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20 오전 1:45:51
No.7754 글쓴이 : v3두산!(최우근 /cwk7162) Count:450
이글을 제 나름대로 허접한 야구지식을 가지고 두산의 선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써봤습니다..
아참..그리고 예전에 후추에서 '위기의남자심재학'을 썼었었는데 곰대에두 올렸었는데요.. 님들의 과찬(?)덕에 금주의 후추인으로 선정까지 되구 ...머라 말씀을 드려야할지...암튼 감사합니다...
두산화이링..곰대화이링...
두산베어스 후반기 전망...
2가지 인내
올시즌 두산은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2가지 측면에서 끝까지 인내를 요구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개막전부터 9회2사후에도 자리를 띄지말라는 경고성메세지를 담은 극적인 승부를 수차례연출, 안봐도 비디오일 것같은 잠실구장 풍경을 만들어냈다..
안경현의 끝내기 역전쓰리런, 곰데렐라 송원국의 사상초유의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등은 올시즌 두산관중 몰이에 바로미터가 됐다..
부정적인 측면의 인내는 전광판에 새겨진 예상을 뒤엎는 라인업이다..릴레이부상으로 장원진이 1루를 보고 최훈재가 좌익수를 보는 선발라인업은 팬들에게 베스트멤버가 새겨진 전광판을 보며 애국가 듣는 어찌보면 당연한 권리를 빼앗아갔으며 결국 팬들이 구상한 라인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지 못한채 전반기를 마치는 인내를 요구했다..
이보다 더 아플순(?) 없다..
전반기 내내 악재가 끊이지 않던 힘든 페넌트 레이스를 운영했다..
주전들의 줄부상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니일과 파머의 폭행사건 연루와 퇴출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즌의 절반을 보냈다..
한때 안경현이 팀의 4번을 칠정도로 야수들의 부상릴레이는 계속됐으며, 투수들도 이에 질세라 부상병동의 팀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안되는 집에서 언제나 반복되는 멘트지만, 제대로된 라인업으로 경기한번 해보는게 소원이라는 코칭스탶의 자조섞인 푸념이 올해보다 더 절실하게 들릴때는 없었다..
우즈-김동주-니일-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살인타선은 비상한번 못해보고 날개를 접었고, 개막이후 2달동안 최다안타부문 선두를 지켜온 "소리없는" 강자 역시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려 전반기 막판 이병규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다..
리그최강의 백업요원 역시 돌림병을 피해갈수는 없었다..숨통을 터주던 홍원기와 전상열역시
비슷한 시기에 사이좋게 부상병동 열차를 탔다..
홍성흔의 백업요원 이도형은 일치감치 전반기를 마치고 홍성흔의 체중감량을 도왔다..
마운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더 아찔하다..
김인식 감독이 지난 3년을 기다린 젊은 "빅3"가 차례로 부상과 휴우증에 울었다..
시즌 초반5승으로 다승 단독선두로 나서던 구자운의 오른 어깨부상을 신호탄으로 5월중 복귀를 점쳤던 이경필은 1군마운드에서 10개남짓한 공을 뿌린채 행방이 모호하고, 박명환역시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그런대로의 제몫을 해줬지만 계속되는 부상악령에 시달렸다.
불펜역시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올3월에 발꿈치수술을 받은 중간에이스 김유봉에게 전반기는 2군에서 스트래칭과 캐치볼하기에도 버겨운 시간이었으며 팔색조 조계현은 매년 그렇듯, 여름이 오기전 일치감치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코칭스탭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나마 만신창이가 된 팀을 3위로 무사히(?) 전반기를 마칠수 있도록 혁혁한 공을 세운 2명의 인생극장 주연이 탄생한점이 위안거리다..
야수중에는 단연 "끝내주는 사나이" 심재학이다..정교함을 업그레이드해 외국인 타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심재학의 성장세가 놀랍기만하다..
더이상 '4월의 사나이'임을 거부한 그가 후반기에 보여줄 끝내기쇼 역시 두산베어스 팬들에게는 가슴 떨리는 설레임이다...그의 만개한 기량을 볼 때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별무리가 없는 듯 하다..
마운드쪽에서는 차명주가 압권이다..
올시즌 두산의 선발로테이션은 진필중, 콜, 베넷, 이혜천, 이광우, (박보현, 정진용, 최용호, 최경훈)로 이어졌다..사실 이같은 변칙적인 로테이션으로 3위를 고수한 자체가 신비스롭다..
이 신비의 시작과 끝에는 김인식감독의 투수운영의 묘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화려한 백조로 부활한 차명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데뷰이후 기대치에 크게 못돌았던 차명주는 예전에 원포인트 릴리프에서 벗어나 두산의 승리방정식의 변수가 됐다..
꾸준한 웨이트로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지고 좋았던 투구밸런스를 계속 가져가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점이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국가대표에이스에서 원포인트릴리프까지 그에게 박혀있던 세간의 평가를 보기좋게 돌려세웠던 전반기는 올스타전 우수투수상 수상까지 이어졌다..
if..
이렇듯,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두산은 전반기내내 단한번도 4위밑으로 내려가본적이 없다..물론 5할승률 밑으로 떨어져 본적도 없다..
두산이 해태와 3.5게임 차밖에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밑을 내려다보지 않고 2위 삼성(7게임차)을 올려다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멘탈스포츠에서 정신적인 면을 간과할수 있으리요...
개막전부터 짜릿한 역전승을 경험한 선수와 팬들은 위기상황에서 이길수 있다는 신념에 차있다..이런 확신은 올시즌 유난히 극적인 승리가 많았던 곰의 뚝심을 믿는 자신감에서 나온다..그들은 단한순간도 두산이 가을잔치의 들러리가 될거라고 생각치 않는다..또 전반기 내내 최악의 상황에서도 3위를 해냈으며, 전선수가 집결하면 선두탈환의 기회가 한번쯤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선수단 전체에 깔려 있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올스타 전을 '두산의 날'로 만들었던 신흥 인기구단의 자존심과 골수팬이 전부였던 구단에서 작년 "가을의 전설"을 계기로 새롭게 형성된 팬층도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백업이 된다..인기면에서만 놓고본다면 라이벌 구단 엘지를 부러워하는 선수는 없다..
전력 내 적인 면에서도 만신창이가 되며 달려온 곰돌이 군단에 낭보가 이따른다..
지원군이 속속복귀하고 있는데(사실 팀의 기둥을 지원군이라 부르기도 머하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김동주가 후반기 개막과 동시에 출격하고, 구자운 역시 거의 어깨부상을 극복하며 1군엔트리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경기를 쉽게 가는 필수 요소인 리그 최강의 1,2번 이자 최고의 테이블세터인 정수근 장원진역시 후반기에는 더욱 몸을 추수려 선두탈환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도 희망적이다.. 전반기 막판 1군엔트리에서 제외된 박명환의 부상정도도 현재로서는 크게 염려스런 부문은 아니며, 이경필과 김유봉이 가세하는 가을잔치에는 더욱막강한 투수력으로 무장할수 있다.. 마운드 재건의 신호탄으로 팀의 대형조계현은 전반기막판 팔색조의 부활을 이미 세상에 알렸다..
두산의 후반기는, 이렇듯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 시즌초 1위를 질주할 즈음의 투타 발렌스를 찾는 건 시간문제 일 것으로 보인다..
허나 이모든 것은 가정일 뿐이다..만일이 성립되지 않으면 나는 이제껏 한편의 공상과학소설을 쓴 셈이 된다..
일반적으로 투수의 경우 수술후 약 2500개에서 3000개 정도의 공을 뿌리고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야 비로소 완전한 몸이 갖추어 졌다고 말할수 있다..
정민태가 수술후 재활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시즌은 두산의 투수들에게 허울좋은 쉬어가는 시즌이 된다..박명환이 작년가을부터 재기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완전치 못한 시한폭탄같은 존재이며 이경필과 김유봉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비시즌이 아닌 시즌중, 그것도 해태와 엘지의 동반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김인식감독이 얼만큼 인내할수 있는가 하는 점도 변수다..
결국 두산마운드의 향후 10년을 책임진다는(구자운, 박명환, 이경필) 젊은피들이 얼만큼 빨리 수혈될수 있는냐는 점이 올시즌 두산의 후반기 행보에 최대변수가 될것으로 보이며 가을잔치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가 하는 점과 직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