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일하고 , 오후에 합창하러 멀리 가요.
제가 요즘에 좀 멘탈이 약해진 것과는 별개로
(요즘엔 대인관계 미숙함과 업무스트레스 관련 약해진것)
원래는 ...극히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성격이라
교회다닐때도 큰소리로 기도해 본 적 없고
부흥회 안가고
두 손 높이 들고 찬양 이런거 절대 안하는 신자였거든요.
(오히려 영화 보면 잘 울어요)
시위도 거의 참가한 적 없고요.
그런데 세월호 10주기에 합창하러 갈 줄은 몰랐어요.
마음으로 멀리서 추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습을 하다보니
오늘 노래를 한다는게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추모행위라는 것 외에
나한테도 의미있는 이벤트구나 싶어요.
슬프다 기쁘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보고싶다 그립다
이런 언어적 표현을 입으로도 글로도 잘 하지 않는 사람이
노래를 통해
그걸 다 하게 됐으니.
시간대는...해지기 직전은 아니고, 저녁밥 준비할 시간 직전? 에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청중도 몇 없을건데
그래도 노래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생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책읽는 모임에서 제가 하는 말이 있는데요.
일제시대는 그 시대의 아픔이
분단시대, 전쟁 시대는 그 시대의 아픔이 있는 것처럼
세월호참사를 겪은 십대들은 그들만의 아픔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10대일때는
자라서 가수가 돼야지 부자가 돼야지 백마탄 왕자를 만나야지... 라는 꿈을 주로 꾸지..
살다가 일찍 어떤 사건사고로 내가 죽어서 어른이 될 수 없다는 경우의 수는 고려하지 않았잖아요.
그치만 이 친구들은 다른 것 같아요. 그 트라우마가 있죠.
그래서 지금 젊은이들이 쓴 문학작품들이, 그 세대가 문단의 주류,가 되면
그때의 아픔이 작품속에서 어떤 종류의 슬픔과 그리움으로 나타날지
아마 그것은 우리 세대와 아주 다를 거라고. 가끔 얘기하곤 했어요.
야외공연이라
비오면 천막 치고
날 개면 석양에 얼굴 타니 썬크림 바르고 할건데
다만 주의할 것은
노래하다가 울지 말기 라고 하네요.
특히 어떤 노래의 어떤 가사 때문에 주의사항 있더라고요.
올해로서 저희 합창단도 세월호추모행사 마지막 참가가 될거라던데
저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겠어요.
노래로 기억해주시고 넘 감사하네요. 유가족분들은 어떤 마음이셨을지... 노래가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다녀왔습니다..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려요.잘 다녀왔습니다..
대신해서 감사드려요
감사해요. 의미있는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