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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의 정신적 사유이자 반영인 미술품은 후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문화적·정신적· 경제적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느 문화예술 분야보다도 콜렉터의 주요 관심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술품 콜렉터들이 좋은 작품을 경제적인 가격으로 선별해 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일까.
콜렉터들에게 아트페어는 본인의 취향에 따라, 좋은 작품을 효율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찬스이다.
지난 9월 20일 전국 63개의 화랑이 참가해 3000여 개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아트 페어가 열렸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국내 아트 페어에서 가장 오래된 ‘화랑 미술제’는 과거 대가, 중진작가들을 주로 소개했던 것과는 달리, 작가군의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실험성이 돋보이는 정연두, 전경, 이혜림 등은 모두 30대 작가이며 금중기, 손진아와 이스라엘 작가 데이비드 걸스타인도 30, 40대 작가다. 또한 대가의 싹을 엿볼 수 있는 곽훈, 이우환, 하종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김창렬 등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특히 요즘 미술계에서 국제적 이슈를 모으고 있는 중국의 신진 작가인 난차오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다. 난차오는 젊은 작가이기 때문에, 미래의 투자가치를 염두에 둔 젊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음과 동시에, 다양한 각계 각층의 미술계 인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 알차진 특별전은 지난해 출품 작품 중, 전문위원과 화랑 관계자들의 공정한 투표를 통해 권혁, 김연, 도성욱, 문인환, 박선기, 박성태, 윤종석, 이용덕, 이정웅, 추종완 등 10명의 인기 작가를 선정한 ‘BEST TOP 10전’으로 열렸다. 가격은 최소 100만원에서 5000만원을 넘어서는 작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오늘날 미술시장은 기존의 화랑을 통한 판매시장, 경매를 통한 판매, 한 장소에서 집단적 전시를 통한 판매 등 3가지 시장형태로 분류된다. 통상 아트 페어는 다수의 화랑(갤러리)이 한 장소에서 집단적 전시를 통해 미술시장을 형성하는 형태로 개최되고 있으며, 그 지역의 경제적·문화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특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아트 페어는 수십개 이상이 국제적 미술시장으로 개최되고 있지만, 유명 아트 페어를 분류해 보면 5월의 Chicago, 6월의 Basel, 9월의 FIAC, 뉴욕의 Armory Show, 독일의 Cologne, 스페인의 ARCO, 영국의 Frieze 등이 유명하다. 동양에서는 일본의 NICAF 와 국내의 KIAF 등이 있다.
특히 2월에 개최되는 Armory Show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Frieze는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로 명실공히 영향력 있는 국제 아트 페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아트 페어는 고객과 실질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미술 시장의 경기를 예민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미술품 판매와 더불어 미술시장의 활성화, 화랑 간 교류의 확대를 위한 목적으로 개최된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요즘, 한층 풍요롭고 다채로워진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겸, 국내의 크고 작은 아트 페어를 방문해 봄은 어떨런지.
예술을 소비하고 공유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요즘 같이 미술계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는 절호의 찬스이다.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