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제사
그믐날 만둣국에 떡을 섞어 조상께 올린다. 이날은 떡만둣국만 올리고 잔 한 잔 부어놓고 조상들께 제사를 지내면서 한 해가 갔음을 알린다. 조상들이 많으니까 술잔을 몇 잔 부어 올린다. 옛날부터 만두를 집에서 빚어서 올렸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른다. 다만 이날 만둣국을 올리는 것이 하나의 관습으로 굳어져 내려왔다. 만두가 귀한 음식이었다. 만두를 만들려면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힘들었다. 만두소를 잘 만들어야 만두가 맛있다.
설날
차례를 지내고, 윷놀이도 한다. 설 차례에는 메를 올린다. 어떤 집은 초하루에 메와 떡국을 같이 하기도 한다. 옛날 시어머니가 계실 때는 그믐제사와 설 차례를 꼭 따로 하였다. 차례 지내고 아침 식사를 하고, 그 다음에 자손들 모여 앉으라고 해서 세배를 올린다.
설에는 널을 뛰었다. 널따란 널빤지를 놓고 양쪽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였다.
합동세배
하추리에서는 설날이 되면 노인회관에서 합동세배를 한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노인회관에 모인다. 아침식사 후 10시경이 되면 회관에 모인다. 이날은 자식들이 선물도 사가지고 들어오고 같이 음식도 나눠먹고 세배도 한다.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 조금씩 가져다가 술안주로 한다.
회관이 생기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오고 있다. 아마 회관이 생긴 지가 약 15년 더 됐을 것이다. 그 전에는 집집마다 어르신들 계시는 집만 찾아다니며 세배를 했다. 지금은 회관에서만 하고 집집이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오히려 편해졌다. 안 오는 사람은 또 안 오고, 그래도 세배하러 많이 오는 편이다.
세배를 하면서 덕담도 한다. 합동세배를 하면서 따로 사회를 보거나 그러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새보기
정월 초하루에 가장 먼저 본 새로 점을 쳤다. 꿩을 먼저 보면 가장 좋다고 했다. 알룩달룩한 꿩 한 쌍을 먼저 보면 한 해 운수가 좋다고 했다.
“옛날에는 산에 나물 뜯으러 가보면 꿩이 둥지를 틀고 알을 소복이 낳아 놔요. 나도 나물 뜯으러 다니다가 두어 번 주워 받는데, 꿩알을. 한 열두 알. 꿩이 알을 많이 낳아요. 그걸 그렇게 주우면 그해 아주 재수가 좋고 농사도 잘 되고 그래요. 그래서 그게 꿩이 좋다고 그러던 데요.”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꿩이 안 보인다. 까치도 잘 안 보이고, 제비도 옛날에는 많이 날아왔는데 안 보인다. 집집마다 처마에 집을 짓고는 했다. 인제에 나가면 제비가 많은데 여기 하추리에는 안 보인다.
여름날(1.14)
오곡밥을 해 먹는 날이다. 아침 5시경에 일어나서 오곡밥을 짓는다. 일찍 밥을 해서 먹어야 좋다고 한다.
부럼도 14일 깨문다. 식전에 말을 안 하고 깨문다. 그전에는 콩을 냄비 같은 곳에서 덕어서 뒀다가 깨물었는데, 지금은 시장에서 강냉이 튀신 것 같은 것 사가 놓았다가 깨문다. 땅콩, 호두 뭐 이런 여러 가지를 사온다. 자고 일어나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깨물어야 부스럼이 안 난다. 솥뚜껑을 잡거나 “내손이 약손이다.”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콩이나 땅콩 등을 깨물기만 한다. 부럼을 깨물고 나서는 말을 한다.
이날은 더위를 판다. 이날 더위를 팔면 여름에 더위를 안 먹는다고 한다. 옛날에는 “아무개야!” 하고 부르면 대답을 하잖아 그러면 “내 더위 사라.” 그랬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거 없어요.
어부슴은 없었다.
정월대보름(1.15)
정월대보름에는 마을회관 마당에서 놀이를 한다. 이날은 마을사람들이 다들 모여서 재미있게 논다. 아침에는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장승에서 거리제를 지낸다. 마을입구에서 지낸 다음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또 닥밭구미 쪽에 있는 장승에서도 거리제를 지낸다. 이날은 총 3군데서 거리제를 지낸다. 이 거리제도 마을회관이 생기고부터이다. 거리제를 지낼 때 제관은 두루마기를 입는다. 거리제를 지낸 후에 마을의 놀이행사를 시작한다.
낮에는 상품 놓고 윷놀이를 한다. 저녁에는 달집도 태우며 소원을 기원한다.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 재미있게 놀라고 다 해준다.
달맞이는 보름날 하는데 달을 보고 절을 한다. 집에서 시간이 되면 마당에 나와서 절을 하면서 그저 집안이 다 건강하고 잘 지내게 해달라고 축원을 하면서 세 번 절을 한다. 달이 떠오를 때 달을 보면서 한다. 절은 엎드려서 반절을 한다.
옛날에는 머슴들이 불꽃놀이를 한다면서 깡통에다가 불을 넣어서 돌렸다. 망우리라 했다. 논두렁에 다니면서 하면 불이 반짝반짝 하며 멀리서 보면 멋있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하지 않는다.
보름날은 복조리를 사다가 건다. 이맘때가 되면 복조리를 파는 장사가 다닌다. 그러면 사서 문턱에다 복 들어오라고 걸어둔다. 조리 위에다 아무도 안 올려놓고 조리만 건다. 지금도 걸어놓은 것이 있다.
옛날에는 남자아이들이 한 패씩 모여가지고 뭘 할 것이 마땅찮으니 연날리기를 했다. 연을 직접 만들어서 바람에 날렸다.
보름날에는 묵나물을 많이 해 먹는다.(윤옥순 제보자)
하추리 2반은 주로 집에서 달맞이를 하였다. 정화수라 해서 동이에다가 물을 가득 담아놓고 상 위에 올린다. 정월대보름 날 달뜰 때 달을 향해서 절을 하면서 그해 잘 나게 해달라고 빈다. 아무 탈 없고, 풍년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축원을 했다.
이날은 쥐불놀이도 했다. 강가에 가서 저릅을 나이 수큼 묶어서 불을 붙여 태웠다.
지금은 마을에서 달집을 만들어 태우면서 소원을 빈다.(박성기 제보자)
귀신날(1.16)
신발을 문밖에다가 벗어놓으면 귀신이 신어보고 자기 발에 맞으면 신고 간다. 그래서 신발을 방안에다가 다 들여놓는다. 방바닥에가 뭘 깔고 신발을 들여놓고 자고 그랬다. 체도 방문 앞에 걸어둔다. 그러면 귀신이 와서 그 쳇구멍을 세다가 못다 세면 간다. 목화씨나 머리카락을 태우는 것은 못 봤다.
머슴날
2월 1일은 뭐 떡을 해 먹고 그랬다. 옛날에는 이날 남자들은 밥 아홉 그릇 먹고 나무 아홉 짐 하고 그랬다. 여자들은 삼베라는 거 있는데, 하루 밥 아홉 그릇을 먹고 삼베 광우리가 있는데 그 아홉 광우리를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걸 못 삼지 어떻게 삼아요.
입춘
여기 용화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에서 입춘첩을 하나씩 써서 집집이 나누어준다. 그렇게 입춘첩을 써서 나눠주면 대문에다 붙인다.
청명 한식
산소를 모신 지가 얼마 안 되면 잔디 사다가 떼를 입힌다. 혼자 가는 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해준다.
삼짇날
동네에서 산지당이라고 모신 데가 있다. 산에 나무 이렇게 있는데 지금도 여기는 한다. 용화사 강가에 큰 산지당이 있는데 거기서 3.3과 9.9일에 꼭 한다. 동네가 무사히 잘 지내게 해달라고 정성을 드린다. 시루떡, 돼지머리를 올리고, 메는 안 올린다. 집집마다 소지를 올린다. 예전에는 도가를 정해서 했는데, 요즘은 반장이 한다. 도가를 정할 때는 집집마다 생기를 봐서 좋은 집을 택했다. 도가를 할 때는 여자들도 같이 올라가서 제사를 지냈다.
초파일
초파일은 뭘 한 기억이 안 난다. 용화사에서는 행사를 한다. 등을 단 사람은 절에 가서 행사를 같이 한다.
어버이날
젊은 사람들이 경로잔치를 해준다. 음식을 많이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모이시라고 해서 같이 나눠 먹는다. 꽃(카네이션)도 사다가 달아준다. 부인회에서 한다. 참 좋은 세월이다.
단오일
단옷날은 집집이 취떡을 해서 먹었다. 동네에 다니면서 같이 떡을 먹기도 했다. 나물은 특별히 따로 하지는 않는다. 고사리 같은 거 있으면 불려서 무쳐 먹는다.
그리고 큰 나무에다가 그네를 매어 뛰었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그네를 뛰며 내기를 했다. 지금은 그네를 매지 않는다. 떡은 해서 먹는다. 그네도 혼자 타는 외그네가 있고 둘이 타는 어부락그네(쌍그네)도 있다.
아침에는 이슬 맞은 약쑥을 베어다가 바짝 마르라고 매단다. 그렇게 말려서 필요할 때 약으로 쓴다. 약쑥은 바람머리라고 해서 머리가 아플 때 푹 쪄서 아픈 데에 싸매고 있으면 아픈 게 낫는다. 머리에 찬 기운이 돌면서 아픈 것을 바람머리라 한다. 뜨끈뜨끈한 것을 싸매니 지지는 것과 한 가지다. 찜질을 하는 것이다. 한찬 동안 그렇게 하고 있으면 머리가 시원해진다.
샛골에 있다고 해서 샛골 밤나무라 한다. 크기가 어른이 7곱 명이 손을 뻗어 안아야 안을 수 있을 정도이다. 밤나무가 상당히 오래되었다. 밤이 굵고 두꺼워서 맛이 좋은 편이다.
단오 때 그네를 매었다. 그네를 오랫동안 매어 두었는데 아이들이 그네를 타려고 논둑길로 내달렸다. 그 때문에 이곳에 논이 15배미가 있었는데, 논둑이 다 망가졌다. 밤나무 아래 평상을 두고 단오 때면 수리취떡을 해서 먹으면서 놀았다.
유두일
유두는 뭐 한 게 없다. 창포에 머리를 감거나 그러지 않았다.
복놀이
복날이 되면 복놀이를 하였다. 여기 회관에서도 복놀이하자 하면 삼계탕 같은 것 한 명한테 한 마리씩 다 끓여서 잡숫는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하지 않았다. 따로 모여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간 때가 많았다. 요즘은 초복 중복 말복 다 한다. 삼계탕 같은 게 잘 나오니 하기 쉽다.
칠석
용화사에서 제사를 지낸다. 11시 경에 산지당 있는 곳에 제물을 차려서 칠석제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고는 음식을 노인회관에 가져온다. 그러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누어 먹는다.
백중
마을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용화사에서는 행사를 한다. 조상을 모시는 제사이다.
호미씻이
김 다 매고 호미를 씻는다고 했다. ‘호미씨세’라 했다. 먹을 것 다 모아다가 동네서 모여서 강에나 이런 데 좋은 데 나가서 음식을 나눠 먹고 하였다. 음식은 돼지머리 같은 것 사다가 삶아 먹고, 또 여러 가지 음식을 했다. 지금은 안 하는데 옛날에는 했다. 지금은 김을 그렇게 안 매지만 옛날에는 김을 다 매야 했다. 김을 맬 때 동네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다니면서 하루는 이집 것 매고 하루는 저 집 것 매고 한 패씩 모여서 매고 그랬다. 지금은 약이 있어 약을 치면 되지만, 옛날에는 호미로 다 긁어 매야 풀이 없어지니 힘들었다. 그렇게 하다가 누가 호미씨세 하자 그러면 모여서 했다. 행사는 따로 하지 않고 그냥 모여서 음식만 나눠 먹고 하루 놀았다.
벌초
벌초는 음력으로 7월 그믐께 많이 한다. 산에 가족들 형제들이 모두 모여 올라가서 하는데, 가끔 벌에 쏘이기도 한다.
추석
추석에는 송편 빚어 먹는다. 차례를 지내려고 음식 준비를 한다. 송편은 밤, 콩, 깨(꿀떡), 잣 등을 넣어서 빚는다. 집에서 쪄 먹으면 사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 송편을 찔 때는 솔잎을 쏙쏙 뽑아서 밑에 깐다. 그렇게 찌다가 어느 정도 익었으면 그 위에 다시 솔잎을 뿌리고 송편을 또 얹어 찐다. 그게 또 쪄졌다고 생각되면 또 솔잎을 뿌리고 송편을 올려 찌곤 한다. 그렇게 세 겹이나 네 겹 해서 푹 찌면 솔향기가 떡에 배어서 맛있다. 추석에는 주로 송편만 한다.
차례를 지낼 때도 송편을 올린다. 메, 송편, 부치기, 과일 등을 모두 올리는데, 차례를 그렇게 지내려면 아주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차례가 끝나면 성묘를 간다. 추석은 집에서 차례도 지내고 산소에 가서도 지내고 한다. 옛날 풍습 대로 하려니 그렇다.
중구날
9월 9일 마을제사를 지낸다.
도리깨축제
양력으로 11월 셋째 주 토요일 일요일에 한다. 아침에 마을입구 장승에서 거리제를 지내고 축제가 시작된다.
동지
동짓날에는 집집이 동지팥죽을 쑤어 먹는다. 옛날 시어머니가 계실 때부터 동짓날은 팥죽을 쑤어 울타리로 돌아가면서 뿌리고 기둥에도 뿌린다. 아침 일찍 한다. 아직도 하고 있다. 그렇게 집에서 쑤어 먹고 낮에는 절에서 쑤어 온 것을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먹는다.
이날은 용화사에서 낮에 동지팥죽을 쑤어 노인회관에 가져다준다. 양이 많아서 동네사람들이 모두 모여 점심을 같이 한다. 절에서는 쌀도 가끔 노인화관으로 가져다준다. 동네에 좋은 일을 많이 한다.
노동지는 쑤어 먹고, 병동지는 안 쑤어 먹는다. 병동지는 뜻은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게 다르다고 한다. 그게 병자가 병(病)과 관련이 있는지, 육갑의 병(丙)자가 들어가는 날인지 그날은 안 쑨다고 한다.
새잡이
옛날에는 여기에 눈이 많이 왔어요. 그래 눈이 한 3,4일 오면 이 새들이 뭘 주워 먹을 게 없으니까. 들에도 먹을 게 없으니까 집으로 대구 들어오더라고요. 대문 밖으로. 그렇게 떼를 지어 들어오면 애들이 또 호기심에 새를 잡아야 한다고. 그 새 창애라는 것도 있어요. 그 새 창애를 주욱 이렇게 놓으면 거기에 걸려요. 새가. 몇 마리씩 이렇게 모아 두었다가.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 할머니가 계시는데. 노랗게 구워서 손자들이 드리면 그거 맛있다고 잡숫고 그러시던데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도 새를 안 잡아요.
옛날 아이들 적에는 우리도 그게 먹고 싶지. 할머니만 매일 구워 드리니까. 그러면 아주 이렇게 보고 있으면, “너네는 안 된다. 너네는 먹으면 그릇 깨서 안 된다.”하시면서 우리는 안 주시고 할머니가 그렇게 잡수시더라고요. 혼자서. 손자들이 새를 잡아서 구워 드리면. 허허허. 그릇 깬다고요. 우리에게 안 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혼자 잡수시려고 그랬나 봐요. 허허허.
또 비둘기를 먹으면. 비둘기는 둘만 낳는대요. 한 쌍만요. 그러니까. 그것도 못 먹게 하더라고요. 결혼하면 아이 둘만 낳는다고요. 비둘기 고기가 맛있대요. 구수한 게 아주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허허허.
사냥
옛날에는 올무라고 해서 이렇게 걸리게 해서 했지요. 짐승이 걸릴 때는 걸리는데, 노루 같은 거요.
제보자: 윤옥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