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보는 것과 속까지 보는 것
아랫글은 창세기 3장의 내용을 단순한 說話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댓글로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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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은 21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여자(웅녀)가 되었다. 그리고 웅녀는 환인의 “庶子” 환웅과 결합하여 단군을 낳았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고조선 건국 說話다.
說話를 읽을 때 껍데기만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까지 보는 사람도 있다. 곰은 마늘과 쑥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단군설화에 “곰과 마늘과 쑥과 庶子” 이야기가 나올까? 곰과 마늘과 쑥과 庶子가 우리 민족과 뿌리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 언어는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 우랄·알타이란 우랄산맥과 알타이산맥을 말한다. 우랄산맥 근처에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그 서쪽에 있는 트뤼키예(터키)에 가보면 토속신앙으로 곰을 숭배하는 마을들이 여럿 있다. 지금도 마을 입구에는 곰의 石像이 서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다)
학자들은 우리 민족이 이 지역에서 출발해 우랄산맥과 알타이산맥과 몽골을 거쳐 한반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런데 왜 곰이 쑥과 마늘을 먹었을까? 곰은 쓴 쑥과 매운 마늘을 먹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걸 먹고 곰이 여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트뤼키예 요리에는 마늘이 들어가는 것들이 많다. 마늘은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쑥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우리의 조상들이 추운 우랄산맥과 알타이산맥을 넘어오면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마늘과 쑥을 먹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가. 그래서 단군설화에 쑥과 마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說話는 공허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근거를 밑바탕에 깔고 만들어진다. 이솝 우화를 읽을 때 껍데기만 읽는다면 그는 어린아이다. 어른은 속까지 읽는다. 說話도 껍데기만 읽는다면 단순한 이야깃거리에 불과하지만, 속까지 읽는다면 본래의 뜻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