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명단
성송은(네파 화곡산악회 상임고문/이츠아인 익스트림클럽 회장)
김한봉(네파 화곡산악회 산행대장/이츠아인 익스트림클럽 대원)
이내훈(네파 화곡산악회 회원/중철산악회 회원)
권혁심(네파 화곡산악회 회원/중철산악회 회원)
이상 5명
일시
산행계획(하산지점 천왕봉⇒중산리로 변경됨)
성삼재매표소-2k(0.4)-코재-1.1k(0.25)-노고단산장-3.5k(1.20)-임걸령-2.8k(1.40)-노루목-0.7k(0.20)-화개재-1.5k(0.30)-토끼봉-3.3k(1.30)-연하천산장-2.9k(1.2)-벽소령-2.2k(1.0)-덕평봉-3.9k(2.0)-세석산장(1박)-3.6k(1.4)-장터목-1.6k(1.0)-천왕봉(1,915m)-1.6k(1.0)-장터목-5.9k(4.0)-백무동 주차장 - 전체도상거리36.6km
준비물
개인장비-비박색,침낭,메트리스,헤드랜턴,고어자켓,장갑,모자,양말,행동식,여분옷,기타장비
공동장비-
무전기-2대
코펠-3~4인용 2세트
버너-가스버너(연료포함) 2세트
상비약(소화제,스프레이파스,압박붕대 등등..)
주,부식준비
5/2조식-행동식(개인이 준비)
5/2중식-행동식(개인이 준비)
5/2석식-현지식(공동취사식)
5/3조식-현지식(공동취사식)
5/3중식-단체식(지리산식당-산채비빔밥)
예비식 1끼(1인당 라면 1개씩 지참)
공동경비
기본회비 외 대피소 2끼 식사와 부식 및 주류준비에 사용(n/1)
집결
5월 1일(금요일)
식사 메뉴는 현지 여건상 된장국으로 통일되어 있었으나 우리일행은 이내훈,권혁심 회원님께서 준비해 오신 통닭으로 푸짐하게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5월 02일 04:30분 성삼재 주차장 도착
천은사를 기점으로 구절양장처럼 굽이치며 노고단까지 이어진 비경의 관광도로 그 옛날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1,102m)라 한다.
주위는 아직 어둠이 채가시기 전, 바람은 심하게 불고 기온은 차갑다, 아침 여명까지는 조금 이르러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서서히 워밍업을 시작한다…산행시작이다.
5월 02일
지리산 주능선산행, 혹은 종주산행 이라고도 하는 산행은 서쪽 노고단에서부터 최고봉인 천왕봉에 이르기까지 장장 25.5km에 걸쳐진 고산능선을 따라 걷는 것을 뜻한다.
산행기는 구간별 소요시간과 지명에 대한 간단한 요약으로 정리했으며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변화무상한 자연 앞에 모든 산행이 계획대로 이루어 질 수야 없겠지만 어차피 산행 시작점인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의 등산로에는 큰 변화가 없으므로, 본 내용을 참조하여 상황에 맞게 조율한다면 종주산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글을 읽고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에 댓 글로 달아주시면 언제든 답해 드리겠습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 수준으로 크게 힘들거나 어렵지 않으며, 대피소까지는 약 40~50분 정도 소요된다..
통상 구례구역에서 출발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의 경우 제일 먼저 만나는 노고단대피소에서 아침을 드셔야 하나, 출발전 미리 뱀사골에서 식사(야식?)를 마친 우리는 기념사진만 찍고 다시 출발한다.
좌측으로 난 '천왕봉' 이정표를 따라 오르막을 올라서고 그곳에서 10분 정도 올라서면 멀리 우측으로 노고단이 보이고 가까운 좌측에 노고단을 본딴 돌탑이 보인다.
노고단 대피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며 매점에서 간단한 음료와 과자류를 시중과 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노고단 정상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을 위해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별도의 예약을 해야 한다. 바람이 차갑고 먼저 출발한 일행과 간격이 벌어져 기념촬영 후 우리는 그냥 직진하여 내리막길을 내려선다.주위는 아직 꽃망울을 머금은 철쭉이 개화시기를 기다리며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5월 15일경이 절정을 이룰 것 같음)
길은 한동안 내리막 또는 오솔길 수준으로 크게 힘들지 않으나 장거리를 산행해야 하니 무리는 금물이다.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10경(제1경 천왕일출, 제2경 노고운해, 제3경 반야낙조, 제4경 벽소명월, 제5경 연하선경, 제6경 불일현폭포, 제7경 피아골단풍, 제8경 세석철쭉, 제9경 칠선계곡, 제10경 섬진청류)중 제7경이다. 단풍의 하이라이트는 직전마을에서 삼홍소를 거쳐 피아골대피소 구간으로 온 산을 불지를 듯 불타는 산홍(山紅)과 핏빛으로 물들이는 수홍(水紅), 그리고 그 단풍과 물에 취해 마음까지 붉어지는 인홍(人紅)이 깊어 가는 가을과 함께 비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피아골 삼거리에서 내려서서 피아골대피소를 거쳐 직전마을까지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이다.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직전마을에서 오르는 것보다 훨씬 힘 안들이고 수월하게 단풍구경을 할 수 있다.
07:02분 대피소를 출발한지 약1시간 20분 후에 지리산에서 가장 예쁜 샘인 임걸령 샘터에 도착
주위는 온통 안개로 시야가 좋지 않아 별 볼일 없지만 아침식사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북적 인다.
노고단 고개에서 임걸령에 이르는 3.2Km는 아주 걷기 좋고 조망도 뛰어난 구간이며 출발 한 지 50분이 지날 즈음 돼지평전 위 헬기장에 도착하는데 ‘돼지평전’이란 지명은 이 부근에 많이 자라는 원추리 뿌리를 멧돼지들이 파먹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어 붙여진 이름 이다.
임걸령은 조선 선조 때 지리산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초적 두목 임걸년(林傑年)과 관련 깊은 지명이다.
가능하면 여기서 식수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이제부터는 제법 오르막 길이 이어지며 막판 계단 길을 올라서면 노루목 이다.
07:46분 노루목 도착
이곳에서 반야봉 정상까지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반야봉을 오르시면 당연히 좋지만 만약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거나 시간이 늦었다면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도 좋다.. 반야봉을 다녀오는 시간은 왕복 1시간 20분 정도 소요 된다.
노루목이란 독특한 이름은 노루들이 지나다니던 길목이란 뜻도 있지만 반야봉의 지세가 피아골 방향으로 가파르게 흘러내리다가 이 곳에서 잠시 멈춰 마치 노루가 머리를 지켜 들고 있는 형상의 바위 모양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08:08분 삼도봉(1499m) 도착
삼도봉은 전남·전북·경남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삼도봉이라 하고 지리산의 수많은 준봉 가운데 특이 할만하게 눈에 띄는 봉우리는 아니다.
삼도를 나누는 삼도봉의 지명은 그 동안 삼도봉이란 지명으로 불리지 못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 일원에 이정표를 세우면서부터 삼도봉으로 명명됐다.
'낫날봉' '날라리봉' '늴리리봉'등 다양하게 불리던 이 봉우리가 삼도의 경계기점이라 해 '삼도봉'으로 명명되었다.원래 이 봉우리는 정상 부분의 바위가 낫의 날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해 낫날봉으로 불렸다 한다. 낫날이란 표현의 발음이 어려운 탓에 등산객들 사이에선 '낫날봉'이 '날라리봉' 또는 '늴리리봉' 등으로 더 알려져 있었다.
삼도봉은 주릉의 서쪽면에 위치해 있으나 주릉을 조망하기에는 아주 훌륭한 망루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눈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반야봉을 지척에서 음미할 수 있으며 멀리 천왕봉의 선경과 천왕봉에서 연하봉, 촛대봉을 잇는 천하제일경의 파노라마가 눈 앞에 선하고 남부능선의 아기자기함이 아스라히 다가오는 장관이 있다. 그리고 임걸령과 노고단이 손에 잡힐 듯하다.
삼도봉에서 화개재까지는 약 550여 개의 나무계단을 내려서야 해 힘들기는 하지만 등산로 보호 차원 이라고 하니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으로써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계단을 내려서면 좀 훤한 곳을 만나는데 이곳이 화개재 라는 곳이다.
08:33분 화개재 도착
화개재는 옛 하동(범왕 연동골)과 남원(뱀사골)의 물물교역 통로의 중간지점으로 많은 이들의 이동이 있었던 곳이다. 또한 지리산 종주능선의 초입부분으로 많은 사람이 머물렀던 곳이다. 현재는 물물교환을 위해 화개재를 넘나드는 사람은 없지만, 과거 수년전까지 무분별한 야영으로 나지가 확산되는 등 훼손이 있어왔다 이에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식생복구공법으로 화개재의 식생을 복구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진행 방향에서 좌측이 뱀사골로 내려서는 길이고. 식수가 떨어졌다면 이곳에서 보충해야 하지만 왕복 400m의 계단길을 오르내리기가 그리 수월하진 않다. 또한 임걸령에서 충분히 식수를 채웠다면 진행 방향인 토끼봉을 향해 직진이다.
우리는 여기서 200여 미터를 오르다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준비해간 행동식으로 해결했다
09:07분 아침식사 후 출발
이제부터 첫날 만나는 가장 힘든 오르막 길이다. 토끼봉 정상까지는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다.
09:50분 토끼봉(1534m) 도착
토끼봉이란 명칭은 주변에 토끼가 많다거나 봉우리가 토끼 모양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고 반야봉을 기점으로 동쪽, 즉 24방위의 정동(正東)에 해당되는 묘방(卯方)이라 해서 토끼봉(卯峯)으로 부른다고 한다.
토끼봉은 정상이 밋밋한 초원지대와 구상나무 상록수림지대로 정연하게 구분이 되어 있어 마치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처럼 우아하고 정돈된 이름다움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쪽으로는 반야봉의 웅장한 모습과 북쪽의 뱀사골, 동남쪽으로는 화개골의 경관을 볼 수 있다.
토끼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계단길이며 연하천대피소까지는 내리막~평지~오르막이 적절히 섞인 길입니다.
11:00분 명선봉(1586m) 도착 후 간식과 함께 약간의 휴식
계속된 이념갈등의 또 다른 현장.바로 그곳에서 귀청을 찢는 요란한 총소리가 계곡을 울리며 지리산 전체로 메아리 졌다."빨치산 총수 이현상 사살." 시신은 처절하고 비참했지만 이 총소리를 끝으로 지리산에 깃든 현대사 최대의 비극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남부군 최후의 거점인 빗점골을 침묵의 세월로 굽어다 보고 있는 명선봉 능선은 좌우에 산태골과 절터골을 거느리며 남쪽으로 흐르다가 빗점골이 시작되는 합수머리에서 그 꼬리를 감춘다. 능선은 빨치산 투쟁 때 주요 "보투루트".산세가 험하고 은신처도 곳곳에 있어 토벌대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했던 보급물품의 운반로였다 한다.지금도 원시림이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고 등산로는 희미해 웬만한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오르기 힘들다.능선은 그런 만큼 지리산의 청정자연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연하천에 닿기 전 총각샘이 있지만 임걸령이나 뱀사골에서 식수를 채웠다면 굳이 들릴 필요가 없으며 이정표도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총각샘은 1970년 7월에 지리산 산악회에서 한 심마니가 혼자서 이용하는 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 근처를 뒤져서 찾아내 비로소 빛을 본 샘으로 '총각샘' 이란 이름도 그런 연유로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연하천대피소 직전까지는 잘 정돈 된 계단길이다.
11:35분 연하천 대피소도착
연하천대피소는 식수는 풍부하나 물품 가격은 시중보다 2~3배 비싼 편이다. 통상 이곳에서 간단한 식사(ex.라면)를 하시고 좀 쉰 후 벽소령 대피소로 이동하지만 우리는 중식 식사지점인 벽소령 대피소를 향해 식수만 보충한 다음 발걸음을 재촉한다…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약 2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길은 대부분 바윗길 이지만 위험하진 않다.
12:41분 형제봉(1452m) 도착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사람들은 형제봉을 부자(아버지와아들)바위라고 부른다.
성불하던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등을 맞대고 부동자세로 있다가 굳어 바위가 되었다는 형제봉의 전설은 외지인들을 통해 들은 낯선 이야기일 뿐이다.
또 다른 옛날 이야기 한 토막 "옛날 이곳에 살던 '인걸' 이란 나무꾼이 우연히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고 인걸은 선녀의 옷을 숨겨 놓았고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아미' 는 인걸과 결혼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인걸이 예전 일을 털어놓으며 아내(아미)에게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그 옷을 입고 그만 홀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것" 그렇게 떠난 아미를 기다리다 지친 인걸과 삼남매가 벽소령의 바위로 굳어진 게 부자바위 그러니까 주능선 상의 형제봉이다
13:45분 벽소령 대피소 도착
예정된 시각에 벽소령대피소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식사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우리는 대한민국 육군 정규군출신 이병장님(?)으로 지략으로 자리잡기 작전에 성공을 한 후 비상식량으로 준비해간 라면을 끓이기에 앞서
벽소령대피소는 명월(지리 제4경)로 유명한 곳으로 어느 시인은 노래하고 있다.[어두운 밤, 숲 뒤의 봉우리 위에 만월이 떠오르면 그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碧宵嶺)이 아니면 볼 수 없다] - 심산유곡 고사목과 밀림 속에서 허공에 걸린 달을 쳐다보면 여기가 바로 선경이 아닌가 싶다.
대피소 앞뒤로 전망은 좋으나 동절기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바깥에서 장시간 체류가 힘들다.
15:10분 벽소령 대피소 출발
벽소령 대피소에서 여유 있게(이때까지만 해도 心身에 모두 여유가 있었음) 점심을 마친 우리는 노고단 대피소부터 이곳까지 함께한 용감한(?) 아가씨와 작별을 하고 대피소를 등지고 우측길로 걷는다. 등산로는 오솔길 수준이지만 출발 전부터 걱정했던 부분이 현실로 살아나고 있었다….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언제부턴가 몸도 무겁고 등에 짊어진 배낭도 어깨를 짓누른다… 이때부터 집 떠나면 개 고생이 이라던 오리지날 CF가 시작된 것이다.
16:22분 선비샘 도착
벽소령 대피소에서 덕평봉(1522m)을 등지고 있는 선비샘까지는 1시간 거리이며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좋은 위치다. 경기도 안산에서 왔다는 한 산악회회원은 물맛이 달단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세석대피소 까지는 여기서 다시 2시간을 더 가야 한다. 벽소령대피소 부터 세석대피소 까지의 이 구간이 지리산종주 구간 중 가장 지루한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신봉 닿기 전 가파르게 세워진 계단이 장시간의 산행에 따른 피로로 더욱 힘들 게 느껴진다.
이곳의 선비샘의 유래를 찾아보면 덕평봉을 등지고 남쪽 상덕평 능선에 샘터가 있으니 이 샘을 선비샘이라 부르는데 수량은 비록 적으나 마르는 일이 없고 그 주위가 평탄하고 넓어서 야영하기에 적합하다. 그 샘터 위에 초라한 고분이 하나 외로이 자리잡고 있으니 이 무덤과 샘에 얽힌 한 화전민의 서글픈 사연은 지금도 우리들에게 연민의 정과 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옛날 덕평골 아랫마을에 이씨 노인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노인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화전민의 자손으로서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가난에 쪼달리며 평생을 살아야 하는 박복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배우지 못하여 무식한 데다 인상마저 못 생겨서 그 인품이 몹시 초라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천대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러나 노인은 평생에 한번이라도 사람들에게 선비 대접을 받아 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늙어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 형제에게 유언을 하되, 자신이 죽거든 그 시체를 상덕평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다. 효성스런 아들들은 훗일 그 아버지의 유해를 샘터 위에 매장했다. 그로부터 매년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이곳을 지날 때는 꼭 샘터에서 물을 마시게 되고 물을 마실 때면 반드시 노인의 무덤 앞에 고개를 숙여 절을 하게 되어 노인은 생전에 그리도 한이 되었던 선비 대접을 무덤 속에서 받으며 흐믓한 미소를 지었으리라. 후일 이 동네 사람들이 이 노인의 불우했던 생전을 위로해주기 위한 소박한 인정으로 이 샘을 선비샘이라 부르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지금은 무덤도 안 보이고 샘도 파이프로 연결하여 서서 받도록 조처하였기 때문에 이 씁쓸한 전설은 잊혀진 얘기로 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18:19분 영신봉(1652m) 도착
고행의 연속이다..그 누가 그랬던가 집 나가면 개 고생이라고….이제는 몸과 마음(心身)이 모두 젖었다..아니 줄줄 흘러내린다…비도 흘러내리고 등에 맨 배낭도 흘러내리고..신발은 미끄럽고 주위는 어두워지며 기온은 떨어진다, 공동의 목적지를 향해 함께 걷고 있는 이름모를 산악회 회원의 입에서는 절망에 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온다…모두가 미쳤다고.… 그리고 혼자서 중얼거린다 하나만 넘으면 된다던 봉우리는 도대체 벌써 몇 개째냐고….자기들 만의 이야기라 나는 못 듣는 척 계속 앞서 걷는다.
한참을 걸었다…조용해 뒤를 돌아보니 그와 그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다… 왠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김대장도 출발 전부터 무릎 컨디션이 좋지 않다더니 이제는 양쪽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안다고 한다..
18:25분 세석대피소 도착
봄이면 피어나는 철쭉(지리 제8경)으로 온통 꽃 사태를 이루는 세석평전은 30리가 넘는 드넓은 평원으로 남녘 최대의 고원이다. 이름 그대로 잔돌(細石)이 많고, 시원한 샘물도 콸콸 쏟아지는 세석평전에는 수십만 그루의 철쭉이 5월초부터 6월말까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한바탕 흐트러진 잔치가 벌어진다
그러나 적어도 오늘만은 낭만의 세석평전이 아닌 백제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황산벌이었다.
그때의 상황을 이해가 쉽도록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우리가 도착한 5월2일은 4월30일까지 산불방제기간으로 통제되었던 등산로를 개방한지 이틀째가 되는 날이었고 5월초 황금연휴와 겹쳐 총 수용인원 190명인 세석대피소에 필자 추산 500명이 넘는 인원이 집결하였고 더욱이 우천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피소로 몰려들어 혼잡이 가중되었던 것…또한 지리산국립공원 세석대피소 관리,통제 부재와 일부 몰지각한 개인이기주의자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우리는 먼저 도착해 매복(대피소 구석구석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모든곳) 및 진지(취사장까지도 숙소화 시킴)구축을 완료한 8도의 연합군 및 추위와 배고픔 뿐만 아니라 어둠과 비까지 상대하며 처절하게 몸부림쳐야 했다.…또한 번 느낀다 ”집 나가면 개 고생이라고..아니 개 생 고생이라고”....
그래도 우리가 누군가 대한민국 최고의 정규군 예비역이 아닌가?...이후 우리는 세석호텔 스위트룸에서 하룻밤을 쿨하고 핫 하게 유했다…깊이 알면 다침 국가 1급비밀..
대피소에서의 1박 이용료는 1인 7000원이며 모포 1장당 1000원에 대여한다. 겉은 아주 아름답지만 내부는 군대 내무반 같은 마루바닥이며 옆 사람과 다닥다닥 붙어 자야 한다.
이용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5월 03일
눈을 떴다….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들었으니 꽤 긴 시간을 수면을 취했는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다..간밤에 바람소리와 침낭까지 젖어 들어오든 비 때문에 두 세번 일어난 것 말고는 잘 잤는데…바깥에는 여전히 빗 방물 소리가 굵다..어제의 회상과 함께 오늘의 일정들이 뇌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오늘오전 산행출발 시간
모두들 기상을 해 취침장비를 정리하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아침준비가 끝나갈 무렵 대피소에서 취침했던 선택 받은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어제 저녁 우리는 김대장이 소속되어 있는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취침을 하였다. 처음 5명이 출발해 이제는11명의 대 식구가 되었다…그리고 오늘 모든 일정을 함께하기로 하였다.
대피소전체가 분주하다…비를 맞으며 산행을 강행하려는 사람과 아직 출발을 준비하는 사람. 모두가 목적지는 다르지만 취하는 행동들은 비슷하다… 그러나 그 속에 느긋하게 움직이는 한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 팀이다…아침에 장터목~천왕봉~중산리 코스와 장터목~중산리코스 그리고 세석평전~거림골~중산리 코스를 놓고 심적인 갈등을 많이들 했었는데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거림골로 하산, 중산리로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5월 03일 07:45분 단체사진 촬영
계획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도 남지만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전체의 의견에 따라 다 함께 거림골로 향한다.
5월 03일
중략하고…
여기서부터 천왕봉까지의 주요 요점만 정리한다.
지난 1972년부터 매년 철쭉이 만발하는 시기에 진주산악회 주최로 철쭉제가 열리곤 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 대혼잡을 이루고 되레 철쭉이 훼손당하는 부작용이 따르자 폐지되었다. 현재는 자연복구를 위하여 지정된 등산로 외에는 다닐 수 없도록 되었으며 세석산장에서 촛대봉(1703m)까지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폭 1~2m 정도로 잘 다듬어진 길이며 좌우로 철쭉꽃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올망졸망한 바위들의 군집체인 촛대봉은 그 바위 모양들이 마치 촛농이 흘러내린 듯하다 해서 그렇게 부르는데 천왕봉이 가까이서 어서오라는 듯 반기며 한신골과 도장골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촛대봉에서 잠시 비탈길을 내려서면 기암과 고사목이 어울린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타게 된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삼신봉을 확인해볼 겨를 없이 지나치고 들꽃이 만발한 능선안부(헬기장이 있는 곳)를 지나면 연하선경(烟霞仙境)으로 유명한 연하봉(1667m)에 이른다. 기암이 솟구쳐 있고 싱그러운 초원 위엔 온갖 꽃들이 화려하게 수놓는 전망도 일품인 곳이다. 연하봉을 넘어서면 평탄한 초지 능선안부를 거쳐 넓고 평탄한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도장골이 길게 패여진 모습이 환하고 남쪽방향으로 지능선이 하나 뻗어 내려가는데 일출봉이라 부르는 곳이다. 장터목산장에서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다소 멀기도 하고 더구나 날씨마저 장담할 수 없는 날이면 괜한 헛걸음이 되기 일쑤여서 아예 포기하기 십상인데 이럴 때 이곳 일출봉을 한번쯤 찾는다면 좋을 듯하다.
일출봉에서 숲길을 걸어 내려오면 옛날 산청군 시천면 주민과 함양군 마천면 주민들이 물품교역을 하던 곳이라는 장터목에 이른다. 5개 방향으로 등반로가 연결되고 더구나 천왕봉을 오르려는 일종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노고단 다음으로 지리산에서는 번잡스러운 곳이다.
장터목산장은 지난 1971년에 처음 세워질 때 지리산장이라는 이름으로 10평 40명 수용의 반 지하식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졌지만 지금은 폐쇄되고 대신 25평, 80명 수용의 새산장이 목조 2층 마루방으로 1986년 문을 열었다. 그나마 폭증하는 많은 등산객을 수용하지 못해, 휴가철은 물론 눈이나 비가 와 야영하기가 불편한 날에는 심하게 붐비는 곳이다.
장터목샘(일명 산희샘)은 중산리 쪽 20m 아래에 위치하며 물이 가늘게 흘러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세석대피소- 장터목대피소 구간은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지리산 주능선 중에서도 난이도가 쉽고 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은 대피소 우측으로 경사 급한 돌밭길을 오르는 데서 시작된다. 구상나무숲과 기암이 보이다가 어느덧 고사목과 황량한 초원지대
현재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은 오르지 못했다고 하는 하늘에 오르는 길목, 통천문은 깍아지는 벼랑 속으로 작은 통로가 있어 그 사이를 비집고 오르게 되어 있는데 몇 해 전까지 나무 사다리로 힘겹게 오르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철사다리를 타고 갈지(之)자로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천왕봉 정상은 칠선계곡 등반로와 만나는 곳에 안내판이 있지만 100m쯤 더 가야 한다. 해발 1,915m로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은 하늘을 떠받치는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져 있다.
드디어 천왕봉 사방을 빙 둘러보아도 거칠 것 하나 없는 장쾌한 전망을 가진 천왕봉은 하늘에 닿을 듯 웅대한 기상으로 우뚝 솟아 있는데 행정구역상으로 보면
천왕봉 정상에는 몇 차례 푯말이 바뀌면서 지금은 "智異山天王峯 1,915m", "韓國人의 氣象 여기서 發源되다" 라고 각각 양면에 음각된 높이 1m 정도의 타원형 돌비석이 세워져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 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되며 일출 시간보다 넉넉히 1시간 20분 전쯤에 출발 하는 게 좋다.
천왕봉에서의 하산코스로는 남쪽 법계사-중산리 코스가 가장 지름길로 많이 이용되고 장터목으로 다시 되돌아 내려와 백무동 쪽으로 하산하는 것도 부담 없다.
대피소이용안내
모든 국립공원 내 대피소 이용예약은 인테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문제는 예약이 이미 끝났을 경우인데, 인터넷에서 대피소 예약시 만약 남은 자리가 없으면 대기자 로 하시고. 그 사이 취소분이 생기면 대기자 순서대로 자동 예약 됩니다. 그 결과는 관리공단 홈페이지 운영자가 예약 신청할 때 입력한 메일 주소로 알려준다고 한다.다
만약 그것도 안 되면 숙박 예정지인 대피소에 미리 도착해, 대기자 명단에 등록을 해야한다. 예약을 하고도 대피소에 오지 않는 사람들의 빈 자리를 대기자 순서 혹은 노약자와 여성을 우선으로 배정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예약을 했다면
이게 싫으시면... 침낭. 매트리스. 침낭커버(판초우의. 텐트 프라이. 비닐) 등을 챙셔서 대피소 밖으로 나온 다음 비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지리산 주능선 전 구간은 텐트 야영이 금지돼 있다!!!
산행 준비물
일반적인 준비물은 여타 계절별 일반산행 준비물과 동일하나 지리산은 비가 많은 산이므로 비옷(판초우의), 밤엔 추우므로 덧입을 긴팔옷, 갈아 입을 여벌옷 등이 있어야 한다.
여분의 비닐봉지를 갖고 가시면 젖은 옷이나 쓰레기를 넣을 수 있어 좋다. 대부분의 대피소엔 별도의 쓰레기통이 없으므로 꼭 갖고 하산해야 한다.
식사는 직접 취사를 하셔야 하므로 간단한 취사도구는 꼭 챙기셔야 한다.다. 버너와 숟가락, 젓가락, 그릇... (가벼운 걸로). 부식거리로는 쌀, 햇반, 즉석국, 그외 국거리, 참치캔, 김, 김치, 마른 반찬, 햄, 스팸, 커피, 녹차, 치즈, 소세지 등등... 즉석국의 경우 겉 종이상자와 속 플라스틱 용기는 집에 버려두고, 속 내용물만 추려서 비닐백에 넣으면 좋다. 그 비닐백은 다시 빈 코펠 안 등에 넣으면 된다.
식사 외에 산행 중간중간 드실 행동식(간식)이 있어야 한다. 과자, 떡, 빵, 과일, 미숫가루 초코렛,육포 등등...
지리산 전 구간에서는 세제, 비누, 치약 등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세수는 물로... 설거지는두루마리 화장지로 먼저 닦아내셔야 한다.
땀을 닦을 손수건과 간단한 메모도 해두면 좋고. 지도도 있으면 좋고 만약을 대비해 헤드램프(후레쉬)와 여벌 전지, 전구도 챙기셔야 한다. 비상 약품(소화제, 대일밴드, 맨소래담로션 등의 소염진통제, 압박붕대, 지사제, 후시딘 등의 상처 치료제 등등)도 필수이다.기본적인 의약품은 대피소에도 비치돼 있다.
기 타
모든 산행은 가능한 아침 일찍 시작해, 저녁 일찍 끝내는 게 좋다.
지리산 각 대피소 전화번호 및 예약과 관련된 문의는 아래의 전화번호를 참고하시고...!!!
장터목대피소 016-883-1750
세석대피소 016-346-1601
벽소령대피소 016-852-1426
로타리대피소 055-973-1400
연하천대피소 063-625-1586
노고단대피소 061-783-1507
함께해주신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항상 즐겁고 안전한 산행 이되시길 바랍니다.
벌써 또 다시 6월 설악산 산행이 기다려 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