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5일
사량도 지리산 - 칠현봉
사량도는 과거 10년전인 2013년 이맘때 상도 지리산만 다녀온 기록이 있다.
당시 충일과 함께 우량 영리산악회 쌍두마차를 달렸던 한밭산사랑산악회를 통했었는데,
예정했던 뱃시간을 놓치면서, 그 다음배로 입도하면서, 산행시간이 쪼그라들어
주어진 3시간 반동안 부리나케 정신없이 한바퀴 돌았었다.
10년만에 맞이하는 사량도. 기대가 컸다.
이번엔 벗들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면서 넘어야지.
마침 햇살도 좋고, 미세먼지도 잦아들었다.
날이 다가오면서 주관대장인 꿈너머 대장의 기운이 신통찮다.
선두의 보조대장으로 당첨. 할수없지.
급기야는 선두를 안설요량.
불안함이 들어오면서 결국 단독선두대장으로 낙점이 되었다. ㅠㅠ
'여유있는 산행은 틀렸군.'
앞에서 주관대장이 서면 그 핑계로 보조역할하면서 천천히 이동할 수 있을거 같은 기대도 사라졌다.
할 수 없지.
이 참에 체력훈련 하지뭐.
새벽 5시 여전히 찬 기운을 맞으며 청사로 나가 일행들을 맞는다.
대한토는 보통 시청을 넘어서면 차가 가득 차는데,
오늘은 시청 이후 식구들이 많이 늘은 듯.
섬산이라 그런지 보통의 육산행에서 잘 못보던 회원들이 많이 보인다.
이렇게 셔플되는 패턴도 괜찮다.
간밤 이른 기상에 신경쓰였는가, 잠을 설친 탓에 버스안에 올라 잠에 쉽게 들었다.
깊은 잠을 잘 잔 듯 하다.
어느 항인지도 기억에 가물하지만 등불님과 총무님들의 일사분란한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승선을 한다.
듣자하니, 오늘은 섬산행전문인 등불님이 올해는 운영진이 아님에도 큰 힘을 주신것 같다.
대한토엔 인재들이 많네.
뱃놀이 하기에도 딱 좋은 날.
추위에 민감하신 회원님들은 따땃한 객실로 자석처럼 이끌려 들어가 자리를 선점하기 바쁘다.
배여행이 아주 뜸한 나같은 분들은 춥지만 갑판에 올라 드넓은 바다를 눈에 담기 바쁘다.
다 자기 취향에 맞게 배에 올라 뱃여행을 즐긴다.
구름한점없는 코발트색 하늘이 나의 마음을 활짝 열어제친다.
좋다.
이윽고 배테랑 산작골 대장님의 주도로 갑판에 술판이 벌려진다.
마치 새우깡에 날아드는 갈매기마냥 회원들이 환호를 지르며 한곳에 모여든다.
저 멀리서 상황을 감지하고, 나도 그리로 이끌려 가 술상을 어깨너머로 쳐다본다.
자리를 권하는 따뜻한 회원님들도 있지만, 많은 회원들이 협소하게 붙어있는 상황에서 고사를 한다.
항에서 간단한 해산물 요기거리를 준비하셨나 싶었는데,
뜨끈한 순대기운이 모락모락 오른다. ㅋ
'이색적인 뱃놀이에서 역시 이색적인 메뉴군.'
난 다시 전경을 넓게 볼수 있는 위치로 돌아와 하염없이 끝없는 바다를 쳐다본다.
햇살이 좋아 점퍼가 없어도 즐길만 했는데,
배가 이동하면서 높아지는 상대속도에 이끌려오는 바람의 냉기에 슬며시 몸에 외투가 걸쳐진다.
아직은 새우깡이 등장하지 않았는지,
귀여운 갈매기때가 보이지는 않는다.
이 상황도, 깨끗하고 드넓은 바다를 즐기기 더 좋아 좋았다.
예전 처음에 사량도 갈때에는 뱃여행은 모름지기 한시간이 넘을거라는 기대에
일찍 끝나버린 뱃시간이 아쉬었던 기억인데,
이제는 그간의 다수의 산악회 섬산행을 거친 탓인지,
30분 진행되는 배에서의 시간이 적당하거나 좀 길다는 느낌도 든다.
객실로 들어가 몸을 녹일까 하다가
저 멀리 사량대고가 눈에 보이면서 금방 도착할 거 같은 느낌에 시간이 애매할 듯 하여 말았다.
결국은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럴것 같았다. ^^
도착해서 버스에 오른다.
사량도 코스는 코스의 들머리 날머리들이 항에 인접해 있어서,
굳이 차를 들일 필요는 없으나,
하도 칠현산을 엮어서 다양한 코스로 회원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차를 배에 들였다.
덕분에 들머리로 좀 더 이동하는 수고없이 너무나도 편안하게 섬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지리에 익숙한 월출산님의 앞선 리딩으로 들머리에 편안하게 도착.
자~~~~~ 일하자~~~
가볍게 단체사진을 찍고,
지리산으로부터 시작되는 초기 가파른 경사를 극복하면서 오르기 시작.
어째 몸이 좀 무거운 거 같기도 하지만, 뭐 되는대로 가지뭐.
시간이 좀 지나자 늘 그렇듯 선두, 중간, 후미로 자연스럽게 패가 갈렸다.
중간무리들은 A후미로서 길현대장님이, 후미는 꿈대장이 무전기를 잡았다.
처음 뵌 듯한 나오미님이 선두에서 같이 이동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VIP토요산악회에서 같이 산행한 적도 있었던 분이었네~~^^
체력이 대단하시다.
늘감사님, 다큐님과 함께 넷이서 선두를 거침없이 달렸다.
조금 속도를 줄여도 될 듯 한데, 이 세 분은 그럴생각이 없는듯.
그려~~~ 가자.
뒤에서 사인여천님이 너무 빨리가는거 같다며 한동안 같이 오다가 뒤 일행들과 붙으신 모양.
한동안 사정이 있어서 못나오셨는데, 여전한 체력에 놀랐다.
다들 산꾼들이시라 체력의 기본은 되시는 듯.
지리산으로 접근이 되면서 전망이 쉽게 트인다.
배에서 보았던 맑은 기운이, 이제는 각도를 달리하여 위아래로 보이는 조망앞에서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좋다~~
어쩔수 없이 숨을 고를 수 밖에 없는 순간을 이용해서 좋은 기운을 최대한 즐기면서 이동.
섬이라 해발 0에서 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봉우리의 표고가 육지에서의 그것에 비해 힘든 측면도 있고, 약간은 길이 거친듯한 느낌도 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선배들이 사량도를 다녀오면서 치를 떨었던 입담이 떠올려진다.
당시는 이렇게 데크도 거의 없어서, 쳐박아 내려왔다 다시 올라오면서, 덩그러니 놓여져있는 밧줄에 의존하여 직벽을 타고 오르면서 다리에 쥐가 나거나 고생을 엄청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데크등 안전시설이 잘 놓여져서 그 때에 비해서는 손쉽게 상도의 코스를 넘을 수 있다.
예전에 뱃시간이 빠뜻하게 주어져 초인적인 힘을 발현하게 만들었던 10년전엔 3시간 12분만에 내지항과 면의 항 사이를 주파했던 기록이 보인다.
그런데, 오늘은 어째 그때 기록보다 더 빨리 진행하는듯. ;;;
첫댓글
10년만에 와본 사량도
선두 리딩 하시느라 지대로 즐기시지도 몬하셔죠!!?
아이들 가수는 아니지만
동대장님 출연만 하시면
인기대장님 이신거 아시남요~ㅎㅎ
리딩 수고 하셧어요
후기 점수는
별다섯개 드려요~☆☆☆☆☆
별 다섯개가 만점이죠? ^^
후한 점수 감사합니다~^^
의외로 선두에 서서도 즐겼어요. 약간 부담이었지만, 이래도 저래도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담엔 중간에~~^^
동그라미 대장님 반가웠습니다. ^^
제 사진도 있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자주 나오셔서 산행기와 사진 풍성하게 올려주세요. ^^
오랜만에 뵈었네요.
내가 자주나오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미선님이 자주나오는게 이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