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꽃내음이다.
버스에서 훅 올라오는 꽃향기는 오늘이 봄이란 걸 다시 확인시켜준다. 너무나 향기로운 냄새에 이끌려 고개를 들어보니 내 앞자리에 앉은 여자분이 꽃다발을 안고 있다. 처음 보는 꽃이다. 꽃꽃이를 꽤 오래 배웠지만 모르는 꽃을 보면 심장이 뛴다.
“저, 죄송한데요. 혹시 들고 있는 꽃 이름을 좀 알 수 있을까요?”
“아, 조금 전에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괜찮으시다면 사진 찍어 가시겠어요?”
꽃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는 마음이다. 게다가 오늘처럼 꽃샘바람이 불어 꽃잎이 후두두 떨어지는 날이면 더욱 애틋하다. 앞 자리에 앉은 여성분 덕에 이렇게 예쁜 꽃을 보게 되었다.
저녁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꽃샘바람이 불어 치마도 마음도 제멋대로다. 봄꽃이 아름다운 건 꽃샘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때문이다. 꽃샘바람이 불면 꽃잎이 바람에 날려 몽환적으로 보인다.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비현실적 장면같다.
꽃샘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 조화와 대조적으로 작은 미풍에도 흔들리고, 떨어지고, 부서지기도 할 꽃잎이 있어 꽃이 조화가 아닌 생화임을 실감케한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