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고교평준화가 헌법상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마련한 '비전 2011년 프로젝트' 최종보고서에서 고교평준화제도 폐지가 거론됨으로써 고교평준화 존폐논란이 사회적인 큰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네. 먼저 1970년대 고교평준화정책을 실시하게 되었던 과정을 말해보게.
학생:네,고교평준화는 1969년 무시험제에 의한 중학교 평준화에 이어 1974년에 도입된 정책입니다. 해방 직후 초등학교 졸업생의 중학교 진학률이 해마다 증가하여 중학교 입시를 둘러싼 과열경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입시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국가적 낭비를 최소화하고 입시의 공정을 기한다는 명분 하에 중등학교 국가연합고사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관리제도는 교육내용의 획일화를 가져오는 출발점이 되었으며,선시험 후지원제는 학교의 서열화 현상과 '눈치작전'이라는 병리현상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968년 문교부에서 일종의 교육혁명인 중학교 무시험 입시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도는 초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는 상당히 기여하였으나 중학교 교육을 비정상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문교부는 학교별로 치르던 고입제도를 대폭 개편해 고교평준화 정책을 마련했으며,현재 전국 23개 시 지역에서 채택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수:아주 소상하게 잘 대답해 주었네. 그러나 고교평준화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일부 지역은 도입과 폐지를 반복하는 등 혼란을 경험하고 해가 거듭될수록 평준화 제도에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찬반의 논란이 격심해지고 있는데 평준화제도로 인한 문제점을 말해 보게.
학생:네,우리나라 헌법 제31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등의 의미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을 말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의 고교평준화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여 헌법상 보장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행복을 침해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교평준화 제도를 시행한 이유는 지나친 입시 경쟁으로부터의 해방,입학성적에 의한 극심한 학교 서열화의 방지,공평한 학교 선택 기회의 부여,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획일적인 제도의 시행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교육의 본질인 경쟁의 원리를 말살함으로써 고등학교 공교육의 붕괴와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우수한 학생과 열등한 학생이 혼재한 상태에서 배울게 없는 학생과 배울 수 없는 학생을 상대로 수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교실의 붕괴로 이어지고 공교육 교실에서 교육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은 사교육에서 욕구를 충족하려 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은 공교육이 붕괴되어도 좋은 학원이나 비싼 과외를 통하여 교육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서민들의 자녀들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서민의 자제로 태어난 수재들은 배움의 길이 막히게되어 이제 서울대는 더 이상 가난한 수재가 들어가는 대학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는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교육구조의 불평등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교평준화 정책은 학교간의 선의의 경쟁의 여지를 봉쇄해버렸기 때문에 학교는 학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할 필요가 없게 됐으며 학교간의 경쟁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당연한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또한 중졸자의 98%이상이 고교에 진학하므로 학생수의 증가는 하향평준화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학교교육이 획일적으로 대학입시에 치중함으로서 대학의 과열 입시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고교생들의 평균적인 학습 내용과 강도는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고 열심이지만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는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것은 대학에 들어오면서 학습에 손을 놓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려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공계 고급 인력의 안정적인 양성이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학입시에서 나타난 이공계 기피현상에서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교수:흠,아주 예리하게 문제점을 지적하여 주었네. 그럼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여 보게나.
학생:네,오늘날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교육에서도 다양한 전문화와 특성화가 강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고교평준화정책은 수정·보완되어야 하겠습니다.
일부의 교육 전문가들은 고교평준화정책의 전면폐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국제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인적자원이기 때문에 경제 및 과학·기술분야에 필요한 인적자원 발굴을 위해 선발에서 양성에 이르기까지 경쟁력이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이에 자유경쟁과 적자 생존의 법칙에 의해 질적으로 다양한 학교를 존재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고교평준화제도는 깨뜨려서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이 평준화가 깨지면 사교육비는 엄청나게 늘어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학생들도 특히 일류고등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민의식과 입시에 빠져 창의력을 상실하게될 것입니다.
교육부에서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과 자율학교 확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수준별 교육과정과 절대평가제 실시를 통해 학력 하향평준화를 보완하고자 하는 처방전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무조건 인문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 심리가 사회적 병폐이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축구고교,골프고교,애니메이션고교,제과고교,안경고교,조각고교 등 특성화고교를 세워 중학교에서부터 진로탐색 교육을 철저히 하여 조기에 진로를 결정하여 이에 걸맞는 학생들을 흡수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수시로 뜯어고칠 수 없음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학생의 말에 동감합니다만 '교육의 본질이 경쟁'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네요..교육은 인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의 본질이 경쟁이 될 수는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