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절감, 전기차 구매에 영향 미치는 요인 1위『나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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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의론 있지만 전기차로의 전환 빨라져이지완 『이코노미스트』 기자2022년 10월호파일
‘cc’의 시대가 가고 ‘kWh’가 온다.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자동차의 엔진이 몇 기통인가를 묻지 않는다. 이제는 연비가 아니라 배터리 용량이 얼마나 큰가를 따진다. ‘이 차는 한 번 충전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요즘이다.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이 핵심인 기존 내연기관차의 완벽한 대체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 얘기다. 전 세계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와 전기모터 조합으로 굴러가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본격화된 것은 코로나19 이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660만 대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19년 대비 226.3% 증가했고, 누적 보급대수는 2배가 넘는 1,650만여 대로 늘었다.
한국시장도 이와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2019년 8만9,918대에서 지난해 23만1,443대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한국의 위상도 달라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시장은 2019년 내수판매 3만5,443대 규모에서 지난해 판매 10만681대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2020~2021년 성장률은 115%로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 중 가장 높았다. 전기차 수출 부문에서도 한국의 성과가 눈에 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수출규모는 70억 달러로 2019년 33억 달러와 비교해 112% 늘었다.
한국의 성장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누적 등록대수가 올해 상반기 29만8천 대 선을, 하반기 들어서는 30만 대 선을 넘어섰다. 국고보조금의 소진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해 연말까지 누적 40만 대 돌파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 전기차는 어느 순간 혜성처럼 등장해 우리의 삶에 파고든 것은 아니다. 국내 경차시장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기아의 박스형 경차 레이는 2011년 전기차 모델로 시판된 바 있다. 현재는 모두 단종됐지만 2013년 당시 르노삼성차가 SM3 Z.E.라는 전기차를, 이듬해에는 BMW가 i3 전기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차가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피할 수 없는 전 세계적 난제인 기후변화 때문이다. 무분별한 산업화가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으로 이상기후 등이 발생하고, 우리의 삶도 변하고 있다. 당장 한국만 봐도 뚜렷했던 사계절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전기차의 생산부터 배터리 등의 폐기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을 수 있다는 논리다.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특히 최근 유럽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일 재무장관인 크리스티안 린드너는 지난 6월 21일 독일 베를린의 한 콘퍼런스에서 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폐지 방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럼에도 전기차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공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수십조 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대표 자동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 및 판매를 완전 중단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 자동차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35년부터 유럽시장에서는 전기차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2040년부터는 국내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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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배터리 전기차라면 안전성과 성능에서 경쟁력 충분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카오스토리
웹 커뮤니티에서 종종 ‘시기상조’라는 밈으로 통칭되는 배터리 전기차를 이제는 ‘나도 한번 타볼까?’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전기차를 사려면 배터리가 얼마나 안전한지, 배터리 수명은 충분히 긴지, 충전속도 및 주행가능 거리는 괜찮은지 등 궁금증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2년 현재 출시되는 최신형 배터리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라면 안전성·성능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오늘날의 배터리 전기차를 가능케 한 것은 ‘리튬이온 이차전지’로, 이차전지에서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는 금속성 리튬이 아닌 이온성 리튬만이 충전 및 사용 중에 존재하도록 설계됐다 해서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1990년대 초 처음 출시된 이후 30여 년간 ‘이차전지의 왕좌’를 탄탄하게 지키고 있다. 비수계 전해질 시스템이므로 고전압이고 대개 어떤 양극활물질을 쓰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모바일IT 쪽은 LCO(리튬·코발트 산화물), 배터리 전기차나 전기에너지 저장장치는 삼원계라 통칭되는 NCM(리튬·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및 NCA(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 그리고 LFP(리튬·인산·철 산화물)를 쓴다.
비정상적인 환경과 조건에 놓이지 않는다면 삼원계와 LFP는 ‘충분히 안전하다’. 삼원계 배터리는 우리나라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같은 최상위급 배터리 제조사일수록 안전사고 빈도가 극히 떨어진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LFP 배터리도 CATL와 비야디(BYD)가 생산한 배터리와 관련한 안전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배터리 전기차 충전시간은 내연기관차 주유시간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다. 현대·기아차와 포르쉐의 최신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800V 배터리 팩 시스템을 구현해 350~400kW의 전력을 입력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정도 성능이면 비어 있는 배터리 팩을 80% 정도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 전후에 불과하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배터리 기술도 크게 발전했지만, 더 극적인 변화는 ‘차량 운동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배터리를 최대한 넓게 차량 바닥에 장착’하도록 한 ‘배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적극적 도입이다. 이로 인해 삼원계 배터리뿐 아니라 LFP 배터리도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400km를 넘어섰다.
마지막으로, 전기차를 10만~20만km 혹은 5~10년 정도 탔을 때 배터리 팩 열화로 주행가능 거리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전기차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최신 배터리 기술에서 삼원계나 LFP는 공히 수십만km 주행 후에도 배터리 잔존 용량이 90% 이상을 유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게 소유자에 따라 각양각색의 히스토리를 갖는 만큼 배터리 팩 열화에 대해 단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비정상적인 상황을 제외하곤 ‘최저 보증 수준’이 점차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시장에서 종종 보이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과도한 안전성 우려, 그리고 이를 악용한 차세대 전고체 전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배터리를 수십 년간 연구해 온 연구자들이 모였을 때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대다수 사용자가 스마트폰, 풀·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에 어떤 배터리 팩이 들어가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 때가 온다면, 그때가 바로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이 충분할 때다.” 그런 면에선 아직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점점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걱정이 옅어지고 있으니 조만간에 그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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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되는 전기차 세상자동차 미생 『오토 워』
전기차는 1832년 처음 등장해 내연기관차에 비해 조용하고 안락함을 제공하는 장점 등으로 상류층과 여성 운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시커먼 매연이 나오는 내연차에 비하면 아주 깔끔(?)했던 전기차는 그러나, 충전의 어려움, 축전지의 짧은 수명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1900년 초 포드사의 내연차 대량생산과 더불어 사라지면서 영원히 사장될 것으로 여겨졌었다.
그렇게 잊혀졌던 전기차가 최근 들어 다시금 뜨겁게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전기차는 20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소위 CASE 혁명이라 하는데, 연결 가능하고(Connected),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며(Autonomous), 공유서비스가 가능하고(Shared), 새로운 에너지원인 전기로 달리는(Electric) 자동차는 분명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공상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모습이다. 이런 변화를 몰고 온 주인공은 백년넘게 시장을 주름잡던 기존 자동차회사들이 아니었다. 새롭게 등장한 테슬라라는 작은 신생회사였다.
테슬라는 ‘컴퓨터에 바퀴를 단다’는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처럼 구매 후에도 차량이 계속 업데이트(OTA)되고, 컴퓨터처럼 중앙집중식 처리장치가 있고, 자율주행을 위한 각종 센서의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2010년대 말 테슬라가 보란 듯이 이렇게 발전된(?) 색다른 방식으로 차량을 만들게 된 것을 두고 토요타에서는 요리사가 ‘레시피’를 공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 후 전통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퉈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OTA 방식 및 중앙집중식 아키텍처를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테슬라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반짝 유행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등장한 전기차로의 변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거대한 파도와 같다고 말하고 싶다.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법적 규제 등 외적 압력보다 소비자 스스로의 만족과 새로운 가치 추구에 따른 변화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기차는 배터리 팩 자체가 움직여 작동할 수 있기에 정차 중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어야 할 경우 공해를 남발하는 공회전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차박을 즐기는 캠핑객이나 학원 앞에 차를 대고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 등 이러한 전기차의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전기차가 없는 환경으로 되돌아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앞에서 언급한 CASE 혁명의 C, 즉 연결성 분야만 봐도, 앞으로 전기차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더 크게 변화시킬지 짐작할 수 있다. 차량성능 개선을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OTA 업데이트 기능은 기술진보와 함께 확대될 것이고, 더 커지고 많아진 디스플레이 화면이 장착될 것이며, 거기에 들어가는 콘텐츠도 방송·영화는 물론 게임, 사물인터넷, 카 커머스 등 우리 삶 구석구석으로 확장될 것이다.
나의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 그리고 교통인프라와 연결되고, 그것은 다시 위성, 중계기 등과 연결된다. 주변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핸드폰과도 연결돼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미리 감지하기도 하고, 집과도 연결돼 나의 집이 확장된, 움직이는 거실에서의 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통해 전기차가 이렇게 모든 것과 연결되면서, 각 가정이 전기차와 직접 연결돼 전기를 주고 받는 커다란 전력망을 구축할 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유휴전력을 이용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이 실현되면 특정 시간에 발전소 전기 사용이 몰려 정전될 위험도 크게 줄게 된다.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 속에서 모든 것이 연결된 가운데, 차량사고와 공해는 현저히 줄어들고 운전자는 더욱 편리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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