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7차 백두대간 구간종주 (지리산 노고단대피소-남원시가재마을구간) ※지리산구간 제4일차 ▲대간구간: 제1대 구간 (제3소 구간) ▲도상거리: 12km ▲대간일차: 제15일차 ▲산행일시: 06/06/06 화요일 <현충일> ▲산행구간: 지리산노고단대피소→성삼재-묘봉치-만복대-정령치-고리봉-가재마을 ▲동행산행: 9人(북청. 산바람.강바람.소피아.다래.알콩.효주.옆지기 달콩. 평산)
노고단대피소! 새벽3시 노고단대피소에서의 셋째날밤을 보내고 나흘간의 산행을 마무리하는 날이며 산행시간도 길고 귀경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기상한 후 어제 저녁에 전달한바와 같이 배낭을 정리한 후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 한 채 성삼재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미 효주님으로부터는 여자회원들에게 연락이 온 모양이다. 어둠 속에서 가파른 돌길을 따라 내려서며 돌로 잘 정비된 길을 쉼 없이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단체산객들을 보니 지리산종주에 나선 이들로 보인다. 내려서는 우리를 보고는 오히려 우리를 참 부지런 하다고 한다. 성삼재에 다가 갈 즈음 “호래 ~이”라는 소리에 달콩이 이에 응답하니 효주님이 우리를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모두가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이정도의 매너는 되어야 함께 산행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성삼재에 도착해도 어둠은 그대로 이며, 주차장에는 약초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반가움에 손을 내미는 사이 나는 오늘의 산행들머리를 찾기 위해서 이리저리 찾아 나선다. 어둠 속이라 약초님의 차를 이용하여 내려서는 곳에서 들머리를 찾았다. 이곳에서 고리봉으로 향해 뻗어나간 능선의 산행은 처음이다. 약초님과 효주님이 준비한 족발과 막걸리를 남자들의 배낭에 넣고 여자들의 배낭은 차량에 두고 비무장으로 산행에 임할 준비를 한다.
성삼재에서 작은고리봉을 거쳐 만복대-정령치-고리봉-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의 산행들머리는 성삼재를 등지고 오른쪽 방향의 도로를 따라 약30여m를 내려가면 도로좌측 편에 철문이 있고 산행표지판이 서있다. 그러니까 천왕봉에서 시작되는 대간줄기가 현대화의 물결에 밀려 지리산을 넘나드는 성삼재라는 곳으로 도로가 개설되어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약초님은 차량과 함께 구례구 방향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부터는 지리산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한 등산화의 촉감이 좋다. 너덜과 돌무더기 등으로 산행이 지체되기도 했으나 이곳은 양탄자 위를 걷는 듯 부드럽고 편안한 흙길이다. 이때부터 나는 산행속도를 빠르게 진행해 나갔다. 오전5시20분경이면 일출을 볼 수 있기에 있는 힘을 다해 오르기 시작했다. 숨소리가 거칠도록 속도로 내니 후미에서는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올라야했다. 모두에게 지리산에서의 일출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천왕봉의 일출이 지리산의 10경 중 제1경이지만 볼 수 없었던 탓에 고리봉 에서라도 일출을 볼 수 있다면 모두의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잠시 쉬며 어제 저녁에 준비한 주먹밥을 먹고 나니 여명이 거치고 동쪽에서 붉은색의 태양이 서서히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둥근 태양이 올라오자 모두가 탄성이고 카메라의 셔터는 연신 불꽃을 인다. 나흘간의 산행 중 처음 맞이하는 일출의 장관에 이미 모두는 빠르게 , 그리고 힘들게 올라온 이유를 알게 되었으며, 힘에 부쳤던 오름 산행을 잊고 있었다. 일출을 맞이하니 모든 것을 보상받은 듯한 느낌을 가졌으리라.
앞서간 산객이 없다보니 거미줄이 많아 얼굴이 가렵고 신경이 쓰이며, 산죽과 낮은 나뭇잎에는 밤새내린 아침이슬로 인하여 무릎아래는 젖어든다. 이곳을 처음 찾은 나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만복대를 비롯한 주위의 조망과 반야봉과 노고단이 한눈에 들어오며 아름다운 산하의 모습이 그 어느 곳 보다도 좋음을 알 수 있었다. 산객이 많지 않은 산이라서 훼손된 부분이 없었으며, 깊은 산에 찾아든 느낌마저 들었다. 여기에서 만복대<1,438.4m>는 4km , 성삼재는 2km이다. 우리는 만복대를 거쳐 정령치-큰 고리봉 까지 간 후 고기리 방향으로 내려서야한다. 고리봉에서 계속 진행하면 바래봉 방향이고 그쪽은 인월로 내려서며 그곳은 태극종주의 시작점이 되는 덕두산이 자리하고 있는 방향이다. 언젠가 태극종주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난 산하엔 역시 이름모를 새들의 구성진 노래 소리가 듣기에 그만이다. 성삼재 에서 만복대 까지는 6km이고 정령치 까지는 2km이다.
만복대정상에서 아름다운 산하를 바라보며, 효주님이 건네준 족발과 막걸리, 주먹밥으로 요기를 한다. 정상에는 정상표지 석과 돌무더기가 자리하고 있으며, 멀리 대간을 종주하는 이들이 우리 뒤를 이어 올라 오고 있었다. 그들은 가재 마을까지 여러 번 만날 수 있었다. 짙푸른 녹색의 향연이 얼마나 멋있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지는 오른 자 만이 알 것 같다. 발밑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마을이 희미하게 보인다. 정령치에 내려서서 물도 보충하고 동동주와 도토리묵을 시켜놓고 잠시 쉬어간다. 이 꼭대기에 에서도 주차비를 징수하는 것을 보니 어째 좀 씁쓸해 보인다. 이곳에서 고리봉 까지는 불과0,5km이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이기에 천천히 진행한다. 예상보다 산행시간이 적게 소요된다. 고리봉은 3년여 전 겨울에 산행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고리봉에서 고기리까지는 3km이지만 급경사이며 꽤나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에서서 그동안 산행한 곳을 뒤돌아본다. 먼 곳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부지런히 내려오니 고기리 삼거리다.
이미 처남은 동료 두 명과 함께 와 있었으며, 약초님도 거기에 있었다. 여러 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산객이 그늘 밑에서 쉬고 있다. 고기리 삼거리로 내려서면 백두대간 마루 금은 평지와 포장도로, 마을길을 따라 1km이상 가재마을로 진행해야 하며, 그래야 뚜렷한 대간 마루 금을 만날 수 있다. 도로변 나뭇가지에 간간히 리플이 달려 있으나 밤에는 쉽게 찾을 수 없으며, 초행인 자들은 많은 시간을 지체하는 구간일 수 있다. 우리는 도로를 차량 편으로 가재마을로 들어선 후 노치샘에서 잠시 식은땀을 닦고 가재마을의 당산이랄 수 있는 소나무 군락지로 올라갔다. 이곳의 소나무는 횡대로 네그루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다. 모두들 소나무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나무 아래는 그늘이 드리워져 우리 일행의 산행자축에 쉼터를 제공하기에 충분했고, 이에 우리는 이곳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 술 한 잔을 부었다. 처남이 준비한 도달이를 비롯한 횟감과 맥주, 소주, 김밥, 음료수 등으로 그동안의 산행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대간상의 마루 금에서 축배를 들었다. 3월에 백두대간을 시작할 때 이곳 가재마을의 뒷산에 표지기를(리플) 달아놓았던 것을 확인해 보니 다른 것과 함께 잘 걸려 있었다. 처남의 준비함에 모두가 고마움을 표하고 동료동행인은 다음에 영남알프스를 산행하고 마산에서 즐기자며 꼭 한번 찾아 줄 것을 청한다. 많은 시간을 이곳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보낸 뒤 노치샘을 지나 백두대간형상석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창원에서 찾아준 처남과의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하고 우리는 차에 올랐다. 그리곤 인천 부평의 내가 건축한 건물의 음식점에 도착하여 마지막으로 산행결산도 할 겸해서 뒤풀이를 가진 후 이번 산행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함께한 산우들과 다음에 함께 산행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손을 꼭 잡고 아쉬운 헤어짐의 시간을 갖았다. 이로써 06년 지리산주능선종주산행과 백두대간 제 1대 구간 구간종주를 마친다. 그동안 함께한 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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