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 우선이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사업가로 보았을 때 가장 능력 있는 사업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괴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쓸모없는 물건을 고객에게 좋은 값으로 팔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거꾸로 현실은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특허까지 얻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능력 있는 사업가는 좋은 제품을 누구에게,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팔아야 되는지를 정확하게 계획하는 사람이다.
나는 창업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 특히 본인이 아주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또는 좋은 사업모델이 있다고 찾아오는 분들에게 꼭 강조하는 것이 있다. 사업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군대생활을 25년 이상 하고 자진해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L씨가 우리 회사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러한 문제에서였다. L씨의 창업 아이템은 “지뢰제거기”였다. 기존의 외국에서 들여온 지뢰제거기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하여 안정적이고 모든 지형에 맞도록 개발한 제품을 특허까지 낸 상태였다. 누가 듣더라고 기존의 제품보다 품질에서 월등히 나아졌다고 느낄만한 제품성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사업화였다. 사업화를 위하여 시제품 제작 및 초기자금 부족으로 인한 위탁생산업체 선정이 우선되어야 했는데 모든 중장비 업체에 특허자료와 함께 공동사업을 제안하였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던 것이다. 바로 기존 업체들이 보았을 때 주요 관심사는 제품의 제품력보다는 사업이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았지만 영업에 대한 아무런 전략이 없었던 아이템에 공동사업을 결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특허를 가지고 있더라도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무너진 벤처기업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기존 업체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이템에 대한 영업 전략의 구체화에 대하여 심도 깊게 준비하기로 하고, 소위 아이템의 “Key Man"을 찾기 시작하였다. “Key Man"이란 해당 아이템의 대상고객을 움직이거나 때로는 해당 제품의 다량구매를 결정하는 개인 또는 집단을 의미한다. 몇 주동안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하여 나온 우리의 “Key Man"은 다음과 같이 요약되었다. 국제 환경단체 또는 국방부, 전후복구지역(예:이라크)의 행정담당관등이었다.
아이템과 관련한 메인 “Key Man"을 분석한 결과 더욱 큰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너무 힘든 단체나 개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항공대학교내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를 알아보았다. 결국 특허 및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보육센터에 입주를 결정 받고, 정부의 지원 및 소개로 해당 “Key Man"들에게 브리핑이 가능하게 되었다.
NGO와 이라크쪽에 파병을 하는 우리 국방부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결국 제품만 만든다면 시험기간을 거쳐 일정량의 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MOU를 체결하였던 것이다. 이때부터 상황은 급반전 되었다. 기존의 중장비 업체들은 앞 다투어 서로가 제품을 제작하겠다고 나서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결국 영업에 대한 확실성이 보장되자 마자 사업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현재 L씨는 이라크에서 한국의 장비를 가지고 전후복구사업에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 분쟁지역에 선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와 같이 모든 사업은 품질과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에 대한 확실성 또는 사전 판매계약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또한 그러한 영업전략에서 가장 우선 검토되어야 할 것이 "Target 고객"과 “Key Man"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