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만 즐거운 토요일
투움아트홀을 가보고 싶었는데 지난 토요일 김한별님이 내 작시곡을 두 곡이나 연주한다니 다른 일정보다 우선해서 잡았다.
생각보다 울림이나 공간이 크지는 않았지만 따뜻함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연주회가 끝나갈 즈음 이상은 박사님의 SOS가 왔다. 벨라 보체 연주회에 관객이 적은 데 올 수 있냐는 카카오톡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니 내 작시 곡이 두 곡이나 있는 것이 아닌가. 내 곡을 불러주는 사람이 곳곳에 있다는 생각에 몸이 가볍고 즐거워졌다.
시작 전에는 도착을 못 했지만 벨라 보체 연주자들의 실력이 우수해서 남은 연주를 듣는 일도 즐거웠다.
저녁을 먹고 가라고 권해주시는 것이 감사했지만 현재로서는 나의 얼굴이 사진보다는 좀 더 일그러지게 느껴지기 때문에 누구를 민얼굴로 보는 일은 부담이다.
나의 민얼굴에도 부담 없이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손 선생님과 먹는 편이 편하다.
김한별님이 연주팀들과 이미 저녁을 먹었음에도 기꺼이 되돌와서 세 명이 합석하여 느린 마을 안주와 막걸리를 마신다.
물론 나는 눈과 마음으로만 마신다. 이러다 보면 석 달이 가리라 생각하며.
큰 연주장의 연주 이상으로 연습을 많이 해서 좋은 연주를 하는 연주자가 많은 연주회였다.
노래가 부르면 부를수록 어렵다.
오늘 연주된 '사랑을 찾아 길을 떠나네 (정영택 곡)‘는 소리를 걸 수 있는 소프라노라면 아름다운 소리가 잘 표현되는 좋은 곡이다.
반면에 '바람이 부는 날(이남림곡)은 감정의 절제와 공명이 더 중요한 곡이라고 생각되는 곡이다.
김한별님은 총신대 컨서바토리 성악 과정 4년을 이수한 분이다.
그러나 트로트 가수였던 그는 창법 때문에 가곡이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도 연습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색다른 감동을 준다.
'남겨진 사랑'의 악상들을 잘 살려 노래했다.
부라보.
서울대와 독일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돌아온 장동인 작곡가의 작곡집을 받았다.
목차를 보니 본인 작사를 빼고는 내가 곡을 맡긴 첫 작사가다.
좋은 작곡가가 되리라 첫눈에 믿었었다.
참 뿌듯하다.
은숙 언니와 나는 장동인 작곡가를 보자마자 ‘장토벤’이라 부르기 시작해 이젠 그게 별명처럼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