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기해결의 방법으로서의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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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고갈과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은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력 이외의 에너지원 중에서 온실기체를 적게 방출하는 에너지원, 즉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일일 것이다. 유럽등지에서 이러한 방향으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독일에서는 재생가능 에너지와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으로의 전환을 '에너지 전환'이라고 부르는데, 이들 유럽 나라의 '에너지 전환'의 핵심내용은 화석연료와 핵발전에 기반한 에너지 시스템으로부터 재생가능 에너지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재생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 또는 신재생가능 에너지(new renewable energy)라는 말은 1990년대에 들어와 기후변화와 에너지원 고갈이라는 에너지 위기의 두 측면이 인류문명의 심각한 위협요소로 부각하면서 널리 퍼졌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재생가능 에너지보다는 대체에너지(alternative energy)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 말은 1970년대 초 오일쇼크가 닥쳤을 때 만들어진 것으로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을 지칭하는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시효를 상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 셸에서 내놓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경우 세계 에너지소비 시나리오> |
2. 태양 에너지 이용 기술 |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을 크게 둘로 나누면, 태양빛을 전기 생산에 |
광전지 |
태양광 발전기는 반도체(semiconductor)로 이루어진 광전지(photovoltaic cell)가 빛에너지(광자)를 받으면 그 속에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전압이 생겨서 전류가 흐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광전지는 하나의 크기가 대략 10*10 cm2로 빛을 받으면 최대 1.5와트(W)의 용량을 갖게 된다. 전류의 양은 광전지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여기서 생기는 전압은 크기에 상관없이 거의 0.6볼트(V)를 유지한다. 광전지의 고전적인 형태는 규소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규소 결정은 순수한 상태에 극히 소량의 다른 원자들이 섞여들어가면 전기적으로 다른 원소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을 응용하는 것이 바로 반도체와 광전지이다. 얇게 가공한 규소 결정의 판 한쪽 면에 극미량의 인을 더해주면 이 판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음전하의 전달자)가 생겨난다. 이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인의 원자가 전자가 다섯 개인 반면 규소의 원자가 전자는 네 개이기 때문이다. 규소 원자들은 인이 더해지면 이들 인 원자와 결합을 형성한다. 그러나 규소의 네 개의 원자가 전자는 인의 원자가 전자 다섯 개 중에서 네 개하고만 결합해서 전자쌍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에 필요하지 않은 인의 나머지 한 개의 원자가 전자는 규소 판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규소판의 다른쪽 면에 이번에는 인과 달리 규소원자보다 원자가 전자가 하나 더 적은 세 개의 원자가 전자를 지닌 붕소 원자를 더해주면, 여기서는 인이 더해진 반대쪽 면과 달리 전자가 모자라는 자리가(구멍) 생겨난다. 규소판에서 인이 첨가된 면은 n-도체 또는 n-면, 붕소가 첨가된 면은 p-도체 또는 p-면이라고 부르고, 둘 사이의 경계면은 pn-경계면이라 부른다. 광전지는 이렇게 하나의 규소판 속에 n-면과 p-면이 서로 맞붙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제 이 규소판, 즉 광전지가 태양빛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태양빛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광자(photon)가 규소판에 부딪치면, 그 운동에너지의 일부는 규소를 붙들어주는 결합 전자에게 전달되어 이 전자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다. 이 음으로 하전된 자유전자는 에너지를 받아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로부터 떨어져나가서 원래 자리를 빈 곳으로 만들면서 규소판 속에서 양으로 하전된 n-면 쪽으로 이동하여 n-면 표면으로 모여든다. 반면에 전자가 떨어져나가서 생긴 빈 자리는 전자 부족 상태의 양으로 하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p-면 쪽으로 이동하여 그 표면에 집결한다. 이러한 이동의 결과로 양쪽 면 사이에는 전압이 형성되는데, 이때 두 면을 전자를 통과시키는 금속으로 연결해주면 n-면 표면의 전자들이 p-면 쪽으로 이동하여 그곳에 모인 빈 곳을 다시 채워준다. 이 과정에서 전자의 흐름인 전류가 발생하고 전기에너지가 생산된다. 직광이 비칠 때(1제곱미터당 약 900와트) 가로, 세로가 10cm인 광전지에서 발생하는 전류는 약 3암페어(A)이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광전지는 어떤 형태의 규소를 가지고 만들었느냐에 따라 단결정 전지, 다결정 전지, 비결정질 전지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단결정 전지는 값은 비싸지만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효율이 가장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결정 전지의 효율은 이론적으로는 30%에 달하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은 24%의 효율을 보이지만, 대량생산을 통해서 생산된 것은 16-17%의 효율을 나타낸다. 반면에 비결정질 전지는 값은 싸지만 효율이 매우 낮고(5-9%) 시간이 지나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흠이 있기 때문에, 발전용으로는 널리 이용되지 않고 주로 탁상용 계산기용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비결정질 광전지는 결정질 광전지가 대부분 단단한 형태로만 가공할 수 있고 두께를 0.2밀리미터 이하로 줄이기가 어려운 것에 반해 박막 기술을 이용해서 엷고 유연한 판의 형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효율만 높이면 다방면으로 이용될 수 있다. 다결정 전지(polycristalline cell)는 효율이 단결정 전지에 비해 15% 가량 낮아 대략 14% 정도밖에 안되지만, 가격이 단결정보다 싸다는 잇점이 있기 때문에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데 널리 이용된다. 아직 실험실 밖으로 나오지는 못했지만 규소가 아닌 다른 물질을 이용한 광전지들도 여러 종류가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로는 제3족의 갈륨과 제5족의 비소를 섞어서 만든 갈륨-비소 광전지, 카드뮴-텔루륨 광전지, 구리-인듐-셀레늄 광전지 등을 들 수 있는데, 어떤 것은 실험실 내에서이긴 하지만 효율이 상당히 높은 것도 있다. 그밖에 유기화합물 중에서 색소를 지닌 화합물을 이용한 광전지도 연구 중이다. 색소화합물은 생산 단가가 규소 결정에 비해서 매우 낮기 때문에, 유기화합물 광전지가 실용화되면 광전지의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이와 더불어 태양전기의 발전단가도 크게 낮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얻어진 최대 효율은 10%에 달한다. |
태양광 발전 |
광전지를 여러개 묶고 보호장치를 붙인 것을 광전지 모듈이라 한다. 광전지 하나의 발전량은 1.5와트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은 대부분의 전기용품에 이용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태양전기를 생산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광전지를 여러개 모아서 서로 연결한 광전지 모듈을 사용한다. 모듈 속에서 광전지의 효율은 약간 떨어져서 태양빛을 받으면 에너지의 10-15%를 전기로 변환한다. 태양광 발전기는 대체로 이러한 모듈이 여러개 합쳐져서 이루어진다. 모듈은 광전지를 투명한 합성수지로 싸고 두 개의 유리판 사이에 넣은 형태로 되어 있고, 광전지를 보호하는 작용까지 한다. 이러한 모듈의 보호장치 없이는 광전지는 외부의 습기나 오염물질 등의 영향을 받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못쓰게 된다. 태양광 발전은 보통 이러한 모듈을 다시 여러개 합쳐서 한다. 광전지를 이용한 발전은 전기 동력장치나 조명장치, 가전제품 등 전기가 필요한 곳에는 모두 적용될 수 있다. 가장 흔하게 퍼진 태양광 발전시설은 주택 지붕에 올려진 것이지만, 주택이나 아파트 바깥 벽의 소재 또는 유리창 대신 설치될 용도로 개발된 것도 시장에 나와 있다. 자동차나 요트 또는 하늘을 나는 소형 비행기에 부착되어서 필요한 모든 동력을 제공해주는 것도 있다. 광전지를 이용한 전력생산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광전지를 구성하는 규소판을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에너지 대차를 따져보면 광전지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25년의 기간 중에서 4-8년 정도면 태양광 발전시설 - 광전지모듈, 축전지, 변환기 등 - 에 투입된 에너지가 모두 상쇄된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나 이산화황 등의 양은 단결정 광전지의 경우는 1kWh의 전기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약 230그램 이산화황 약 0.25 그램이 배출된다. 비결정질 광전지의 경우는 1kWh의 전기에 대해 약 200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0.15그램 정도의 이산화황이 배출된다. 석탄으로 전기를 생산할 경우에는 1kWh의 전기를 생산할 때 약 800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광전지 생산에 많은 양의 전통적 형태의 에너지가 투입된다고 해도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가지고 비교하면 석탄의 4분의 1밖에 안되는 것이다. |
태양열 난방.온수장치 |
태양에너지를 난방.온수에 이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보다 훨씬 간단하다. 이러한 장치는 보통 태양열 장치(solarthermal facility)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태양열을 붙잡아두는 집열장치(collector)이다. 집열장치는 말 그대로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열로 바꾸어 모아두는 장치로, 아주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집열장치의 핵심 부분은 빛을 흡수하는 장치인데, 모든 집열장치에는 이 흡수장치가 반드시 들어 있다. 집열장치 중에서 가장 많이 퍼진 것은 평판 집열장치(집열판)이다. 이것은 빛을 투과하는 윗부분의 투명한 외부층(유리나 플라스틱)이 빛을 빨아들이는 내부의 흡수장치를 덮고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집열판의 아랫부분과 옆 부분은 열이 가능한 한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두터운 단열재로 둘러씌워져 있다. 집열판에서 온실효과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 우선 투명층을 통과한 빛 - 직광 또는 간접광 - 이 내부의 흡수판에 부딪치면 빛의 일부는 흡수되고 일부는 반사된다. 빛의 흡수율은 흡수판의 색에 따라 달라지는데, 색이 어두울수록 흡수율은 높아진다. 반사된 빛은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흡수된 빛은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투명층을 통과하지 못하는 열선인 적외선으로 바뀐다. 외부에서 빛이 계속해서 집열판으로 들어와서 흡수되어 적외선으로 변환되면 이것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내부에는 계속 에너지가 축적되게 되므로, 집열판 내부는 점점 더 뜨거워져 온실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집열판 내부에서 얻어질 수 있는 최대 온도는 섭씨 약 180도에 달하고, 열매체의 온도는 90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집열판으로 들어온 빛에너지의 양과 집열판 속에서 빛이 변환되어서 축적되는 열의 양 사이의 비례관계는 집열판의 효율을 나타낸다. 집열판의 효율이 높을수록 집열판으로 들어오는 전체 빛 중에서 열로 변환되는 빛의 비율이 높다. 흡수장치에 축적된 열은 열을 전달하는 열매체로 전해지고, 열매체는 열교환기로 전달되어 난방이나 온수용 물을 가열한다. 흡수장치로부터 열을 전해받은 열매체로는 여러 가지 재료가 사용될 수 있다. 열매체로는 일반적으로 액체로 된 것이 사용되는데, 열매체는 열흡수능력(열용량)과 끓는점이 높고, 반면에 어는점은 낮아야 한다. 가장 흔한 것은 에틸렌글리콜이나 프로필렌글리콜 같은 부동액이 첨가된 물이다. 이러한 열매체는 축열조로 전달되어서 그곳으로 들어오는 물을 가열하고 다시 흡수장치로 되돌아온다. 열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축열조에서 가열된 물은 최종적으로 난방이나 온수용으로 이용된다. 종종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물이 흡수장치로부터 열을 직접 전해받아 열교환기를 거치지 않고 온수용이나 난방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겨울의 기온이 물의 어는점 이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아열대에서나 가능하다. 햇빛은 잘 받아들이면서 이로부터 발생하는 열은 가장 적게 방출하는 집열판은 진공관형 집열판이다. 이것은 진공에서 열이 전도되지 않는 현상을 이용한 집열판으로, 빛 흡수판과 열매체관이 담긴 진공관이 여러개 합쳐져서 이루어진다. 진공광 집열판에서는 유리로 된 진공관이 흡수판을 보호해주고 열매체관과 진공관이 만나는 부분에서만 아주 적은 열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단열재료를 가지고 집열판을 싸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진공관형 집열판은 제작비용이 많이 들고, 따라서 가격이 평판형 집열판에 비해 비싸다는 흠이 있다. 집열판 속에서 데워진 열매체는 축열조 속에 장치되어 있는 열교환기로 이동해서 축열조 속의 물을 가열한다. 따라서 열교환기는 축열조 밑으로부터 유입되는 찬 물을 가열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축열조 아래 부분에 설치된다. 축열조에는 햇빛이 오랫동안 비치지 않을 경우 물을 데우기 위해 가스나 석유 또는 전기 보조 가열장치가 설치되기도 한다. 축열조 속의 물은 열손실이 가능한 한 적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두터운 단열재로 둘러씌워져야 한다. 축열조 속에는 항상 뜨거운 물이 들어 있고, 이 물 속에는 염소 이온과 산소 등 금속을 부식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축열조는 보통 부식에 강한 강철이나 특수강으로 제작된다. 태양열 집열판은 보통 주택의 지붕에 설치되어서 한 가정에서 필요한 난방용이나 온수용 열을 생산하지만, 그 용도가 독립된 주택용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아파트의 벽이나 지붕에 집열판을 넓게 설치해서 아파트 전체에서 필요한 열의 일부를 공급할 수도 있고, 여러개의 주택을 하나로 묶어 이들 주택 지붕 위에서 만들어진 열을 한군데로 모아서 대단위 난방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규모가 큰 축열조와 비교적 정밀한 열 조절시설이다. 태양열 집열판을 이용해서 난방을 할 경우 설비를 생산하고 운반하고 설치하는 데 들어간 총 에너지를 뽑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년이다. 집열장치의 사용연한을 15년으로 잡으면 상쇄기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7-14%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1킬로와트시의 열을 생산할 때 48그램 가량 되고, 이산화황은 0.04그램으로 화석연료로 열을 생산할 때와 비교하면 무시할 만한 양이 방출된다. <그림 : 건물 지붕에 진공관형 집열판을 설치한 모습> <그림 : 집열판에서 데워진 열전달매체 부동액 축열조를 통과해서 순환하는 그림> |
태양열 발전 |
태양열 발전은 햇빛을 반사판을 통해서 집중시켜 수백도 이상의 열을 얻은 다음 이 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때 반사판은 집열판의 경우 간접광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직광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열 발전을 하는 데는 구름이 적고 햇빛이 강한 지역이 적합하다. 사막이 최적지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막의 1%에만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전세계의 전기 수요가 모두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열 발전시설은 대체로 홈통형(trough) 시스템, 접시/엔진(dish/engine) 시스템, 전력 타워(power tower) 시스템의 세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집중장치(concentrator), 흡수장치(receiver), 전달/저장장치, 변환장치라는 네 개의 핵심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집중장치는 볼록렌즈와 같이 햇빛을 붙들어서 집중시켜 흡수장치로 보내는 작용을 한다. 흡수장치는 집중된 햇빛을 흡수한 후 그 열에너지를 작용매체로 전달하는 작용을 한다. 전달/저장장치는 이 작용매체를 변환기로 전해준다. 변환기에서는 전달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일이 이루어진다. 홈통형 시스템에서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포물선형으로 구부러진 홈통처럼 생긴 집중장치와 그 초점들의 연결선에 길게 자리한 흡수장치이다. 집중장치로는 보통 포물선형으로 구부러진 유리거울을 사용하는데, 이 장치는 여러개가 남-북 방향으로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축은 회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해가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움직일 때 집중장치를 해가 비치는 방향으로 향하게 해서 가능한 한 많은 직광을 받도록 한다. 흡수장치는 긴 관의 형태로, 내부에는 섭씨 400도까지 올라가는 기름이 들어 있다. 이 뜨거운 기름은 물을 증기로 만들어서 증기터빈을 회전시키고, 이 회전에 의해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진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전체 발전용량이 354메가와트에 달하는 홈통형 발전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이 발전소에서는 1980년대 중엽에 세워진 이 발전소에서 1998년까지 생산한 전력의 양은 약 80억 킬로와트시에 달한다. 홈통형 시스템은 발전만이 아니라 공장의 제조열을 얻는 데도 쓸 수 있고, 흡수장치의 관 속에 폐수를 흘려보내 자외선을 흡수하도록 해서 정화처리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접시/엔진 시스템은 여러개의 포물선으로 굽은 접시형 반사판을 반사된 빛이 하나의 초점으로 모이도록 조합하고 초점에는 흡수장치와 엔진을 설치한 모양을 하고 있다. 햇빛이 비치면 접시에서 반사되어 흡수장치로 집중되고, 흡수장치에서는 흡수된 에너지를 엔진의 작용매체로 전달한다. 엔진에서는 열을 이용해서 기계적인 힘을 만들어내고 이 힘은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이 시스템에서는 높은 열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집중장치는 항상 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이중의 축이 설치되어 있다. 한 개의 축은 해의 하루동안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또 하나의 축은 연중 움직임을 추적한다. 이 시스템은 7-25킬로와트급의 소형 발전시설이 개발되어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고, 시험용으로 설치된 것들이 있을 뿐이다. 전력 타워 시스템은 수백개에서 수천개에 이르는 거울과 이들 거울의 초점 부분에 위치한 타워로 구성되어 있다. 거울에는 두 개의 축이 달려 있어 해를 추적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들 거울 조합의 초점에는 흡수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흡수장치는 타워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데, 여기에는 용융된 소금과 같이 열을 흡수하고 보유하는 능력이 뛰어난 열매체가 흐르고 있다. 열매체는 증기를 발생시켜 증기터빈을 돌리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가 생산된다. 흡수장치 속에서 태양에너지를 흡수한 용융 소금은 온도가 섭씨 1000도 가까이 상승한다. <그림 : 태양열로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굴뚝을 통과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플랜트> |
태양 건축 |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열에너지의 양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꽤 높다. 그런데 태양에너지를 적절하게 받아들이도록 건물을 설계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태양열 집열장치를 설치해서 건물을 난방하거나 온수를 만들지 않고 건물의 설계만으로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자연형 태양에너지 이용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이용기술은 이미 확립된 것으로 많은 건물이 자연형으로 설계되어 조명과 내부 열에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빛이 비칠 때 채광창을 통해서 빛을 받아들여 전기조명이 필요없도록 설계하면 전기를 불필요하게 소비할 필요가 없고, 단열을 적절하게 한 상태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온 태양에너지를 가능한 한 많이 축적할 수 있도록 건축하면 건물 내부에서 난방에 필요한 열이 크게 줄어든다. 열의 축적은 커다란 단열창을 통해서 태양에너지를 받아 집열 능력이 뛰어난 벽체나 바닥재가 이 열을 흡수하도록 하는 방식, 벽 자체의 단열재를 투명한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만든 것을 사용해서 벽에 태양에너지가 직접 흡수되도록 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나와 있고 실행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가장 잘 이용해서 건축한 것이 애모리 로빈스가 설립한 유명한 로키마운틴 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는 해수면으로부터 2200미터 위에 위치해 있지만 필요한 모든 난방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얻는다. 건물은 철저하게 단열처리되어 있고, 태양빛은 가능한 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림 : 브람펠트 신주거단지의 전경 및 축열조 건축 모습> |
3. 풍력 이용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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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힘은 오래 전부터 이용되어 왔다. 지금도 드물기는 하지만 바람의 힘은 풍차를 통해 기계적인 힘으로 변형되어서 물을 끌어올리거나 곡식을 가공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바람의 힘은 풍력발전기를 돌려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데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풍력발전기는 발전용량이 10와트밖에 안되는 마이크로급에서부터 2메가와트에 이르는 대형 발전기까지 아주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어 있다. 마이크로급의 발전기는 손으로 들고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2메가와트급은 날개의 지름만 70-80미터, 지지대의 높이가 100미터 가까이 되는 엄청난 규모의 것이다. 풍력발전기의 발전용량은 급속하게 증가해 왔는데, 얼마 있으면 현재 개발단계의 3메가와트가 넘는 풍력발전기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급의 발전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외딴 집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고, 대형 풍력발전기는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해서 주위의 주택들에 전기를 공급할 목적으로 세워진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대형 풍력발전기들이 한곳에 수십개 이상 들어서 있는 풍력발전 단지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단지 중에는 전체 발전용량이 100메가와트에 달하는 것도 있다. 풍력발전기는 날개의 회전축이 놓인 방향에 따라 수평축 발전기와 수직축 발전기로 나뉜다. 수직축 발전기는 땅 위에 세워진 기둥 주위에 볼록한 형태의 큰 날개가 붙어서 서서히 도는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수직축 발전기는 수평축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풍력발전기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거의 모두 수평축 발전기이다. 풍력발전기를 세우려면 먼저 대상 지역에서 부는 바람의 세기와 성질을 조사해야 한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에 따라 그곳에 가장 적합한 풍력발전기의 형태와 크기 그리고 여러개를 설치할 경우에는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가 결정된다. 바람의 세기가 약 4m/s 이상인 곳에는 풍력발전기를 세울 수 있는데, 바람은 공중으로 올라갈수록 강하게 불기 때문에 바람이 약한 곳에도 풍력발전기를 높게 세우면 전기를 생산하기에 충분한 바람을 얻을 수 있다. 전세계의 육지에서의 풍력발전 잠재량 - 기술적으로 개발가능한 - 은 연간 2만-5만 테라와트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999년 현재 풍력발전기의 전체 용량은 13600메가와트였고, 발전량은 24테라와트시에 지나지 않았다. 잠재량의 1000분의 1도 이용하지 못한 셈이다. 이와 같이 엄청난 풍력발전 잠재량이 존재하고 생산비용도 시간이 갈수록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의 풍력발전기 시장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의 연간 증가율은 약 30%였는데, 이러한 증가추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풍력발전 시장이 확대되면 20여년 후면 전세계 전기수요의 10%가 풍력발전으로 충당될 것이 예상된다. 풍력발전기를 생산하고 운반하고 설치하는 데 들어간 에너지의 양이 상쇄되는 기간은 발전기의 크기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 대형의 경우는 3-4개월, 바람이 6.5m/s 로 불 경우에는 소형으로도 2-8개월이면 투입된 에너지가 상쇄된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바람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1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평균 19그램, 이산화황 배출량은 0.014그램 정도이다. <그림 : 발전용량 메가와트의 풍력발전기에 붙일 날개를 제작하는 모습> <그림 : 인도 타밀 나두 지역에 세워진 소형풍력발전기 단지> |
4. 생물자원(바이오매스) 이용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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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는 나무가 주된 에너지원이던 19세기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에너지원이다. 지금도 저개발국가에서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매스가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의 일차 에너지 소비 중에서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의 비율은 약 10%에 달한다. 바이오매스는 아직도 풍부하게 존재하는데, 나무뿐만 아니라 곡물, 식물, 농작물 찌꺼기, 축산분뇨, 음식 쓰레기 등이 모두 바이오매스로서 에너지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 바이오매스는 나무처럼 가공하지 않은 형태로 손쉽게 열을 생산하는 데 이용될 수 있지만, 가공하면 자동차 연료나 전기를 생산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자동차 연료로 이용되는 것은 브라질에서 대규모로 재배되는 사탕수수를 들 수 있다. 사탕수수는 발효공장에서 발효를 거쳐 에탄올로 변환되는데, 에탄올은 휘발유와 혼합되거나 단독으로 자동차의 연료로 투입될 수 있다. 바이오 디젤이라 불리는 식물성 기름의 변형체는 주로 유채기름을 이용해서 얻는데, 이것은 디젤 엔진의 연료나 난방용.발전용 연료 또는 전기생산용으로 사용된다. 바이오매스로 주목을 받는 식물들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흡수해서 성장하는 것들이다. 이 식물들은 빨리 자라나기 때문에 해마다 일정한 양을 거두어들여 직접 이용하거나 가스로 만들어서 전기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 <그림 : 파키스탄에서 난방, 취사용 연료로 이용하는 짚> <그림 : 유럽에서 바이오매스 식물로 재배하는 잡종 갈대> 바이오매스는 열화학적 변환, 생화학적 변환, 직접적인 기름 추출 방식을 통해서 가공하여 직접 에너지를 얻거나 연료로 변환할 수 있다. 열화학적 가공방식으로는 직접적인 연소, 가스화, 열분해가 있는데, 직접 연소를 통해서는 나무찌꺼기나 농작물 찌꺼기를 태워서 직접 열을 얻거나 연소열로 증기를 만들어서 난방열과 전기에너지를 얻는다. 바이오매스를 산소가 소량 공급되는 상태에서 가열하면 중질의 가스가 만들어진다. 이 가스는 정화한 후 열병합 발전기를 통해 난방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를 공기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섭씨 500 정도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열분해가 일어난다. 열분해를 거치면 바이오기름, 가스, 목탄이 나오는데, 가스와 기름은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데, 목탄은 연료로 이용된다. 바이오매스를 생화학적으로 가공하는 데는 혐기성 분해와 발효를 이용한다. 혐기성 분해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소화와 유사한 것으로, 음식 찌꺼기, 가축 분뇨 같은 유기질 쓰레기를 공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분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로 메탄이 50% 이상 함유된 가스가 생성되는데, 이것은 정화과정에서 수분 등을 제거한 후 열병합 발전기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데 이용한다. 발효는 사탕수수, 사탕무, 옥수수 등에 함유된 당을 에탄올로 변환하기 위해서 이용된다. 액체 바이오연료 중에서 가장 일찍 개발되어서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에탄올이다. 에탄올은 바이오매스에 함유되어 있는 탄수화물을 당으로 변환한 다음 이것을 알코올 발효시켜서 얻는다.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경우에는 직접 당을 추출하여 알코올 발효를 시킨다. 바이오디젤은 최근에 개발된 것이지만 전력생산이나 난방용 또는 수송용으로 점차 이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는데, 이것은 메주콩, 유채씨앗, 동물성 지방, 폐 식물성 기름 등의 바이오매스로부터 유기질 기름을 직접 추출하여 촉매의 작용 하에서 에탄올이나 메탄올과 결합시켜 에스테르로 변환시켜서 얻는다. <그림 :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도시 유기질 쓰레기 발효장치> <그림 :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유기질 쓰레기 발효장치로부터 나온 찌꺼기> 바이오매스를 직접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은 벽난로, 온돌, 화로를 이용한 난방이나 오븐을 이용한 요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오래된 것이지만, 최근에는 조금 큰 규모의 정교한 장치를 통해서 바이오매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시설들이 보급되고 있다. 현재 이들 시설에 연료로 들어가는 바이오매스는 나무를 벌채할 때나 목재를 가공할 때 나오는 나무찌꺼기가 대부분이지만, 개량 포플러, 개량 버드나무, 은단풍, 유칼립투스 같이 성장이 빠른 나무나 갈대 같은 다년생 초본을 재배해서 연료로 쓸 수도 있다. 이들 에너지용 나무는 심은 지 5-8년이면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배주기를 조절하면 해마다 일정한 양의 에너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들 나무나 풀은 직접 태워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가공해서 가스를 얻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스웨덴에는 나무 찌꺼기를 이용한 중소 규모의 에너지 생산시설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이것들 중에서 규모가 큰 가스화/열병합 발전시설은 10메가와트에 달한다. 바이오매스는 공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로 사용될 경우 이산화탄소는 단지 순환할 뿐 추가적으로 배출되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단지 설비를 제조하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로부터 방출되는 것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매스는 대규모로 경작할 경우나 대규모 가공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들어 토양의 침식, 물 사용, 비료나 농약의 투입, 생물 다양성, 자연경관 등의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
5. 해양 에너지 이용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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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부터도 적당한 기술만 적용하면 상당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
조력발전 |
조력의 이용은 초기에는 간만의 차이가 심한 곳에 커다란 댐을 만들어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의 기술은 수력발전으로부터 빌어온 것으로 조수가 수력 터빈을 돌릴 수 있을 만큼 힘이 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력발전에 적합한 곳은 밀물과 썰물이 강한 좁은 만이나 양쪽에 삐죽 나온 곶이 있는 바다물의 통로이다. 여기서 만이나 통로를 가로질러, 즉 조수의 방향과 직각으로 육지를 잇는 댐을 세우고 댐 속에 터빈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가지 토목공학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하루의 절반은 조수가 육지를 향해서 밀려들어오고, 나머지 절반은 조수가 육지로부터 멀어져간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조수의 힘이 계속해서 바뀐다는 것이다. 간조때와 만조때는 조수의 흐름이 정지되므로 이 힘도 제로가 된다. 그러나 간조에서 시작해서 조수의 흐름이 바뀐 후 세시간이 지나면 힘은 최대가 된다. 만조 후 세시간 후에도 흐름의 방향만 바뀌지 힘은 최대가 된다. 조수의 미치는 범위에도 연중 변화가 있다. 달이 보름달이거나 그믐달일 때는 달, 지구, 태양이 일직선으로 늘어서기 때문에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져서 바다물도 높이 올라간다. 이 때를 사리라고 하는데, 물이 높이 찼다가 밀려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조수의 힘도 가장 강해진다. 그러나 반달일 때는 달, 지구, 태양이 직각으로 배열되어 있어 끌어당기는 힘이 약해지고 조수의 힘도 약해진다. 이렇게 물이 많이 차지 않는 때를 조금이라 한다. 조수의 힘이 하루에도 여섯시간마다 제로로 떨어지는 등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댐을 건설할 때는 이러한 점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고, 물을 댐 속에 가두어둘 수 있는 장치도 건설해야 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동중인 유일한 조력발전소는 프랑스의 부르타뉴 해안 라 랑스(La Rance)에 설치된 것과 러시아에 설치된 것이다. 프랑스의 조력발전소는 1961년부터 1967년에 걸쳐 건설되었고, 240메가와트의 발전용량을 지니고 있다. 이 발전소에는 24개의 10메가와트급 전구형 터빈이 설치되어 전기를 생산한다. 그밖에도 간만의 차이가 심한 곳이 많은 영국에서도 조력발전이 진지하게 고려되었지만 투자비용과 환경영향 때문에 실현되지는 못했다. 사실 수력발전과 유사하게 댐을 건설해서 발전하는 조력발전 방식은 바다를 막아 물의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업이나 연안 양식업에 지장을 주고 갯벌을 파괴할 우려가 있다. 연안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적인 면에서의 문제 등으로 인해 커다란 댐을 이용하는 조력발전은 더 이상 확대되지 못했고, 현재는 거의 폐기된 상태이다. <그림 : 라 랑스 조력발전소에 설치되어 있는 조력터빈> 최근에 개발되어 실용 단계에 들어간 좀더 환경친화적인 조력발전은 수력터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풍력발전기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날개를 돌려서 발전하는 것이다. 규모도 댐 방식에 비해서 훨씬 작다. 이것은 그림과 같이 바다 밑바닥에 박힌 기둥 중간에 날개가 달려 있고, 이 날개가 조수에 따라 회전하면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도록 되어 있다. 날개는 해수면으로부터 10미터 아래에 놓여진다. 이러한 발전방식은 댐 방식에 비해서 여러 가지 잇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다의 경관을 해치지 않고 갯벌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아무런 소음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전기는 조수가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큰 문제 없이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전력 잠재량은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조수가 가장 심한 영국의 경우 잠재량은 영국 전체 전기수요의 20%로 추정된다. 영국에서 개발된 조력터빈은 그림과 같이 1메가와트급의 것으로 독일에서 개발된 것과 같이 바다 밑에 박힌 기둥에 설치되어 있다. 같은 용량의 풍력발전기와 비교하면 날개의 지름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바다물의 에너지 밀도가 바람의 에너지 밀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같은 1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의 날개 지름은 60미터지만 조수터빈의 날개지름은 20미터에 불과하다. 또한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속도가 초당 4-5미터가 되어야 돌아가지만, 조력발전기는 바다물의 흐름이 초당 2미터가 안되어도 된다. 초당 2미터의 속도는 바람이 초당 18미터로 불 때와 같은 에너지 밀도를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는 알렉산더 고를로프가 다리우스형 수직축 풍력터빈의 변형으로 두 개의 날개가 나선형으로 올라간 헬리컬 터빈을 개발했다. 고를로프는 1996년에 원형을 제작해서 시험을 거쳤지만 아직 발전용으로 보급하지는 못하고 있다. |
파력발전과 온도차 발전 |
지구의 해안에 들이치는 파도의 에너지는 모두 200-300만 메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잠재량은 매우 많지만 파도로부터 전기를 얻는 시도는 아직 연구개발단계에 머물어 있지 실용화되지는 않고 있다. 단지 몇 개의 원형 형태의 시스템이 실험적으로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해안선에 설치되어 있고, 총 발전용량은 1메가와트도 채 안된다. 바다에서의 온도차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으려는 생각은 100년 이상 된 것이다. 이것이 실용화되면 가장 큰 재생가능 에너지원이 얻어지는 셈이지만, 열역학적으로 보면 온도차가 클수록 에너지를 뽑아내기가 쉽기 때문에 바다의 그다지 크지 않은 온도차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는 것은 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온도차가 적어도 섭씨 20도 이상은 되어야 기술적으로 에너지를 얻기가 적합한데, 이러한 곳은 열대의 깊은 바다밖에 없다. 그러나 깊은 바다에 장치를 설치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온도차를 이용한 발전이 실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온도차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두 개의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하나는 따뜻한 바다물을 낮은 압력에서 증발시켜서 증기를 만들고 이것으로 터빈을 돌린 후, 터빈을 통과한 증기는 응축기에서 차가운 바다물을 이용해서 냉각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폐쇄된 회로 속에서 따뜻한 바닷물을 이용해서 암모니아 같이 끓는점이 낮은 액체를 끓여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터빈을 돌린 암모니아 증기는 열교환기에서 차가운 바닷물에 의해 응축되어 되돌려진다. |
6. 지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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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깊은 곳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붕괴로 끊임없이 열이 생성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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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난방, 지열 발전 |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섭씨 20도에서 150도 사이의 지열이 존재하는 땅속 저장소는 보통 주거지나 산업체에 직접 열을 공급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지열을 직접 이용하는 시스템은 세 개의 핵심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지하에 존재하는 또는 지하에서 데워진 뜨거운 물을 지표면으로 뽑아올리는 열공급장치, 열을 실내난방용이나 산업제조용으로 전달하는 기계장치 그리고 사용되고 나온 냉각된 물을 내보내는 장치이다. 직접적인 이용은 냉난방이나 산업용 외에도 온실, 양어장, 수영장, 목욕탕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 지열의 직접적인 이용은 지열로 전력을 생산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열의 이용효율이 높고, 투자비와 개발비가 적게 든다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전력생산의 경우 효율은 5-20%에 지나지 않지만, 직접 이용은 50-70%에 달한다. 또한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지열도 직접 이용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지열을 이용해서 생산한 전기는 먼 곳까지 전달되기 쉽지만, 직접적인 이용은 그 장소 부근으로부터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지열을 이용해서 전력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곳은 뜨거운 증기나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이다. 증기가 솟아나오는 곳에서는 이 증기로 직접 터빈을 돌려서 발전을 한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경우 물의 온도는 섭시 182도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이 물은 땅 속에서 높은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지상으로 끌어올려지면 압력이 떨어지면서 일부가 증기로 바뀐다. 이 증기는 물로부터 분리되어 터빈으로 전달되어 터빈을 회전시키고, 이때 전력이 생산된다. 증기와 분리되어 나온 물과 터빈을 통과한 후 응축된 증기는 원래의 저장소로 되돌려진다. 물의 온도가 섭시 107도에서 182도까지인 경우에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때는 물을 열교환기로 보내서 낮은 온도에서 끓는 액체를 증기로 변환시켜야 한다. 이 증기는 터빈을 돌리고 이때 발전기가 함께 회전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낸다. 끌어올려진 물은 열교환기를 통과한 후 땅속으로 보내져서 가열되어 다시 끌어올려진다. 이 시스템에서는 물이 흐르는 회로가 완전히 닫혀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의 발전은 땅 속에 뜨거운 물이 없고 뜨거운 암석층만 있어도 가능하다. 암석층에 구멍을 뚫고 물을 흘려보내서 가열시킨 다음 끌어올린 후 끓는점이 낮은 액체의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리고, 이때 식혀진 물은 다시 땅속으로 보내 가열시켰다가 끌어올리기를 반복하면 되는 것이다. 뜨거운 암석층은 거의 식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은 발전시설의 규모가 적당하면 오랫동안 반복 가능하다. 물론 땅속 암석층에 의해서 뜨거워진 물은 전기생산뿐만 아니라 난방열이나 제조용 열을 공급하는 데 직접 이용될 수도 있다. 뜨거운 암석층으로부터 에너지를 뽑기 위해서는 우선 암석층을 높은 압력을 지닌 물을 이용해서 깨뜨려서 물이 저장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공간으로 물이 통과하면서 뜨거워지는데, 이곳은 열교환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땅속으로부터 뜨거운 증기나 물을 끌어올려서 발전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재생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지열 발전을 하는 모든 곳의 열저장량은 점차 줄어들어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발전을 위해 빠져나가는 지열의 양이 저장소의 재충전 능력보다 더 빠르게 나가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땅속에서 뜨거운 물이나 증기가 고갈되고 뜨거운 암석층이 식어버리면 더 이상 열을 끌어올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림 : 땅속으로부터 분출하는 증기를 직접 이용하는 지열발전 설명도> <그림 : 땅속으로부터 나오는 뜨거운 물과 증기를 이용하는 지열발전 설명도> <그림 : 땅속의 뜨거운 물을 이용, 이차회로의 액체를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발전을 하는 지열발전 설명도> |
지열 열펌프 |
지열은 원래 뜨거운 물이나 스팀이 나오는 곳에서만 이용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 땅을 열 저장소나 열 싱크로 이용하여 난방이나 냉방을 하는 열펌프가 개발되어 퍼지면서 지열 이용은 어디서나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미국에서 지열 열펌프는 냉방과 난방용으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 있다. 지열 열펌프는 땅 속에 이미 존재하는 약간의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공기를 이용한 열펌프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낸다. 이 기술은 땅속이나 지하수가 연중 비교적 일정한 온도(섭씨 10도 내외)를 유지한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땅속은 여름에는 지상보다 온도가 낮고, 겨울에는 지상보다 온도가 더 높다. 지열 열펌프는 땅속이나 지하수에 저장된 열을 겨울에는 건물로 전달하고, 여름에는 열을 건물로부터 뽑아서 땅속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 그러므로 땅속은 겨울에는 열원으로, 여름에는 열 싱크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열 열펌프를 이용하는 시스템은 크게 땅속과 연결하는 장치, 열펌프, 열 배분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땅속 얕은 곳의 온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이용해서 냉난방을 하는 것은 땅속의 온도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물이나 증기를 이용하는 지열발전과 달리 재생가능한 것이다. 땅속을 열원이나 열싱크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냉난방을 할 대상건물 가까운 곳의 땅 속에 물과 같은 열매체가 흐르는 열교환기 역할을 하는 파이프를 묻어야 한다. 열교환기는 수직방향이나 수평방향으로 매설할 수 있는데, 그 속으로는 주위의 흙으로부터 열을 흡수하거나 발산하는 액체(물 또는 물과 부동액의 혼합물)가 흐른다. 이 액체는 건물 안에 설치된 열펌프로 전해지고 그곳에서는 겨울에는 난방을 위해 열이 집약되어서 건물 곳곳에 전해진다. 여름에는 반대의 과정이 진행된다. 에어컨과 같이 건물의 더운 기운을 열펌프가 흡수해서 그것을 땅속에 버리는 것이다. 지열 열펌프는 난방용 열을 전달하는 작용뿐만 아니라 온수를 만드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열교환 장치를 수평방향으로 묻을 경우에는 땅을 1-1.5미터 파고 묻는다. 묻는 면적을 줄여야 할 경우에는 땅을 좀더 깊이 파면 된다. 수직으로 묻으면 면적이 더욱 줄어드는데, 이 경우에는 100미터 깊이까지 땅을 파고 묻는다. 지열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꽤 유리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별로 없고 오염물질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물론 땅속의 뜨거운 물이나 증기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등을 함유하고 있고, 이러한 물이 지상으로 솟아오르면 이들 기체들도 함께 나와 대기로 방출된다. 그러나 이들 기체의 농도는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화석연료와 비교할 때 지열을 이용해서 1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하면 약 13-380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비해서 석탄은 1킬로와트시를 생산하는 데 1000그램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황 방출량도 화석연료와 비교하면 무시할 정도로 적다. 낮은 온도의 지열 이용의 경우에는 이산화탄소와 황 배출량은 거의 무시할 만한 정도이다. 간혹 기체 함유량이 아주 높은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여 기체가 대기로 방출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열을 이용하는 열펌프는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 이 장치는 기존의 장치보다 적은 양의 전기를 소비하고, 따라서 이산화탄소나 오염물질 배출량도 적다. 또한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냉방을 하기 때문에 오존층 파괴도 억제하는 효과도 낳는다. |
7. 수력 이용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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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 중에서 수력을 이용하는 기술은 가장 오래된 것이고, 근대 산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서는 수력을 이용해서 물을 퍼올리거나 곡식을 가공하기도 하지만, 현재 수력은 대부분 전기를 생산하는 데 이용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력생산을 위해서 세워진 대부분의 대형 수력발전소는 새로운 재생가능 에너지에 속하지 않고, 또한 이제는 재생가능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면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종종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커다란 댐을 건설해서 수력발전을 할 경우 댐은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해서 댐 바닥에 토사가 쌓이게 만든다. 이러한 토사는 강바닥을 높이고, 그 결과 댐으로 들어오는 강물의 흐름은 더 느려진다. 그리고 이는 댐으로부터 터빈을 통과할 수 있는 물의 속도를 점차 감소시키고, 따라서 그 양도 감소시켜 결국은 수력발전소의 최대 발전용량도 감소시킨다. 이러한 예로서 대표적인 것이 이집트의 아스완댐이다. 이 거대한 댐은 나일강 바닥으로 쓸려내려가는 토사를 가두어놓았기 때문에, 나일강물이 홍수로 넘쳐날 때 비옥한 토사를 공급받던 나일강변의 농토를 척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거대한 댐은 또한 주변지역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를 습하게 만들어서 여름에는 날씨를 더 무덥게 만들고, 겨울에는 더 춥게 만들기도 한다. 거대한 댐의 경우에는 물의 무게 때문에 지각이 눌리기 때문에 약하기는 하지만 지진이 잦아지기도 한다. 댐은 물고기들이 강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막아버리기 민물고기의 생존에도 심각한 위협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인해 대형 댐 건설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그 결과 몇몇 계획은 최소되기도 했다.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를 흐르는 다뉴브강의 댐 건설 계획인 가비치코보-나지마로스 계획은 건설이 절반 정도 진행되었음에도 1989년에 취소되었고, 터키의 유프라테스강에 건설한 아타튀르크 댐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그림 : 거대한 댐을 건설해서 수력발전을 하는 모습> 대형 수력발전은 전세계적으로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다른 형태의 수력발전은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서 세계 에너지 공급을 위해 상당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형태란 소형 수력발전을 말하는데, 이러한 발전방식으로는 낙차가 큰 곳에 댐이 아니라 관을 설치해서 관속의 물의 힘으로 터빈을 돌리는 것과 흐르는 물을 그대로 통과시켜서(run of the river) 발전기를 돌리는 두 종류의 형태가 있다. 두가지 방식 모두 댐을 건설할 필요가 없고, 강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관을 설치하는 경우는 낙차가 큰 강의 강물의 일부를 따로 끌어서 관 속을 흐르도록 하고 이 흐르는 힘을 이용해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강의 낙차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물 속에 소위 '전구형 터빈'(bulb turbine)을 설치해서 전기를 생산한다. 기존의 수력터빈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물이 터빈과 수직방향으로 떨어지면서 터빈의 날개를 때려서 돌리지만, '전구형 터빈'은 회전축이 물의 흐르는 방향과 평행으로 놓인다. 강물은 터빈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흘러 나오고, 이때 물의 흐르는 힘에 의해 발전기가 회전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구형 터빈이 많이 설치된 나라는 프랑스이다. 소수력발전은 대형 댐을 건설해서 발전하는 경우와 달리 건설기간이 짧기 때문에, 대형 수력발전소에 비해서 산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그다지 많지는 않아도 건설에 투입된 에너지의 상쇄기간도 길지 않다. 보통 대형 수력발전의 경우 투입에너지의 상쇄기간이 5-6개월 결리는 것에 비해 소형은 9개월 정도 걸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형이 킬로와트시당 약 10그램, 소형은 약 15그램 정도이다. 이산화황은 대형의 경우 킬로와트시당 약 0.02그램, 소형은 약 0.03그램이다. |
8. 재생가능 에너지와 기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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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현재 지속불가능한 에너지 체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인류문명은 지속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에너지 체제가 재생가능 에너지에 기반한 것으로 바뀌면 인류문명이 지속가능해진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또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널리 이용할 경우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이용할 때와 비교해서 환경문제가 무시할 정도로만 발생할까? 이 물음들은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인류가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양태를 지속시킨다면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직면한 많은 문제, 특히 기술의 이용으로 발생한 문제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술주의적 낙관주의는 아직까지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낙관주의는 원자력의 연료인 우라늄이 고갈되면 고속증식로를 사용하고, 그 후에는 핵융합을 하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도 나타나지만, 재생가능 에너지기술을 더욱 더 개발하면 에너지 고갈이나 기후변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에 비치는 햇빛의 수천분의 일만 이용해도 인류에게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고 사막의 1%에만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필요한 전기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기술을 더욱 개발하고 자본을 투입해서 이러한 시설을 설치하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낙관주의자들의 생각일 것이다. 이들의 생각에서 우리는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기만 하면 된다는, 즉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기술주의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술은 그것이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따라 크고작은 문제를 유발한다.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높이가 백미터나 되는 3메가와트급의 풍력발전기가 수백대 들어선 풍력단지들을 여기저기 세운다면 자연경관이 크게 변형되고,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지고, 그 밖에 여러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매스 식물을 경작하기 위해 브라질의 경우와 같이 넓은 땅에 사탕수수를 재배하면 숲의 파괴, 강물과 토양의 오염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막에 대형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서 발전을 하면 전기를 수송해야 하는 문제가 초래되고, 이를 위해 사막 곳곳에 그리고 인구 밀집 지역에 대형 송전탑들을 설치하면 피해가 발생한다. 사막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이용해서 수소를 만들어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지역으로 운반하자는 제안이 꽤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이로부터도 환경문제, 안전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 대형 수력발전이 깨끗하고 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발전방식으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커다란 환경문제를 가져온다는 것이 밝혀졌듯이, 그리고 염화불화탄소가 사용후 수십년이 지난 후에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라는 것이 밝혀졌듯이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도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고 마구 적용하면 어떤 식의 문제를 유발할지 모르는 일이다. 얼마 전부터 수소경제에 대해 열광하는 글들이나 학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열광에 대해서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수소의 적절한 이용이 기후변화, 대기오염, 에너지 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수소에 의존하려 할 경우에는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들어서 연료전지를 자동차, 난방, 전력생산, 제조용 등에 널리 이용한다고 가정하자. 연료전지로부터는 수증기만 배출되므로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 같은 것에 대해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수소가 천연가스의 분해를 통해서 만들어지든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해서 만들어지든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위로 인해서 나오는 배출물질이 어디에도 해를 입히지 않기 때문에 수소가 만들어지는 그 전의 단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연료전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수소의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다면 수소를 많이 쓰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수소가 천연가스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연료전지를 이용해 수소를 많이 쓰면 쓸수록 천연가스가 줄어들 것이고, 천연가스의 분해산물의 하나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난다. 수소가 재생가능 전기나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어진다고 하면 그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출되는 수증기가 지구상에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다. 수증기도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온실기체이다. 만일 수소의 대량 소비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생성되어서 대기속으로 올라간다면 지구의 기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증기를 인위적으로 많이 만들어내서 대기 속으로 배출하면 지구의 물 순환이 교란될 수 있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해도 수증기는 배출되지만 수소경제로 전환될 경우 배출될 수증기의 양이 그것보다 훨씬 많다. 우리가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은 현재의 에너지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이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기술주의적 낙관주의로 빠져서는 안된다.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기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에너지 사용 행태에 대한 반성이다. 이에 대한 반성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만 재생가능 에너지에 기반한 에너지 시스템도 가능한 한 문제를 적게 유발하면서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우리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지는 못한다. 기술이 우리에게 식량이나 에너지 자원이나 물이나 대지를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기술은 이것들을 어느 정도 손쉽게 만들어내고 솝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기능할 뿐이다. 지구는 유한하다. 지구상의 자연, 대지, 땅속의 자원 모두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수백만년 동안 지질할적 작용에 의해서 형성된 화석연료는 처음에 무한정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사실 땅속에 대단히 많이 묻혀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 중에서 끝이 안보일 것처럼 여겨졌던 석유는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0년도 채 안되어서 고갈을 염려해야만 하게 되었다. 재생가능 에너지원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현재의 재생가능 에너지의 기술적으로 이용가능한 잠재량으로 얼마나 많은 인구에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가는 계산을 통해서 대강 추정할 수 있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대규모로 이용했을 경우에 발생할 문제도 어느정도 추측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정으로 에너지 위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해결책으로서 재생가능 에너지를 고려한다면, 지금까지의 생활양식에 대해서 반성하고 적정한 규모의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과 적정한 규모의 에너지 소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주의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 항상 경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