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5. [최면(催眠)
살인 - ②]
S# 7. 강력 1팀.
피해자 임진배 씨의 차량
운전기사가 직접 경찰서에 와서, 조사를 받고 있다.
박 형사 임진배 씨의 운전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입니까?
추 기사 고향 선배의 소개로 햇수로 10년입니다.
박 형사 그러면, 임 씨의 스케줄이라든지 동선, 차 안에서 누구와 통화하는 얘기 등을
자세히 알고 있겠네요?
추 기사 네.
남들이 보기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박 형사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라,
사실이잖아요?
추 기사 네. 형사님이 무슨 뜻으로 그렇게
얘기하시는지 알겠지만,
형사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대표님이 살해됐을 당시에
강원도로 신혼여행 중이었습니다.
다 조사해 보셨을 거 아니에요?
박 형사 임진배 씨에게 지난 달에
3천 만 원을 빌려 달라고 하셨죠?
추 기사 네. 전셋집 구하는데, 돈이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매몰차게 거절당했습니다.
그 많은 여자들에게는 돈을 펑펑 쓰면서
10년 동안이나, 개처럼
부려먹은 저에게는 돈 3천을 못 빌려준다는 것이
잠시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제가 그러지 안 했습니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이번 사건과 무관하고 아는 바도 없어요.
박 형사 그렇게 얘기하시면,
요즘 들어 임진배 씨가 돈을 펑펑 쓴 여자들
중에 사이가 나빠졌다 거나
혹은, 의심이
갈 만한 여자는 있나요?
추 기사 (생각하다가)
의류 도매상을 하는 최옥희 씨라면.
박 형사 왜요?
뭔가 둘이 관계가 상당히 안 좋았나요?
추 기사 제가 기억하기로,
2년 전부터 세금상담 관계로 대표님과
알게 된 후
꽤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두 분을 모시고 제가 여러 번 운전해서
근교 맛집에도 운전해서 가고 호텔로도 갔었고,
가끔씩은 둘만 따로 가는 눈치더라고요.
그리고서는,
7, 8개월 전부터는 최 씨가
양도소득세 업무 대행 수수료인가, 5천만 원인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면서 최 씨에게 계속 독촉하는 전화를 하는 것을
최근까지도 들었습니다.
박 형사 그 외에 다른 사람들은요?
추 기사 (주저하며) 그게
참
박 형사 왜요?
추 기사 어차피, 형사님들이 다 조사를
해보시겠지만,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예 제가 다 말씀 드리죠.
내연녀 ‘김 씨’나 방금 얘기한 ‘최
씨’말고도
대표님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막말로 잠자리도 같이 하는 고객들이 10여 명이 넘었고.
제 기억으로만, 차에 태운 여자들만 해도 10 명 가까이 됩니다.
박 형사 (흠칫 놀라며)
그렇게 나요?
추 기사 네. 방송이 무섭더라고요. 대표님이 여러 방송에 나오시니깐,
처음에는 세무ㆍ회계 상담 받으러 오신 여성 분들이
얼마 안 가서는,
대표님이 그 분들의 ‘아랫도리
문제’도
친절하게 상담을 해 주는 관계로 급속하게 바뀌더라고요.
대표님이 타고난 절륜(絶倫)한
기운도 기운이거니와,
덧보태서 보양식만 먹어서 그런지
어쩔 때는, 두 여자와 동시에
섹스를 하시기도 하고,
차 뒷좌석에서도 서로 부둥켜 안고 난리부르스를 치고 그러는데,
제가 보든 말든 기가 막혔죠.
박 형사 (적잖이 놀라며)
그 중에 임진배씨에게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도 있었겠네요?
추 기사 저야 모르죠.
사모님이 그 일로 속앓이를 많이 하셨으니깐요.
S# 8. 서초동 소재 피해자 집.
유 형사가 임진배 씨의
부인을 만나고 있다.
유 형사 바깥 분과 이혼을 하시려 하셨다고요?
부인 예. 밖으로만 싸돌아 다니는 그런 사람을
어느 부인이 참겠어요?
유 형사 남편에게 원한이 많으셨겠네요?
부인 (째려 보며)
지금 저를 의심하시는 거에요?
유 형사 (마주 보며)
부인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저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인 그 이가 일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주의자라서,
아침에 방송국 피디에게 전화를 받고서 바로
실종 신고한 사람도 저에요.
남편과 이혼을 준비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진 않아요.
관리실 CCTV를 확인하시면,
남편이 나가고서 저는 이틀 동안이나 밖을 나가지 않았어요.
유 형사 (응시하며)
그것은 제가 이미 확인했습니다.
S# 9. 강력 1팀.
강력 1팀원들이 회의 중이다.
강력 팀장 유 형사부터 시작하지.
유 형사 피해자는 향우회, 동문회
등 여러 단체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고향과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마당발 인맥 등을 기반으로
국회의원 선거에도 3번이나 출마했고요.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폭넓은 인맥과는 달리 평판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은 대다수가 일관되게,
임 씨가 평소 일부 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고
그래서 앞으로의 수사 방향도
원한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에 중점을 둬서 수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력 팀장 박 형사.
박 형사 선진 공업사 대표를 맡고 있던 이지순 씨가
피살된 임 씨와 생전에
다른 여자들보다 더 친밀한 내연관계에 있었고,
이지순이 소유하고 있던 신도림역 근처의 8층 빌딩 세무관리 업무로
인해 안면을 튼 후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 사업문제로 종종 두 사람이 갈등을 빚었다고
주위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씨는 지난 9월 임 씨가 빌딩 관리업무처리
비용을 요구하자
'내연관계를 폭로하겠다'며
오히려 임 씨에게 1억 원을 요구해
심하게 다퉜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력 팀장 1억 원이라~
그 정도 금액의 채무와 이 씨의 협박을 받았다면,
임진배 씨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텐데.
어때?
박 형사 그게,
이 씨에 대해 알아 본 결과, 폭력 관련 전과만 3개
있습니다.
이 씨라는 사람이 원래,
자신의 이해관계와 어긋나거나 사업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면
폭력배를 동원해 청부폭력을 해서라도 이권을 손에 반드시 넣었다고 합니다.
강력 팀장 그 이씨라는 여자를
임진배 씨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조사를 더 진행하고,
피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 행적, 특이한 사항
등을 중점으로 파 봐.
박 형사 예.
김 형사 임 씨가 운영하던 공인 회계사 사무실에서
기업체 회계자료와 각종 서류 등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임 씨와 세무ㆍ회계 업무수임 계약을 맺은 기업들은
대기업 10곳을 포함해, 100여 곳에 달합니다.
임 씨가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영업상 세무 비밀에 대해
상세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서
업무상 원한 등으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인데,
현재까지는 이렇다 하게
용의선상에 떠오른 기업 관계자들은 없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직원의 전언에 의하면
임 씨가
몇몇 고객들과 상당한 규모의 개인적 금전거래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수사 방향을
채권·채무관계를 둘러싼 청부살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하려고 합니다.
강력 팀장 그 임 씨와 내연 관계에 있었던 10여 명의 여자들은?
뭐 나온 게 없어?
박 형사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혐의 점들이 아직까진.
그리고, 아까 말씀 못 드렸는데,
선진 공업사 대표를 맡고 있던 이지순
씨가
강력 팀장 이지순 씨가 왜?
박 형사 여러 번 이혼한 전력이 있고 전 남편들에게서 거액의 위자료를 받아내는 등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합니다.
임 씨의 사체가 발견된 직후,
이 씨 내연남의 눈 밑에 상처가 나 있었고,
그 무렵 그가 임 씨의 차와 같은 종류의 차량을 타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주변인의 목격담도 있었고요.
그 진술을 토대로
이 씨 내연남의 임 씨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조사했는데,
강력 팀장 조사했는데?
박 형사 아직까지는, 임 씨 사건과 관련해서 뚜렷한 혐의점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알리바이도 확실하고요.
강력 팀장 내 생각에는,
공업사 대표라는 그 이 씨가 상당히 의심스러워.
박 형사 네. 제가 더 범위를 넓혀서 이지순 씨와 내연남을 조사하겠습니다.
강력 팀장 그리고,
피해자의 실종 당일 이후의 행적이 지금까지도
알려진 게 없고,
우리가 처음 수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피해자가 유명인이어서 목격작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단 한 병의 목격자도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야
내 말 뜻 알겠어?
강력 1팀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강력 팀장 너희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수사를 하면서 절벽에 부딪쳤을 땐,
항상 내가 만약 범인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신에게 질문하고
거기에 스스로 정답 아니, 해답을 답하면서 잘 생각해보란 말이야.
범행 과정을 거꾸로 추적해 뒤져보면, 실마리가 나올 수도 있으니깐.
강력 1팀원 일동 예.
S# 10. 교회 대예배당.
2 천여 명의 신도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 풍랑 일어도 안전한 포구♩
폭풍까지도 다스리시는 ♬주의 영원한
팔 의지해
♩주의 영원하신 팔 함께 하사 항상 나를
붙드시니♬
어느 곳에 가든지 요동하지 않음은 ♪주의 팔을 의지함이라
목사 허민주 장로님. 우리를 대표해서 기도해 주시겠습니다.
허 장로 다같이 기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