 아니니까. 믿고 확인해 드리지요. "
그리고 한시간 후 연락이 왔다.
멀리 도망도 못가고, 이웃동네로 이사간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바로 소장을 작성하여 경찰서로 넘겨 버렸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위반 (사기)
노인장이 조사한 바로는 정사장이라는 사람이 전에 마장동축산 상무이사를 지냈고, 마장동축산이 부도가 나면서
대표이사는 구속이 되었고, 당좌수표거래는 정지가 된 상태에서 상무란 지위에 있던 정사장이 보관하고 있던 백지수표에
자신이 금액과 지급날짜를 임으로 작성하고, 노인장에게 당좌수표를 맡긴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이런 놈을 그냥두면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 분명하므로, 또한 감히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데에 대한 괘씸죄가
얼마나 큰가를 가르켜 줄 필요가 있었다.
경찰서에서 진술조서를 받고 일주일쯤 지나서 경찰서로 부터 대질심문을 할터이니 경찰서로 출두 하란다.
경찰의 출두 명령에 겁도 없이 나타난 모양이다.
조사계에 도착하니, 경제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정사장이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뻔뻔한 놈 같으니라구, 제발로 나타났다 이거지...
경찰관이 내게 묻는다.
"정00씨는 돈을 빌린것은 맞지만, 수표를 준적이 없다는데 맞습니까? "
(형사사건이 아니고 민사사건이라 이거지? )
"네 분명 가짜 당좌수표를 받았습니다. "
"당좌수표 가지고 있습니까? "
"정사장이 바꾸어 준다고 하여 돌려 주었습니다. "
"그럼 곤란한데.... 증거가 없으니...."
정사장이라는 놈이 그것 보란듯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당좌수표를 준적이 없다고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사족: 확실한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사기를 당하고도 오히려 무고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
"한쪽은 받았다고 하고, 한쪽은 준적이 없다고 하니 어느쪽이 진실입니까? "
당좌수표가 없다고 하니, 오히려 담당형사가 노인장을 몰아 붙이기 시작한다.
"상대방이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허위로 고소를 하는 경우 무고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노인장이 조심스럽게 지갑에서 당좌수표 복사본을 꺼내서 형사에게 내민다.
은행에 조회를 의뢰할 당시 복사한 것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휴~ 복사본을 버렸더라면 꼼짝없이 무고죄로 형사입건 될뻔했다.)
형사가 복사본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정사장에게 묻는다.
" 이 수표 당신이 가지고 있던 수표 맞습니까? "
당황한 정사장이 말을 얼버무린다.
" 어~ 이걸 형님이 어떻게 가지고 있지? "
"그럼 당신이 가지고 있던 수표 맞다는 이야기 입니까? "
" 네... 가지고 있던 수표는... 맞는데... 제가 형님에게 수표를 준적은 없습니다. 이상하네... "
"이 수표를 어디다 보관하고 있었습니까? "
"제 손가방안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
"그런데 당신이 이 수표를 주지 않았다면, 고소인이 어떻게 복사본을 가지고 있을 수 있나요? "
"글쎄요.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
"그럼 고소인이 당신의 가방을 뒤젔단 말입니까? "
"글쎄요. 가끔 형님네 사무실에 가는 경우가 있는데, 담배피우러 가는 사이에 .... 우물 쭈물 "
" 이사람이 정말, 고소인이 당신을 형사처벌하기 위하여 당신의 가방을 뒤져서 복사해 놓고, 당신을 고소했다는 이야기야? "
"........"
"뭘 망설여, 얼른 이사람 무고죄로 고소해. "
"......"
위기의 순간이었다.
노련한 형사의 유도심문에 넘어가서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해버린 것이 정사장의 실수였다.
만일의 경우. 정사장이 전과가 많고, 전문사기꾼이었다면, 당좌수표 복사본을 내밀었을 때.
전혀 모르는 수표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면, 꼼짝없이 무고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이유는 정사장이 넘겨준 당좌수표에는 이서가 되어 있지 아니하여, 정사장이 노인장에게 주었다는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
한달후 검찰청에 출두하여 사실확인을 다시 조사받고, 기소가 되었다.
검찰수사관 앞에서는 모든 범죄사실을 순순히 자백을 하였다.
다른 병합사건이 있어서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다른 병합사건은 무혐의가 확실하다.)
형이 확정될때 까지는 구속이 되지 아니하고, 불구속구공판을 하게 된다.
검찰청 검사는 징역 4년을 구형하였다.
이제 선고공판만이 남았다.
미루어 짐작컨데, 4년 구형중 절반은 깍이고, 2년정도 실형이 떨어질 것 같다.
그러면 선고와 동시에 법정구속이 된다.
범법사실이 확실하므로, 배상명령을 신청하여 두었다.
(배상명령이란? = 형사피해자가 민사소송이라는 절차를 밟지 않고도 형이 확정되면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을 내려주는 제도이다.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을 따로 하지 아니하여도 한번에 형사와 민사를 함께 판결하는 제도이다.)
선고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사장이 찾아왔다.
맨손으롤 찾아와서는 사정을 한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형님.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요. 영원히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 이사람아 나를 도적놈 취급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그것도 빈손으로 와서는.... "
"마장동축산 대표의 협박에 돈이 필요해서 .... 정말 잘못했습니다. "
"팔순 노모님이 계심니다.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저마저 구속되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릅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요. 형님"
참 마음 약하게 만든다.
노인장도 팔순 노모를 모시고 있는 처지인데,....
자식이 아무리 나쁜놈이라고 해도 부모님 마음은, 자식이 구속되는데 맘 편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마음 약하게 만드는 소릴 또 한다.
" 형님이 보시다시피 집사람은 파킨스씨병에 걸려 있습니다. 몸도 성치 않는데, 거기다가 신용불량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제가 죽일놈입니다. 처가집 볼 면목도 없습니다. "
하소연은 계속된다.
" 큰놈은 학비를 못내 휴학시키고 군대에 보냈고, 작은놈은 집안이 이꼴이 되다보니 삐툴게 나가 집에도 잘 들어 오지 않습니다. "
"이러다가는 않되겠다 싶어 요즘은 택시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입금제하고 나면, 월 평균 150만원은 벌겠더군요.
한꺼번에는 안되어도, 매달 50만원씩 형님 돈 원금은 갚겠습니다. 한번만 용서를 해 주십시요. "
처음에는 감히 은혜를 베푼 노인장을 속이다니, 괘씸했지만, 시간이 흘러 감으로서 괘씸한 마음도 한풀 꺽였나 보다.
자꾸 마음이 약해지더니, 정사장의 팔순 노모도, 병마와 싸우는 그의 처도, 잘못 빠져든 그의 아들도 모두가 불쌍한 생각이 든다.
그래 용서하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유치권있는 물건 한건만 더 하면, 그까짓 1800만원 금방 채울 수 있는데.....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넉넉하진 않지만, 지금의 노인장이 정사장보다는 풍족하지 않은가.....
설마 저도 인간인데, 두번 배신하지는 않겠지.....
훔치는 삶보다는 배푸는 삶이 더 훈훈하지 않는가?
인정해주고 믿고 따르는 제자들이 명절이라고 문전성시를 이루지 않는가?
이만하면 대장부 넉넉한 삶이 아니겠는가?
언제는 나에게 재물이 고인적이 있었던가?
나 하나 눈감아 주면, 여러사람이 편안해 지는데....
그래 용서하자.
용서를 하면 정사장도, 그의 노모도, 그의 병든 처도, 그의 자식들도 모두가 편안해 질텐데...
그보다 미워하는 내 마음보다는 베풀고 즐거워 하는 내 마음이 더 편하지 않을까?
추석 선물로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진다.
성묘길에 하늘에 계신 아버님이 환하게 웃으신다.
합 의 서
사건번호 : 2009고합 124
원 고 : 이 상 효
피 고 : 정 병 관
은혜를 배신으로 갚음한 피고의 죄과는 용서할 수 없으나,
1.팔순 노모를 모셔야 하는 점.
2.가정을 돌보아야 할 피고의 부인이 파킨슨병으로, 피고가 아니면 가정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
3.아직은 미성년으로 학업을 계속하여야 하는 자식이 있다는 점.
4.피고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점.
5.피고가 사죄하는 마음으로 원금을 월 50만원씩 분할하여 변제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건없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합니다. 현명하신 재판장님의 관대한 처분을 바랍니다.
2010. 9. 20
위 원고 이 상 효
전주지방법원 형사 합의 2부 귀 중
첫댓글 아이쿠 노인장님두 당하시네요.....이런 종류들 도처에 널려있어요...톡끼님이 예리한거 같습니다(남이 거짓말하고 사기치는거에 절대 안넘어가는...전에 k에 대해 말하는거 들었는데...한3분정도...제가 속으로만 놀랬고 맞아요하고 응수를 못했어요...저는 제가 실제로 겪었지만 톡끼님은 대화 몇마디 나누고...안좋은 사람이란걸 파악 했으니 대단하시죠...양원*한테 들어간돈 받아낸거 너무 신기합니다...톡끼님한테 아부하는거 절대아니야요...//노인장님진행이 어케되었나 궁금합니다..사기꾼 새낄 어케 하셨는지요??세상이 아니고 온통 지뢰밭이에요...착해 보이면 사기나 칠라그러고......그런것들은 유전자가 다른거 같아요...
양원X 이는 군산까지 와서 사기치다가 소문에 죽었다고 하던데...
양원*이 살았을때 받았답니다...대단하세요...톡끼님,글구 땅 컬렉터님두 훌륭해요...전에 김길태가 외국 여행 보내줬다나봐요... 근데 거기 갔다온사람 다엮였는데...땅컬렉터님과 지인 한분만 안엮이고 다 엮겼답니다...엮인사람들 ...생존에 어려움 겪는사람들 엄청 많을텐데요...그러다 자살하고...아궁...
전에 말슴 하셨던 1800만원 잠시있다 금방 나갔다던 돈의 사연이네요...아웅.
몇 년전 교도관,검찰,경찰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었지요...제일 싫어하는 범죄자?..."사기꾼"
교수님한테서 더욱더 사람냄새가 진하게 납니다 음 교수님은 당하지 않으실것같은 산신령님인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그시끼 참 나쁜놈이네요
사기꾼의 특징 은 한~두달은 갚으나 그 담부터는 모르쇠로 일관 하는데요...합의서 써주시면 안되는데요...콩밥을 먹어도 정신 못차리고...죽을때 까정 사기꾼들은 저런짓 하는데요...구속이고 뭐고 그런거 일체를 신경안쓰는데요...사기꾼들은요...쑈맨쉽에 강한 넘에게 또 당하셨군요...저두 맨날 당하고 살지만요..이제 그만 당하고 살려고 결심 하지만 잘 안됩니다...조상으로 부터 받은 유전자땜시요...
그냥 교도소넣어버리세요..그게 대한민국에서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다문화가정인지 정부에서 조장하는 것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훔치는 삶보다는 베푸는 삶이 훈훈한건 사실인데... 훔치는 삶은 베푸는 삶보다 배가 더 따땃하기 땜시... 이 기회에 저를 한번 촘촘히 되돌아봅니다. 훈훈한걸 더 좋아했는지 배가 따땃한걸 좋아했는지...
노인장님의 인간미 넘치는 은혜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됩니다만 사기꾼들은 용서 해주면 계속 사기치는 습성이 있더라구요.
어려운 결정하셨습니다^^ 존경합니다^^
노인장님 ! 배로 복 받으실꺼예요~~^^ 배신한 사람을 용서한다는거 정말 힘든 일인데.... 그 사람 추석 선물 거하게 받았네요.
이렇게 넓은 마음을 가지신 노인장님께 가르침을 받는 우리가 더 큰 선물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요?
노인장님의 큰 선물을 받고 개과천선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려운 결정을 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추석선물 받은 사람이 그 뜻을 헤아려여 할텐데...
좋은일하셨네요 잘보고감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