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125R 롱텀 임프레션, 세계 속의 CBR125R 레이스

[레아[문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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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의 매력

서킷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타이어와 오일냄새 가득한 공기 속에 서려있는 긴장감이다. 평소에 허물없이 지내던 사람도 서킷에 들어서면 함부로 말을 걸기 어렵다. 그뿐 만이 아니다. 소실점을 향해 로켓처럼 달리는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의 사운드는 그 어떤 청량한 공기보다도 시원하게 가슴을 꿰뚫는다.

▲서킷 레이스의 즐거움은 경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킷의 꽃인 레이싱 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보기 좋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을 보는 재미도 빠트릴 수 없다. 레이스가 진행되는 서킷이 수도권과 워낙 먼 탓에, 국내 라이더들이 레이스를 즐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레이스와 실제 서킷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레이스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라이더라면 꼭 한번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취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레이스에 대한 생각을 하는 도중, “슈퍼스포츠까지는 아니더라도 명색이 스포츠 모터사이클인데, CBR125R 레이스는 없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 해 보니 CBR125R 레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CBR125R은 태국에서 생산했던 NSR150RR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CBR125R은 125cc 4스트로크 모터사이클이지만, 과거 태국에서 생산했던 NSR150RR의 구성 중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경기를 진행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태생이 레이서라고 하기는 어렵더라도, 높은 한계성능을 감추고 있는 셈이다.


서킷 위의 CBR125R

▲CBR125R 챌린지에 출전하는 머신들. 하이그립 타이어와 애로우 머플러 등, 다양한 부분에 튜닝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활발한 경기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캐나다였다. 'CBR125R 챌린지'는 CBR125R 모델로만 진행되는 원메이크 레이스. 프로페셔널 모터스포츠 프로덕션(이하 PMP)를 통해 운영되는 CBR125R 챌린지는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라이더들이 참가하고 있다.


특징이라면, 일반적으로 CBR125R 레이스가 미니모토 클래스의 서킷에서 진행되는 반면, 캐나다의 CBR125R 챌린지는 대형 서킷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랩타임이 2분 정도로 긴 편이다.

▲CBR125R 챌린지의 챔피언 보디 에디의 머신. 카울이 모두 카본으로 되어있다. 브레이크와 조작계통에 순정 제품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시상식에서의 보디 에디. 올해 나이 16세의 소년이다.

▲CBR125R 챌린지에는 한국인 선수도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트랙데이 주행중인 김영재 선수.

CBR125R 챌린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는 올해 나이 16세의 보디 에디(Bodhi Edie, 보디는 깨달음 이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이다). 국내였다면 아직 중학생 정도의 나이지만, 경력 10년의 실력 있는 라이더다. CBR125R 챌린지에는 상위권은 아니지만, 한국 선수도 참가한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CBR125R CUP 모두 같은 컬러 같은 사양의 머신으로 참가한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폴란드에서 진행되는 'CBR125R CUP'레이스도 있다. 캐나다에서 진행되는 레이스가 개인적인 모터사이클로 참가하고, 어느 정도의 튜닝을 인정하는 반면 CBR125R CUP은 동일한 사양의 모터사이클로 레이스를 진행한다.


튜닝 내역은 타이어와, 브레이크 호스, 카울 등 동력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며, 그나마도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일정 금액의 참가비만 지불하면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다.

▲문턱이 낮은 편이라 여성이나 나이 많은 선수도 참가한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경기에 비해 참가자들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도 좀 더 부담 없는 마음으로 참가하는 듯하다. 레이서로서의 기량을 닦기 위해 나이 어린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캐나다의 CBR125R 챌린지와 달리, 여성 라이더나, 나이가 많은 선수들도 눈에 띈다.

▲국내에는 KMRA 미니모토 오픈전에 CBR125R이 참가한다.

▲파주 카트랜드에서 진행되는 KMRA 미니모토 오픈전의 최고속도는 90km/h 이상.

국내에는 KMRA 경기 중 미니모토 오픈전에 참가할 수 있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원메이크 경기는 아니지만 미니모토 오픈전에서 CBR125R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들의 CBR125R


폴란드에서 진행되는 CBR125R CUP을 제외하면, 레이스에 참가하는 머신들은 대부분 튜닝을 거친다. 튜닝의 수준은 세팅을 서킷용으로 조절하는 수준에서, 거의 새로운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수준까지 다양하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머신 튜닝은 공도용 부품들을 제거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사진속 CBR125R은 백미러, 헤드라이트, 방향지시등, 리어램프 등 공도주행에 필요한 부품이 모두 제거되어 있다.

처음으로 손보는 부분은 전도 시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도용 파츠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백미러, 넘버플레이트, 방향지시등, 헤드라이트 등이 제거된다.

▲전도 시 파손을 최소화 하는 부품인 프레임 슬라이더. 간단한 부품이지만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지는 것이 프레임 슬라이더와 포크 슬라이더 등 전도 시에 대신 땅에 닿게 하는 부품들이다. 프레임 슬라이더를 장착 할 경우, 카울과 프레임 나아가 엔진의 손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포크 슬라이더는 프론트 서스펜션이 파손되는 것을 막아준다.


다음은 스텝과 핸들의 변경. 순정 제품보다 스텝의 위치를 더 높은 곳으로 옮기고, 핸들을 낮춰 라이더의 전체적인 포지션을 수정하고, 뱅크각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본격적으로 성능 확보에 들어가면 서스펜션, 브레이크, 엔진 등 거의 대부분의 부품들을 교체하게 된다. 특히 엔진의 경우 배기량을 유지하면서 고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배기와 흡기 시스템의 변경은 물론 피스톤을 가공해 경량화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나의 CBR125R


튜닝 내역들을 살펴보니 롱텀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레이스 목적이 아닌 어디까지나 효율적으로 라이딩 테크닉을 연마하기 위한 선택이기에, 우선 공도 주행에 필요한 구성을 유지하고 과도한 성능 향상은 지양했다.

▲XRT의 범용 프레임 슬라이더. 다양한 사이즈의 볼트를 제공해 차량에 관계없이 장착이 가능하다.

첫 번째로 생각 한 것은 프레임 슬라이더와 포크 슬라이더.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습하다 보면 슬립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마다 부서진 카울을 수리할 수는 없는 법. 그렇기에 가장 필요한 튜닝 부품이다.

▲XRT의 레이싱 스텝. 알루미늄 제품이라 가볍고 견고하다. 다양한 컬러로 제작되어 드레스업 효과도 있다.

그 다음은 스텝. 좀 더 정확한 노면의 정보 전달과, 세밀한 조작을 위해 현재 고무 커버가 덮여있는 스텝을 레이스 사양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피렐리 타이어. 레이스에 사용될 정도의 하이그립은 아니지만, 순정 제품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라이딩 테크닉 진행 과정에 맞춰 하이그립 타이어로 교체할 예정이다. 현재 CBR125R에 장착되어 있는 IRC 타이어는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모터사이클은 브레이크 성능이나 코너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련 부품들을 교체하는 것 보다 먼저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타이어의 교체 시기가 되면 바로 교체할 예정. 나머지 부분들은 타이어 교체 이후에도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다시 생각할 부분이다.


국내에서 CBR125R 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개나리 모터스’이다. 개나리 모터스는 KMRA를 비롯해 국내의 다양한 경기에 참가한 CBR125R을 튜닝한 업체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CBR125R 관련 제품들을 수입 및 판매하고 있다.


다음편에서는 본격적인 라이딩 테크닉 연마와, 간단한 튜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롱텀이 진행되는 동안 성장해 나갈 라이딩 테크닉과 그에 맞춰 함께 변해가는 CBR125R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CBR 125R 챌린지

- CBR 125R C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