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기] 담 날이면 뒤집어질 일인데, 야구 진중해야지...ㅎ

[70이재식(마리화나)]

녹초가 된 이 아무갭니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오니, 몸이 좀 풀립니다.

아래 글을 읽고, 2015설레발 이 아무개한테 삶의 지침이 될 말을 남겨주세요.

마구 조져도 좋습니다^^

가장 성의껏 남긴 두 분께 만화책 드리겠습니다.

만화책은 <요철발명왕> 5권 세트. 우리가 초딩때 봤던 책입니다. 다시 낸 복간본에 해당하죠.

아래 글은 어제 저녁 주말 경기 마치고, 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팀원들이 "퍼펙트 또 할뻔 했다"고, 은근슬쩍 치켜세우기에, 맘이 동에 그늘에 앉아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썼습니다.

한편으로 오늘 시합도 생각했죠. 다시 발동 걸어 보자는 심산이었는데요, 현실은 상상과 다르더군요. 

어제의 생각, 자신감, 평가,,, 이게 다 얼마나 덧없는지..ㅎ 

참고)  아래 글 올리고, 처갓집 식구들 모임에서 야구 얘기도 하고, 

         한편으로 과식도 하고, 와인과 맥주를 섞었는데, 무리했던지 탈이 나더군요. 

         몸이 차가워지며, 어찌나 떨리는지.

         암튼 한 여름에 오한으로 떨며, 홑이불을 세 겹으로 감고 땀 쫙 뺏습니다.

         잠을 설치긴 했는데, 땀 빼고 나니 몸은 개운했는데,,, 야구장서 더위 먹은 듯 축 늘어진 건 안타 잇따라 맞아서입니다.  

         마누라가 오늘은 가지 말라고 만류했는데, 제 사정이 오늘 안 가면, 마리화나에선 도저히 발붙일 길이 없어,

         엄중한 사명감으로 나왔다는 거 아닙니까.

         이점 꼭 참고해주세요^^  

---------------------- 아래,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완투하고 나니.

콜드승에 완봉.
콜드승은 우리팀은 일상다반사. 완봉에 1피안타, 무사사구.
안타 하나도 3내야 안타로 잡을 수 있는 거였는데..ㅎㅎ ...
하긴 퍼펙트가 매년 있으면 그 가치가 줄겠지. 그래봐야 10:0 콜드라 4회 끝났다.
시즌 10승.
지난해에 비하면 마운드에 오른 건 절반에 못 미친다. 지난해 이때는 20승 가까이 했고, 8월 중순까지 22연승에 패가 없었다.
올핸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여유를 부리는데, 다행스럽게도 홈런 맞은 건 아직 없다.
허허실실... 이게 통한다.

경험이란 무섭다. 예전엔 1~9번까지 누구한테나 다 맞았다. 그러다 하위 타순을 잡아가며, 강타자한테는 허허실실로 운에 맡겼다.
지금은 상대할 만한 타자들은 웬만큼 잡아내고, 강타자는 요령껏 피한다.
자랑할 만한 건 피하는 방법이다. 나는 어느 리그에서도 사사구는 젤 적다. 최근 3년 누적 기록으로는 4회 1개 꼴.
야구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내 구속은 15키로 가량 늘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내가 강력한 구위를 갖고 있는 걸로 생각한다. 평소 구속은 90키로대. 정확히는 80 후반에서 90 초반이다. 5일은 쉬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에 나가야 겨우 100키로대가 나온다.
놀랍지 않은가, 이 구속으로 대체로 이긴다는 게. 팀 타력에도 힘입은 바 크지만, 나한테 생긴 변화는 경험이다. 그리고 자신감이다. 절대로 볼 네개로 주자를 내보내지 않을 자신이 있고(몸맞는 공 빈도가 일정하게 있다. 몸쪽 깊숙히 승부해야하는 강타자한테 그렇다), 연속해서 맞는 걸 피해야하고, 강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란 우리 수비를 믿는 거다. 실제 외야 수비가 약했던 마나스에선 안 통했다.
나만의 처방은 1번 타자부터 상대 타자를 눈여겨봐두는 거다. 사회인야구 타자들은 스타일이 고정돼 있다. 약점을 파고들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90키로면 충분하다^^

한번 이기고 말이 많아졌다...ㅎ
내 다른 장점은 연투 능력이다. 지난해의 경우 한 주에 5번 등판해 4승 1세이브를 한 일이 있고, 가을에 리그 토너먼트 때가 되면, 강도 높은 토너먼트 경기를 하루에 더블헤드로 치르곤 했다. 팀을 오가면서 던지라는 주문을 피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조차도 많이 던진 경험에서 비롯된 거다. 처음 시작할 땐, 한번 던지면 다음날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어깨에 무리가 있었다.

경험은 엄청난 힘이다. 두뇌의 근육이랄까.
야구를 모르던 내가, TV 속 프로 투수의 마음을 읽는다면 지나칠까?
일정 수준의 경험은 적어도 보는 눈은 높일 것이다. 야구를 보는 눈이 예전과 다른 것도 인지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어떤 건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게 있다.
사회인야구 동호인이 50만을 넘는다지만, 한 해 공식 경기서만 250이닝 넘게 던지고 , 30승까지 오른 투수가 몇이나 될까.
더군다나... 퍼펙트까지.
7회까지 온전하게 가는 경기서 퍼펙트하고 싶은 목표는 남아있다.

시합 마치고, 막걸리 한잔에 쪼그리고 앉아 경기 소회, 자랑질이 과하다..ㅎㅎ

-----------  이상 끝 --------------------------

페이스북에 올린 글치곤, 참 길죠. 무슨 배짱으로 이리 길게, 소상하게 별소릴 다 했는지... 

결국 야구하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인생이 야구고, 야구 한 경기가 우리 살아가는 축소판인 듯합니다. 

* 후기 날로 먹습니다. 기운은 없고, PC는 악성코드(랜섬)에 걸려서 켜보지도 못하고 있고, 모레 사업평가 마지막 날이라 정신 없는 그런 사정입니다.  

* 마리화나는 한화가 그렇듯, 5할 승률 아래로는 안 떨어질 걸로 보고요, 다시 불타오를 겁니다.

* 성근 형님, 직접 준비해주신 선물 고맙습니다. 단디 하라는 격려로 알겠습니다^^

* 경태 형님, 김밥이랑 간식 잘 먹었습니다. 우리팀은 MVP가 간식 담당인가 봅니다.

* 한 덩치에 히죽 심판 정수, 선비 마냥 정갈하게 앉아 기록한 손영 님 수고하셨어요^^

마리화나,,, 파이팅^^

[82유형진(마당쇠)]

너무과찬이십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언제또게임에서조언부탁드립니다ㅎ

[73김종우(빠박이)]

만화책 줘요...ㅡ.,ㅡ

[70이재식(마리화나)]

응... 챙겨볼게. 학원에 비치해두고 애들 보여줘봐.

[74곽원덕(모탄킹)]

아무리 마구도 어차피 구종의 하나일뿐 타이밍을 잘뺏으면 평범한직구도 마구가 된다고 하드라고요
전 아직 야구 실력이 미천하여 다 마구입니다 ㅎㅎㅎ 형님 지난번에 잡어때 우리팀신입이 형님 선출이냐고 하드라고요
항상 화이팅입니다

[70이재식(마리화나)]

파하하... 선출!! 듣던 중 최고의 칭찬이다. 고맙다. 그 친구 누구냐, 밥이라도 한번 사야겠다.
앞에 말에 동의해. 그렇게 진지하고 머리싸움하는 경기하면서 게임 풀어나갈 때가 재밌지... 그러다 어느 순간 타석에 원덕이가 딱 서면... 너도 참 진지하더라. 난 진지하게 게임하는 사람이 좋아^^

[67용인중(니글니글)]

몬소린지 모르겠고 담경기부터 잘해 ㅋㅋ

[70이재식(마리화나)]

넵. 형님 말씀 잘 듣고 잘하겠단 내용입니다^^

[74류형욱(마리화나)]

형님! 만화책 줄서봅니다. ^^;;