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심호흡의 중요성
최고의 마음 안정법
심호흡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다. /셔터스톡
우리는 흥분하거나 화가 나거나 놀랐을 때, 그리고 두렵거나 불안할 때 호흡이 매우 빨라지는 것을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심할 때는 호흡에 곤란을 느끼는, 즉 호흡항진을 경험하기도 했을 것이다.
호흡이 빨라지고 호흡에 곤란을 느낄 때 호흡에 집중하면서 심호흡을 하면 마음이 빨리 안정된다.
마음이 크게 불안하지 않은 일상생활에서도 심호흡을 하면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안정되어 매우 편안해진다.
그래서 명상수련을 할 때는 명상에 대한 기본 이해가 끝나면 바로 호흡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명상하는 사람의 심호흡은 일반인들이 하는 심호흡과는 조금 다르게 다음의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먼저 눈을 부드럽게 감고, 허리를 곧게 펴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혀끝은 윗니 뒤쪽에 살짝 갖다 대고,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띠어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이완시킨다.
바쁘고 번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을 느낀다. 몸의 감각과 들려오는 소리, 그리고 냄새 등을 판단하지도 말고 비판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있는 그대로 느껴본다.
이제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후! 하고 내쉰다. 마음을 괴롭히는 스트레스와 몸의 피로를 후! 하고 내쉬는 숨에 실어 내보낸다. 편안한 느낌이 들 때까지 몇 번 더 실행한다.
이제 평소의 호흡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평소보다 좀 더 길게 호흡을 한다. 자연스럽게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들이쉬는 호흡을 바라보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내쉬는 숨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2분 정도 하다가 점차 3분, 5분, 10분, 30분, 1시간으로 시간을 늘려간다. 어느 날, 시간이 되면 나만의 공간을 찾아서 반나절 혹은 하루 종일 호흡명상을 해본다. 이제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심호흡은 소위 말하는 복식호흡이다.
어린 아이들이 호흡하는 것을 살펴보라. 아이들은 복식호흡을 한다. 복식호흡은 느리고 깊게 하는 호흡을 말한다. 숨을 들이쉴 때 배가 볼록 나오고, 숨을 내쉴 때 배가 움푹 들어간다.
아이는 자라면서 해야 할 과제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바빠지고 복잡해지고 번잡해진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어느새 복식호흡은 잊어버리고 코와 폐로만 하는 흉식호흡 혹은 가슴호흡을 하게 된다.
가슴호흡을 하는 성인들은 늘 마음이 바쁘고, 일에 쫓겨 중압감을 느끼면서 정서적 안정을 상실한 채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성인들도 가끔은 복식호흡을 해야 한다. 명상은 복식호흡을 회복시켜주는 최고의 도구이다. 심호흡으로 숨을 깊게 들이쉬면 횡경막이 평상시보다 좀 더 충분히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복부는 자연히 밖으로 볼록하게 나오게 된다.
심호흡을 하면 공기를 들이쉬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고, 좀 더 많은 양의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숨을 내쉴 때는 더 많은 양의 공기를 배출하게 된다.
심호흡은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심호흡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어떤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 혹은 화가 치밀어 올랐을 때, 먼저 심호흡을 한 후 처리하면 심각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안정된 마음으로 나를 보고, 이웃을 보고, 사물을 보며 마음챙김을 하면, 우리의 영성은 점점 더 성장하여 성숙해지고, 이것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