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inued from 속 1박 2일 서부 올림픽 출전기 - 전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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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는 가무가 있는 곳이다. 화류계의 정석을 따라 가는 기본 코스. 서부 선배가 운영하는 단란주점 ‘매성’으로 이동하여 다음 진도를 나갔다.
가창! 그리고 땐~스~!!
땐~스~ 땐~스~ 땐~스~~~!!!
마음껏 마시고 내일을 대비하라!
오늘은 서부올림픽 이브, 지상 최대의 전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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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복잡한 테이블과 스테이지, 그리고 무대와 관중이 피아 구별 없는 혼란과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도 역시 경훈의 메니지먼트와 콘트롤 능력은 돋보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서부 행사의 보안관 경후이는 궂은 일 마다않고 일일이 테이블과 칭구들을 챙기면서 술과 안주는 물론 분위기 콘트롤과 심지어 청소 까지도 할 정도였다. 우리 테이블과 재떨이에 쌓여있는 휴지와 담배꽁초까지 치워주는 걸 보고 다시 한번 대단한 칭구임을 알 수 있었다. 또 매번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멋진 팝송 하나를 준비하여 불러주는 쎈스, 31회의 멋쟁이다. 다음날 본선무대 메인 스타디움을 뒤흔든 이번 곡은 Robert Palmer의 히트곡, Bad case of loving you였다.^^
이날 매성 쇼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거라면 그 유명한 우경수의 ‘낙랑 18세’를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까 한우 먹을 때 만났던 소백산 소쩍새들을 모조리 후려서 집합 시켜 버리는 우경수의 소쩍꿍 마술을 봤어야 했는데... 이번 사조마을에서는 월악산과 속리산 나와바리 소쩍새들 쫌 불러 줄라나!^^*
또 서부행사 전통의 레퍼토리, 대구를 상징적으로 대표했던 불후의 명곡, 조춘숙의 ‘숨어 우는 바람소리’도 못 들은 것이 아쉽다. 춘숙이도 이제 레퍼터리를 신곡으로 재무장 했나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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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은 시간, 선수촌에 입촌했다. 이번 서부올림픽 재외 선수단을 수용하기 위하여 WOOC에서는 ‘모텔 케슬’의 5층 전층을 특별 임대하여 럭셔리한 선수촌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각자 배정된 룸으로 투숙하여 여장을 푼 뒤 3차에 들어갔다.
성이는 성의껏 측근들을 대접한다며 외부에서 3,4차를 주재하기도 했고, 오열이는 룸 써비스로 올나이트를 하자며 대량의 술과 안주를 사오기도 했다. 그 방에서 잠시 머물던 A양과 B양 등은 상구의 무리한 섹시 컨셉 패션에 기겁을 하고 즉시 철수해 버렸다. 샤워를 하고 나오는 상구가 사리마다만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 명 이상 모여 있던 메인 룸에 귀가 및 취침 할 사람들 다 빠져 나가고 찔긴 넘들 몇 명만 남았다. 오열, 재욱, 혁두, 창형, 오흡, 아스트로버... 경후이는 마지막 점호를 마친 뒤 모든 매니지먼트를 오흡에게 일임하고 귀가했다. 오흐비는 안동 온 모든 촌넘 들 끝까지 챙기겠다고 선수촌에서 동침한단다. 항상 수고 많고 고마운 오흐비다!
창혀이는 자고 싶은데 찔긴 넘들 틈에 끼여 피곤해 하는 모습이었고, 샤워하고 나온 상구는 침대에 올라가 사리마다 입고 잠들었다.
재욱이의 미성년 시절 역전 밤거리의 은밀했던 무용담과 오열이의 술타령에 밤은 깊어갔다. 성소병원 응급실의 비상등은 여전히 밝았다.
4시쯤 되었을까. 드디어 혁두가 일어선다. 다른 방들은 이미 모두 다 잠든 지 오래고 잠겨진 문은 외부에서 열리지 않는다. 또 어떤 방이 여성실이고 어느 방이 남성실인지 알 수도 없다. 그러니 다른 방 진입은 시도하기 어렵다. 만약 밖에서 문 두드리다 그게 여성 방이라면 낭패다. 안에서 여자들이 “왜? 니 이 시간에 여기 여자 방에 무슨 볼 일 있노? 참 꿈도 크다!” 라고 몰아세우면 할 말도 없다. 자러 간 건데... 것다대고 자러 왔다고 할 수가 있나? “잘라꼬” 켔다가는 뼈도 못 추릴 테고, 기냥 “잘 자는지 확인하러 왔었다” 카고 돌아서봤자 이미 이상한 놈으로 몰리기 십상이며 파렴치한의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혁두는 미리 ‘긴밀히 내통할 수 있는 방’ 하나를 확보해 두고 있었다. 나도 거기에 편승했다. 성보가 문 열어주는 501호로 건너가 잠자리에 들었다.
오열이가 지키는 메인 룸에서는 5시 반까지 술을 더 먹다가 모두들 그 자리에서 꼬꾸라졌다고 한다. 아침에 해장국 먹으러갈 때도 그 방은 중환자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식물인간들이 즐비했고 조식 후 모두 퇴촌하여 메인 스타디움에 집결할 때까지도 오열이는 여전히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서부올림픽 메인스타디움!
하늘은 맑았다. 구름한 점 없더란다! 너의 첫 팡파르는 너무너무 컷더란다!!
꿈 속에 용이 보이고, 하늘은 높더니만, 우리 모두가 왔단다, 바로 오늘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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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시절 운동회 때는 지금보다 만국기의 고도가 낮았었다. 당시에는 2층이던 본관 교사의 옥상에 앵커가 위치하더라도 겨우 2층 높이였지만 오늘은 4층으로 증축되어 있는 교사의 3층 높이에서 만국기 라인이 내려오니 그 때보다 만국기의 고도가 훨씬 높아진 것이다.
또 변한 것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본관 게이트의 헤드라인이다. 저 위에 보이듯이 지금은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가 되자”이다. 하지만 우리 재학 시절 이 부분은 “정답게 지내며 즐겁게 공부하는 학교”였다.
글쎄... 뭐, 더 좋다고 바꿨겠지만 난 왠지 옛날 것이 더 좋다. 초등학교가 “정답게 지내며 즐겁게 공부하면” 됐지, 굳이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 양성 기관”까지 되어야 하나. 이건 중등 이상에서나 어울릴 것 같다는 아스트로버의 생각.
아주 눈에 거슬리고 답답한 것은 이웃 경안학교 자리에 ‘태성주택’이라는 고층 아파트가 고압적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웃의 학교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라... 이거 왠지 씁쓸하구먼... 이렇게 되면 우리 서부학교의 문화도 바뀌게 된다.
우리 재학시절, 맞짱 뜨자는 말이, 즉 ‘결투’를 신청하는 상징적인 말이 “야 임마! 경안학교 동산에 갈래?”였다. 나도 이거 여러 번 써먹었다.ㅋㅋ 전에도 밝힌바 있지만 5학년 때는 병일이와 일합을 겨룰 뻔 했었고, 6학년 때 신동준이와는 이거 아주 입에 달고 살았다.ㅋㅋㅋ 양만춘(안수용)은 재미있다고 맨날 싸움 부추겨 놓고 경안학교 동산에 가서는 심판 봐주고.ㅋㅋ 이 칭구들 다 보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수용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 동준은 요새 모하는 지 전혀 모르겠다.
그 때는 경안학교 덕에 이런 낭만이 있었는데, 지금 후배들은 그럼 같은 시추에이션에서 “야 임마! 태성주택 물 탱크실에 갈래?” 라고 해야 하나?^^*
안기도랑이 복개된 것도 매우 유감이다. 어개골에서 잡은 고기를 교실로 가져와 안기도랑 물로 키우기도 했었는데... 누가 국회의원 출마해서 “안기도랑에 ‘고등어만한 은어’가 돌아오게” 함 만들어 봐라!!! 그럼 ‘대물’로 클 것이다! ㅎㅎㅎ
이윽고 개막식. 보통 행사가 아닌 만큼 국민의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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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해보는 국민의례, 요즘 좀처럼 듣기 어려운 ‘국기에 대한 맹세’도 새삼 들었다. 난 고 노무현 대통령이 현역 시절 참석했던 한 행사에 어정띠게(?) 초청받아 참석해본 이후로는 첨 해보는 몇 년만의 국민의례였다.
근데 국기에 대한 맹세도 시대에 따라 바뀌었다. 우리가 ‘교련’하던 시절, 그 때는 매일매일 ‘국기 하강식’을 했었고 길 가다가도 애국가가 나오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를 했었다.
그때의 국기에 대한 맹세는 이랬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이렇게 바뀌었더라.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각 기수별 캠프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 푸짐한 음식에 넘치는 술잔, 정이다! 추억이다! 낭만이다! 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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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촌 학교 운동회 때면 운동장 한 구석 커다란 가마솥에서 닭 개장이 펄펄 끓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거 한 그릇에 대포 한잔으로 그렇게 행복해 하시던 동네 할배들, 아저씨들...
오늘은 이를 대신하여 대형 오뎅 냄비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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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주목할 사람, 1반의 남현주다. 나 근래에 솔직히 이렇게 헌신적으로 착한 사람 본 기억 별로 없다.이 칭구는 하루 종일 운동장 주방에서 일만 하더라.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뭐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누가 특별히 알아 주기를 바라고 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고저 묵묵히 계속 일만 하더라는 것. 남들은 모두 어에든동 먹고, 놀고, 즐기기 바쁜데 이 칭구는 혼자서 온갖 궂은일만 자청해서 다 하고 있으니까 어떤 이는 말하길 “자는 뭐 주모라? 왜 저래 하루 종일 일만하노?” 카더라.
만약 이번 뒤풀이 행사에서 서부올림픽 공로자에 대한 논공행상이 있다면 난 이 칭구를 ‘봉사상’후보로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물론 임원들이 큰일 많이 했고 대단히 수고 많았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안다. 그리고 재익이, 후남이, 경애, 등이 강력한 ‘공로상’ 후보라는 것도 부인할 사람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남현주의 숨은 봉사와 희생은 대부분 잘 모를 것 같아서, 관찰력이 쫌 있는(ㅋㅋ) 내가 언급해 본다.ㅎㅎㅎ 뭐 일부에서는 아스트로버에게도 ‘카페 바람잡이 상’을 줘야 한데나 어짼데나!ㅋㅋㅋㅋ
덕분에 과거 재학시절 교문 앞에서 팔짜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던 오뎅을 이날도 실컷 먹을 수 있었다. 차는 두 번 우려낸 것이 제 맛이고, 보일러는 네 번 타는 것이 제대로라면 오뎅은 학교에서 끓여야 제 맛이다!^^*
이때쯤 ‘시체놀이’를 끝낸 오열이도 살아 돌아와 또 술판을 주도했다! ㅋㅋ
또 한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안동문어가 최고 인기였지만 조상렬 국장이 임하댐에서 자주 잡는다는 가오리도 있었으면 히트였을텐데... 행사 준비와 진행 때문에 임하댐에 가오리 잡으러 갈 시간은 아마도 없었나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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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정도로 마무리 하자. 경기실황 중계나 진행 상황, 경기장 스케치 등등은 생략한다. 그런 거까지 다 할라면 너무 길다. 그리고 그거야말로 누구나 다 생생하게 느꼈고,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너무나 자세하고 많은 사진들이 이미 다큐멘터리로 다 올라와 있으니, 굳이 재방송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ㅎㅎ 그동안 긴 이야기 읽어 주느라 수고들 했삼!^^*
The end!
첫댓글 기환이가 요즘 엄청 바쁘네.. 곧 다가올 수안보 사조마을행사가 임박했으니 '1박2일서부올림픽출전기' 를 서둘러 마감해야.. ㅋ
ㅎㅎ 바쁘다 바뻐... 학교 때 숙제를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안 맞고 다녔을 텐데!^^
이래서 추억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한달도 채 안지났는데 뭐 벌써 추억 운운 한다고 뭐라할 친구도 있을지 모르겠네..ㅎㅎㅎ The end!가 섭섭하게 들려~~~~
To be continued~~~ 가 더 매력적인데.. ^*^
“The end!”가 섭섭하게 들려? 그럼 진작 얘기를 허지! “To be continued~~~” 몇 번 더 하게.^^* 이제 다 끝난 뒤에 뭘... 사실 ‘오리탕 뒤풀이’하고 ‘귀경’편 그리고 에필로그 까지 두, 세탕 정도 더 할라 카다가... 관심 있는 사람 몇 안 되는 것 같아 요쯤에서 마감했다. 괜히 힘들게 쓰면서 안티 생기면, 그거 후회 스럽잖아.ㅎㅎ
혁두 말이 맞네. 종장편은 끝 마무리를 많이 서두른 티가 나는걸 ~~~~ㅋㅋ 아스 수고 많이 하셨네~~~~글치만 서운해 하진 않으리...또 우리에겐 수안보가 있잖어~글고 마지막 대미는 모자 쓴 아쓰다.~ 이쁘게 웃고 있네 ㅎ ㅎ^^*
빨리 숙제 끝내고 쉬어야지!ㅋㅋ 나도 모자만 쓰면 멀쩡하다! 사진 찍어도 겁 안 나!ㅋㅋㅋ
서울친구들 기환이와 사진 찍게 모두들 모자 잘 챙겨와야 할텐데.. ㅋㅋ
아스가 있어서 행복한 카페 우리의 추억은 영원히 ing~~~~~~~~~~...
재교가 있어서 행복한 안동서부!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영원히~~~!! ^^*
후기가 넘 실감나고 잼있어서 그날의 감동이 눈에 선하다.. 게다가 이해를 돕기위한 증거물인 사진까지 함께 있어서 서부31회 단결력을 새삼 느낄수 있네~~ 아스같은 문재가 있어 카페에 들리는시간이
행복해~~ 고마워!! 기환아~~^*^
오흐비와 재교가 올려준 사진으로 쉽게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 내가 찍은 건 하나도 없스! 난 게을러서 카메라 챙기는 거 자체를 잘 안 한다. ㅋㅋ 근데 웃기는 건 나도 왕년에 전국규모의 사진전에 입상한 적도 있으니...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