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국 나이로는 51세지만, 엄밀히 말하면 올해가 50세 되는 해 이지요.
어제 3월 27일이 50세 생일이었답니다.
올해 1월 1일, 밝아오는 새해를 맞으며 우연히 이런 생각을 했어요.
'50세 기념으로 50km를 달려보면 어떨까'
당연히 남편을 비롯한 가까운 친구들의 반응은 너무 무모하다였죠.
풀마라톤도 이제 겨우 두 번 완주한 초보러너 주제에, 그것도 자정에 혼자서 밤새 50km를?
네, 하지만 결국 이걸 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원래 계획은 생일이 되는 첫 시간, 자정에 혼자 50킬로를 달리려고 했었지만 제 계획을 들은 러닝 친구들이 제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해서...
첫 스타트인 자정에 나와서 8킬로미터를 함께 달려주고 간 Taflinger 부부.
그 이후 약 3시간 동안은 오롯이 혼자서 새벽의 고요함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지천명 이라고 불리는 50세 생일을 맘껏 자축했지요.
이후에, 시간대별로 두 세명의 친구들이 계속 추가로 합류하게 돼서, 결국 저 포함 7명이 새벽 해변가를 그룹으로 달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죠.
너무 고맙고 감동스러운 나머지 울컥 ㅠㅠ
나, 참 복 많은 사람이었구나.
달리기가 뭐라고, 내 생일이 뭐라고 이들은 이 시간에 기꺼이 나와서 함께 땀흘리며 달리는걸까.
게다가 주말도 아닌 평일이라 출근하는 친구도 있고 각자의 스케쥴도 있을텐데 말이죠.
달리는 동안 깔깔거리면서 수다도 떨고 기념 촬영도 하며 그렇게 소중한 생일기념 추억들을 쌓아갔습니다.
이미 지친 친구들을 쉬게하고, 드디어 다시 혼자만의 러닝을 이어갔습니다.
50킬로 미터를 채우려면 아직 10킬로를 더 달려야 했거든요.
43킬로미터를 넘기며 달리던 순간, 속에서 짜릿하고 묘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풀마라톤 거리 이상을 달린적 없던 제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50km를 완주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수없이, 반드시 해내고야 말거라고 다짐했었는데 결국 이걸 했네요 ㅎㅎ
인정합니다, 참말로 유별나고 특이한 생일 기념이쥬 ㅎㅎ
얼얼하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기념 촬영을 해야한다는 친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면서 50세 기념 50km 러닝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그 와중에 이 순간을 위해 미리 준비했던 기념 티셔츠도 잊지않고 걸치고 소중한 인증샷도 남겼구요.
그렇게 이제 저는 50세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겠지만, 가능한 순간까지 달리고 있을 거라는 건 확실합니다.
그때쯤이면 지금 같은 달리기 폼도 아닐테고 스피드도 떨어진 지 오래일테죠.
다소 구부정한 자세에 쭈글쭈글한 팔과 다리를 사력을 다해 휘저으며 힘들게 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요.
중요한 건 어쨌든 여전히 달리고 있다는 것 일테니까요.
인생의 새로운 2라운드를 시작한 현재의 나와, 젊은이들보다 뜨거운 심장으로 여전히 달리고 있을 미래의 나를 위해 건배!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왼전 감사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엄지 척!! 멋있으십니다. 글을 읽는데 왜 제가 울컥할까요? ㅠ 열정적인 마음 최고십니다.
공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셔요!😄🤩
와 진심 대단하십니다. 저는 몇 년째 뛰고 있는데 아직도 10키로까지는 못 뛰거든요. 좋은 자극 받고 갑니다. !!
저랑 동갑인데 엄청 어려보여서 놀라기도 했어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ㅎㅎㅎ 동갑이시라니 반갑습니다!😁
저도 아주 천천히 거리와 속도가 늘은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늘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ㅎㅎㅎ 대단하십니다.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트랙에서 풀코스 뛰고... 반백년 살았다고 50km 완주도 하시고... 50km 뛰셨으니 이제 100km 뛰시고 울트라마라톤 하시겠습니다. ㅎㅎㅎ
저도 다음주에 열리는 대구마라톤 풀코스 가능하까? 재다가 31km 뛰어보고 마라톤은 '하프/풀코스', ' 완주/페이스' 이런 식의 접근 보다는 '25km 이상을 달려봤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5km 넘어가니 '몸이 잠긴다.'라는 느낌이 들면서 몸의 상태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상태가 되더군요. ㅎㅎㅎ
아! 마라톤 풀코스는 아무나 뛰는 게 아니구나! 라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ㅎㅎㅎ 달리기도 하시고 글도 쓰시고...
글들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4814db11e9814ef
악!!! ㅎㅎㅎㅎㅎ
여기서 또 제 글을 다른데서 읽으신 분을 뵙는군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저도 풀 뛰기 전에는 하프가 제 한계라고 생각했었답니다. 한참동안요.
하프도 너무 힘들게 뛰던 수준이라 도저히...
근데 그 고비를 넘기고 풀을 두어번 뛰고 나니 하프 정도의 거리는 그렇게 힘들게 다가오지 않더군요.
초보자라도 어떻게든 30킬로 지점까지는 굴러서라도 갈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확실히 훈련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너무 고생하더라구요.
비루한 글 읽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틀 지났지만 생일 축하해요.
우리 남은 반백년도 행복합시다!
티셔츠까지 완벽한 기념이세요.
(저는 '평일을 생일처럼, 생일을 평일처럼'이라는 소신대로 조용히 지나갔답니다.^^)
ㅎㅎㅎ 왐미, 넘나 감사하고....완전 오랜만이어유!!! 😘🥰
우리 늘 건강하고 행복하자고요, 화이팅!
와
정말 멋지세요^^♡♡♡
늦었지만
그래서
더 많이 생일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