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 얼굴 보고 실망하셨다고요?
출산 직후 아기를 본 많은 엄마들은 매우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워합니다. 아기가 이제껏 꿈꿔왔던 모습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아기 하면 작고 동그란 얼굴에 뽀얀 피부, 오동통한 뺨을 떠올리지만 갓 태어난 신생아는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온몸은 쭈글쭈글하고, 눈은 떴는지 감았는지 잘 보이지도 않고, 피부색은 원숭이처럼 빨갛고…. 엄마가 잠시나마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신생아의 외모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아기와 이미지가 다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머리 ● 신생아 머리의 지름은 대략 10㎝ 정도입니다. 남자 어른의 주먹 정도밖에 안 되는 크기이지만 몸에 비해서는 매우 큰 편입니다. 자연분만을 한 경우에는 좁은 산도를 통과했기 때문에 길쭉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곧 둥근 모양이 됩니다. 그리고 머리 꼭대기에는 아직 두개골이 아물지 않은 탓에 ‘숨구멍’이라 부르는 대천문이 있으며, 살짝 만져보면 말랑말랑합니다. 대천문은 쉽게 상처가 나지는 않지만, 평소 이 부위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이목구비 ● 신생아의 시력이 미치는 범위는 약 30㎝ 안팎입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 시선을 천천히 옮길 수는 있으나 아직 사람을 구별할 정도는 아닙니다. 반면 청력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발달되었기 때문에 소리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입니다. 큰소리에는 깜짝 놀라기도 하지요. 또한 입은 포유류의 본능대로 무엇이든 오물오물 빨려고 합니다. 코 역시 기능이 매우 발달되어 있습니다. 엄마 젖 냄새를 기억하고, 고개를 돌리는 반응을 보이거나 잘 때 코를 골기도 합니다.
● 가슴과 엉덩이 ● 신생아의 가슴은 볼록합니다. 간혹 소량의 젖이 나오기도 합니다. 신생아의 가슴이 볼록하고 젖까지 나오는 것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엄마 혈액 속의 호르몬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자아기, 여자아기 할 것 없이 모두 사춘기 여자아이처럼 가슴이 솟아 있습니다. 양쪽 가슴의 볼록한 정도가 다르지 않거나 눌렀을 때 아파하지 않는다면 정상입니다. 젖을 일부러 짜줄 필요도 없습니다. 무리하게 짜다가 상처가 생기면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요. 엉덩이 역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통통한 아기 엉덩이가 아니라 홀쭉하다 못해 뾰족해 보입니다. 이것은 아직 지방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젖을 먹기 시작하면 살이 올라 둥글고 통통한 엉덩이가 됩니다. 또한 몽고반점도 자라면서 사라집니다.
● 팔다리 ● 신생아의 팔다리는 아직 살이 붙지 않아 가늘고 연약해 보입니다. 손은 주먹을 꽉 쥔 채로 있는 경우가 많고, 손톱은 긴 편이므로 얼굴을 할퀴지 않도록 짧게 잘라주는 게 좋습니다. 다리는 개구리처럼 M자형으로 벌리고 있지만 이것은 태내에서부터 취해온 자세이므로 혹시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다리를 곧게 펴주려고 하다 고관절 탈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가끔씩 아기가 손바닥을 쫙 펴거나 다리를 곧게 뻗기도 하는데, 이럴 땐 다리를 가볍게 주물러주세요.
● 배꼽 ● 신생아의 배꼽에는 아직 탯줄 일부가 붙어 있습니다. 탯줄은 대략 7~10일 즈음에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이때 배꼽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탯줄이 떨어진 뒤에도 한동안은 형태가 돌출되어 있어 어른의 배꼽과는 차이가 있지만,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많은 엄마들이 탯줄이 채 탈락되지 않은 배꼽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꼽 주위의 혈관이 안전하게 막히기 전까지는 오염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억지로 떼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 피부 ● 빨갛고 쭈글쭈글한 신생아의 피부는 크림 색깔의 태지로 덮여 있습니다. 태지는 엄마 뱃속에서 피부 세포가 신진대사의 결과로 떨어져 나갈 때 생긴 것으로 아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후 3~4일쯤이면 자연스럽게 탈락되므로 억지로 박박 문질러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아기의 피부에는 짙은 색깔의 솜털이 잔뜩 덮여 있습니다. 온몸에 고루 덮여 있지만, 특히 어깨나 등 부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간혹 새끼 원숭이를 연상시킬 정도로 솜털이 많은 아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후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면 대부분이 빠지기 때문에 신생아의 체모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날 때부터 생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비하게도 아기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인간이 태초부터 생존 능력을 기르며 진화한 과정이 아기의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기가 자라서 스스로 먹고, 마시고, 걷고, 자신을 보호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아기에게 내재된 생존 능력 덕분입니다. 아기의 이런 능력은 여러 가지 반사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먹이 찾기 반사(유탐색 반사), 모로 반사, 자동 보행 반사, 쥐기 반사, 일어나기 반사, 척추 반사 등이 대표적인 반사 반응이지요. 먼저 먹이 찾기 반사란 신생아가 입에 닿는 모든 것을 빨려고 드는 행동을 말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 젖을 찾아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입니다. 또한 신생아는 갑작스럽게 자극을 주면 양팔을 치켜들며 깜짝 놀란 듯 전신을 떠는 반응을 보이고(모로 반사), 겨드랑이를 잡고 바닥에 세우면 바닥을 디디며 걷는 시늉을 하는 반응(자동 보행 반사)을 보입니다.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자손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행동이지요. 그런가 하면 태초에 인간이 원숭이처럼 나무에서 생활했음을 짐작케 해주는 반사 반응도 있습니다. 신생아는 손가락을 잡으면 꼭 쥐고 놓지 않으려 하고, 손바닥이나 발바닥을 건드리면 오므리면서 힘을 줍니다. 또한 신생아는 손을 잡고 살짝 끌어당기면 따라 일어나려고 고개와 어깨를 움찔거리며(일어나기 반사), 등을 특정 방향으로 기울이면 그쪽으로 몸을 구부리기도(척추 반사) 합니다.
엄마의 손길이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생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기는 했지만 신생아가 체험하는 일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인체의 주요 기관 중 하나인 폐를 예로 들어볼까요?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탯줄을 통해 호흡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자궁 밖으로 나와 울음을 터뜨린 순간부터는 스스로 폐를 이용해 호흡해야 합니다. 아기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변화인 셈입니다. 문제는 아기가 폐를 비롯한 많은 신체 기관들을 처음(적어도 엄마 자궁 밖에서는) 사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설상가상 이 기관들은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신생아는 생후 2주 정도 아주 불안정한 호흡을 보이며, 어른에 비해 호흡수나 심박동수가 매우 높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폐가 성숙해지면서 차츰 안정을 찾아가지요. 온전히 성숙하지 못한 몸으로 신생아는 전쟁 같은 적응 과정을 겪는 것입니다. 아기는 아무리 첫 시험대가 힘들지라도 자신의 인생을 걸어갑니다. 마치 작은 장군처럼 씩씩하게 세상에 적응하는 힘을 기르지요. 하지만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먹을 필요도, 숨쉴 필요도, 체온을 조절할 필요도 없었던 아기가 스스로 숨쉬고, 외부의 병균과 싸워야 하니 얼마나 힘겨울까요? 바로 이 때문에 신생아에게는 특히 엄마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신생아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하고 신생아가 세상에 잘 적응하며 자랄 수 있도록 엄마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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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 처음에 태어나면 보통 쭈굴쭈굴하죠 ^^
보통아가들이 다 그렇죠 ㅋㅋ
신생아땐 안기도 서툴고 넘 작아서 불안불안해하며 안았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