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박정순
회사에서 직원들의 단합을 위해 계획한 야외행사를 이틀 앞두고 행사 당일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실내행사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요즘 일기예보의 확률로 봐서는 이틀 후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비를 맞으며 야외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계획을 변경했던 것이다. 그러나 비가 온다는 예보를 믿고 행사를 취소한 날 아침부터 뜨거운 태양이 내려 쪼였고 기온도 C30°가 넘는 무더위가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결국 잘못된 일기예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중요한 야외행사를 취소하였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날씨 변화가 심한 장마철의 일기예보였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비슷한 예보가 아닌 전혀 다른 일기예보를 한 기상청에 대하여 신뢰가 전혀 가지 않는다. 요즘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듣지 않아도 전화 한 통화면 손쉽게 일기예보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쉽게 알 수 있는 일기예보라 할지라도 정확하지 않다면 차라리 일기예보를 하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만 믿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 빗나간 일기 예보로 인해 입은 피해를 생각한다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요즘 들어 부쩍 일기예보가 엉터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 비해 첨단 장비와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일기예보를 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를 인간이 개발한 장비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파괴와 대기오염으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이상기후와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뚜렷한 대비책이 없다. 순식간에 변하는 기상이변으로 하루에도 수 십 번의 기상특보를 발표하기도 하지만 기상특보를 신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기 예보를 하는 기관에서도 일부러 틀린 예보를 하지는 않겠지만 잘못된 일기예보로 인한 피해나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좀더 정확한 예보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하루의 일기예보는 물론이고 장마나 태풍, 지진, 해일 등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일기예보마저 불신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도 일기예보는 중요하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를 믿고 농작물 모종을 옮겨 심었다가 비가오지 않으면 옮겨 심은 모종에 물을 주느라고 바쁜 농사철의 하루를 허비해야 한다. 라디오에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믿고 천수답에 모를 심으려고 놉을 얻었다가 비가 오지 않아 모를 심지 못하게 된 화풀이로 애꿎은 라디오를 집어던져 박살을 낸 사람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으면 보리를 베야 되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를 믿고 들깨 모종이나 고구마 심기를 계획했다가 아침부터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농부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비가 오지 않아 일기예보가 빗나갔다는 생각에 보리를 베었다가 오후에라도 비가 내리면 낭패를 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하루를 허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상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단기와 장기 기상전망과 일기예보를 하면서 지진과 해일에 대한 관측업무까지 하는 기상청의 역사는 1948년 8월 문교부 소속의 국립중앙관상대로 출범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1963년 2월 중앙관상대로 개칭하였고, 소속도 문교부에서 교통부로 바뀌었다가 1967년 4월 다시 과학기술처로 소속이 변경되었다. 그러다가 1982년 1월 중앙기상대로 개칭하면서 정확한 예보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그렇게 몇 번의 명칭변경과 소속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드디어 1990년 12월 중앙기상대에서 기상청으로 승격되었다
처음 관상대라는 명칭으로 출발할 때는 경험이 부족하고 기술과 장비가 없어 정확한 예보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관측보다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과 팔자를 예측하는 관상을 보듯 날씨의 변화를 눈으로 보고 예측하라는 뜻에서 관상대라는 이름을 썼는지 모른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첨단과학 장비들을 활용하여 기상변화를 관측하고 예보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맞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정도가 된 지금도 과학이 날씨를 변화시키지 못 하듯이 관측도 기상이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기상변화에 대한 관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기상청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보다 환경파괴나 대기오염을 줄이자는데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선언(宣言)만 무성할 뿐 성과가 없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규제를 강화하고 한편으로는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청청 에너지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지만 아직은 성과가 크지 않다. 설령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연료를 만들었다고 해도 많은 제조비용과 제한된 생산량 때문에 대부분 현실성이 없는 형편이다. 화석연료인 석유의 고갈에 대비하여 선진국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고 소유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것이다.
사람들의 욕심과 이기심에 의해서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그 후유증으로 기상이변과 이상기온이 발생하면서 그로 이한 피해를 사람들이 다시 돌려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어쩌면 일기예보가 빗나가서 중요한 야외행사가 취소되고, 휴가를 망치며, 농사일에 지장을 받는 정도의 피해는 앞으로 지구에 닥칠 대재앙(大災殃)의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급격한 기상이변과 이상기온으로 병의 위중함을 알리는 지구의 신음소리를 외면한 채 환경파괴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지구는 우주에서 사라진 별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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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펼쳐질줄 모르는 내일의 날씨와 모든 상황은 우리를 현숙한 판단과 예지로 미래를 예측하며 순간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현명한 판단만이 모든걸 결정 지우고 미래가 열리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