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스스로에게 낸 미션이 하나 있었습니다.
각 도시마다 몇 군데의 가게(Shop)을 지정하고 꼭 들러보는 것!
왠 가게냐 하면.. 일반 가게가 아니라 쉽게 이야기해서 사회적 기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행 정보를 찾던 중 외국 사이트에서 <Stay Another Day> 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 여행자에게는 아직 알려져있지 않지만, Stay Another Day는 Ethnic Travel을 지향하는 공정여행 프로젝트 입니다.
사회적 기업과 관광산업을 연계하여 외국인들에게는 그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는 현지인(저소득층 가정 어린이, 여성, 장애인, 청년 등)의 교육과 자립을 돕는 데에 쓰인다고 합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공동 프로젝트로, NGO와 사회적 기업이 함께 지역의 빈곤자, 소수자, 환경, 문화유산을 서포트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거대하고 엄청난 일처럼 보이지만, 제가 하는 건 별 것 없었어요.
SAD는 여행자로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고, 저는 그 기회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 정도.
예를 들면, Ock Top Pop 이라는 곳은 수공예 직물(옷, 스카프, 가방 등)을 파는 가게에요. 수익금은 라오스 여성을 위해 쓰이고,
라오스의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알릴 수 있게끔 외국인들이 직접 천연 염색, 베짜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어요.
유명한 쉐프가 운영하는 Tum Tum saeng이나 Tamarind 레스토랑에서는 라오스 현지 음식을 만들어보는 요리 교실을 운영하고 있구요, Big Brother Mouse는 지역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교육 단체에요.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 외국인 여행자도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 함께 놀아주기 등등 으로 얼마든지 자원활동을 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서점, 카페, 마사지샵 등 다양한 파트너십 단체, 기업이 있습니다. Stay another day 가 이번 여행을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중 비엔티안에서 방문했던 이 곳은 티샵라이(T-Shop Lai)라는 곳입니다.
티샵라이는 천연 재료로 만든 기초화장품, 오일, 비누, 향, 모기기피제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수익은 라오 장애인 돕기에 쓰여집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데요, 취지도 취지이지만 무엇보다 제품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만, 제품 질이 좋아서 바디오일 천연비누 천연모기기피제 등은 한국에서 써 본 천연화장품만큼 좋아서 한아름 쟁여와서 선물했어요. ^^;;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입니다. 좋은 향이 은근히 나는 곳이에요. 시원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께도 강추.
아래 사진에 Please don't be shy try us ㅎㅎㅎ 라는 유쾌한 문구 보이시나요? 천연비누로 세수해보셔요ㅋ
2층은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소수민족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위 사진은 소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주던 매장 언니^^;;
매장이 넘 쾌적하고 시원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며 은근슬쩍 자리를 잡았었어요...ㅋㅋ 마치 은행 같은...ㅋㅋ
사오반(Saoban)은 전통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아티스트가 디자인하고 지역 여성이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이곳의 수익은 라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쓰입니다. 아래 보시면, 탐나는 물건이 너무 많았어요.
아이패드, 넷북 케이스부터... 색이 예쁘게 물든 스카프까지.. 아아...
하지만 배낭여행자에겐 부담되는 비싼 가격에 눙물을 흘리며 바이바이했습니다. ㅜ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큰 도움 주신 공정여행사<착한여행> 관계자분께서 이런 말씀 하셨습니다.
반드시 이런 곳에서의 물품 구입만이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야시장에 애기 업고 물건 팔러 나온 아주머니, 고사리 손으로 만든 인형 팔러 나온 여자아이..
몽족 야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그 가족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니, 그것도 어찌보면 좋은 소비라 할 수 있다.
꼭 거금을 들여서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하셨어요. 맞는 말씀! ^^
지나가는 길엔 서점을 들러보았습니다. 라오스 서점은 어떤가 구경도 하고, 막내동생에게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여행 가면 그 나라 언어로 쓰인 동화책을 사오곤 합니다.
우연히 들른 Monument Books는 꽤 큰 서점이었습니다. 루앙프라방에도 있는 걸 보니 규모가 큰 체인서점인가봅니다.
그런데 봐도 당췌 무슨 말인지 알아야 사지요~ 라오스어는 까막눈이니...
아동코너에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책을 고르던 꼬마여자아이에게 부탁했습니다.
영어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알고 똘똘한 친구였어요.
제게 골라준 책은 <Saola, Our Treasure>.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학생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 책을
만들었대요. 이 책의 수익금은 야생동물보호에 쓰인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학생들 얼굴도 있더군요. ^^
그 아이.. 좋은 책 골라줘서 고마웠지만 책값이 8만kip...ㅋㅋㅋㅋㅋ 눈물을 머금고 샀어요. (왠만한 식사 한끼에 1만kip.)
걷다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제가 여행 간 시기는 우기였어요. 주로 낮엔 쨍쨍하고 저녁 즈음 비가 내리곤 했습니다.
비를 피해 마사지샵으로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참파 마사지' 라는 곳이었는데요,
라오스에 살고 계신 지인분의 추천을 받아 갔습니다. 시설이 굉장히 깔끔하고 이국적이었어요.
가보진 못했지만.. 'red cross'라는 Stay Another day에 등록된 마사지샵이 있어요.
여기도 수익금을 지역빈곤자들을 위해 쓰고 그들을 재교육하여 마사지샵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제공도 한다네요.
너무 너무 편안하고 좋았어요. 여행의 끝에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
마사지 받는 동안 마사지해주신 언니와 친해져서, 그분이 퇴근길에 숙소까지 오토바이도 태워주셨어요. 멋쟁이 언니ㅋㅋ
(저 옷이 너무 편안해서 맘에 들어했거든요... 결국 비슷한 걸로 사왔더라는...ㅋㅋ)
저녁 식사는 Kong View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이 곳 역시 라오스에 사는 분께서 추천해주셔서 알았는데요,
현지인들에겐 뭐랄까.. 주말 저녁 외식 내지는 데이트 하러 가는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이래요 ^^
메콩강변에 위치 해 있구요, 뚝뚝을 타고 가셔야 해요. 메콩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정말이지 로맨틱 했습니다.
한끼 정도는 이런 로맨틱한 곳에서 먹어보길 참 잘한 것 같아요.. ^^
메뉴의 종류가 참 다양했어요. 우리나라 퓨전 요리 주점 처럼 정말 많은 메뉴.
직원분의 추천으로 라오 현지 음식 몇가지 골라보았습니다.
여행 중 만난 한국인 언니(혼자 여행 오신 여자분들이 꽤 많아서, 중간중간 셋이 다니곤 했어요.^^)도 함께~
그런데, 오잉~ 보이시나요? 두 사람 가운데 빼꼼 올라온 냥이 한마리 ^^
고양이 한 마리가 껑충 뛰어올라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너네 뭐 먹니?" 기웃기웃.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 하지만 여기선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
고기 몇 점 나누어주며, 누구도 해꼬지 하지 않는 라오스의 냥이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식사 후엔 메콩강변을 걸으며 야시장 구경도 했습니다. 전날 밤에 만난 여행자분들께서, 비엔티안은 수도라 그런지 다른 도시보다
물가가 약간씩 비싼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선물은 루앙프라방 몽족 야시장에서 사기로 하고, 구경만 했습니다.
(나문답의 일정은 마지막날에 비엔티안에 머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비교해보니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어차피 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흥정으로 매겨지는 값이기 때문에... 가격 차는 일정하지 않아요. 무거운 짐 들고 다니시는 것보다
마지막날 메콩강 야시장에서 선물류 사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다음날 아침, 저희가 묵었던 숙소에 '씨' 라는 벨보이 친구가 있었어요.
손짓발짓으로 물어보는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고, 그래도 말이 안통하면.. 직접 데려다주기도 하고, 친절하고 고마웠던 친구.
방비엥행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뭐라도 선물해주고 싶었지만 찾아보니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부채를 맡기고 나서려는데, 씨가 어디선가 달려오더니 컵짜이더라이(고마워요) 하며
오색실로 만든 아기자기한 팔찌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나도 컵짜이더... ^^ 라오스 여행 동안 부적처럼 차고 다녔습니다.
첫댓글 후기를 매우 꼼꼼히 쓰셨네요. 이번 여행은 패키지로 가지만 많은 도움이 될 것같아요. 낼모레 떠나는데 방비엥, 루앙프라방 후기도 볼 수 있을까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샤오반은 저도 갔었는데 이곳에서 다시보니 기억이 새롭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