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라일락 꽃 이야기를 보고 오래 된 글 하나가 생각났어요
해 마다 라일락 꽃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데 그 해에도 당연히 그랬을테고요.
16년 3월, 벌써 근 10년이 돼 가네요.
그 때는 가끔 외로울 때가 있었는데 지금 그 병은 치료됐어요(ㅎ)
사무실 바로 건너편에 고등학교가 있어요.
출근하다 보니까 오래 전 첫 눈에 반한 시 <대추 한 알>이 큰 현수막으로 걸려 있더군요.
집 근처 고등학교에서는 <약해지지 마>가 걸려 있었고요.
제가 눈여겨 보았듯이 아이들도 그러길 바라봅니다.
힘들고 외로울 때
사람이 주는 위로도 좋지만 자연이 주는 위로가 얼마나 큰지
저런 힘 있고 아름다운 글귀들로 인해 잠깐동안일지라도 마음이 얼마나 선해 지는지
한창의 저 나이에 그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일 때문에 오가다 목련꽃도 보았고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도 보았고
이제 라일락만 보면 해마다 봄이면 이 곳에서 만나는 꽃들은 다 보게 됩니다.
라일락은 아직 잎도 돋지 않았어요.
얼마 전 소개했던 노희경 작가의 그 얘기가 정말 맞나 봐요.
라일락이 아카시아와 같이 피고 진다더니 아직 때가 아닌거예요.
더 한 것도 기다리는데 이게 뭐라고요.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니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언제쯤 나와 눈을 마주치고 언제쯤 내 손을 잡고
언제쯤 내게 고백할까 뭐 이런 설레는 기다림?
물론 꽃을 기다리는 것과 사람을 기다리는 건 하늘과 땅 차이겠지만요.
까닭없이 우울한 날도 있고
까닭없이 행복한 날도 있죠.
까닭없이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고
까닭없이 짜증이 날 때도 있어요.
마음먹기 나름이란 말, 참 성의없는 말이예요.
마음 먹어도 안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처럼 단순한 사람은 사실 그거 잘 안 하긴 해요.
어렵기도 하지만 금방 잊어버리거든요.
하나님이 참 잘 만들어 주시긴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무척 사랑해요.
아래 시 <대추 한 알> 소개하고 이만 총총...
<<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애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통한다는 건 좋은 일이죠.
情을 통한다면 더더욱요.
첫댓글 삶에 희망찬 용기를 주는 시 잘 감상 했어요~
저도 이 시를 처음 대했을 때 딱 그 느낌이었어요~
라일락의 꽃말이 젊은날의 추억이죠^^
라일락 꽃과 향기에 직접적인 추억은 없는데
그냥 이유 없이 제겐 추억이고 설렘이에요
라일락이 저 보고 뭔 상관 이럴지도 몰라요~
저 찾으셨어요? 저는 라 일락이라고 해요
향이 좋답니다
ㅎㅎ
일락씨 반갑고 그러네요~
이제는 허락 받고 향 맡아야겠어요~
무작정 들이대면 안 되잖아요~
@가을 애 10일날 창녕 석리 창녕 석씨 고택 뒷뜰에서 만났어요.
그리고 회사옆 화단에서도 지금 마구 피어나고 있어요(전 대구 살아요)
@유채꽃 엊그제 이 꽃이 라일락 꽃이라고
향기 좀 맡아보라고 떠밀어서 맡게 했어요~ㅎ
글과 시 잘 보고가요.
공조팝도 피기 시작했네요.
아, 이 꽃 이름이 공조팝이군요~
산에서 많이 봤어요
이팝나무, 조팝나무, 공조팝 나무 꽃들이 이름처럼 다 비슷하네요
산에 가면 꼭 이름 불러 줄게요~
어제부터 어쩐지 머리에 계속 맴도는 화두가 '통하였느냐'여서 떠오르는 생각을 끄적거리고 있었는데, 시의 마지막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저하고 통하셨나 보네요 ㅎㅎ
이 시 처음 봤을 때 힘이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예전 제닉이 미스라일락에요
오늘 자꾸 이름불러줘서
기분이 좋아요
제비꽃향님이 미스라일락님이셨군요.
아들이 삼척에서 군 복무를 했는데 그 때 면회 가서 처음 미스김라일락을 봤어요
이름이 넘 예뻐서 감동했던 기억이~
제가 미스김이기도 했고
라일락을 좋아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