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천은 알고 있다 / 박희자 1
1. 2021년 에세이울산 문학회에서 하천을 알아보는 테마기행에 나섰다. 남구팀은 여천천을 탄방했다. 하천은 오랜 세월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해 주었고, 사람은 하천에 기대어 살아 왔다. 많은 자연 환경중에 특히 하천은 수자원을 공급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하천을 기반으로 살아갈 것이고, 우리 후손들도 하천과 더불어 살아야 할 것이다. 2. 이웃해 있는 여천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남구 여천동과 매암동 일대를 흐르는 깨끗했던 물이 넉넉한 품을 내어주며 생명체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하며 흘러 왔으리라 생각한다. 3. 60년대 산업도시로 바뀌기 전에는 하루 두 번씩 바닷물이 밀려와 하천을 정화시키고는 했다. 그 당시 농민들이 삼산 일대 농지에 염분이 섞인 물이 들어와 피해를 입자 이를 막기 위해 울산항 쪽으로 물길을 돌렸다. 그러자, 내부에 고인 물이 썩기 시작해 여천천이 하천으로써 전체 기능을 잃게 되었다. 4. 삼산지역이 도시계획 지구로 지정되어 도시 중심으로 변모했지만, 여천천 생태환경은 그대로 오염이 거듭되며 악취가 진동하는 죽은 하천으로 지냈다. 2007년부터 생태복원 사업으로 이어져 2010년에 자연 친화적 생태하천으로 조성되었다. 5. 여천천(呂川川)은 '여천동 (呂川洞), 이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여천(麗泉),은 좋은 우물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조선 후기에 이르러 쉬운 글자로 고쳐서'여천(呂川),이 되었다. 6. 여천천은 남구 삼호산에서 발원하여 여천동과 매암동 일대를 흘러 울산항에 흘러든다. 원래 물길은 현재 태화강역 뒤편 돋질산 사이를 흘러 태화강으로 합류했었다. 염포산 터널 공사를 하게 되면서 태화강역 남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매암동을 거쳐 울산만으로 유입되고 있다. 7.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과 함께 진행된 고향의 강 사업으로 300억을 투입해서 한때 언론에 울산 도심 속 여천천이 ’생태하천,으로 소개 되기도 했다. 2013년 7월 1일자 sbs에 보도내용을 보면 여천천에 숭어 새끼 모치가 떼를 지어 모여, 물 반 모치 반이라 했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모치가 지나는 길목에는 청둥오리, 백조가 모여들어 볼거리가 소개되기도 했다. 모치가 늦가을 바다로 나가기 전 바다와 이어진 여천천을 따라 올라와 휴식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8. 명성에 맞도록 보존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사람이나 하천이나 살아 있는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2014년 울산을 떠들썩하게 했던 물고기 집단 폐사 사건이다. 조사에 나섰던 울산시는 남구 하류 석탄 부두 정문 앞 인근 지점에서 숭어 700~800마리가 죽어, 물에 떠 있던 것을 발견했다. 9. 2019년에는 열대어 종으로 알려졌던 구피가 대량 서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고기 100마리를 잡으면 95프로가 구피였다. 수자원 확보를 위해 낙동강 용수가 태화강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들어와, 낙동강 대형어종이 태화강에 자리 잡는 울산의 생태환경이 변화해, 환경 단체에서 나섰던 기억이 있다. 10. 그 후로도 여천천이 더러워지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울산 힐링 운동 연합측이 여천천 오염원을 찾아본 결과 중간 중간 우수관에서 오수가 조금씩 섞여 흘러들고, 동백배수펌프장에서도 배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11. 사람들이 모여살며 차츰 하천을 병들게 했고, 공업화가 되면서 시커멓게 죽었던 하천이 다시 사람들이 모여 아파트가 들어섰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으로 거듭나게 하기위한 노력으로 재생 된 것이 오늘의 여천천이다. 12. 지금 우리 눈앞에 보이는 여천천은 생태하천답다. 깨끗하게 정비된 물길 따라 수생식물들이 자태를 자랑하느라 바쁘다. 군락을 이루어 핀 부초며, 풀색 치마에 노란 저고리를 입고 수줍게 선보는 꽃창포에 우리는 환호했다. 남구민들의 여가 문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울산의 기상처럼 하늘로 용솟움 치는 분수 쇼가 장관이다. 다리위 휴식 공간 카페도 인상적이다. 13. 여천천을 생태복원 하려는 수고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포크레인이 부지런히 움직여 바닥을 긁으니 뿌옇게 부유물이 퍼져나가는 물길사이로 청둥오리, 원앙 두 쌍이 유유자적하다. 포크레인의 공사가 끝나면 물은 곧 더 맑게 흐를 것이라는 것을 천둥오리, 원앙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14. 여천천 자연생태를 거듭해 가는 지혜로운 사람을 믿어주는 천둥오리, 원앙에게 얼마전 하천 정화 활동 봉사자들이 흙콩이를 여천천에 던져주고 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싶다. 흙콩이는 황토랑 EM 발효액이랑 섞어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발효시킨 것이다. 모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물을 정화 시켜 준다는 흙콩이 한 개가 (50)그램이다. 수질 개선 범위가 (1~2 제곱미터 혹은 10~20제곱미터) 까지 하천 생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수명이 10일에서 1년까지라 한다. 흙콩이가 물속에서 천천히 녹으면서 탄소계 오염물을 제거하고 활성산소 억제 효과로 악취 나는 것을 잡아 준다는 흙콩이가 태화강, 동천강, 여천천 등에 무려 1000개나 자리잡고 있다니 기쁜일이다. 15. 그러나 아직도 여천천 하류 쪽에는 여전히 공업화로 인한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자연앞에 점점 이기심을 키워간다면 언젠가는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자연 환경이 화가 되어 돌아올 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 생태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경고는 지구촌 곳곳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여천천에 갯버들이 늘어지고, 그 물길 따라 숭어, 꾹저구, 주둥치, 검정막 등 기수성 물고기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16. 자연이든 사람이든 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오늘날 자연환경, 여천천이 주는 교훈은 크다. 사람이 한번 자연을 훼손시키면 그것을 되찾는데 드는 노력과 비용이 얼마나 소모되는지를 새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복원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람이 욕구를 조절해 생태자연과 상생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어야 할 위대한 유산임을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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